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구틈틈 씨의 매일 - 틈틈이 그리고 쓰고 키우며 발견한 오늘의 행복
구틈틈 지음 / 청림Life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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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오랫만에 실컷 웃고 눈물도 흘리고 마음 정화를 했다.

이렇게 다정하고 유머가 넘치고 행복한 그림이라니..



글을 쓴다는 것, 그림을 그린다는 것 모두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재능도 있어야 하고 감각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사물을 바라보는 지극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구틈틈씨는 이 모든걸 다 갖춘 작가이고 엄마여서 자꾸 응원의 마음이 앞선다.



남자들이 제일 무서워 한다는 말, 오래전엔 밤에 샤워하는 소리라고 했지만 "나 뭐 달라진 거 없어'라고 하더니, 아내가 꺼낸 이 말을 듣는 남편의 머리털이 곤두서지 않았을까. 어떻게 해서라도 위기를 헤쳐나가보겠다는 기지를 발휘할 기회마저 놓치다니..

그럴 줄 알았다. 그나저나 틈틈씨 패션이 너무 일정해서 본인 그림 그리기가 제일 쉬웠죠?



나는 비교적 운이 좋은 엄마였다. 큰 아이도 번잡스럽지 않고 말썽도 거의 없어서 힘들게 키운 기억이 없다. 그리고 터울이 많이 지는 둘째 역시 엄마가 육아를 다 해줘서 틈틈씨의 이 포기하면 편하다는 말을 실감하지 못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공감꾹을 누를 것만 같다.

그렇다고 틈틈씨네 아이들이 유별나게 번잡스럽다는 뜻은 아니니 속상해하지 마시길.

특히 한별이의 뛰어난 재치와 엄마와 동생을 위하는 배려심을 보니 훔쳐오고 싶을만큼 귀한 꽃같다고 생각했다. 어찌 아니 부러우랴.



읽다가 웃다가 이 장면에서 울컥해졌다. 이게 모든 부모의 마음 아닐까. 가끔 이상한 부모도 있긴 하지만. 홍연2교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어느 동네에 있지 하고 검색도 하게 되고 결국 연희동이

등장하자 맞지 맞지 하면서 왜 기뻐했을까. 너무 멀지 않은 곳에 귀한 꽃들을 키우는 아름다운 엄마가 있어서 그랬을까.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면서도 이렇게 밝고 씩씩하고 일도 잘하다니..장하다 장해!!

마음이 뽀송해지고 머리가 개운해지고 얼른 좋아요 눌러주고 싶은 웹툰 칭찬해 칭찬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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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와 함께 걷는 청와대, 서촌, 북촌 산책 - 도시 산책자를 위한 역사 인문 공간 이야기
김영욱 지음 / 포르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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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 변해가는 것들이 있다. 외적인 요소야 말할 것도 없고 나의 내면, 성격이나 입맛, 취향같은 것들도 나이들어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젊어서는 먹지 않았던 나물들이 달게 느껴지고 맛도 모르고 먹었던 설렁탕의 그 슴슴한 맛이 깊에 다가온다. 사는 곳들도 그렇다. 판자집 비슷한 곳에서 살았던 어린시절이 지긋지긋해서 그런지 세련된 콘트리트 건물들이 로망이었지만 지금은 낮으면서도 넉넉한 한옥이 좋아졌다.



서울이라는 곳이 과거 한성, 한양이란 지명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 조선의 수도로 정해지면서 였다고 한다. 눈 설(雪)이 변해서 서울이 되었다고도 하고 그 이름의 어원의 정확함은 모르겠지만

과거의 서울보다 지금의 서울은 10배쯤 커진 것 같다.

도심이 확장되면서 구도심이 남게 되고 지금은 세계 곳곳의 많은 이들이 이 구도심을 찾는 것이 트랜드가 되어버렸다. 오죽하면 북촌은 통행금지 시간이 만들어졌을 정도로 오버투어리즘이

생긴 것이다.




삼각산이라고 해야하나? 인왕산이라고 해야하나 그 산자락 밑에 자리잡은 청와대는 대한민국에 대통령이라는 통수권자가 생기면서 함께 해온 건물이다.

말 그대로 푸른 기와집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저자는 서울의 끄트머리에 자리 잡았다고 하지만 지도를 놓고 보면 서울의 중앙에 자리잡은 것이 아닐까.

가깝고도 아주 멀었던 청와대는 이제 관광지로 남게되었고 그 비밀의 문을 열게 되었다.



청와대터가 과거 어떤 곳이었는지, 세계의 리더들이 일하는 집무실과 관저는 어떤 장소, 어떤 모양인지 비교해놓은 것이 눈길을 끈다.

대체로 집무실과 관저가 같은 건물이거나 지척인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24시간 비상을 대비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청와대도 그렇긴 했지만 일반인에게는 너무 먼 곳이었다.

다우닝 10번가처럼 그저 길만 건너면 만날 수 있는 그런 곳이 절대 아니었다.

이번 정부 들어서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면서 청와대는 오랜 침묵을 깨고 열린 셈이다.



