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와 애기소 전설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산속 외딴집에 젊은 부부가 살았다. 남편은 강물위에 배를 띄워 고기를 잡고 아내는 주변의 텃밭에 씨를 뿌려 가꾸며 추수하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 하루하루 큰 어려움 없이 금슬좋게 살아가는 부부였지만 아내에게 오랫동안 태기가 없어 걱정이 되었다.
이에 아내가 차츰 수심이 쌓이게 되어 생각다 못해 부부는 의논하여 천지신명께 백일기도를 올리기로 하였다. 부인은 남편의 승낙을 얻어 집을 떠나 계곡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다가 그곳에 넓은 소(沼)가 있어 조용하고 한적한 이곳이 기도드리기에는 안성마춤이라 생각되어 가장자리 너럭바위에 단정히 무릎을 꿇고 앉아 정성껏 빌고 빌었다.
열심히 기도한지 어언 백일째 되는 날 저녁 한 선녀가 나타나 하는 말이 하늘의 법도에 의해 이 부부사이에는 애기가 없으나 선녀의 노력으로 애기를 점지해 주되 태어난 후 3년 만에 도로 하늘로 데려가야 한다고 했다.
선녀는 이를 약속할 것임을 다짐했다. 부인은 선뜻 약속을 할 수는 없었지만 애기를 얻는다는 말에 거짓약속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럭저럭 해가 바뀌어 이듬해 여름 아내는 귀여운 옥동자를 분만하였다.
부부의 기쁜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혹시 선녀가 와서 애기를 데려갈세라 애간장을 태웠지만 아기의 재롱을 낙으로 살고 키워간지 어언 3년이 되었다.
3년째 되는 날 부부는 오늘까지 무사했으니 선녀에게 고맙다는 인사의 말을 전하기 위해 아기를 업고 소로 올라갔다. 그 동안 아기를 빼앗길까 봐 발길을 끊었던 소는 더욱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아름다운 절경에 도취된 아내는 아기를 너럭바위위에 앉혀두고 물에 들어가 목욕을 하며 경관에 정신이 팔려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아기가 없어진 것이 아닌가 아기를 돌려달라고 애걸하며, 기도했으나 하늘의 법도를 어길 수는 없는 일 이라며, 아기를 보고 싶다면 밤마다 이곳으로 나오면 매일밤 아기와 선녀가 목욕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선녀의 말뿐이었다.
그 후 사람들은 이곳을 아기가 빠져 죽은 곳이라며, 「애기소」라 불렀다고 한다.
산성마을에서 화명동쪽 산성로를 따라 1㎞쯤 가서 대천교를 지나면 말없는 너럭바위가 전설처럼 누웠다는 애기소가 있다
이 소(沼)에 그믐날 반쪽달이 뜨면 요즘도 선녀가 아기를 데리고 내려온다고 할 만큼 경관이 뛰어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