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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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로켓을 쏘아 올리겠다는 꿈을 가진 남자가 있다.

오래전 아폴로호가 달에 착륙하는 장면을 보고 가진 꿈이었다.

결국 우주과학자가 되었고 로켓 연구원이 되어 하늘을 향해 로켓을 쏘아올렸다.

하지만 로켓은 떨어졌고 남자는 과학자의 길을 포기하고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았다.

 

 

쓰쿠다의 아버지는 엔진부품이나 벨브등을 만드는 회사를 만들었고 아버지가 죽고 그 회사를

물려받은 것이다. 하지만 연구원에서 경영자가 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거래처인 대기업에서는 더 이상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고 그 소식이 전해지자 다른

거래처들도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나중에 회사가 망하면 AS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때문이었다.

쓰쿠다는 과학자였지만 아버지가 세운 회사의 능력을 믿었다. 부품 하나에도 장인의 정신이

깃들어서 대기업의 제품보다 더 낫다고 자부했던 것이다.

하지만 쓰쿠다의 회사를 위기에 몰고 그걸 기회로 싸게 인수하려는 대기업의 꼼수로 위기에 처한다.

 

 

변두리 공장을 이어받은 쓰쿠다는 큰 고민에 빠지게 되고 주거래 은행에서 파견나와 근무중인

도노무라의 위로와 기지로 버티게 된다. 일단 정기예금을 해약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대출금을

얻기위해 동분서주 하지만 대기업에서 외면했다는 소문이 돌자 은행에서는 등을 돌린다.

거기에 자신이 등록한 특허가 특허침해라고 소송이 들어온다.

소송은 엄청난 시간을 소비할 것이고 그 때까지 버틸 힘이 없는 변두리 공장을 어찌하나.

 

 

과거 자신이 연구한 로켓 엔진에 문제가 있어 발사에 실패했을 때에도 곁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떠났었다. 인간의 본성은 궁지에 몰렸을 때 드러나는 법이다.

같은 연구원이었던 전처의 도움으로 기술분야의 특허소송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변호사를

소개받아 특허소송은 위기를 넘긴다. 더불어 다른 특허로 대기업에 역소송까지 하게 된다.

대기업의 횡포는 끝이없다. 자신들을 도와줄 은행들도 눈치를 보면서 등을 돌린다.

그래서 많은 변두리 공장, 중소기업들이 나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 와중에 변두리공장이 가진 특허가 꼭 필요한 대기업에서 특허를 팔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온다.

소송에는 이겼지만 자금이 빡빡한 처지에 단비같은 제안이었다. 하지만 쓰쿠다는 다른 제안을 한다.

과연 쓰쿠다의 도전은 성공할 것인가.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거대한 자본으로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협하는 속성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기계보다 더 정확한 장인의 솜씨로 명물을 탄생시키는 그 아까운 기술들을 날로 먹으려고 한다.

경영자로서의 능력은 거의 없었던 쓰쿠다가 직원들과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나가는 장면들이

감동스럽다. 책 속에 들어가 응원의 깃발이라도 흔들어주고 싶은 심정이 된다.

 

'한자와 나오키'의 작가 이케이도 준은 전직 은행원답게 경제의 속성을 제대로 꿰고 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생생하다. 언제나 약자의 편에서서 정의가 승리한다는 결론을 보여주는

멋진 작가이다. 마이너지만 진정한 메이저는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통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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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로 인해 시인이 된다
김종영 지음 / 경향BP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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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싯구가 떠오른다.

미미한 존재였던 내가 비로서 누구에겐가 각인되고 인정받고 사랑 받았을 때 꽃이 되고

주인공이 되고 우주가 되는 기적같은 힘. 그게 바로 사랑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집의 제목을 보는 순간 왜 그 시가 떠올려졌을까.

누군가의 사랑이 관심이 시를 부르고 비로소 시인이 된다는 뜻이라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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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던 햇살이 슬며시 꼬리를 내리고 새파란 하늘에 찬기운이 더하면 쓸쓸함이 밀려온다.

그럴 때 차 한잔 곁들이면서 시 한수 읽으면 마음이 차오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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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추억을 부르는 계절이다.

어리고 돈 없고 철도 없던 그 시절의 사랑은 비루했지만 선했고 찬란했었다.

