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센스 - 소진된 일상에서 행복을 되찾는 마음 회복법
그레첸 루빈 지음, 김잔디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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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결막염으로 인해 안과에 간 일이었다고 서두에 말했다.

그저 결막염 치료로 끝났다면 이 책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치료가 끝나고 의사가 무심하게 '시력이 손상될 수 있으니 조짐이 보이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실명을 한다고 이 말에 무심히 넘길 사람이 있을까.


그동안 분명 보긴 했지만 보이지 않았던 것들, 느껴지지 않았던 모든 것들에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자신의 오감을 체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온갖것을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먹고, 만지면서도 그걸 강하게 인지하고 살지는 않는다.

너무 당연해서, 마치 숨쉬고 살면서 산소의 고마움을 못느끼듯이 그렇게 무감하게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정작 시각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푸른 하늘이, 붉은 꽃들이, 심지어 늘 보던 가족들마저 다르게 보였다고 했다. 어찌 안그럴까.

지금도 가스불위에서 끓고 있는 요리의 냄새가 온 집에 퍼져있는데도 무심하다.

다만 주의를 기울여 맡으면 그게 어떤 요리인지, 재료부터 완성된 모습, 가족들과 나누는 모습이 연상되긴 한다. 길을 걷다고 오래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냄새에 집중하기도 했다. 저자의 말처럼, 후각에는 추억이 있다.


그리고 인간은 한 가지 감각을 잃어버리면 다른 감각이 더 예민해져 그 모자란 감을 보충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한다. 맞다. 하지만 인간이 지닌 오감의 감각이 균형을 이루어야 질높은 삶을 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난 후 후각과 미각을 잃어버려 살아가는 재미와 의미가 줄었다는 사람이 늘지 않았는가. 그제서야 그 감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었다.


모든 감각이 다 소중하지만 미각은 정말 사는 재미를 주는 감각이다.

그저 생명을 이어가는 수단으로만 음식이 존재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입에서, 혀에서 느껴지는 그 미묘하고 맛있는 '맛'에 시름을 잊고 행복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저자처럼 어떤 감각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현실이 닥쳐야 우리는 비로소 신이 주신 이 오감에 대해 더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 감사한 오감도 함께 늙어간다는 사실은 서글프다.

나이가 들면 들을 수 없는 파장이 있다고도 하고 당연히 시력도 떨어지고 실명의 위기는 높아진다.

맛감각도 마찬가지이다. 미뢰의 기능도 이제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이 책은 단지 오감에 대한 설명서가 아니다. 그 오감이 지닌 진짜 능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늘 그 자리에 있었고 함께 지내지만 보이지 않았던 관계들, 추억들, 소중한 것들에 대한 헌시이다.

그래서 비록 조금 낡았고 뒤쳐지겠지만 그래서 더욱 지금을 감사하게 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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