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시詩알콜
김혜경.이승용 지음 / 꼼지락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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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거장 현진건은 '술 권하는 사회'라는 소설을 썼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꼭 읽어야 하는 문학서로 꼽히는 책이다.
줄거리가 선명하게 떠오르지는 않지만 당시 일제치하의 지식인들의 무력감을 술로
달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상을 그렸던 것 같다.
해마다 술소비량이 늘어난다는 보도가 있는 것을 보면 이 시대 역시 술을 권하는 사회일지도
모르겠다.
나역시 술을 몹시 좋아한다. 특히 녹색병에 든 소주를 좋아하는데 일단 싸고 맛있고 다음 날
비교적 깨끗하기 때문이다. 맥주는 쥐약이고 와인은 독약에 가깝다.
체질에 따라 맞는 술이 있다고 하는데 어느 한의사는 내 체질에 독주가 어울린다고 했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해하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술을 못먹는 사람들을 아주 두려워한다.
체질적으로 술을 분해하지 못해서 입맛만 다셔야 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의도적으로
술을 마시지 않거나 딱 몇잔만 먹겠다고 선을 그은 사람들을 만나면 경계부터 하게 된다.
내가 이 사람과 술자리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상대가 꼿꼿한 정신으로 나의 취한 모습을 즐기게 되면 다음 날 그를 다시 볼 용기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고 나는 보여줬는데 너는 뭘 보여준거야. 하면서 은근히 자존심을 굽힌 것 같아 기분이 상하기 때문이다.
암튼 이러저러 초록은 동색이라고 나는 술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
특히 시인들중에 술을 전혀 못하는 작가가 있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술없이 어찌 시를 써. 시라는게 꼿꼿한 정신에서 탄생되면 상대를 제압하기 어렵다고 나는 감히 확신한다.  그렇다고 술을 잔뜩 먹고 시를 쓴다는 뜻이 아니라 술을 먹고 즐기는 정서를 가진 시인만이 진정한 시를 쓸 수 있다는 뜻이다. 하믄.

      


시를 써서 밥도 먹고 술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게 시인인데 그게 안되니 그건 참 슬픈일이다.
면접을 볼 때, 누군가의 소개로 애인감을 만나러 나갈 때, 노래라도 한자락 여러사람 앞에서 불러야 할 때 우린 술이 간절히 필요해진다. 때로 진솔한 글을 쓰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알콜기가 적당히 들어간 어느 날 문득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글을 다음 날 보게 되면 내가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가 있었지 하면서 스스로 놀라는 경우도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글처럼 낯설고 찐하기 때문에. 그래서 난 술 잘먹는 작가의 글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언제든 마주앉아 술 한잔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 책이 참 좋다. 소주, 맥주, 와인, 데킬라 이외에도 술이 참 많구나 싶다.
취향따라 좋아하는 술도 다르고 마주앉아 마시는 방법도 다르고 특히 술에 취해 나오는 행동도 다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거의 모두는 자신이 알콜중독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주가 정도지.



가끔 창밖에 펼쳐져 있는 바다를 보면서 내가 먹은 술이 저 정도는 아닐지 살짝 부끄러운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고 그 술은 견뎌주는 애틋한 몸에게 미안한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난 여전히
술을 사랑할 것이고 글을  사랑할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술잔을 기울이는 일은 귀를 기울이는 일이고 몸을 기울이는 일이다.
혼술역시 마찬가지이다.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지나간 시간들을 만나고 첫사랑을 만나고 다가올
이별에 대해 미리 예방주사 한 방쯤 맞아두는 일이다. 물론 막상 그 일이 닥치면 지나간 예방주사의 효력은 장담할 수 없겠지만.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둔다는 싯귀가 얼마나 좋은지 한참을 들여다봤다.
사는 일이 지긋지긋해지고 쓸쓸해지면 꺼내 쓸 감정들이 얼마나 쌓여있는지 조용히 생각해
보게 된다. 행복하다고 믿었던 어느 시간들, 좋은 사람들, 그걸 저금해둘걸.