첫사랑의 그이와 영화를 봤던가. 아련하다. 둘이서 본 기억보다 우르르 일당들이

몰려가 함께 했던 기억속에 팝콘보다 오징어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밤새 마주 보고 얘기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던 적이 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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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변한다. 영원할 것 같은데 그렇다. 아니 어쩌면 사랑은 불변인데 인간의 마음이

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서로가 변했다고 미루면서 사랑을 밀쳐냈던 기억도 떠오른다.

수많은 만남과 이별들. 설ˠ고 아팠고 그리고 지금은 추억하는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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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살면서 가장 싫은게 바로 바람이다.

햇살이 눈부셔도 마음속까지 파고드는 바람이 싸늘해서 참 싫다.

그럼에도 꽃들은 피고 흔들리고 존재한다고 팔랑거린다.

그 찬란한 꽃들도 어둠이 내리고 바람이 찬 밤에도 흔들리면서 버틴다.

그래서 참 용타. 그래서 참 소중해진다.

나도 누구에겐가 꽃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그 사람으로 하여 시인이 되었던 적이 있었던가.

가을하늘과 바다의 짙푸름이 경계가 모호한 이 시절 잠시 시에 취해본다.

'나는 너로 인해 잠시 추억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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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짓읍니다
박정윤 지음 / 책과강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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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먹방이 유행이다. 무수한 레시피들이 넘치고 맛집도 넘친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외식도 어렵고 이럴 때 요리솜씨라도 좋으면 실력발휘라도

해볼텐데 그렇지 못해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요리솜씨도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친구 하나는 음식을 먹으면서 무슨 재료가

들어갔는지 기가막히게 맞춘다. 입맛자체가 남달랐던 그 친구는 요리도 기가 막히게 잘한다.

여기 입맛도 남다르고 요리솜씨도 남다른 엄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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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사연인지 어려서 여수에 사는 할머니곁에서 자란 저자의 추억은 온통 할머니였다.

우리가 어디가서 맛있는 걸 먹으면 '할머니의 손맛'이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바로 그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을 먹고 자란 저자가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하는 장면들은

'사랑'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게 한다. 맛도 좋겠지만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요리를 하는 한없는 엄마의 사랑이 느껴지는 것이다.

아마 저자의 할머니도 그런 마음으로 손녀에게 음식을 해주었을 것이다. 그것도 내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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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이 낼 모레인 나도 여전히 엄마의 김치를 얻어먹고 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엄마의

어떤 음식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생각해보았다. 너무 많은데 일단 이북식으로 깔끔하게 만든

김장김치와 양념게장, 잡채가 떠오른다. 양념게장은 아무리 흉내를 내보아도 그 맛을 낼 수가

없다. 오죽하면 딸아이에게 양념게장 담그시는 날 동영상을 찍어두라고 당부했다.

언젠가 다시는 못먹을 울엄마의 음식들을 그렇게라도 살려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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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당연히 사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집에서 그것도 아주 맛있게

해먹을 수 있다니 상상하지도 못했다. 백숙이나 볶음탕이라고 모를까.

얼마나 맛있으면 아이들이 소풍가는 날 김밥은 안싸도 좋으니 치킨을 해달라고 했을까.

반 아이들이 서로 얻어먹으려고 달려들었다니 얼마나 우쭐했을까.

정말 대단한 요리솜씨를 가진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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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할머니대신 자신을 돌보아주시던 고모를 위해 피망잡채를 만드는 장면에서는 코끝이

시큰해졌다. 가끔 나도 뭔가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음식들이 있다.

그 음식을 먹을 때의 기억들. 이 책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추억이 담겨있다.

할머니와의 추억, 그리고 언젠가 자식들이 기억하게 될 추억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먹이기 위해 재료를 다듬고 썰고 만드는 그 모든 수고가 사랑이라는 것이

그대로 전해진다. 몸이 많이 아팠던것 같은데 지금은 어떤지도 궁금해진다.

언젠가 엄마의 음식을 못먹게 될까봐, 그리워하게 되는 날이 올까봐 걱정하는 아들의 글에서

엄마를 너무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엄마의 넘치는 사랑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사랑이 넘치는 어른이 된 것 같다.

다행이다. 엄마의 음식은 그런 힘이 있다. 오래 오래 사랑하는 아이들과 맛있는 요리를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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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바람나다 - 도서관 책모임이 협동조합 카페를 열다
독서동아리 책바람 지음, 박정희 엮음 / 미다스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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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바람이 그렇게 무섭다고 하는데 더 무서운게 바로 책바람 아닐까.

