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전화, 나는 왜 가슴이 두근거릴까?

시어머니는 결혼한 딸에게는 쉽게 전화할 수 있다.
그러나 며느리에겐 이상스럽게도 쉽게 전화기를 들 수가 없다.
걸어봐야지, 걸어봐야지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머뭇거리게 된다.
결국은 그러다가 포기를 하고 만다.
솔직히 말해서 며느리에게 간섭하는 시어머니라고 지칭 받을까 게름직해서이다.
생각이 많은 시어머니다.
어찌 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시어머니상이 하나 생성되었다.


며느리는 친정엄마한테는 하루에도 몇 통씩이고 전화를 한다.
그리고 몇시간씩 통화를 해도 마음이 편하다.
시어머니에게도 친정엄마처럼 스스럼없이 전화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마음이 가벼울까?
그러나 그것은 소설책이나 착한 드라마에 나오는 하나의 가상일뿐이다.
이 세상 모든 며느리가 한결같이 같은 생각일까?


전화기를 들기도 전에 먼저 가슴부터 떨려온다.
잘못한 일도 없는데 왜 두근거리는 걸까?
오랜만이다. 별일 없니? 싸우진 않았어?
통 소식이 없어 궁금했다. 애비마져도 전화가 없으니 답답해서....
혹시라도 이렇게 말씀 나올까 두렵다.
자주 찾아뵙지도 못한 자책감이 머리를 짓눌러온다


자신들에 욕먹지 않으려는 고부간의 이기적인 생각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 대한 배려일지도 모르겠지만 결코 옳은 생각은 아니다.
양쪽 모두 스스로 너무 몸 사리는 것은 아닐까?
이 시대의 색다른 양상들이 나타난 것 같다.


이로 인해서 고부사이가 차츰 멀어져 간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가족이라는 구성원으로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들이다. - 강인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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