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청년과 아름다운 여인이 사랑을 했답니다.
두 연인은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서로를 사랑했지요.
그들은 죽을 때까지 두 사람이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신을 찾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이미 차지하고 있는 사랑이야말로 신에게서 구할 수 있는 그 무엇보다 더 소중하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신은 관대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을 외면하는 두 연인을 그대로 내 버려둘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신은 두 연인에게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가 버렸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일이 신의 주관 하에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지요.
그제서야 청년은 신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 신이시여! 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습니다. 저 여자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기만 하신다면 저는 그 무엇도 당신에게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항상 당신만을 기억할 것입니다. 제가 만일 이 약속을 깨트린다면 저의 목숨을 빼앗아 가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   
청년이 하도 애절하게 기도하자, 처음에는 마음을 모질 게 먹었던 신도 어쩔 수 없이 청년의 기도를 들어주게 되었습니다.
청년과 여인은 다시 뜨거운 사랑을 하게되었고, 그래서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여인과의 사랑이 결실을 맺게되자, 다시 신을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신으로부터의 응답이 우연스레 찾아든 행운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마저 드는 것이었습니다.
관용의 신은 다시 격노했습니다. 신은 청년의 목숨을 빼앗아 지옥의 왕 블루터스에게 던져 주었습니다.
갑자기 남편을 잃은 여인은 남편을 찾아 지옥으로 숨어 들어갔습니다.
수많은 악귀들이 들끊는 아주 무서운 곳이었지만, 여인은 남편을 만나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런한 것들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수도 없이 죽을 고비를 넘긴 후에야 가까스로 도착한 지옥. 그러나 여인은 문에 발조차 들여놓을 수 없었습니다. 여인은 사자에게 자신도 지옥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울부짖었습니다.
어찌나 집요하게, 그리고 어찌나 서글프게 우는지 지옥에서의 일을 제대로 보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녀의 남편을 다시 세상 밖으로 풀어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결국 블루터스는 그 여인이 푸른 불빛에 타 버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지옥의 사자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녀가 남편을 기다리다 불에 타 죽은 그 자리에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난 것입니다. 지금도 지옥의 사자들은 그 꽃을 볼 때마다 사랑하는 연인을 죽음으로 갈라놓은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 꽃을 네모필라라고 부른답니다

꽃말: 애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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