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한 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신하나 백성들 앞에서 임금으로서의 권위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왕위에 오르면서 단 한 번의 명령밖에 내릴 수 없다는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입니다.
군대를 통솔하는 일에도, 세금을 거둬들이는 일에도, 심지어 왕자나 공주의 혼례를 치를 때에도 그는 아무런 명령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딱 한 번의 명령...... 언제 그 명령을 내려야 하는 거지? 가장 중대한 명령을 내려야 하는데...... 언제가 그때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너무나 낙심한 왕은 어느 날 몰래 궁궐을 빠져 나와 마을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미천한 백성들조차 가장의 뜻에 따라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농사를 짓고, 집안의 일들을 결정하고 명령하는 것이었습니다.
초라한 움막에 사는 백성들의 처지가 화려한 궁궐에 사는 자신의 신세보다 천만 배 낫다고 생각한 왕은 전보다 더 깊은 우울증에 빠졌습니다.
'신하들에게도, 백성들에게도 아무런 명령을 할 수 없는 신세..... 이런 내가 무슨 왕이란 말인가..... 차라리 왕의 자리를 버리고 미천한 백성이라도 되었으면....'
왕은 절망하면서 자신의 운명을 그렇게 만들어 버린 하늘의 별들을 원망했습니다. '
꽤씸한 별들.... 저 별들에게 복수할 수는 없을까...'
몇날 몇 달을 궁리하던 그에게 어느 날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무릎을 치며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밖으로 나가 밤하늘의 별들을 향해 소리질렀습니다.
"이 못된 별들아! 모조리 떨어져 땅 위의 꽃이 되거라! 내 너를 밟아 주리라."
왕은 일생에 단 한 번 할 수 있는 명령을 별들에게 던진 것입니다.
물론 별들은 주르르 땅에 떨어져 노란빛의 민들레를 피웠습니다.
그리고 왕은 양치기로 변하여 그 꽃들을 밟고 다녔습니다.
꽃말: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