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에 재산주고 굶는 자. 맞아죽어 마땅하다

 

 그런데 우리네 보다 한술 더 뜨는 나라가 있다.
독일 속담이다.


-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늙어서 굶는 사람은 맞아죽어 마땅하다.

 어느 책을 보다가 이 글귀를 읽는 순간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메모책에 옮겨 적어놓고 수십번을 더 생각해봤다.
중간에서 번역하는 이가 혹시 너무 과대포장을 한 말이 아닐까?
설마 저렇게 심한 말을 하다니...
우리네 정서에서는맞아죽어 마땅하다는 것은 농이기 이전에 욕이나 다름없다.
우리 속담이 아무리 거친 말로 엮어 내려왔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이미 동양보다 서구 쪽에서는 한 세기를 넘어
경험한 결과를 얘기한 것을 속담으로 승화시킨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부모의 애틋한 자식사랑은 결코 우리네뿐이 아니었다.
그리고 기대했던 자식에 대한 허무한 감정도 우리보다는 더 빨리 받아온 것도 확실하다.


아니면 자식사랑의 잘못된 판단으로
결국은 인생을 파경으로 몰고간 부모 자신의 자책일수도 있다.

우리네도 요즘 들어 주위에서 흔하게 듣는 말이 있다.
- 허리 굽어지도록 모은 재산 자식들에게 주었더니 돌아오는 것은 요양원신세뿐이다.
- 다 소용없다. 남은 몇 푼 재산 꽉 움켜쥐고 죽는 날까지 쓰다가 죽는 거야.
- 금이야 옥이야 키운 자식들일수록 늙은 부모에게 눈치 준다.
- 자식들에게 뼈 빠지게 정성 들였더니 돌아오는 것은 찬밥덩어리뿐이다.


독일의 속담은 속담이 아니고 욕이다.
그런데 그 욕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속담같이 들리는 것은 왜 일까?
아무래도 귀청소를 해야할까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속담 중에서 우리네의 속담이
제일 걸걸하고, 털털하고 그리고 구수한 줄 알았다.
우리 속담 중에는 더러는 진한 농담 같은 어귀도 섞여있어
듣는 이로 하여금얼쑤하는 장단이 저절로 나오게끔 하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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