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머니 병이들어 어의에게 진찰하니
약방약도 무약이요 백사약도 무약이라
약없다고 탄식하니 궁에계신 나랏님이
약을써서 편지했네
그편지 읽어보니 수라져라 깊은물에
단도라지 좋다해서 단도라지캐러 나는갈래
그때가 삼사월인가 오만풀잎은 만발되고
싹잘몰라 못캐겄네
오던길로 돌아서니 뒷동산에 상여꾼들
하늘같은 우리부모 둥치둥치 잘매주소
언니머리 여자머리 내머리는 대자머리
질염질염 솎아다가
물레에 금베틀에 수실좋게 메여짜서
아랫물에 씻어갖고 웃물에다 흔들쳐서
베꽃같이 바랜베를 밀꽃같이 다듬어서
언니야 이레장에 엄마사러 나는갈래
엄마엄마 울고가니 저건네에 바위틈에
숨은새가 하는 말이
오만전은 다있어도 부모전은 없는기라
그말을 깊이듣고 베한필을 펼쳐놓으니
귀족도 내리좋다 백성도 내리좋네
그베한필은 좋건마는 부모팔이 어딨겠소
그말을 깊이듣고 대작대기 움켜잡고 치마앞이 못이졌네
그것도 샘이라고 잉어한쌍 붕어한쌍 쌍쌍이 돌아오네
잉어야~ 붕어야~
네어디뜰때 그리 없어 눈물강에 네가 떴냐
강물도 강이지마는 뜻이있어 내가 떴네-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