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써서 밥도 먹고 술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게 시인인데 그게 안되니 그건 참 슬픈일이다.
면접을 볼 때, 누군가의 소개로
애인감을 만나러 나갈 때, 노래라도 한자락 여러사람 앞에서 불러야 할 때 우린 술이 간절히 필요해진다. 때로 진솔한 글을 쓰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알콜기가 적당히 들어간 어느 날 문득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글을 다음 날 보게 되면 내가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가 있었지 하면서 스스로 놀라는 경우도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글처럼 낯설고 찐하기 때문에. 그래서 난 술 잘먹는 작가의
글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언제든 마주앉아 술 한잔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 책이 참 좋다. 소주, 맥주, 와인,
데킬라 이외에도 술이 참 많구나 싶다.
취향따라 좋아하는 술도 다르고 마주앉아 마시는 방법도 다르고 특히 술에 취해
나오는 행동도 다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거의 모두는 자신이 알콜중독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주가
정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