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학개론
공포학과 엮음 / 북오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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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공포학과에서 괴담학 개론을 듣다보니 더위가 싹 잊혀졌다. 역시 폭염에는 귀신얘기가 최고다.

지어낸 얘기가 아니고 실제 누군가 겪은 이야기들이어서 더욱 오싹했다.

이건 절대 지어낼 수 있는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귀신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 귀신을 경험한 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있다고 해야하는데 본 것은 꿈이었던 것 같고 느낀 적은 실제였다. 국민학교 5학년쯤이엔가 부모님은 결혼하고 첫 번째로 집을 사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 사이 셋집을 전전하면서 5남매를 키웠으니 설움이 오죽했으랴.

그렇게 이사한 집은 이상한 소문이 있었다. 엄마도 봤다고 했던가. 지붕에 누군가 있다고, 또 춤을 추고 있다고 했던 것도 같다. 이 책을 보니 그런 존재가 나타나는 집에서는 반드시 누군가 죽는다고 했다. 다행이랄까. 갑자기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그 집에서 쫓겨나듯

떠나야했다. 아마 계속 살았다면 누군가 죽었을지 모르지만 그 집을 사고 나서 집안에 우환이 떠나지 않고 쫓겨났으니 그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을까.


지금도 우리곁에는 귀신이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믿지 않겠지만 나는 공포학과 교수의 귀신들이 정말 존재한다고 믿는다. 한이 많이 저승에 들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귀신, 걸신이 들린 귀신,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악귀들이 수두룩 하다고.

실제 이런 귀신을 보거나 느끼는 사람도 많다. 이 책이 등장하는 수많은 사례들을 정리하는 무속인들이 등장한다. 귀신이 없다면 무속인들이 왜 있겠는가. 사람과 귀신 사이를 중재하면 사는 존재가 아닌가.


옛날 사람들도 몸과 마음이 허한 사람들에게 귀신이 보이거나 옮겨붙는다고 했다.

많은 귀신들은 자신이 아직 살아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한다고.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악귀가 되어가고.

귀신을 보거나 느껴도 절대 끌려가서는 안된다. 연민도 느껴서는 안된다.


자신이 체질적으로 귀신을 잘 보거나 느끼는 사람이라면 정신을 수양해야한다.

기도도 하고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면 귀신을 쫓아내줄 중재자를 찾아가 천도의식을 해야한다.

공포학과 수업을 잘 들었으니 시험에 대비해야겠다. 인생자체가 시험이 아니던가.

혹시 길에서, 꿈에서 귀신을 만나더라도 담판을 짓고 쫓아버릴만큼의 담대함을 키워야겠다.

이 책을 읽었던 오늘 유난히 시원해져서 오랫만에 에어컨을 껐다. 탱큐, 귀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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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펼치고 차별 대신 평등 푸른역사 주니어 1
유정애 지음, 노영주 그림, 김진 기획 / 푸른역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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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우주선을 쏘아올려 여행을 하는 시대가 왔음에도 지구 곳곳에는 차별과 불공정이 가득하기만 하다. 인종차별도 여전하고 여성차별은 한 세기가 더 넘어도 변하지 않을 것만 같다.

우리보다 여러면에서 앞선 나라에서도 흑인이나 유색인종이나 여성에 대한 차별로 인해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가 아닌가.


나는 가끔 조선시대에 태어나지 않았음이, 중동같은 나라에 태어나지 않음을 감사하곤 한다.

여성의 지위가 보잘 것 없던 시대는 너무 많이 이어졌고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가 그랬었다.

중동쪽은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해서 혼자서는 외출도 할 수 없고 그 더운 곳에서 이상한 천들을 쓰고 다녀야 한다. 아마 나는 거의 미쳐서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여성에 대한 참정권이 보장된 것이 불과 백 년도 안된 곳이 많았다니 그 전의 여성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여성뿐만이 아니다. 인종에 대한 차별은 죽음으로도 이어지니 말이다.

아프리카의 주인은 흑인임에도 백인들의 식민지화에 희생되어 오히려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 아니고 무엇일까. 노벨평화상을 받은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면서 남아공의 현실이 좀 나아졌나 싶었는데 아파르트헤이트는 조금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흑인들의 삶이 고달프다고 한다.


원주민이 쫓겨나고 인간적인 대접은 커녕 말살에 이를만큼 처참한 지경에 이른 대표적인 곳이 바로 민주주의 대국인 미국이 아니던가. 인디언 원주민들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온 영국의 청교도들을 환영하고 도와주었지만 그들은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고 죽이고 내쫓았다.

