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시대 한 농가에 열 아흡 살과 열 일곱 살 된 두 처녀가 있었는데 바로 그 옆집에는 씩씩한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 자매는 얼굴도 예쁘고 복스러웠을 뿐 아니라 마음씨도 착해서 마을 사람들의 칭찬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혼삿말이 자주 오갔으나 자매는 모두 내노라 하는 신랑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거기에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두 자매는 마음 속으로 각기 옆집 청년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자매끼리도 서로 비밀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 청년이 싸움터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청년이 떠나는 날 언니는 장독대에 숨어서 남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때 동생도 담 밑에서 흐느껴 울다가 언니와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자매는 한 남자를 둘이서 사랑하고 있음울 깨달았습니다.

남달리 다정한 자매였기 때문에 이들은 서로 양보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청년이 싸움터에서 전사했다는 통보가 왔습니다.

청년의 전사 소식을들은 두 자매는 용림의 연못가로 달려가 얼싸안고 울었습니다.

그리고는 둘이 꼭 껴안은 채 물 속에 몸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그 후 연못가에는 두 그루의 등나무가 자라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옆집 청년이 훌륭한 화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청년은 자기 때문에 세상을 등진 자매의 애닮은 이야기를 듣고,  ‘나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니. ! 내가 몹쓸 짓을 했구나. 앞으로 그 정도로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청년은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연못 속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 연못가에는 한 그루의 팽나무가 자라났는데 사람들은 이것이 청년의 화신이라 했습니다.

봄이면 두 그루의 등나무가 탐스러운 꽃을 터뜨려 그윽한 향기를 풍기며 팽나무를 힘껏 껴안듯이 감고 올라갑니다.
 

  꽃말: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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