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산문 산책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9월  

말 한 마리를 세 사람이 함께 사고보니, 말의 주인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서로 의논을 하던 중 한 사람이
"내가 말의 등을 사지."
하니, 또 한 사람이
"나는 머리를 사겠다!"
고 했고, 나머지 한 사람은
"그러면 나는 꽁무니를 사겠네."
라고 하였다. 합의를 한 뒤에 말을 타고 거리로 나갔다. 말의 등을 산 사람은 말을 타고, 말의 머리를 산 사람은 앞에서 말을 끌고, 말의 꽁무니를 산 사람은 말 뒤에서 채찍질을 하였다. 그러고 보니 영락없이 주인 하나에 종 둘이 따르는 꼴이었다.
간교한 꾀를 부려 어리석은 사람을 속임으로써 제 이익을 도모하는 자는 말 등을 산 부류의 인간이라 할 것이다. (84~85쪽, '좌절한 영혼의 독설, 심익훈沈翼雲'에서)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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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4-08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 산문을 찾고 있었는데 이 책을 발견. 탐이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