종교의 이름을 가장한 약탈과 폭력과 살인이 이뿐이랴만은 그렇게 빼앗은 땅에 자신들의 깃발을 꽂는 것을 넘어서 원주민들은 본연의 용감하고 선량한 마음까지 잃고 술과 마약에 찌들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계 온갖 지역에 분쟁을 일으키고 말려주겠다고 나서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미국의 행태를 보면 그들의 선조만큼이나 비겁하고 악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동물들의 세계는 힘이 우선한다. 적은 양의 먹이를 확보해야하고 개체수가 늘어나면 땅이 좁아지니 적을 쫓아내고 버텨야 한다. 이게 동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이성을 가진 인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아무리 지도를 펼쳐서 '차별하지 맙시다, 평등하게 공존합시다'라고 외쳐도 공허하기만 한 외침이다. 하지만 여기 저자처럼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돕고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있는 한 기대를,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을 아이들이 자라나 살아갈 미래에는 이런 제목의 책이 사라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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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 푸른역사 주니어 2
유정애 지음, 노영주 그림, 김진 기획 / 푸른역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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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이 지구상에 전쟁이 없었던 적이 있었을까. 아마 거의 없지 싶다.

지금도 여기저기에서 전쟁이 진행중이다. 왜 전쟁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죽어야만 하는걸까.

결국은 이기와 탐욕때문이다. 고정된 땅을 한 뼘이라도 차지하고 자신들의 입지를 더 우위에 두기 위해 벌이는 전쟁에서 가장 큰 희생자는 바로 어린이들이 아닐까.


다른나라와 전쟁을 하지 않더라도 내전이라도 벌이는 것이 인간의 한심한 구석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은 이런 전쟁의 이유나 폭력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희생자가 되는 것이어서 너무 가슴아프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쑥대밭이 된 팔레스타인은 거의 회복불능의 도시가 되었다.

과거 그 땅이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이 교대로 차지하고 있었거나 공존했던 곳이라고 하는데 이스라엘은 그 땅을 온전히 차지하기 위해 엄청난 폭력을 저지르고 있다.


무기도 변변한 것이 없던 시절 자신들의 가족와 이웃을 말살시키는 이스라엘의 탱크를 향해 돌을 던지는 소년의 그림은 가슴아프다. 그것밖에 던질 것이 없음에도, 그렇게라도 막고 싶었을 이 소년은 살아남았을까. 이스라엘이 조상의 땅이었다고 주장을 하고 그 당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이 전쟁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고도 하나님을 추앙하고 유대교를 믿는다고 용서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실제 이스라엘 안에서도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변명도 용서되지 못함을 알아야 하는데.


베트남 전쟁은 많지 않은 미국의 패배로 끝난 전쟁이다. 우리나라도 참전했었다.

베트남의 기발한 전법으로 이기지 못한 그 전쟁에 라오스가 있었다는 것은 몰랐다.

이 전쟁역시 미국과 지지국들이 벌인 살상일 뿐이다. 베트남 주변국들이 공산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라오스를 끌어들여 희생시킨 미국의 패배는 역지사지이고 속이 다 시원해진다.

하지만 그 이후 베트남과 라오스의 국민들이 겪었던 아픔을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겠나.


아프리카땅도 마찬가지이다.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해 총을 들이민 열강국들의 간섭이 없었더라면 평화의 땅으로 잘 이어왔을 것이다. 자유와 평등과 박애가 새겨진 프랑스 국기를 보면 과연 그런 국기를 가질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어진다.

영국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영국의 탐욕과 비겁함이 없었다면 지금 팔레스타인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영국은 여기저기 분쟁의 발단을 일으킨 나라이면서 '신사의 나라'라고 뻐긴다.

전쟁을 가장 잘 이해해야 할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다. 강대국들의 대리전이 되어버린 내전으로 엄청난 희생을 치뤘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는 휴전중일 뿐 종전이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현재 지구 여기저기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남의 일이 아님을

잘 기억해야 한다. 전쟁도 나비효과가 있다. 그저 먼 나라의 일이 아니고 그 나비의 날개짓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여, 멈추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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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센스 - 소진된 일상에서 행복을 되찾는 마음 회복법
그레첸 루빈 지음, 김잔디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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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결막염으로 인해 안과에 간 일이었다고 서두에 말했다.

그저 결막염 치료로 끝났다면 이 책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치료가 끝나고 의사가 무심하게 '시력이 손상될 수 있으니 조짐이 보이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실명을 한다고 이 말에 무심히 넘길 사람이 있을까.


그동안 분명 보긴 했지만 보이지 않았던 것들, 느껴지지 않았던 모든 것들에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자신의 오감을 체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온갖것을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먹고, 만지면서도 그걸 강하게 인지하고 살지는 않는다.