난 내가 중2병을 겪었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들녀석의 중2병 때문에 아파트
베란다에 서는게 두려웠던 기억이 있다. 북한이 못내려오는건 중2들이 무서워서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는데 그럼 북한은 중2들이 없는 모양이네.
암튼 중2병은 딱 중2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라는게 문제다. 질병은 아니지만 저나 나나 괴롭게 하는 홍역같은 건데 뭐라고 정의하든 허세작렬이라는데 공감 한표!
모두 허세로울 자격이 있다고 해서 몹시 위안이 된다. 허세라는걸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의 허세는 삶의 활력이 되기도 하니까.
술병을 따서 술잔에 첫잔을 따를 때 그 청명한 소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어떤 글로도 그 소리는
그려내지 못해 안타깝다)이 책이 얼마나 멋진지 알게 된다.
'내가 이 책을 다 읽었으니 하는 말인데 아직 술시가 되기도 전에 벌써 마음 한자락이 뜨끈해지는
책이라오. 그리고 흘깃 지나갔던 詩들이 어찌나 귓가를 간지르는지 꼭 한번 읽어보고 취해보시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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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패드라 패트릭 지음, 이진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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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곁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을 나는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이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얼만큼 알아야 다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일흔을 눈앞에 둔 아서 페퍼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
모든 시간은 아내가 세상을 떠난 그 때에 멈춰있고 죽은 사람처럼 살아오던 그에게 이웃의
버나뎃만이 그를 방문할 뿐이다. 그녀 역시 얼마전 남편 칼을 저세상으로 보내고 외동아들 네이단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같은 아픔을 가진 이웃에게 간단한 음식을 해다주는 등 따뜻한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아서는 그녀의 방문이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그렇게 죽은사람처럼 지내던 아서는 아내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옷장을 정리하던 중 낯선 팔찌를
발견하게 된다.

      



두툼한 황금에 여러개의 참으로 이루어진 팔찌가 아내 미리엄의 것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던
아서는 초록색 보석이 박힌 코끼리 참에 새겨진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게 된다.
인도의 고야에 사는 메라라는 남자가 전화를 받아서 미리엄이 과거 자신을 돌보던 보모였다고
말한다. 아서는 미리엄이 한번도 영국을 떠난 적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인도에 고야라니..팔찌에는 호랑이 참도 있었다. 이제 아서는 그 호랑이에 얽힌 미리엄의
이야기를 추적해보기로 한다. 이렇게 시작된 아서의 여행에서 미리엄의 시간들과 만나게 된다.

      


호랑이를 정원에서 키운다는 그레이스톡 영지에 다다른 아서는 미리엄이 한 때 이 영지에 유명한
소설가와 함께 왔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이어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와 친구였다는 것도 알게된다.
자신을 만나기 전까지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짐작했던 미리엄의 과거에 도발적이고
당찬 시간들이 숨어있었다니...아서는 자신이 알던 미리엄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되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미리엄은 아서에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지나온 시간들을 정확하게 얘기해주지 않았던 것 뿐이었다. 그럼에도 아서는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
우리는 때로 같이 사는 사람의 지나온 시간까지도 모두 공유하고 싶어한다.
알지 못했던 사실이 드러나면 아서처럼 깊은 배신감을 느낄만큼. 그렇게 아내의 과거를 쫓으면서
아서는 미리엄의 조신한 모습이 아닌 뜻밖에 낯선 모습들과 조우한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 속에서 자신이 죽음처럼 살았던 시간속에서도
누군가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아서는 아내의 시간을 걸으면서 서서히 깨어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화목했던 가족들은 이제 뿔뿔이 흩어졌고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아서는 어둠의 동굴에 갇혔었다. 어쩌면 미리엄은 황금팔찌를 숨기면서 아서가 발견해주기를
바랬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아서를 떠나고 나면 절망에 빠져 허우적 거리게 될 남편에게
한가닥 빛을 선사하기 위해서.


