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다 - 우주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 아우름 38
이광식 지음 / 샘터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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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 핀 꽃 한 송이에서도 우주를 본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의 의미는 이 책을 읽다보면 알 수 있게 된다.

티끌보다도 적은 지구라는 별에 사는 '나'라는 존재가 바로 또 하나의 별임을.

 

 

 

 

오늘 뉴스에서는 일반인에게도 우주정거장으로의 여행을 허가한다는 소식을 실었다.

사실 일반인들이 우주정거장으로 간 것은 이미 시작되었다. 인간이라면 한 번쯤 지구 밖 여행을 꿈꾼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어떤 모습인지, 우주란 어떤 모습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생전 이 꿈은 이루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일반인이지만 엄청난 거부가 아니면 도전이 불가능한 미션이기 때문이다. 680억? 거기에다 우주정거장에서 머무는 비용까지 더한다니 우리같은 서민들은 그저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쳐다보는 것으로 대신할밖에.

 

 

 

 

지금은 강화도 퇴모산으로 들어가 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산다는 저자는 어려서 형의 말 한마디에 인생의 길이 결정되었는지도 모른다. 별빛이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엄청 걸리니까 지금 저 별이 그대로 있는지 모르겠다는말이 아홉 살 소년에게 우주로의 꿈을 심어주었다.

별에 대한 책을 찾기위해 청계천 헌책방집을 헤매고 결국 나중에는 자신이 출판사를 차려 별과 우주의 이야기를 맘껏 풀어냈을 정도로 저자의 별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나사의 탐사선 보이저 1호가 1990년 지구로부터 60억 킬로미터 떨어진 명왕성 궤도 부근에서

찍은 지구 사진을 보면 우리 지구가 얼마나 작은 별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 티끌 같은 별에 70억 인류가 살고 있고 나는 티끌의 티끌만도 못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겸허함을 배우게 된다.

 

 

 

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되며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지, 그리고 별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반짝 거리는지를 알게되니 이제 밤 하늘의 별들을 그냥 예쁘다고만 생각할 수가 없다.

우주는 살아있고 별도 살아있고 그 우주에서 나의 삶이 시작되었음은 한 마디로 기적같은 일이다.  그렇다면 신은 우주의 어디쯤에 있었던 것일까.

 

 

 

범죄도시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에서 천문학의 힘을 보여주었다는 일화는 시사하는바가 크다.

방황하는 아이들이 우주의 별에서 느낀 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 티끌만도 못하다는 지구에서 아웅다웅 쫌생이로 살아가는 모습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이 프로젝트는 공허한 세상에 던지는 하나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물질이 풍요는 정신의 나태로 이어지지만 우주속을 들여다봄으로써 스스로 빛나는 별임을

자각하는 일이 얼마나 큰 자존감을 느끼게 해주는지 정말 천문학의 힘이 어떤 변화를 이끄는지

확인하게 된다.

 

가까운 시간은 아니겠지만 언제가 우주가 소멸될 것이라는 이론은 더 쓸쓸함을 준다.

이 광할한 우주가 언젠가 소멸된다고?

당연히 지구도 인류도 함께 소멸되겠지.

우주에서 비롯된 우리도 언젠가 우주로 다시 돌아간다는 사실이 엄숙하게 다가온다.

'왜 우주를 알아야 할까요"

그에 대한 해답이 들어있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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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지도 샘터역사동화 5
조경숙 지음, 안재선 그림, 이지수 감수 / 샘터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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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도가 없었다면 사람들은 길을 잃거나 먼 길을 돌아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지도를 만든 사람들은 교통도 불편했던 시절에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지도를 만들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보면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본듯 정확하게 만들어져서 그의 노고가

얼마나 되었을지 짐작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이 역사동화는 바로 그 지도에 얽힌 일화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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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아픈 어머니를 위해 막일도 마다않는 재동이라는 소년이 있다.

남산 성곽밑에 초라한 집에 살지만 어머니와 함께 장사를 다닌 경험으로 길눈이 밝고 발이 잰 소년이다.