너무 당연해서, 마치 숨쉬고 살면서 산소의 고마움을 못느끼듯이 그렇게 무감하게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정작 시각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푸른 하늘이, 붉은 꽃들이, 심지어 늘 보던 가족들마저 다르게 보였다고 했다. 어찌 안그럴까.

지금도 가스불위에서 끓고 있는 요리의 냄새가 온 집에 퍼져있는데도 무심하다.

다만 주의를 기울여 맡으면 그게 어떤 요리인지, 재료부터 완성된 모습, 가족들과 나누는 모습이 연상되긴 한다. 길을 걷다고 오래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냄새에 집중하기도 했다. 저자의 말처럼, 후각에는 추억이 있다.


그리고 인간은 한 가지 감각을 잃어버리면 다른 감각이 더 예민해져 그 모자란 감을 보충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한다. 맞다. 하지만 인간이 지닌 오감의 감각이 균형을 이루어야 질높은 삶을 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난 후 후각과 미각을 잃어버려 살아가는 재미와 의미가 줄었다는 사람이 늘지 않았는가. 그제서야 그 감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었다.


모든 감각이 다 소중하지만 미각은 정말 사는 재미를 주는 감각이다.

그저 생명을 이어가는 수단으로만 음식이 존재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입에서, 혀에서 느껴지는 그 미묘하고 맛있는 '맛'에 시름을 잊고 행복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저자처럼 어떤 감각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현실이 닥쳐야 우리는 비로소 신이 주신 이 오감에 대해 더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 감사한 오감도 함께 늙어간다는 사실은 서글프다.

나이가 들면 들을 수 없는 파장이 있다고도 하고 당연히 시력도 떨어지고 실명의 위기는 높아진다.

맛감각도 마찬가지이다. 미뢰의 기능도 이제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이 책은 단지 오감에 대한 설명서가 아니다. 그 오감이 지닌 진짜 능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늘 그 자리에 있었고 함께 지내지만 보이지 않았던 관계들, 추억들, 소중한 것들에 대한 헌시이다.

그래서 비록 조금 낡았고 뒤쳐지겠지만 그래서 더욱 지금을 감사하게 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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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양이 포
이와세 조코 지음, 마쓰나리 마리코 그림, 이랑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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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제목을 다시 써야한다면 '내 고양이가 될 뻔했던 포'라고 하는게 맞을 것같다.

소년 하루는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서 담위에서 꾸벅 꾸벅 졸고 있는 고양이를 만난다.


노란색의 줄무늬가 있는 고양이였고 다가가도 도망치지 않았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기분이 좋은지 눈을 감는 고양이를 보면서 하루는 함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오는 날, 고양이가 비에 젖을까봐 걱정이 된 하루는 결국 집으로 고양이를 데려온다.


혹시 엄마가 반대하면 어쩌지 걱정했지만 엄마는 하루가 상자안에 버려져있었다고 하자 그 말을 믿고 키우도록 허락해준다. 하루는 고양이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 고민하다가 '포'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모리하는 아이가 전학을 오자 하루는 친절하게 다가가 학교에 대해 알려주고 친하게 지내려고 한다. 하지만 모리가 이사오면서 고양이를 잃어버렸다고 하자 하루는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린다. 왠지 어떤 고양이인지 묻기가 무서워졌다.


하루는 더 이상 모리와 얘기를 나누지 않는다. 잃어버린 고양이 얘기를 꺼낼 것 같아서다.

모리는 퐁이라는 고양이를 찾아 헤맨다. '포, 너는 내 고양이 맞지? 퐁이는 다른 고양일거야'. 하지만 하루는 알고 있었다. 포가 누구의 고양이인지.

하루는 혹시 외동이가 아닐까. 오래전 외동이처럼 자란 어린 아들녀석이 하얀 고양이새끼를 집에 데려와 몰래 숨겨두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예쁜 고양이새끼였다.

하지만 집에서 동물을 키워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던터라 당장 있던 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윽박을 질렀고 결국 아들은 고양이를 데리고 나가면서 눈물을 글썽였었다.

지금쯤 그 고양이는 잘 자라고 멋진 짝을 만나 살고 있을까. 아마 고양이 수명을 생각하면 벌써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것이다.

갈비집 창고 컨테이너 밑에서 꼬물거리던 강아지를 데려와 키운지 어언 8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홀로 자라야했던 아이의 입장에서 꼬물거리는 고양이가 얼마나 예뻐보였을까. 하루에게 포는 선물같은 존재였는데 그래서 모리에게도 숨기고 싶었는데 하루는 역시 멋진 소년이었다. 모리네 집에 놀러가서 만나면 되지 뭐.

하루야 너는 정말 착한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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