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갓집 자식 다 된 아들 녀석
쯧쯧쯧...
혀를 찰만하다.
추석 명절 상 물리자마자 아들 녀석의 행동이 가관이다.
- 여보야! 설거진 누나보고 하라고 하고 우린 빨랑 가자. 장인, 장모님 기다리겠다.
설거지 하려고 앞치마 둘러 맨 제 마누라 나꿔채며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마당에 세워 둔 차에 올라탄다.
금이야 옥이야 키워서 논밭 팔아 대학 공부가지 시켜놓은 아들이다.
저 좋다고 해서 결혼까지 일찌감치 시켰다.
마누라한테 휘어 감긴 건지,
아님 저 좋아 일부러 휘어 감긴 건지 영 구분이 되진 않지만
자식 놈 변하기도 되게 변해버렸다.
이럴 거라면 어느 에미가 아들 낳았다고 좋아 미역국 먹을 건가?
뭐, 하긴 자식 놈 키워 덕 볼 생각은 애초부터 생각도 안했다.
저 좋아 저렇게 철없는 망둥이처럼 뛰고 있으니
세태를 탓하기 이전에 그냥 세월이 그러려니 하고
울렁이는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다.
하긴 제마누라 예뻐서 처갓집 챙기는거 한편으론 기특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애비,에미 앞에서까지 티를 내는 것은 보기엔 좀 거북살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딸 시집보낸 처가에서 본다면 사위가 얼마나 예쁠까?
이렇게보면 이게 옳고 저렇게 보면 저게 옳은 세상이니
뭐라고 터놓고 꾸지람 주기에도 좀은 민망스러운 얘기다.
이 다음 나 죽고 나서 앞으로의 세태가 어떻게 변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이런 세태를 우리 어렸을 적엔 꿈이라도 꾸어왔던가 말이다.
결국 변해가는 세태에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이 시대 부모들의 사고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것 저 것 따지지 말고 차라리 모두 내 탓으로 체념하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
휴우~!
그런데 왜 한숨 소리가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