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스타일 - 지적생활인의 공감 최재천 스타일 1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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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권위를 지닌 자연과학자이자 통섭학자인 최재천 어떤 스타일의 사람일까.

흔히 상대의 스타일을 읽어보려면 우선 외모부터 시작하여 상대가 좋아하는 디자인이며 책, 추구하는

이상과 꿈, 음식까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최근 고지식한 인문학자가 주류를 이루는 한국의 지식인 지형도에서 '예외적 지식인'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최재천이라는 인물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전공한 자연과학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지적 호기심을 발산하는 재미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진화론을 전공한 학자가 천지창조설의 종교를 편안하게 수용하는 유연한 태도와

한 때는 단과대학 대표선수까지 했을 만큼 농구의 광팬이었고 열정의 댄스를 멋지게 추고 싶어하는

'끼'가 공존하는 그는 결코 고루한 시각을 지닌 학자의 모습이 아니다.

 

 

 

침팬지를 연구하는 제인구달과의 만남을 두고 가슴이 설레는 장면에서는

같은 자연과학자로서의 존경심과 스타와의 만남을 꿈꾸는 아이들의 순수한 설레임이 발견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상대를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최재천의 스타일은 자유롭고 다양하며 멘토로서 손색이 없는

지도자의 품위가 느껴지는 사람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그가 좋아하는 혹은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되는 책들을 통해서 왜 우리들이

그 책을 읽어야 하는지 혹은 검증되지 못한 어떤 부분에 대해서 필터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들의 무조건적인 욕구를 다독여준다.

'전생에 책 못 써서 죽은 귀신이 여기 앉아 있노라'했다던 그의 아내의 말처럼

그는 많은 책을 낸 사람이다. 반드시 그의 전공뿐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가 읽었던 책은 수 천 수 만이 아니겠는가.

단일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학자와 선배들에게 '섞으면 아름답다'를 외치는

모습은 당당하고 멋지다.

그래도 너무 많이 섞이면 조상 찾아가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아뭏든 그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따라가다 보면 자유로운 사고와 단순하게만 바라봤던사물을 보는

시각이 깊어질 것 같다.

자칫 발에 밟힐뻔한 개미 한 마리와 정전사고로 이어지는 까치녀석들의 집짓기도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가 보았고 추천한 많은 명저들중에 고작 나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한 권만을

읽은 '지적이지 못한'사람인 것 같아 부끄럽다.

그의 말대로라면 얼핏 어려워만 보이는 책들이 생각보다 재미있고 쉽게 읽혀진다니

작정하고 독서목록에 포함시켜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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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리더십 - KBS스페셜, 나를 행복하게 할 리더는 누구인가?
이재혁.K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서승범 정리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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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리더인 가장이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거나 도덕적으로 해이하다면 그 가정은

깨지게 되거나 가족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게된다.

한가정도 이러한데 국가는 어떠하겠는가.

역사적으로 특히 모든 권력을 쥐락 펴락하는 왕권의 시대에 리더의 영향력은 더 대단했다.

말한마디에 목숨이 왔다갔다하고 순간적인 판단으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멸망의

길을 자초했던 국가가 한 둘이었는가. 

한 마디로 시대를 잘못 만나고 왕을 잘 못만나 불행한 삶을 살다간 백성들이 부지기수란 뜻이다.

그렇다면 왕권에 비해 권력이 분산된 시대인 요즘에 리더들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추상명사인 '행복'이란 정의는 느끼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감정이다.

그렇다면 '행복의 리더십'이란 과연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 리더십을 말하는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리더십'이다...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고 욕구가 변하는 다양한 시대의 '행복'은 누구나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국가가 추구하는 '행복'이란 국민이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질 높은 문화혜택을 누리고

치열한 감정의 대립없이 평화를 공존하는 것이 아닐까.

 

 

얼핏보면 단순하기조차 한 이 명제를 충족시키기에 이 시대는 결코 단순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이 책은 '리더'라는 말 자체가 이미 홀로 존재하지 못하고 '우리'라는 것을 품어야만 가능한 공생의

단어이기 때문에 '리더'와 '우리'가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흔히 '리더'들은 평화와 풍요의 시대보다 위기의 시대일 때 빛나는 것 같다.

2차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이나 남북전재의 링컨이 그러했고 파산에서 회사를 구한 일본항공의

이나모리회장같은 경영자들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세계는 이제 '지구촌'이라고 표현될 만큼 국가와 국가간의 흥망성쇠의 영향력이 직간접으로 엮어져

있다. 이집트의 무바라크정권의 붕괴가 이제 먼나라의 하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른 바 '나비효과'가 되어 우리집 식탁의 반찬 가지수에도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격변의 역사를 지나오면서 바뀌는 지도자에 따라 암흑과 영광이 교차되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과연 우리를...나를 행복하게 할 리더는 누구인가?

이웃의 불구경이었던 정치적 방관자였다면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내 으로 직접'리더'를 고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과연 나를 이 시대를

행복하게 해줄 '리더'를 골라낼 수 있는 직관이 과연 내게 있을까.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안 통하면 아프다'라는 것은 소통의 의미가 그 만큼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지나간 역사속에 불행을 극복한 '리더'로 부터 지금 우리 곁에 있는 모범적인 '리더'들의 삶을

돌아보면서 지금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리더'를 고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는 책이다.

