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암의 전설 : 부처가 된 5세 동자>  

조선 인조21(AD1643)에는 설정대사(雪淨大師)가 다시 관음현신을 목격하고 중창불사를 편 후 절의 이름을 오세암이라 고쳤다. 이 과정에 너무나 유명한 오세동자의 전설이 생겨났다.

설정대사는 고아가 된 형님의 아들을 절에 데려다 키우고 있었다대사는 어느 해 초 겨울날 월동준비를 하기 위해 마등령 넘어 양양의 물치장터로 가게 되었다. 어린 조카를 혼자 두고 가기가 마음에 걸려 며칠분의 밥을 지어 두고 법당안의 관세음보살을 가리키며 “이 밥을 먹고 저 어머니에게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하고 부르면 잘 보살펴 주실 것”이라고 신신 당부를 한 후 무거운 발길을 옮겨 양양으로 떠났다.

설정대사가 양양에서 장을 본 후 외설악 신흥사(新興寺)에 왔을 때 갑자기 폭설이 내리기 시작해 산길이 막히고 말았다. 대사는 조카가 걱정이 되어 조바심을 태우면서도 어쩔 수 없이 신흥사에서 그해 겨울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이른 봄 설정대사는 눈이 채 녹기도 전에 암자로 달려왔다. 그런데 경내에 다달았을 때 뜻밖에도 법당안에서 은은한 목탁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대사는 황급히 법당 문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거기에는 굶어 죽은줄만 알았던 어린 조카가 목탁을 치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관세음보살을 염송하고 있었고, 방안에는 훈훈한 기운과 함께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

대사는 어린 조카를 와락 끌어안고 어떻게 지냈느냐고 다그쳐 물었더니 관세음보살을 가리키며 "저 어머니가 와서 밥도 먹여주고 잠도 함께 자고 놀아도 주었어요" 하는 것이었다. 그 때 홀연히 한 백의의 젊은 여인(白衣女人)이 관음봉으로부터 내려와 동자의 머리를 만지면서 부처가 되었다(成佛)는 기별을 주고 한 마리 푸른 새로 변하여 날아가 버렸다.

설정대사는 그 순간 관세음보살의 가피(加被)에 감격하고 다섯 살의 어린아이가 관세음보살의 가피력으로 살아나게 된 사실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절을 중건하고 이름을 오세암으로 고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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