미리엄은 아서가 다시 세상의 빛과 마주하길 바랬을 것이다.  정말 아서는 아내의 과거를 더듬으면서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걸어잠근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된다.
미처 쳐다보지 못했던 딸 루시의 아픔도 마주하게 되고 영국을 떠나 호주에 가정을 꾸민 아들 댄의 무심함도 견딜 수 있게된다. 그리고 오지랖이 넒은 여자라고 치부했던 버나넷의 관심까지 감사하게 된다.
아서가 황금팔찌에 걸린 참에 얽힌 이야기를 쫒는내내 나 역시 미리엄의 시간들이 너무 궁금했었다.
그 팔찌가 없었다면 미리엄의 시간들은 영원히 묻혔을 것이다.
그녀가 어떤 열망을 간직했었는지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와 우정을 나누었는지 아서는 아내의 낯선 시간들과 만나면서 비로서 그녀에 삶에 무심했음을 깨닫는다.
그녀를 따라 가고 싶을 만큼 사랑했지만 그녀를 다 알지는 못했다는 자책에 빠지면서 질투심에 빠지기도 한다. 미리엄이 누군가를 죽였다니 그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결국 아서는 질투와 배신의 감정에서 헤어나와 사랑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사랑만이 다시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을 지긋이 바라보게 된다. 과연 나는 저 사람을 얼만큼 아는 것일까.
그리고 지나온 모든 시간의 추억까지 다 사랑할 수 있을까....하고.
그렇게 다시 활기찬 삶을 살게된 아서가 향한 여행지가 다소 의외이긴 했다. 하지만 마침내 돌고돌아 그곳에 방점을 찍어야만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이해한다.
미스터리 소설처럼 팔찌에 걸린 참을 쫒는 여행이 약간의 흥분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한 인간의 삶을 완벽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임을 느끼게 된다. 때로 우리는 드러나기 보다는 묻히는게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참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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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이가 임신을 했어요 서울대학교동물병원 Health+ 시리즈 2
장구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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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 있으랴.
때로 어떤 동물은 사람보다도 더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이 책은 가족인 반려견이 언제
새끼를 가져야 하고 관리를 해야하는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어려서 개에 물렸던 기억을 가진 내가 지금 집안에 두 마리의 반려견을 키운다는 것이 스스로도
놀라운데 우리나라 가구의 4분의 1일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 퍽이나 놀랍다.
이제 반려견은 우리와 함께하는 가족이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처음 우리가족이 되었을 때는 그저 사료만 주면 되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서
귀찮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쨌든 소중한 생명이고 가족이니 아기를 돌보는 것처럼
정성을 쏟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아주 오래전 첫 아이를 낳고 예방접종표에 따라 보건소를 오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나라도 놓치면 아이에게 해가 될까봐 열심히 예방접종을 했었는데 처음 우리집에 온 막둥이는
광견병 예방주사와 기생충약을 먹이고는 그 사이 따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었다.
이렇게 꼼꼼하게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이제 처음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은 사람들에게 퍽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것을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려견의 나이는 사람과는 사뭇 달라 생후 1년이면 어느 새 부모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반려견의 크기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관심이 있었던 것은 중성화수술에 관한 것이었다.
한 마리를 키우는 것만으로도 신경쓸일이 많아 힘들었던 나로서는 새끼까지 받아들이는 것은 거의 생각하지도 못할 일이다. 하지만 중성화수술은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막둥이는 늦었고 얼마전 가족이 된 토리는 약 4개월 후면 가능 할 것이다.

      



막뚱이는 6년차가 되었으니 아마 내년 이후에는 임신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람처럼 늦은 임신은 출산율도 떨어지고 유산의 위험이 있으며 태아의 건강도 장담할 수
없다고 하니 말이다. 
또한 개 역시 상상임신도 하고 출산후 우울증에도 걸릴 수 있다고 하니 사람과 다름이 없지 않은가. 그동안 동물이라는 이유로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서 예방접종을 하고 배란기를 측정하고 임신하고 출산하는 모든 과정이 꼼꼼하게 씌여있어 너무 든든한 책이다. 국내 최고의 수의과 대학 교수의 집필이니 얼마나 믿을만한가 말이다.



책을 읽는내내 너무도 흔한 반려견들이라 크게 신경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시기에 출산을 하고 출산이 끝나면 중성화 수술을 해줘야 생식기 질병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우리 집안데 들어온 두 녀석의 건강도 더욱 챙겨야 겠다는 마음이 든다.
작지만 알찬 지침서여서 감사한 마음이다.



