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들 낳은 게 죄입니까?
대한민국. 이 땅, 이 시대에서만이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색 풍속도가 그려졌다.
우스개소리로 인터넷상에서만 돌아다니던 말은 아니다.
현실로 이런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김치를 담궈 택배로 보내는 시골의 시어머니들.
그리고 김치 담궈서 아들 집 현관앞에 두고 온 어머니들.
며느리의 마음에 작은 짐이라도 지우지 않게 하려는 생각에서
우리의 어머니들은 이런 풍속도를 그렸을까?
가슴이 모래밭처럼 삭막해져 온다.
그래도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인데 말이다.
고부간의 만남은 이 세상에서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는 한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지는 영원한 인류의 철칙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고부의 만남을 필연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만남으로해서 자연스럽게 정을 쌓고 사랑을 나누어가야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인간의 진솔한 삶이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자식사랑은 끝없이 넓다.
나는 이 그림을 그리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며느리 불편해 할까봐 부딪치지 않으려는 시어머니의 심성이
가슴 저리고 아팠다.
도대체 왜 며느리와 부딪치면 불편해지는 것일까?
아들로 해서 인위적으로 엮어진 가족이라는 이름 때문일까?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했다.
며느리 불편해 할까봐 지레 겁을 먹는 시어머니.
그것은 절대로 내리 사랑이 아니다.
곧은 마음으로 진심을 보여야한다.
자꾸 삶에 대해서 약해져가는 것은 스스로의 불행만 초래한다.
당신은 바보 시어머니라도 좋다라고 하지만
그것은 결코 자식과 며느리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
왜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가?
아들 낳은 게 죄인가? -강인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