나 역시 책바람이 나서 평생 책과 어울려 살았다. 책도 중독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 나처럼 책에 중독(?)되어 바람난 사람들이 있다.

 

                         

책을 좋아해서 도서관 책 모임에서 시작된 책바람은 협동조합으로 발전했다.

흠 나는 아주 소극적인 바람이었군.

아차산 밑 아늑한 곳에 카페를 내고 커피내리는 법을 배우면서 책과 사람이 어울리는

공간을 꾸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들의 열정에 존경스런 마음이 들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대체로 갈증이 있는 것 같다. 지식적인 것에서 부터 시작하여

안에 담긴 그득한 것을 쏟아낼 대상을 찾아 끊임없이 갈구하는 마음이 생긴다.

나 역시 서울에 살면서는 도서관을 많이도 찾았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도 마음껏 읽고

책에서 뿜어져 나오는 좋은 기운을 많이 받고 싶어서였다.

나처럼 이런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결국 책 모임을 만들고 그것도 부족해서 협동조합이라니.

사고 한번 제대로 쳤네. 사진을 보니 열정이 넘쳐서 인지 모두 젊어보인다.

 

                             

책에서 지혜를 얻어 현실에 카페를 차릴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그러러면 당연히 자본이 필요하고 관리가 필요할텐데 협동조합으로의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보람도 있었겠지만 갈등오 있었겠지.

인간이란 홀로 존재할 수 없지만 뭉치면 또 고민이 많아진다.

 

                         

서울에 올라가면 여기 바람난 사람들이 모인 카페에 가보고 싶다.

동족은 동족을 알아보는 법이니 낯설지 않을 것 같다.

어쨌든 바람의 힘은 위대하다 여기 멀리 섬까지 날아왔으니 말이다.

멀리서 응원의 바람을 다시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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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제작자들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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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모든 일들이 필연이기만 했을까. 분명 필연보다 우연이 더 역사를 바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우연은 정말 그냥 우연이기만 했던걸까.

아마 저자는 이런 호기심으로 이 소설을 썼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생각해본

일들이기 때문이다. 본명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들 사이를 구분 짓는

명칭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명명된 이름은 가이.

인간은 아니고 신은 더욱 아닌데 이 세상에 분명 존재하는 우연제작자이다.

 

                        

아침에 편지가 도착하면 우연제작자들은 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짠다.

남녀사이의 사랑을 맺어주기 위해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기획하기도 하고 심지어

상위의 우연제작자중에는 죽음을 통해 우연을 계획하기도 한다.

선한 알베르토가 '햄스터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라는 별명을 붙은 암살자가 된 것도

사실은 그가 언젠가 마피아계를 평정하고 결국 소멸시켜버리는 인물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획된 것이었다. 그는 암살자이지만 생명을 죽여본 적이 한번도 없다.

누군가의 지시로 지목된 인물들이 알베르토가 죽이려고 하면 그냥 저절로 죽는다.

모두 우연제작자들의 기획이었다. 하지만 선한 가이는 죽음까지 동원된 우연은

잘못된 일이라고 판단하고 누군가를 죽이라는 명령을 거부한다.

그 누군가는 바로 자신이 오래전 어린 소년에게 친구가 되어주었던 마이클이다.

 

                         

세상의 모든 우연은 선해야 한다고 믿은 가이는 마이클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다.

그가 평생 사랑했던 여인이 사실은 가까이에 있었던 사실도 죽은 후에 알게 된다.

우연제작자의 죽음은 인간의 죽음과는 다르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은 존재이므로 죽음이 없다.

오히려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기회가 된다.

 

                       

원래 우연 제작자들은 보이지 않는 존재이고 미션이 전달되면 스스로 기획을 해야한다.

가이는 그저 소소한 일들을 맡았다.

대통령의 탄생이나 죽음같은 위대한 일들은 관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의 우연들이 가치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내 곁에 우연제작자들이 있다면 우연한 행운들을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저자의 호기심은 우연히 발견된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이 발명되고 어쩌면 불가능했을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우연제작자들의 기획에 의해 가능했을 것이라 말한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도 증명할 수 없는 일이니 누가 갖다 써도 좋을 소재 아닌가.

신과 인간의 경계에 우연제작자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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