올 해 전 세계적으로 20개국에서 새로운 대통령 선거가 있을 예정이란다.

우리도 제대로 된 '리더'를 뽑아야 겠지만 지구촌의 다른 나라들의 '리더'들도 잘 좀 골랐으면 좋겠다.

길고도 지겨운 불황과 무자비한 폭력과 반목들을 종식시킬 그런 '리더'들을 말이다.




 


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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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총각네 야채가게
주경희 지음, 정세라 그림, 이영석 감수 / 쌤앤파커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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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였던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고 간호사로 근무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열 두살 소년 마루는 밤새워 컴퓨터게임을 하느라 학교에서는 꾸벅 꾸벅 졸기 일쑤이다.

밤새워 근무하는 엄마가 없는 집에서 무섭고 외로운 밤을 지내다 생긴 버릇 때문에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대청마루, 쪽마루,꾸벅꾸벅!'이라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게임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루는 좋아하는 같은 반 소녀 예슬이의 뒤를 쫓다가 시장으로 들어서게 되고

야채가게에서 나오던 사람과 부딪치게 된다.

이 사건으로 마루는 동네에서도 가장 유명한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사장을 알게된다.

대학 졸업 후 무일푼으로 오징어, 채소 행상으로 장사를 시작하여 98년 대치동에 작은 야채가게를

열어 아파트 주민들을 감동시키는 경영 노하우로 대박을 꿈을 이룬 백만장자 아저씨였다.

 

 

마루는 알 수 없는 흥분에 들떠 대한민국 최고의 매출액을 올리며 땀과 노력으로 성공을 이룬

아저씨를 '대장'으로 정하고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공부는 별로였던 마루에게 대장은 공부를 재미있는 놀이로 생각하라는 조언에 자신은 없었지만

계획표를 짜고 실천하는 생활을 하기에 이른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총각네 야채가게에 오는 손님을 즐겁게 하기 위해 늘 미소를 띠자'

'성공의 여러가지 요소에는 좋은 습관, 열정, 도전정신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꿈을 갖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형들한테 야단을 맞거나 까다로운 손님때문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대장의 조언에 마루는

과연 자신의 꿈이 무엇인가를 찾아 나서게 된다.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신의 꿈으로 목표를 정한 마루는 무작정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할 때는 재미없던 공부가 슬슬 재미 있어지고 결국 놀라운 성적을 얻게 된다.

자신이 즐거워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 목표를 세우고 계획있게 실천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대장의 멘토를 따라가던 마루는 한 뼘은 훌쩍자란 것 같은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아무도 길을 가르쳐 주지 않을 때, 자신이 뭐가 되고 싶은지도 모를 때 이런 멘토가 있다면 삶의 방향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기분좋게 이끌어주는 행복한 책이다.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어깨를 두드려주던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대장은 공부도 잘 하는 편이

아니었고 돈도 없었지만 자신이 가장 즐겁게 할 수있는 일을 찾아 끊이없이 도전하여 결국 성공의 열쇠를

얻어 내었다. 하지만 언제든지 나태해질 수도 있는 자신을 붙들기 위해 삭발을 하기도 하고 성실한 직원에게

해외연수를 시켜주거나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등 성실하고 거짓없이 벌어 멋지게 쓰는 법도 아는 사람이다.

PC방에서 친구들과 게임이나 하고 늘 용돈이 부족하여 허덕이던 마루에게 대장과의 만남은 기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적은 얼마든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그런 기적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된다.

우선 그 첫걸음으로 이 책의 부록인 자기주도적 생활을 위한 체크리스트와 3개월 완성 주간계획표부터

작성해보는 것이 어떨까.

"꿈은 내가 스스로 완성시키는 거야."라는 대장의 말을 깊이 새기면서 말이다.

게임의 바다에서 허덕거리는 아이들에게 꼭 읽혀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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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바꾼 반전의 역사 - 단 하나의 사건이 역사를 바꿨다
김종성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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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추운 겨울에 러시아를 침공하지 않았더라면 프랑스의 역사는 달라졌을까?

나카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탄을 터뜨리지 않았다면 일본이 세계를 재패했을까?

우리는 가끔 이런 가정을 해보곤 한다. 실제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혹시..그 때 다른길을 선택했다면 하는

가정은 후세의 사람들에게 또 다른 역사의 반전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물론 우리 인생사도 그러하다. 그 때 내가 그 길을 선택했다면..

우리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을 좀 더 나은 미래가 있었지도 모른다는 상상으로 대신하는 것이 아닐까.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자 무학대사는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면서 5백년동안 존재하리라고 예언했다는 설이

맞는다면 어떤 왕이 되었든간에 애초부터 조선은 5백년의 한시적인 운명을 가진 국가였다.

