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 자매가 다정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언니는 욕심이 많고 심술꾸러기였지만, 동생은 그저 착하기만 했습니다.
자매는 성장하여 언니는 대궐 같은 부잣집으로, 동생은 산에 화전이나 일구어 근근히 입에 풀칠이나 하는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언니는 하인들을 부리며 좋은 옷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편안하게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동생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허리 펼 틈도 없이 농사일을 했고, 그것도 모자라 나무를 해서 먼 시장에까지 내다 팔곤 했습니다.
쌀밥은커녕 보리쌀에 나물을 넣어 끓인 죽으로 한두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그녀로서는 산다는 것이 너무나 고단했답니다.
동생은 한 짐 가득히 한 나무를 미처 다 팔지 못하고 다시 그것을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런 날에는 기운이 하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울면서 나무의 일부분을 바닷물 속에 던져 넣기도 했지요.
그런 고단한 삶이 언제 끝날지 아득하기만 했지만, 그녀는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날도 동생은 팔지 못한 나무를 머리에 이고 힘없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나무를 던져 넣으려고 바닷가에 멍하니 서 있었지요.
그때였습니다.
바닷물이 갑자기 용솟음치더니 용궁의 시녀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용왕님이 부인을 모시고 오랍니다. 같이 가시지요."
동생은 시녀를 따라 용궁으로 가서 용왕 앞에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용왕은 그녀에게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안겨 주면서 주의의 말을 일러주었습니다.
"매일 그 녀석에게 다섯 홉의 팥을 먹이거라. 그 이상 먹이면 절대로 안 되니라."
동생은 고양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 용왕의 말대로 팥 다섯 홉씩을 먹였습니다.
고양이는 매일 누런 색의 똥을 누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황금이 아니겠습니까.
동생은 벼락부자가 되었습니다.
욕심 많은 언니가 가만있을리 없지요.
그녀는 동생을 찾아와 그 고양이를 빌려 달라고 했고, 거절을 못하는 착한 동생은 순순히 고양이를 내주었습니다. 언니는 빨리 부자가 될 욕심으로 다섯 홉이 아닌 열 홉의 팥을 매일 주었습니다.
그러자 고양이는 황금 똥을 누기는커녕 죽고 말았답니다.
언니는 그 죽은 고양이를 동생에게 돌려주면서 비록 자신이 황금을 얻지 못했지만 동생이 더 이상 부자가 되지 못하게 된 것에 위안을 삼았습니다.
동생은 죽은 고양이를 안뜰에 묻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나무가 자라나더니 노란 열매가 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의 오렌지가 그 열매였지요

꽃말: 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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