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두조수(人頭鳥獸)란 사람의 머리를 한 요괴들을 일컫는다. 디들 중 서열이 높은 것은 새의 몸을 한 것으로 이승과 저승을 두루 날아다니며 신령들의 사자 혹은 영혼을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대개 사람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지혜롭다. 그 모습도 선비처럼 관이나 상투를 쓰는 등의 고상한 머리장식을 하고 있다. 새의 몸을 한 것 말고도 뱀 혹은 사슴 등의 네발짐승의 몸을 한 것, 머리와 꼬리에 머리가 둘 달린 쌍두(雙頭)의 것도 있다. 이들의 고기를 먹으면 오래 살거나 머리가 좋아지거나 빨리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의 얼굴을 한 요괴나 영물은 범세계적으로 등장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구려의 고분벽화에 잘 나타나 있으며 그 종류도 천추, 만세, 성성, 하조, 서조 등 다양하다. 이것들의 대부분은 중국의 고대 환상동물백과로 알려진《산해경》(山海經)에도 소개된 괴수들이다.
현무 [ 玄武·Hyun Moo ]
머리와 꼬리는 뱀과 같고 등은 거북과 같으며 색깔이 검다. 북쪽 방위를 지키며 벽사(壁邪: 악한 것, 귀신을 막는)의 능력에 있어서는 사신(四神)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 그것은 강력한 양기로 귀신에게 맞서기 때문이 아니라 음한 기운이 가장 강해서 모든 귀신들을 아래에 둘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원에 가까운 장수를 누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무는 뱀의 머리로 독의 기운을 내뿜고 칼과 방패를 잘 다루며 몸은 갑옷과 같은 껍질에 둘러싸여 어떠한 무기로도 뚫을 수 없다. 또한 성격이 차디찰 정도로 냉정하여 각종 심판을 담당하기도 하는데, 주된 임무는 귀신들이 이승에 나오지 못하게 차원의 문을 막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옛 사람들은 현무를 방어적 특성을 지닌 군신(軍神)이라고도 하였으며 나라를 지키는 각종 병기에는 현무처럼 검은 칠을 하여 행운을 빌었다. 또 특기할 만한 것은 현무가 암수한몸이라는 사실이다. ☞ 용이나 현무, 봉황 등과 같은 동물형 요수들은 원시시대의 공룡들, 혹은 지금은 다른 대륙의 생물이나 한때 붙어있던 대륙의 생물들의 모습과 특징이 구전되면서 와전 과전된 경우로 짐작된다.
황충 [ 蝗蟲·Hwang Chung ] ― 누리
엄청난 떼로 몰려다니는 곤충과의 요수. 황충은 지금도 존재한다. 개체가 요괴라고 할 수 없으나 엄청난 수로 몰려다니며 대재앙과 버금가고 요괴를 능가하는 파괴와 살상을 벌인다. 메뚜기와 비슷하고 크기는 손가락 하나만하다. 대륙의 평원에 많이 나타나나 오목조목 산과 들 강이 아기자기 모여있는 우리 땅에도 침범한 기록이 심심찮게 전해져 내려온다. 그 공통점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로 사방의 하늘을 온통 새까맣게 메우고 농작물과 풀을 순식간에 먹어치운다는 것이다. 더러는 가축과 인간들을 해치기도 한다. 황충이 지나간 자리는 풀 한포기 남지 않고 황폐화되니 큰 가뭄이 닥친 것과 같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그 엄청난 곤충의 떼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는 아직도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는다. -출처 네이버 지식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