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있는 사람들 법정 스님 전집 1
법정(法頂) 지음 / 샘터사 / 2001년 3월
절판


우리에게 자연은 무엇인가.
그것은 단순한 흙과 나무와 물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정복의 대상은 아니다. 몇 시간만 비를 내려도, 몇 치만 눈이 쌓여도 벌벌 기는 우리 주제에 정복이 가당이나 한 말인가. 그 질서와 너그러움 앞에서 인간은 분수와 능력의 한계를 알고 겸손하게 배워야 한다. 인간의 배경은 피곤한 도시 문명이 아니라 '그대로 놓인' 자연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사람답게 사는 법을 거듭거듭 배워야 할 것이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종교와 사상이 교실이 아닌 숲에서 나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자연은 인간에게 영원한 어머니이다.
그런데, 요 근래 우리 둘레의 자연은 무슨무슨 구실로 말할 수 없이 파괴되어 가고 있다. 한번 파괴된 자연은 다시 회복될 길이 없기에 안타까움이 더하다.
주말 같은 때 산사 주변을 살펴 보라. 거기서 우리는 오늘 이 땅의 뒤뜰을 넘어다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문득 이란 생각이 들곤 한다. 그 나라 국민의 자질은 수출이나 소득의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다. 그들의 자연을 얼마만큼 아끼고 사랑 하느냐를 그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17~18쪽

모든 것은 폭력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이 이치를 자기 몸에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죽게 하지 말라.

모든 생명은 평화를 바라는데
폭력으로 이들을 해치는 자는
자신의 평화를 구할지라도
그는 끝내 평화를 얻지 못한다.-230쪽

허술하게 덮은 지붕에
비가 새듯이
수양이 덜된 마음에는
욕망의 손길이 뻗치기 쉽다.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249쪽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지 말라
미운 사람과도 만나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을
애써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커다란 불행
사랑도 미움도 없는 사람은 얽매임이 없다.-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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