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의 아름답고 슬픈 전설
옛날 옛날 어느 산골에 질그릇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던 청년 하나가 살고 있었답니다.
그 청년에게는 정혼을 약속한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으나,
혼례 사흘 전에 그만 그 처녀는 병으로 죽고 말았다네요.
청년의 슬픔과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답니다.
정혼녀의 무덤가에서 날마다 슬피 울던 청년은
무덤가에 '매화나무' 한 그루가 돋아나는 것을 보고,
이 매화나무가 죽은 정혼녀의 넋이라고 생각하여
자기 집으로 옮겨다 심고는,
이 꽃을 가꾸는 것으로 낙을 삼았다고 합니다.
정혼녀가 죽은 후부터는 어쩐 일인지 같은 솜씨로 만드는
질그릇인데도 그 모양이 예전 같지 않다며
사람들이 사가지 않아 고생은 점점 심해졌답니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청년은 백발이 되고,
매화나무에도 여러 번 꽃이 피고 지고 했답니다.
"내가 죽으면 넌 누가 돌봐 줄까? 내가 없으면 네가 어떻게 될까?"
청년은 사랑했던 여인을 대하듯 말하며 몹시 슬퍼했답니다.
청년은 이제 늙어 눈도 잘 보이지 않고 손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동네사람들은 그 집 대문이 잠겨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무슨 곡절이 생기질 않았나 싶어 그 집으로 갔답니다.
그러나 방에는 아무도 없고
그가 앉았던 자리에 예쁘게 만들어진 질그릇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동네사람들이 그릇 뚜껑을 열자,
그 속에서 한 마리 새가 날아갔습니다.
휘파람새였습니다.
그가 죽어 휘파람새가 된 것입니다.
지금도 휘파람새가 매화나무에 앉아 있는 그림은
이생에서 못다 이룬 사랑을 뜻한다고 하네요.
동시에 영원한 사랑을 소망하는 것이라고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