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더 이상 모리와 얘기를 나누지 않는다. 잃어버린 고양이 얘기를 꺼낼 것 같아서다.
모리는 퐁이라는 고양이를 찾아 헤맨다. '포, 너는 내 고양이 맞지? 퐁이는 다른 고양일거야'. 하지만 하루는 알고 있었다. 포가 누구의 고양이인지.
하루는 혹시 외동이가 아닐까. 오래전 외동이처럼 자란 어린 아들녀석이 하얀 고양이새끼를 집에 데려와 몰래 숨겨두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예쁜 고양이새끼였다.
하지만 집에서 동물을 키워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던터라 당장 있던 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윽박을 질렀고 결국 아들은 고양이를 데리고 나가면서 눈물을 글썽였었다.
지금쯤 그 고양이는 잘 자라고 멋진 짝을 만나 살고 있을까. 아마 고양이 수명을 생각하면 벌써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것이다.
갈비집 창고 컨테이너 밑에서 꼬물거리던 강아지를 데려와 키운지 어언 8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홀로 자라야했던 아이의 입장에서 꼬물거리는 고양이가 얼마나 예뻐보였을까. 하루에게 포는 선물같은 존재였는데 그래서 모리에게도 숨기고 싶었는데 하루는 역시 멋진 소년이었다. 모리네 집에 놀러가서 만나면 되지 뭐.
하루야 너는 정말 착한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