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억하나요,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다 잊어주겠다고 큰 소리치던 그대, 나를 기억하나요? 나를 잊은건가요, 그 스치던 눈빛, 바람보다 더 쌀쌀하게 지나가던 그대, 설마 나를 잊은건가요?
멍하니 바라보기만 한다. 그저 서있을 수 밖에 없다. 너무 억울한데, 소리칠수조차 없다.
어떻게 하죠. 점점 자신이 없어져요. 가슴에 그대 하나만 남아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것만 같아요. 텅 빈 내 영혼. 메마른 내 감성. 황폐한 내 정신. 그런 나를 흠뻑 적셔줄 당신이란 사람을 만나게 됐나봐요.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데, 들켜버린 후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새 너무 지쳐버려. 사랑 사랑, 다들 제멋대로 읊어대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나 하는 말인지. 묻혀진 시간들을 꺼내다보면 잊지못할 추억을 잊고 산 내가 대견해 집니다. 하늘이 유난히 푸릅니다. 내 가슴의 멍처럼. 기분 조은날 쏘주 한잔은 보약 열첩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