* 이 책은 리뷰어스 클럽의 도서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책을 무료로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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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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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주인은 과연 인간일까?
지구의 시간이 시작된 이래 인류가 나타나기 전까지 지구의 주인은 끊임없이 바뀌었을 것이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잠시 주인의 자리를 차지했다가 소멸된 종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점에서 후발종인 인류가 지구를 장악한 것은 고등한 지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보면 현재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맞는 것도 같다. 하지만 지구를 장악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인간의 것일수는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그만 풀꽃하나, 개미 한마리의 존재도
인간에게는 모두 소중한 의미가 있고 그런 점에서 인간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공존할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인간들은 공존해야 할 자리마저 내주지 않은 채 갑질을 계속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오래전 고양이는 인류보다 먼저 지구에 안착했고 오랫동안 숭배의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멸시받으며 살아가는 동물이 길냥이라니 서글픈 현실이다.
나 역시 서울의 아파트 단지에서 만나는 길냥이를 보면 왜 저런 동물을 없애기 않고 방치하는지
화가 나곤 했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놀라기도 하고 뜯겨진 쓰레기 봉투가 볼썽 사나웠다.
몇 년전 정착한 섬에서도 고양이 문제는 심각하다.
10여년 전 시청에서 들어와 한번 TNR(중성화수술)을 해서 잠시 길냥이 개체가 줄어들긴 했다는데 지금은 길가에 넘치는 것이 냥이들이다. 여기저기 널어놓은 생선을 몰래 훔쳐가는 일이 다반사고 발정기가 되면 특이한 울음소리에 진저리가 날 정도가 된다.
그럼에도 먼 섬까지 들어와 문제를 해결하는 곳은 아무도 없다. 그냥 방치상태이다보니 가끔
로드킬 당한 사체가 보이기도 하고 생선을 말려 파는 가게에서는 생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사진에서 보이는 고양이의 종류가 거의 다 있는 것 같다. 얼마전 새끼의 모습으로 다니는 것 같았던 고양이가 배가 불룩해진 것을 보고 고양이가 이렇게 빨리 새끼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불과 6개월여가 되면 임신이 가능하고 임신기간이 짧아 1년에 2~3번 임신이 가능하다니 폭발적인 개체수의 증가가 놀랄일도 아니었다.  길냥이의 개체를 줄이고 사람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중성화수술이 최선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고양이의 꼬리언어를 보고 있자니 그동안 냥이를 유심히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집으로 이르는 계단에 오르는 길목에서 수없이 만나는 냥이들은 그동안 내게 많은 말을 건넸을텐데 그저 귀찮은 존재로만 여겨 들어줄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면서 뒷걸음질 치는 녀석들에게 '고만 좀 울어라'고 야단만 쳤던 것 같다.
얼마 전에도 텃밭을 파헤쳐 놓아서 화가 난 적이 있었다. 개를 키우는 집이라 여간해서는 울안에
들어오지 않는데 어찌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냥이를 싫어하는 이유는 여기저기 배설물을 싸놓거나 쓰레기봉투를 뜯어놓거나 밤새 울어대는 소리때문이다. 물론 귀하게 널어놓은 생선이 반토막 나거나 없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적당한 곳에 사료와 물을 주고 돌봤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었다.
이 땅의 주인이 인간이라고 당연시하다보니 냥이는 그저 귀찮은 이방인이고 더러운 노숙자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가엾다는 이유로 집안에 들이는 것도 위험한 일이라고 하니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길냥이로 살았던 냥이들은 집고양이가 되기에 어려움도 많은데다 일시적인 동정으로
집안에 들였다가 다시 유기되는 경우도 허다해서 입양전 정말 숙고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집고양이는 15년정도를 사는데 길냥이의 수명은 고작 3년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길에서의 삶은 고단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 냥이를 돌보는 캣맘, 혹은 캣대디를 보는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 공존하는 삶을 위해 자신의 시간이나 돈, 정성을 다하는 그들이 있어 그나마 인간의 부끄러운 실상이 조금쯤은 희석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생명을 돌본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음을 유기견을 키우는 나로서는 백번 공감하게 된다.
옛날처럼 사람이 먹고 남은 밥으로 흔히 키우던 시절도 아니고 사료며 예방주사에 놀잇감까지
돌보는데 드는 정성과 재정은 사실 쉬운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길가에서 죽어가는 냥이들을 모른 척 하는 것은 고사하고 쥐약을 놓거나 심지어 총까지
쏘는 사람들이 있다니 경악스러운 일이다.
그나마 이렇게 멸시당하는 냥이들을 도와주는 단체도 있고 캣맘들이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무심히 스쳐갔던 냥이들이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걸어왔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같이 좀 살자고 애틋하게 우리를 바라보지 않았을까? 제발 돌을 던지지 말아달라고 말이다.
글을 쓰는 이순간에도 아랫집 텃밭과 돌담을 바라보게 된다.
유독 동물을 좋아하는 아랫집 주인들이 가끔 먹을 것을 나누어주기 때문인지 아랫집은 길냥이들의 무료급식소가 되어 언제나 몇 마리씩 어슬렁 거리곤 하는데 추워서인지 오늘은 조용하다.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어떤 공존의 길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안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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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인생의 진실 - 인생의 행복과 풍족함을 손에 넣기 위해서 아우름 26
혼다 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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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시장이 뜨겁다. 실제로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돈이 등장했다니 조폐국에서는
난리가 날 판이다. 언젠가는 종이돈이나 동전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미 카드가 보편화되었고 휴대폰결제가 등장하고 있으니 시간이 문제지 만지는 돈은
없어질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아직 돈의 위력은 존재한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돈의 힘은 절대 굴복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특히 자본주의 시대에는 돈이 왕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돈을 위해 뛰고 돈을 위해 범죄도
저지른다. 돈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는 지금까지 변함이 없어왔다.
그렇다면 그렇게나 힘이 강력한 돈이 많아진다면 우리는 행복할까. 분명 없는 것보다 행복할 수
있는 요건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 책은 인간이 만들었지만 인간을 휘두르는 돈의 존재에 대해
아주 실질적으로 풀어놓았다.  인간이 돈을 쫓는 이유와 목적은 물론 돈의 위력과 폐해까지 저자가 실제로 경험한 일들을 대비해 리얼하게 펼쳐놓았다.