어느 날 이웃에 살던 김씨 아저씨는 일본인을 데려와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당시에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금계랍을 파는 장사치라는 양복쟁이 일본인은 바로 '이소바야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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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야바시는 우리나라를 그린 '대동여지도'와 한양을 그린 '수선전도'를 구입하고 약을 팔기위해 재동에게 길을 안내하라는 부탁을 한다. 어머니 약값이 필요했던 재동은 두둑한 돈을 챙겨준다는 말에 그를 따라 나선다.            

당시 금계랍은 해열 진통제는 물론 설사병에도 효과가 좋은 비싼 약이었다. 일본 남자는 이 약을

팔면서 다시 약을 더 구입하기 위해 인천으로 향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남자 뭔가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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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팔기 보다는 망원경으로 주변을 살피거나 뭔가를 그려넣는 등 지도를 만드는 것이 분명하다.  왜 이 남자는 우리나라의 지도를 꼼꼼히 만들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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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기 위해 나선 길이지만 재동이는 수상한 남자의 음모를 알아챈다.

그리고 그 남자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꾀를 내는데...

이 역사소설은 역사 속 실존 인물 '이소바야시'의 비밀스런 행적을 토대로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해 완성한 숨 막히는 스파이극이다.            

당시 조선은 쇄국정책으로 세계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결국 일본에게 먹히고 말았다.

재동이와 같은 똘똘한 사람들이 많았다면 역사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조선을 사랑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가 뭉클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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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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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피렌체 공화국에 메디치가는 세계사에 큰 족적을 남긴 가문이다.

금융업으로 부를 축척하여 국가의 실질적인 통치자였으며 르네상스시대를 이끈 주인공이었다.

그 메디치가의 인물들이 하나 둘 사망하고 마지막 혈통을 이은 인물이 바로 카트린느 메디치다.

정치적인 소용돌이속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할만큼 위기가 다가오자 삼촌인 교황 클레멘스

7세는 카트린느를 프랑스의 앙리2세와 정략결혼을 시킨다.

그렇게 프랑스의 왕비가 된 카트린느는 남편의 정부 디안에게 밀려 사랑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아들들은 프랑스의 왕이 되어 그녀의 욕망을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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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카트린느의 아들 프랑수아 2세에 이어 왕위를 물려받은 그녀의 차남 샤를르 9세와

그의 뒤를 이을 왕권을 누가 차지하는가를 다룬 서스펜스한 역사소설이다.

정통 프랑스왕조는 구교인 카톨릭을 신봉하는 국가였고 프랑스령인 나바르는 신교를 믿었었다.

이 나바르의 왕인 앙리는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마그르니트와 정략결혼을 하지만 앙리는 사랑하는 여인 샤를로트가 있었지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쩔 수없이 결혼을 선택하고 만다.            

그리고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학살'로 일컬어지는 결혼식 날 밤 카트린느는 위해 결혼식에

참석하러온 신교도인들을 학살하고 모든 죄를 앙리에게 덮어 씌운다.

사실 카트린느의 목적은 딸인 마그르니트를 이용하여 사위인 앙리를 제거하는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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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이 사건은 카톨릭을 위협하는 신교도인들을 제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눈에 가시같은 앙리를 제거하기 위해 카트린느가 계획한 사건이었지만 마그르니트의 도움으로 앙리는 목숨을 구한다. 그리고 카트린느의 아들이면서 프랑스의 왕인 샤를르 9세는 앙리를 좋아했기에 어머니인 카트린느의 모함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그를 보호하려고 한다.            

과거 유럽에는 사형집행인이 사형집행뿐만 아니라 의사역할이나 주술사로서의 역할도 대신했었다.

카트린느는 이미 주술사인 르네에게 독을 처방받아 앙리의 아버지를 독살하였고 점성술을 통해

샤를르 9세의 뒤를 이을 왕이 앙리라고 나오자 그를 갖은 방법으로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정말 하늘의 뜻이었는지 앙리는 그 때마다 목숨을 구하게 된다.

