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가 말하는, 나는 왜 자꾸 비교하는가
민유하.제이한 지음 / 리프레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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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제가 없어진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암암리에 강남 펜트하우스에 사는 누군가와 비교하면서 중산층정도는 되지 않나 하고 스스로 계층속에 갇히곤 한다.

결국 누구와 비교해서 그 우위에 서야만 만족스럽고 성공했다고 위안이 되는 것이다.


이런 비교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면서도 나도 모르는 새 또 비교를 하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남과의 차이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는 아들러의 말을 200% 공감하면서도 실천하기는 무척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혹시라도 나와 비슷하거나 요즘 더 잘나가는 누군가가 있다면 SNS를 찾아보며 엿보기도 한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참 피곤하게 사는 것이다. 초연하고 싶고 무시하고 싶지만 어떻게든 틈을 찾아내고 싶고 그 사람보다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그런 점은 좋은 것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단점이면서 장점으로 꼽히는 '빨리 빨리'는 우리를 성장시키기도 했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어디가서도 너무 조급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태생이 그런지라 고치질 못한다. 선승들의 가르침대로 덜어내는 법을 익히려고 하고 내 속도대로 살고 싶지만 정말 어렵다.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겉으로 봐서 거의 완벽해보이는 사람들도 남모르는 열등감을 느낄 것이다. 이 열등감을 성장의 자극으로 삼으면 장점이 되지만 회피하면 결국 도망자가 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더 무서운 건 자기 합리화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도 자신을 믿지 않게 되고 타인을 향한 감정이 왜곡되고 비교의 감정이 질투로 바뀌면서 정말 찌질이가 되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법'

아 멋진 말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너답게 살아가라는 말이 위안이 된다.

독일의 철학자인 아들러의 수많은 조언들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자존감을 회복시켜주고 불안을 해소시켜준다. 오늘은 잠을 푹 잘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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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속담이 말한다 - 사랑은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정종진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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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 옛말에 사랑에 관한 속담이 이렇게 많았나? 역시 사랑이란 동서고금에 가장 뜨거운 주제임이 틀림없다. 들어본 적도 없는 재미있고 표현이 적나라한 속담이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랑이란 일방도로가 되면 안된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나고 남녀의 마음의 합이 맞아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신분의 차이가 있고 윤리와 도덕이 근간이었던 조선시대의 사랑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이 책을 보면 아주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 뭐든 비슷해진다는 이 속담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한참을 웃었다.

'예순에 배운놈이나 배우지 않은 놈이나 같고, 일흔에는 마누라 있는 놈이나 없는 놈이나 같고 여든에는 가진 놈이나 못가진 놈이나 같고, 아흔에는 공동묘지에 있는 놈이나 집에 있는 놈이나 같고, 백 살에는 공동묘지에 있는 놈이 더 행복하다'는 이 농담은 인생 잠깐 지나고 나면

모두가 비슷해진다는 뜻이라고 한다. ㅎㅎ 당시 아흔까지 살아본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지만 나이 들어가면 개성이 사라진다는 의미처럼 들려서 서글프기도 하다.


인생은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평생 돈 없이 가난을 달고 살아야 하는 운명도 있지만 '이 구름 저 구름 지나가다 보면 비 내리는 구름도 있다'고 했으니 희망을 버리면 안될 것이다.

그래도 살아보니 돈이 나를 따라야지 내가 돈을 쫒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사람이 돈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돈이 사람을 부린다'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이다.


운수 사나운 여자는 시집 가는 날 등창나고 박복한 과부는 사내가 생겨도 고자만 생긴다니 어찌 이런 운명이 있는가. 넘어져도 가지밭에 넘어지는 운수를 타고 나면 좋을텐데 말이다.

'소문 난 거시기는 넉 자고, 소문 안난 거시기는 다섯 자라'는 말이 얼마나 우스운지.

예나 지금이나 크기에 민감한게 남자라는 소리인데. 여자만 소박 맞는게 아니고 남자도 그것이 작으면 소박을 맞았다니 타고난 것이라 억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런 옛말들이 가식없이 아주 리얼하게 쓰이고 있음을 보면 당시 백성들의 해학이 그대로 느껴진다.

