어느 초등학교에 2학기 첫 날, 여학생이 전학 왔다.
하지만 여학생은 오지 않았고, 담임선생님이 말해서 알았다.
전학생이 아파서 아직 학교에 올 수 없었다고 한다.
선생님은 새 친구에게 격려편지를 쓰자고 했다.
하지만 얼굴도 본 적이 없는 아이여서 다들 '빨리 나아~', '빨리 같이 놀자' 라는 평범한 내용 밖에 쓸 수밖에 없었다.
다음 주말, 편지와 선물을 모아 같은 여학생인 부반장이 대표로 병원에 갔다.
부반장이 만난 전학생이 매우 활발한 아이였다.
남자아이들과 축구도 잘 할 수 있을 정도로 활발한 아이여서 안타까웠다.
"**야 어서 같이 놀자~"
이렇게 말하면서 편지들과 하얀 곰 인형을 전했다.
전학생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고만 말했다.
그리고 2학기가 끝날 무렵,
전학생은 결국 병원에서 나오지 못하고 죽었다.
다음 주, 병원에서 편지와 선물이 돌려져 왔다.
부모님은 아이의 바람이었다며 학교로 선물을 보냈다고 한다.
상자를 열어보니 편지와 함께 검은 곰 인형이 있었다.
한 아이가 손으로 만지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던졌다.
자세히 보니 전학생에게 선물한 인형이었다.
검게 보인 건 볼펜으로 찌른 것 같은 작은 함몰이 인형의 전신을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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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한 시의 전화
금요일 밤.
다들 퇴근했지만 나 혼자 남아 있었다.
이번 주까지 꼭 끝내야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집중해서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램프를 보니 외부전화 같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이런 시간에 누굴까.
이상하게 생각하며,
"네, 기획과 **대리입니다."
"……."
대답이 없다.
귀를 기울였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다.
뭐야 이런 시간대에 실수로 전화를 걸다니.
난 금요일 밤에 야근하는데!
바로 전화를 끊고 일을 재개했다.
잠시 후,
전화벨이 다시 울린다.
혹시 아까 그 사람인가.
"네!, 기획과 **대리입니다."
"……."
조금 언성을 높여 대답했다.
여전히 대답이 없다.
순간 울컥해서 소리 질렀다.
"실수라면 한 마디 정도 할 수 있잖아!? 뭐야 당신?!"
수화기를 내동댕이쳤다.
다행히 그 후로는 전화가 오지 않는다.
일에 계속 매진할 수 있었다.
날이 밝을 무렵에야 드디어 일을 마칠 수 있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니 전화 음성사서함 램프가 점멸하고 있다.
음성 사서함 재생 버튼을 눌렀다.
"1시 10 분, 한 개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여자 목소리로 끊임없이 사과 음성이 녹음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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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여느 때처럼 버스를 탔다.
집에 가는 길은 늘 피곤하고 무료하다.
정류소에서 타는 승객들을 슬쩍 훔쳐보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런데 이번에 탄 여자를 보는 순간 바로 온 몸이 경직되었다.
긴 머리카락 사이로 비정상적으로 노란 눈동자가 떨리며 버스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비루한 옷은 옷이 아니라 누더기에 가깝다.
옷 사이로 보이는 팔다리에는 피멍이 가득하다.
결정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지만, 마치 두 발로 걷는 것처럼 다가온다.
필시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 같다.
이상한 점은 나 외의 승객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한테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 여자는 자신이 보이는 사람을 찾는 것처럼 한 사람, 한 사람, 의자에 앉아 있는 승객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점점 내 자리로 다가온다.
안 보는 것처럼 정면을 향해 응시했다.
마침내 다가 온 여자는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다.
'제발, 제발……. 어서 가버려…….'
마음속으로 빌었다.
이윽고 그 여자는 포기했는지 내 뒷자리로 간다. 휴…….
마음이 놓인 나는 무심코 창문을 바라 봤다.
……유리 창문으로, 뒤에서 날 쳐다보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여자는 기쁜 듯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너, 내가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