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강원도 봉평에 있는 스키장에 가고 있었습니다.
그해 취득한 운전면허에 렌트카였기에 조심스럽게 운전하다보니,
점심에 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새 밤이 깊어져 있었습니다.
친구들의 원성을 한 몸에 받으며 (하지만 여전히 조심스럽게) 고개를 넘고 있었는데, 갓길에 왠 젊은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녀를 멀리서 보고선 남자친구랑 싸워서 내렸나?
하고 농담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와 점점 가까워지면서 여자의 얼굴이 피투성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고라고 당했구나 라는 생각한 저는 점점 속력을 낮추며 여자에게 접근했는데, ...
조수석에 앉은 친구가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으아아악! 저 여자 치마 밑으로 다리가 없어!
...이럴수가, 친구의 말을 듣고 그녀를 쳐다보니 정말 치마 밑으로 다리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멀리서 볼 땐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살짝 웃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온 몸에 소름이 끼친 저희는 재빨리 속도를 내서 그녀에게서 벗어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때부터 였습니다.
분명 겨울철이라 냄새도 잘 나지 않을 텐데, 차 안에 여자 향수 냄새가 점점 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차 안에 있던 사람은 모두 남자였습니다.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점점 향수 냄새는 진해졌고, 친구들의 얼굴은 점점 굳어갔습니다.
당시 다들 무서워서 말하지 못했지만, 분명 다들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 향수 냄새는 아까 그녀라고... [투고] 히리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