가난하고 살아내는 일도 빡빡한 현실에서 말로라도 풀고 살아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미처 알지도 못했던 이런 말들을 발굴하여 재미있게 풀이를 해주니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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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컬렉터스 - 한국의 수집가 17인
이은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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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작품을 수집한다는 것은 작가의 시간을, 능력을 사는 것과 같다.

다만 많은 비용이 들어서 마음껏 컬렉터하기가 쉽지 않은게 문제다. 그럼에도 수집가들의 열정은 식지 않아 집이 거의 미술관수준이다.


백남준이 비디오 아트로 유명한 분이라고 알고 있고 국립박물관엔가 그의 비디오아트가 전시되어 있는걸 본 적이 있어서 대개 대작으로 알고 있었는데 광합성이나 이메일같은 작품에 자화상, 뮤직박스, 그리고 판화까지 수집했다니 그의 백남준작가의 사랑을 알 수 있었다.

빌 게이츠가 이메일이란 작품을 사고 싶어 했지만 팔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소중하게 여긴다는 뜻일 것이다.


이런 컬렉터들이 배우자들의 응원이 없다면 절대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참 행복한 분들이시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사모을 여력이 있고 아내의 응원까지 더하면 이건 완전체가 아닌가. 부럽다.


대구시 대봉동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홍원표원장의 병원은 컬렉션으로 거의 미술관의 모습니다.

그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까지 갖고 있다니 정말 대단한 인맥이 아닐 수 없다.

홍원장의 노하우를 보면 작가와 작품에 대해 공부하고, 인맥을 관리하고, 자금계획을 확실히 하는등 나름의 비법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인내심'이란걸 명심하란다. 욕심이 나더라도 조건이 맞춰질때까지 인내는 필수이다.






유명 건축가인 유현준의 컬렉션도 대단하다. 예술품들을 보고 수집하는 일들에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집을 짓는 사람이기에 예술품을 보는 안목도 뛰어난 것 같다. 이 책을 보는 순간에도 유현준은 홍콩의 건물안 컬렉션을 소개하고 있었다. 저 풍선이 300억이라나 뭐라나. 와우!



강릉에서 소나무 한약국과 건강식품회사 '셀라돈'을 운영하는 주재윤대표는 돈과 시간만 생기면 작품으로 달려간단다. '골동병은 죽어야 고친다'고 할만큼 수집의 희열을 놓칠수가 없단다.

어느 날 만난 청자에게 마음을 뺏겨 이후 청자를 모으게 되었다고 하는데 아마 국보급의 작품도 있지 않을까. 그 돈은 또 얼마나 들었을까.


돈이 아무리 들어가도 수집해놓은 컬렉션들을 보노라면 뿌듯함이 밀려올 것이다.

컬렉터들의 공통점아닌가. 엄청난 부자였던 전형필이 일본까지 가서 우리나라의 보물들을 되사오는 장면은 감동이었다. 작년이던가 이건희 컬렉션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의 안목이 얼마나 높고 귀한지 존경스런 마음이 절로 우러나왔다. 그런 작품들을 입장료도 받지 않고 개방하고 모든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게 하는 넉넉함이 바로 컬렉터들의 이상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곁에 있는 예술중독자 17인의 컬렉션들은 아마 자식처럼 소중할 것이다. 어렵게 모은 컬렉션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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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주할 기적은 무한하기에
이하진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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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가 희망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도대체 인류가 뭘했다고 창창한 미래를 바라는걸까? 그동안 우주의 한조각 푸른 빛의 별에서 행했던 무지막지한 이기심이 지금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고 있지 않은가.


아마 이 지구의 운명은 예측보다 빨리 절단날 것 같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여름이 이렇지 않았다.

탄소중립이 어쩌구 하는 얘기도 이미 물건너갔다. 이 단편소설집 마지막 편에 지구 멸망의 위기에 처한 인류가 그랬듯이 미친듯이 써제끼고 스스로에게 제사를 지내듯 마지막 파티를 즐기고 있을 뿐이다.



중력을 잃어가는 지구라. 마치 달나라처럼 사람이 둥둥떠다니는 지구를 상상하니 놀이동산이라도 온 것 같지 않을까. 그래도 땅에 지지대를 잘 박은 건물이라면 버티겠지. 그리고 우주복을 입는다면 인간도 버티겠지. 하지만 농사는? 인간이 먹어야 할 동물들은? 결국 땅에 버티지 못하는 현실이 온다면 인간도 사라질 것이다.


