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감각이 다 소중하지만 미각은 정말 사는 재미를 주는 감각이다.
그저 생명을 이어가는 수단으로만 음식이 존재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입에서, 혀에서 느껴지는 그 미묘하고 맛있는 '맛'에 시름을 잊고 행복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저자처럼 어떤 감각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현실이 닥쳐야 우리는 비로소 신이 주신 이 오감에 대해 더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 감사한 오감도 함께 늙어간다는 사실은 서글프다.
나이가 들면 들을 수 없는 파장이 있다고도 하고 당연히 시력도 떨어지고 실명의 위기는 높아진다.
맛감각도 마찬가지이다. 미뢰의 기능도 이제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이 책은 단지 오감에 대한 설명서가 아니다. 그 오감이 지닌 진짜 능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늘 그 자리에 있었고 함께 지내지만 보이지 않았던 관계들, 추억들, 소중한 것들에 대한 헌시이다.
그래서 비록 조금 낡았고 뒤쳐지겠지만 그래서 더욱 지금을 감사하게 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