이 소설이 쓰여진 시기는 1800년대 중반이다.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의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는 역사적인 사실에 기초하면서 음모와 사랑, 그리고 우정을 기가 막히게 버무려 놓았다.

당시 프랑스 왕가뿐만 아니라 유럽의 사회적 풍토는 정실 외에 애인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 같다. 마그르니트의 남편이면서 후에 프랑스왕이 되는 앙리 역시 아내는 그저 정치적 동지일 뿐 사랑하는 여인을 따로 두고 있었으면 마그르니트 역시 잘생긴 라 몰 백작과 사랑을 나눈다.    

지금의 도덕적 잣대로는 이해되지 않는 시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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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자식을 도구로 이용하면서 살인도 서슴치 않는 카트린느의 악행은

메디치가의 끈질긴 속성을 드러낸다.

서로가 왕이 되기위해 때로는 연합하고 때로는 배신하는 장면들은 역사속에 너무 많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앙리가 카트린느의 위협을 피하는 장면들은 손에 땀을 쥐게한다.

과연 카트린느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프랑스왕조의 영광과 실패를 다룬 이 소설에서 당시의 프랑스 모습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모든 전쟁이 거의 그러하듯 종교는 역시 인류의 악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되고 인간들은

무모한 욕망을 위해 죽음도 불사한다. 어찌보면 어리석은 야망이지만 인류는 그렇게 진화해왔다는 것이 명백하다.

밀서와 독약 그리고 주술과 배신들이 교차하는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200여년 전에 씌여진 소설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스피디하고 스릴이 넘치는 장면들이

넘쳐난다. 역시 알렉상드르 뒤마다운 전개였다.

어쩌면 정말 당시의 루브르 궁에서는 이런 장면들이 실제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교활하고 집념이 강했던 카트린느 메디치는 자신의 욕망을 이루었을까. 그랬다면 그녀의 인생은

행복했었는지 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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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문 밖, 루웨스 엘레지
김지호 지음 / 아우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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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문, 혹은 시구문이라 함은 조선시대 시신을 내보내던 문이다.

지금은 광희문이라고 하고 동대문을 지나 신당동, 약수동을 향하는 중간에 서있다.

태어남은 축복이지만 죽음은 슬픔을 넘어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워서 그런 것일까.

대체로 이 수구문 근처에 살던 사람들은 낮은 계급의 사람이었을 것이다. 주변에 묘지가 있고

화장터가 있었으니 당연하다. 암튼 지금 수구문 근처는 내가 많이 좋아하는 떡볶이 골목이 있다.

 

 

 

 

제목으로 보면 주로 경상도 일대에서 살아온 저자가 수구문 근처에 살면서 경험한 에피소드가 그득할 것처럼 보이지만 청구역 근처에 산다는 얘기만 나오지 전혀 상관이 없다. 오랜 사업을 접고 병마와 싸우면서 서울 수구문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는 에세이라고 보면 되겠다.

'루웨스 엘레지'라고 해서 영어라면 몸부터 움츠러드는 나는 당연히 모르는 단어라고 넘겼는데 알고보니 'seoul'를 거꾸로 나열한 단어란다. 싱겁긴.

 

 

 

 

딱히 무슨 종교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불교쪽이나 철학에 상당한 관심과 마음을 두고 있는 듯 인용문들이 많았다. 경영학을 전공했다고 했던가. 사업도 잘 했겠지만 시도 문학도 사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용한 여러 시들이 특히 참 마음에 들었는데 가난한 시인들이 많이 행복해 할 같아 더 좋았다.

그리고 제일 좋았던 대목은 '지부지처'였다.

내가 이 사자성어같은 단어를 검색해봤을까 안했을까. 상상에 맡기고 그 어떤 사자성어보다 머리에 쏙쏙 박혀서 머리나쁜 나도 잊을 일은 없겠다. 나도 자주 '지부지처'하니까.