나는 3차원이외의 차원이 있다고 믿는다. 그 차원을 드나들며 시간여행을 하는 인간도 있다고 믿는다.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찾지 못하는 그 비밀스런 공간을 넘나드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면 멋지지 않은가. 그 공간은 지구상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주 저 어딘가에도

닿을 수 있는 틈이 있다고 믿는건 꿈이 사라져가는 현실에 그나마 상상력이라도 갖게 해주니 난 그렇게 믿기로 한다. 그런 공간을 오가며 시신을 치우는 '시체 청소부'라는 신종 직업이 등장하는건 으스스하지만.


인류의 미래를 암담하게 예측하는 사람들을 부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하지 말라.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지만 인정하기 싫을 뿐이 아닌가?

그래도 마지막 희망이나마 붙잡아 보겠다는 앙탈같기만 하다.

마지막 편의 신인류의 등장 같은건 아마 가능할 것이다. 인간이 얼마나 악착같고 나름 머리가 좋은 종이지 않은가. 자신들이 멸해도 존재감을 드러내줄 뭔가를 분명 남겨놓을 것이다.

그래서 인류가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알려야 멸망해도 조금 덜 억울하다고 여길테니까.

하지만 인류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자신들의 소멸로 증명한다는 것은 알고 갔으려나.

그냥 좀 우울해진다. 정말 오랫만에 에어컨을 끌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오늘 저녁, 인류가 만든 발명품중 그나마 최상이라고 생각되는 술을 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지구는 병들었고 아마 소생이 불가능할 것이다. 내 아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당연히 2세도 낳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나는 전혀 아쉽지 않다. 미래가 보이니까.

혹시라도 이 소설이 그냥 소설로만 존재하는 상상일 뿐이라고 여기는 아직은 희망을 붙들고 있는 인류중에 자신의 희망을 증명해줄 히어로가 있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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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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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책을 쓴 다와다 요코라는 작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 하더라도 좀 생소하게 다가올 것 같다.

제목으로 보면 영혼이 없는 작가-귀신이 쓴?-그런 소설류가 아닐까 짐작했었다.


연작으로 구성된 작품들은 러시아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여정이 담겨있기도 하고 독일에서의 삶이 가장 많이 등장하기도 한다. 주로 독일어에 대한 고찰이 등장하는데 나처럼 독일어에 문외한인 독자라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잠시 어리둥절 할 수도 있겠다.

오히려 독일인이 아닌 이방인이기에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은 일갈들!


'시베리아로 오는 기차안에서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뜻이 무엇일까.

영혼은 자유로와서 비행기보다 빠르고 시공간을 초월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작가가 영혼에게 독립적인 존재감을 부여하는 것이 놀라웠다.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평소에는 신체에 깃들어 있다가 어떤 이유로 잠시 떠나기도 하고 나중에 죽음이 찾아오면 영원히 떠나는 존재가 아니던가. 작가의 인식대로라면 평소에도, 특히 여행중에, 빠른 교통편을 타는 순간이 오면 달아나는, 사라지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 같다.

아주 특이한 발상이다.


그나마 어느 한 꼭지에 있었던 '외로움은 영혼의 어머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어머니는 외로움의 영혼이다' 단어의 배열이 바뀌면 완전히 달라지는 이 말을 한참을 보았다.

인간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이고, 그 외로움은 영혼의 어머니라는 말은 문학적이기에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 표현은 우리들의 어머니들은 외로운 영혼을 지닌 존재라는 뜻일까. 어렵다.


언어에는 민족의 특징, 감성, 정체성들이 들어있기 마련이다. 얼핏 친절해보이는 일본인들이 사실은 폐쇄적이고 자신들의 언어에 대해 불가침의 성역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한다.

모국어는 당연히 그들의 소유물이어야 한다. 심지어 말의 주인보다 더 잘 구사하는 이방인들도 있다. 그럼에도 그 소유물이 이방인들에 의해 '정복'되는 것에는 거부감, 불안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방어벽이 생기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언어를 정복한다는 생각은 쓸데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난 다른 나라의 언어를 정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창하게 구사하고 싶다는 욕망을 떨칠 수가 없다. 당연한 욕망아닌가.

그냥 이상한 기차를 타고 신비한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저자가 분명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처럼 낯설다.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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