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성자 프란체스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오상빈 옮김 / 애플북스 / 2007년 10월
프란체스코는 말을 하려고 서너 차레 입을 떼었지만 인간의 언어로는 그의 진심을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는 양처럼 울부짖었다.
그러자 교황이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자네는 말을 못하는 사람인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어서 해보게."
"저는 성하의 발 아래 무릎을 꿇고 한 가지 간곡히 청할 것이 있어 이렇게 찾아온 것입니다."
"그래, 어떤 청인가?"
"일종의 특권입니다."
"자네가 특권을 행하겠다고? 무슨 특권인가?"
"완전히 가난해지는 특권입니다."
"그래? 그렇담 자네는 엄청나게 커다란 특권을 요구하는군!"
"저희는 아시시에 있는 탁발 수도사들이온데 가난과 결혼하고자 합니다. 교황 성하께서 저희의 결혼을 축복해주시고 저희가 설교할 수 있도록 허락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네들이 무슨 설교를 하겠다는 말인가!"
"완전한 가난, 완전한 복종, 완전한 사랑을 설교하고자 합니다." - 본문 326~327쪽에서 -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