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때 르돌프라는 기사가 금발의 미녀 베르타와 함께 도너우 강가를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었습니다.
행복에 젖어 두 사람은 손에 손을 잡고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문득 물가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을 보았습니다.
베르타는 그 꽃이 어찌나 아름답고 탐스러운지 르돌프에게 그 꽃을 따달라고 했습니다.
젊은 기사는 그 꽃을 꺾으러 절벽을 기어 내려갔습니다.
베르타는 이 꽃을 갖고 싶은 생각은 간절했지만 아무래도 위험한 생각이 들어 그만 단념하도록 말렸습니다.
그러나 르돌프는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한 일념에서 위태로운 언덕을 조심스럽게 내려갔습니다.
그는 꽃을 가까스로 땄습니다.
그러나 아차하는 순간 그만 잡고 있던 잡초의 뿌리가 뽑혀 그는 순식간에 격류 속으로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르돌프는 거센 격류속에서 결사적으로 몸부림치면서도 이 파란 꽃을 손에 들고 "Forget me not"(나를 잊지 말아 주오) 이렇게 외치면서 드디어 힘이 빠져 도도히 흐르는 격류 속에 휘말려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도너우 강가에 피어 있는 파란꽃, 베르타의 가슴에 굳게 안겼을 물망초의, 지금도 전해지고 있는 너무나도 슬픈 사랑의 전설입니다.  
   

또다른 이야기...  

아일랜드와 영국이 큰 전쟁을 하고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군함이 많았던 영국은 아일랜드에게 승리하여 그 나라를 점령해 버렸습니다.
영국의 젊은 장교인 프랑크는 아일랜드의 어느 조그만 마을에 진주하게 되었고, 마을 처녀 마치르드의 신선한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마치르드도 마음 속으로 프랑크가 좋았습니다마는 머지 않아 영국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니 그의 사랑을 선뜻 받아들일 결심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한 동안 깊은 고민에 빠졌으나, 이윽고 프랑크의 뜨거운 사랑에 감동되어 그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남몰래 만나는 장소에는 냇가의 둑그늘을 따라 보라빛 야생의 꽃이 무리져 피어 있었습니다.
두남녀는 이곳에서 뜨거운 사랑을 속삭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들은 헤어지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프랑크에게 귀국명령이 내린 것입니다.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막상 이별을 고하게 되니 그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꼭 돌아 올 테니까 염려 말고 기다려 주오. 우리 결혼해서 런던에 가서 행복하게 삽시다.'
추억이 아로새겨진 그 장소에서 프랑크는 마치르드를 품에 안고 이렇게 굳은 약속을 했습니다.
마치르드는 하는 수 없이 끄덕이면서 둑에 피어 있는 보라빛 꽃을 따서 애인인 프랑크의 가슴에 꽂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약속한 두 달이 지나도 프랑크는 영영 돌아올 줄을 몰랐습니다.
절망한 마치르드는 마침내 그 보라빛 꽃이 만발해 있는 추억의 둑에서 강물 속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렸습니다.
프랑크가 온 것은 그로부터 1주일 후였습니다.
타고 오던 배의 고장으로 늦어진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프랑크는 마치르드가 죽은 강가에서 마치르드의 이름을 목메어 외치면서 보라빛 꽃과 더불어 몇 날 몇 밤을 밝혔습니다.
마침내 프랑크는 이 이름도 없는 꽃을 런던으로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이 꽃은 마치르드가 '나를 잊지 말아 주세요'라고 속삭이고 있는 것처럼 슬픈 자태가 오래도록 프랑크의 가슴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프랑크의 소식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꽃말: 나를 잊지 마세요, 사랑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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