      


우리가 태어날 때 대부분 일정한 수명을 부여받고 나온다고 한다. 물론 타고난 수명만큼 누리기 위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긴 하다. 그렇듯이 인간에게는 돈을 품을 그릇을 타고 난다고 한다.
말하자면 돈복을 타고나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아무리 노력해도 돈이 모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이 복이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전혀 노력하지 않아도 돈이 마구 쌓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돈을 거저 얻어도 -예를 들면 로또에 당첨되는 것처럼- 지킬 운이 없는 사람은
겨우 얻었던 돈뿐만 아니라 돈을 얻기 전보다 더 나쁜 길로 접어드는 경우도 많다.
그런 점에서 돈이란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얻게 해주는 좋은 점 이외에도 욕망에 굴복하여
죄를 저지르게 하거나 불운한 운명을 부르는 악의 모습도 갖고 있다.
자신의 그릇보다 넘치는 돈이 들어오면 돈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지는 것은 이미 각인된 운명이라기 보다는 제대로 지킬 힘이 없고 노력을 하지 않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선대로 부터 돈을 다양하게 쓰는 모습을 보고 성장했고 실제로 엄청난 부를 누려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돈의 힘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양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돈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재앙이고 그 돈을 지키기위해 또다른 걱정거리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우리처럼 돈이 없는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열을 가진 사람은 걱정도 열이란 속담이 맞는 모양이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이 길에서 살아가는 노숙자들이 걱정거리는 더 없을 것도 같다. 지켜야 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돈의 유무가 살아가는데 삶의 질의 등급을 결정짓는 경우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돈에 휘둘리게 되면 인생은 끌려다닐 수밖에 없고 결국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돈을 어떻게 모으고 써야할지를 조목조목 알려주기에 오히려 돈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책이다.
그저 많이 벌기만 하면 다인줄 알았던 돈이지만 버는 것보다 쓰는 것,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똑같은 단위의 돈이 들어와도 누군가는 천금처럼 누군가는 푼돈처럼 가치가 정해지는 돈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면 남은 인생은 더 행복하고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돈에 대해 큰 공부가 되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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