이 오백년이란 시간이 길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나는 저자의 말처럼 중국에서 태동되고 번성했던 수많은 나라들의

수명이 조선의 반도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한반도에 세워졌던 삼국의 역사와 고구려, 고려까지 모두 적지 않은 시간동안 존재했기 때문에 조선의 역사가

그리 길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성계가 최영장군의 명을 무시하고 위화도회군을 함으로써 조선건국의 불씨가 된 사건도 수많은 변수가 있었다고 한다.

만약 이성계가 위화도회군을 하지 않았다면...정몽주가 살해되지 않았다면...고려의 멸망은 조금 늦추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도 수명이 있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말에 어느정도 공감한다.

기득권의 세력이 약화되고 신진세력이 부상하면서 왕권이 약화되는 시기에 백성들마저 등을 돌린다면 왕권을 뒤엎는

새로운 세력이 정권을 잡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소현세자나 사도세자가 왕위를 물려 받았더라면 조선의 역사는 달라졌을까.

장희빈이나 인현왕후가 당파싸움에 희생되지 않고 어느 누구든 살아 남았더라면...후일 실학세력들이 득세하지 않았을까.

이런 의문을 품는 것은 역사학자라면 누구나 가졌을 가정들이다.

하지만 이런 가정을 갖기위해선 지나간 역사를 제대로 해석해야만 할 것이다.

단지 하나의 사건만 보는 좁은 시각으로는 절대 가보지 못한 다른 길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가 없다.

실록에 나온 기록들은 모두 사후에 기득권을 갖는 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절대적인 객관성을 갖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새서 여타의 다른 기록들까지도 이해한 후에야 여러가지 가정법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순간의 선택이 역사를 바꾼..아니 어쩌면 예정된 운명대로 진행된 모든 사건들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을 해보는 즐거움이 있다.

정조를 미워했던 정순왕후의 섭정과 자신의 친정세력을 키우기 위해 고종을 등극시켰던 조대비의 치맛바람이 결과적으로

조선을 몰락의 길로 내몰았다는 가설은 참으로 아쉬운 결말이었다.

나비 한마리의 날개짓이 거대한 태풍이 될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포르투칼의 탐험가의 항해가 임진왜란의

씨앗으로 자랐다는 가설은 저자의 역사관이 얼마나 광대한지를 절로 느끼게 한다.

이런 가설들의 참된 목적은 수많은 질곡의 시간을 거쳐 대한민국으로 꽃피운 우리 조국이 좀 더 지혜롭게 미래를

일구기 위한 초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판타지가 아닌 역사를 통해 앞날을 짚어보는 점술가같은 시각을 키워본 아주 훌륭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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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문학동네 청소년 13
방미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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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던 한 소녀의 죽음에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거친 듯 하지만 묘하게 영혼을 흔드는 것 같은 음색을 지닌 못생긴 아이 인주는 어느 날

학교 뒷편의 연못에서 주검으로 발견된다.

자살로 추정되는 그 사건에 같은 성악반 동기인 아름다운 소녀 연두와 엄청난 재력가 집안의

딸인 지연이 얽혀있다.

일등을 향해 누구라도 밟고 올라서야 하는 아이들의 비틀어진 심리와 그런 아이들을 조종하는

어른들의 야만스런 심리가 잘 그려진 작품이다.

 

 

'연못 위에서 일 등과 이 등이 사진을 찍으면 이 등이 사라진다.'

'연못 위에서 첫 번째 아이와 두 번째 아이가 사진이 찍히면 두 번째 아이가 사라진다.'

얼핏 같아 보이지만 다른 괴담.

어느 시대 어느 학교든 괴담 한 두개 쯤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괴담은 단순히 이 학교에만 전해지는 괴담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 모두에게 전해진 괴담이다.

부러운 외모를 타고 났지만 가난한 집안을 일으켜야 하는 연두, 그리고 그런 언니를 둔

못생긴 동생 연지..늘 그림자로만 살아가야 하는 아이의 절망과 증오는 급기야 살의를

느끼게 되고 라이벌을 제거하고 싶어하는 지연과 묘한 동질감을 갖게한다.

 

 

'사실, 학교는 겉으론 평범해 보이지만 속은 위험한 아이들로 가득하다.

누가 위험인물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터지기 전에는.'-96p

 

뛰어난 재능을 가졌음에도 뒤처지는 외모때문에 주목받지 못해던, 그래서 평범한 아이였던

인주는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으로써 특별해졌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이 죽음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어두운 십대에 갇힌 아이들이 더러운 어른들의 세계를 흉내내고 있는 현실이 암담하게 다가온다.

꿈이 아닌 욕망을, 친구가 아닌 라이벌을, 사랑을 배우기전에 증오부터 배우는 이 시대의 아이들이

아프게 느껴진다.

한 소녀의 죽음과 연이어 사라지는 아이들의 행적을 쫒는 기법으로 잠시도 책을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들지만 결국 범인은 증오를 가진 모든 아이들일 뿐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누군가의 증오로 사라질지도 모를 피해자이기도 하고.

이 시대가 만들어낸 괴담에 사라지는 아이들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은 헛된 것일까.

읽는 내내 차가운 방에 갇힌 것 같은 섬뜩함이 지금도 사라지질 않는다.

사라지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바라봐야 하는 이 시대의 싸늘함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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