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동서지간의 우애

소사고을에 결혼한 두 형제가 살았다.
형은 부자로 쌀농사를 수백 석하였으나 동생은 아침저녁을 끓이기 힘들 정도로 매
우 어렵게 살았다.  

동생은 아무리 노력해도 잘 살지를 못하였다.  
그래서 어머니는 똑같은 자신이건만 큰 자식은 잘되고 작은 자식은 어렵게 사는 것이 안쓰러워 마음이 많이 아팠다.
어느 봄날 하루는 형이 자기집 앞마당에 벼를 수십가마 널어 놓았다.  

그런데 작은 며느리가 조그만 소쿠리에 벼를 담아 가지고 와서 마당에 널어 놓고
"어머니 저희 것도 좀 봐 주세요" 하고 일하러 갔다.
어머니는 '옳지! 내가 하도 작은 아들이 못살아서 애처로워 했는데 인제는 내가 벼
라도 좀 어떻게 해서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락()에 있는 돌맹이와 티를 골라 내면서 작은 집 멍석에 넘겨 놓았다.  
큰 며느리가 몰래 어머니가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는 '아휴! 같은 자식이건만 큰 자식은 잘 살고, 작은 자식은 못사니까 어머니
가 되어 얼마나 애처롭길래 저러실까!' 하고 생각했다.
얼마나 지나서 형의 생일이 다가왔다.  

큰 동서가 작은 동서를 불러서
"자네 아무 달 아무 날이 시아주버니 생신이 아닌가. 자네가 올해는 생신을 차리게." 하자,
"아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뭐 차릴게 있어야죠." 하며 난색을 표했다.
"그것은 걱정말게. 자네가 차린다고 발설만 하게."  

하고 말하자, 그렇게 하겠다고 작은 동서가 응낙했다.
그래서 큰 동서가 술에 넣을 쌀과 찹쌀, 고기며 잔치상 에 차릴 것을 모두 갖다 주었다.  

그리고는 술은 좋은 쌀로 매우 맛있고 독하게 만들라고 일러 주었다.
작은 동서가 찹쌀로 술을 맛있으면서 독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놓고 생신을 기다리다가 생신 전날 큰 동서에게 찾아가
"시아주버니 생신을 올해는 제가 차렸습니다. 내려와서 저희 집에서 아침을 잡수세."  

하자 형님은
"뭐가 있어서 생일을 동생네서 차렸느냐?"고 의아해 했다.  

큰 동서가
"하여간 정성으로 차린 것이니까 한 번 가 봅시다."  

하고 동생네 집에가 보았더니 술과 안주가 잘 차려 있었다.  
큰 동서가 남편에게 술을 자주 권하며 아무 것도 없는 어려운 살림에 생일 잔치를 차려서 대접하니 얼마냐 고맙냐고 하며 그저 마음껏 잡숫고 사랑채에 가서 누우라고 했다.
그러자 술에 만취한 형은 사랑채에 가서 누워 잠을 잤니다.  

큰 동서가
"여보게 시아주버니가 아무 때면 술이 깨어 일어날테니 그 때 다시 내려와서 또 약주를 드시라고 부르게."  

하고 서로 약속을 했다.  
큰 동서가 집에 돌아와 땅 문서가 든 궤짝의 자물쇠를 열고 땅 문서를 방바닥에 흩어 놓았다.  
그리고는 매우 기분이 언짢은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이 때 작은 동서가 와서
"시아주버님. 내려오셔서 약주 잡수세요."  

하고 자꾸 부르자 큰 동서가 남편을 깨웠.  
작은 동서가 약주 잡수러 오라고 하니 일어나라고 했다 
그러자 부시시 잠을 깨어일어났다.
큰 동서가
"그래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느냐? 동생네가 생일 차려준 것이 그렇게 도 좋으냐. 문서 서 마지기와 벼 백 가마를 준다고 그렇게 흥이 나서 그랬으니 우린 물만 먹고 살려고 그렇게 준다고 그랬느냐?"  

하며 방바닥을 치고 인상을 찡그리며 야단을 쳤다. 편이
"! 내가 언제 그랬냐?"고 의아해 하자
"! 안그랬으면 이 땅 문서가 왜 바닥에 흩어져 있느냐? 열쇠로 당신이 땅 문서 궤짝을 열었지 않느냐?"고 다시 한 번 방바닥을 치고, 울며 불며 야단을 했다.
"준다고 했으면 줘야지 어쩌겠느냐."  

하며 큰 동서가 말하자 남편은 자기가 언제 그랬느냐고 계속 의아해했다.
부인이 "! 당신이 열지 않았으면 누가 열었겠느냐." 하며 자꾸 뒤집어 씌우자 형님이 진짜임을 믿고 땅 문서를 들고 동생네로 내려갔다.
계수가 차린게 하도 좋고 기뻐서 앞논 석 섬지기 문서와 벼 백 가마를 준다고 했으니까 동생네에 게 준다고 말했다.
큰 동서가 생일 음식 차려놓은 것을 먹으라고 온 동네 사람을 불러서 동네사람들이 모이자 술을 대접하고 자기 남편이 동생네에게 논 문서와 벼 백가마를 주기로 했으니 술을 먹고 벼 백 가마를 져 내라고 했다.  

그러자 동네 사람들이 동생네가 부자된 것을 기뻐하며 좋아하였다.  
땅 문서를 동생네에게 주고 동네 사람들을 시켜 벼 백 가마를 져 내려서 동생 에게 주어 동생네도 잘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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