 

 

 

 

뇌에 이상이 생겨 마비가 오고 힘든 재활의 시간을 보낸 사람이라 그럴까. 글들이 깊다.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느끼는 시간들은 많이 부러웠다.

이제 나도 인생을 얘기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가는 세월 잡을 수 없으니

잘들 보내드리고 오는 세월과 한바탕 놀아보자는 말이 참 통쾌하게 다가온다.

인생을 잘 살아온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잘 익은 술독에서 퍼낸 깊은 향이 느껴지는 술 한잔

잘 마신 것 같은 에세이다. 수구문에서 멀지 않은 금호동에 터잡고 살아온 내가 제목만으로도

친근감이 느껴져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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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색이 번지고 물들어
정재희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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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어느 시대인들 결혼이 쉬웠겠나마는 얼굴도 보지 못하고 첫날 밤을 맞았던 결혼이 있었던 시대보다 결혼하겠다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있다.

물질의 풍요가 외로움을 대신하지는 않을텐데 왜 결혼하려는 젊은이들이 적어지는 것일까.

여자들이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면서 가장에게만 의존하던 시대와는 달라진 것도 이유가 될테고

'결혼'이라는 형식이 자유를 구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그런 것일까.

그림 그리는 일을 사랑하는 한 여자가 결혼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다가 우연히

만난 남자와 같은 길을 걷기로 작정하기까지의 시간들을 그린 작품이다.

 

 

 

 

예술가들이 대체로 그렇긴 하지만 타인들과 섞이는 일이 조금 버겁게도 느껴지고 돈을 버는 사회일도 그리 재미있지 않아서 조금쯤은 지치고 힘든 때에 우연하게 만난 남자가 그녀의 마음에 들어온다.

하지만 역시 소심한 마음은 마음을 다 열지 못하고 오히려 도망치려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남자는 그런 그녀를 다그치지 않고 기다려준다. 그저 조금씩 그녀에게 다가가고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물들이면서 '너'와 '나'에서 '우리'가 되어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결혼에 이른다.

 

 

 

너무 섬세해서 다치기 쉬워서 숨는 일에 익숙했던 여자를 자신만의 여자로 만드는 과정이 열정적이기 보다는 다정했고 조심스러워서 그녀의 마음에 들었다.

외로움을 누구보다 많이 타면서도 스스로의 틀에 갇혀 스스로를 위로했던 그녀가 이제 남자의 위로로 따뜻함을 느끼고 진짜 사랑의 힘을 믿게 된다.

 

 

  

결혼이라는게 둘만 좋아서 되는 일도 아니다. 집안끼리의 인연이기도 해서 비슷한 처지끼리 만나면 삐꺽임이 덜하다. 크게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빠의 직업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기 어려웠던 여자가 그 남자에게는 말 할 수 있었다. 부끄럽지 않았으니까. 그 남자에게는.

 

 

 

 

연애는 달달하기도 하고 쌈싸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은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망설였다.

같은 길을 걸어도 되는 것인지, 서로 충분히 알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서질 않았다.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추함을 더 많이 경험해서 많이 아팠던 여자는 이제야 자신의 까칠함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화성남자와 금성여자의 만남이 언제나 평탄할 수만은 없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시간들, 다른 취향들을 맞춰나가는 것. 화장실 슬리퍼 하나로 싸울 수 있는게

결혼이라는 걸 남자와 여자는 실감하면서 때로는 싸워가면서 그렇게 배워갈 것이다.

내가 너한테 네가 나한테 서로 번지고 물들어 가는게...결혼이고 인생이라는걸.

 

책을 읽으면서 결혼 적령기를 넘기고 있는-글쎄 결혼적령기가 요즘은 몇 살이려나- 딸아이가 자꾸 떠올랐다.

결혼이라는 걸 시시하게 여기기도 하고 보금자리 하나 마련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시절이 버거워서 자꾸 도망치려는 아이들이 안스러웠다. 결혼을 꼭 해야하나.

글쎄 어느 것이 정답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렇게 서로에게 물들 수 있는 상대를 만나면 한번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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