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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병 백과 ㅣ 기묘한 병 백과
도밍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2월
평점 :
알 수 없는 무늬 병
언젠가부터 가슴 언저리에서 알 수 없는 것들이 돋아났다.
오돌토돌 돋아 오르는 것들을 손끝으로 멀거니 쓸어 보면서,
정신도 그 복잡함 속으로 점차 가라앉음을 느꼈다.
이유도 없이 벌어지고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사건 앞에
어찌할 바를 모를 뿐이다.
살갗을 뚫고 올라온 염증들이
알록달록 무늬로 모습을 바꿔가는
이 신경질적인 우화의 현장을.
뾰족하게 돋아나는 벽
찌르고 파고들어 상처 입히겠다는 건지,
다가와 상처 주지 말라는 건지.
다치게 하지 않고, 다치지 않기 위해 세워진
그의 알기 쉬운 벽이 따끔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