광화문 근처 정동이나 삼청동, 인사동을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고 북촌이나 서촌을 걷는 것도 좋아하지만 확실히 너무 많은 관광객때문에 한적함을 누리기는 힘든 것이 아쉽다.

구불 구불 오래된 골목길에는 우리가 아는 예술인들이 살았던 집도 있고 과거 친일파들이 점령했던 동네들도 있다. 무엇보다 내가 학생이었을 적에 벌써 도서관이 되어버린 정독도서관은

지금 가도 가슴이 설렌다. 아기자기한 모습도, 많은 책들도 추억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리라.

건축에 전문가가 아닌 우리같은 사람들은 그저 풍경만 본다. 가끔 맛집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흘깃 한옥 너머를 기웃거리는 재미로 나들이를 한다.

하지만 건축가가 보는 북촌이나, 서촌은 분명 다를 것 같다.

그들의 눈에는 건축의 시작과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까지 겹쳐보이는 모양이다.

그저 스쳐갔을지도 모를 그 곳들을 하나씩 짚어주는 매력에 눈길이 한참 머물렀다.

다음 나들이에는 더 분명하게 마음에 담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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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플레임 1 엠피리언
레베카 야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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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렸다 바이올렛! 잘 지낸거지?

전작 포스윙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 아이언 플레임 1이 출간되자 절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두툼한 이 판타지 소설을 읽으려면 든든한 간식부터 챙겨야 하겠다.



전작 포스윙에서 서기가 되려고 했던 바이올렛은 엄마의 길을 따라 전사의 길을 택했었다.

같이 입학했던 동료들중 사망에 이르기도 했던 혹독한 훈련에 무사히 통과했던 바이올렛은 자신에게 남다른 마법의 능력이 있음을 발견했었는데...

이제 1학년이 지나고 2학년이 된 바이올렛은 새로운 환경과 사랑또한 깊어지지만 생각지도 못한 배신감과 위기에 맞닥뜨리게 된다.




엄마와 오빠가 숨겼던 비밀 또한 서서히 드러난다.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지해야 하는걸까.

어쩌면 진짜 전쟁은 이제 시작된 셈이다. 약한 체력을 가지고 절대 진급하지 못할 줄 알았던 바이올렛의 진짜 능력은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싶은 희망에서 발현된다.

독자들이 바이올렛의 희망에 환호하게 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삶도 바이올렛이 겪은 위기, 선택과 닮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왜 세상 모든 곳에 전쟁이 존재하는지, 지금의 시스템을 전복하고 하는 혁명군의 위세는 대단했다. 하지만 이런 위기가 극심해질 수록 제이든과의 사랑은 더욱 긴장되면서 짜릿해진다는게

위안이 된다고 해야할까.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서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도 느끼게 된다.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한계에 이를수록 정신이 육체를 어떻게 넘어서는지를 보여주는 점에서도 이 소설은 불안하고 위태로운 사람들에게 밧줄을 던져주는 것 같은 희열이 느껴진다.



드래곤과 인간과의 유대 역시 판타지세상으로 이끌어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제 겨우 바스지아스 군사학교에 학생일 뿐이지만 바이올렛과 친구들은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게 된다. 간혹 미숙한 모습조차 사랑스럽고 응원을 하게 된다.

'꺾이지마 바이올렛' 다음편에서 더 성장하고 지혜로운 모습 기대할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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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행복한 사람 1 아주 아주 행복한 사람 1
해옥 지음 / 사라의딸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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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것들이 많이 있다. 음악도 있고 영화도 있고 그리고 수많은 글들과 그림까지도...



그림에 문외한이었던 시절에 그림은 나에게 복잡한 수식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저 보이는 풍경, 인물, 그런 것들만 눈에 들어오긴 했는데 이후 그림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비로서 그림이 전하는 말들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낌없이 주고 싶었던 아빠의 선함이 누군가에게 풍요로움을 선사했고 모두 행복해졌지만 어느 날 문득 든 의심 한조각이 부른 불행의 그늘!

다 주고 나면, 우리 능력이 다 떨어지고 나면 우리는 어찌될까..



그런 아들을 지켜보며 아빠가 해줄 수 있는건 기다리는 일.

사실 그렇다. 자식을 낳고 기른 사람들이라면 한 순간도 걱정이 떠날 날이 없다는 것을.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그만큼씩의 걱정과 짐과 불안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고 할 수 있는만큼 손을 잡아주지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바로 기다리는 일이라는 걸.



어둠이 걷히면 결국은 다시 해가 떠오른다는걸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글이 전하는 메시지보다 그림으로 전하는 감동이 더욱 큰, 책의 크기만큼이나 넉넉한 그림책이다.

때로 우리는 빽빽한 숲속에 갇혀 있다가 넓은 대지를 만나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바로 이 그림책이 그런 넓은 대지가 아닐까.

그림을 배운 적이 없다는 저자의 꾸밈없는 속삭임이 너무 정겹고 감동스럽다.

가끔 여백이 그립거나 쉬고 싶거나 울고 싶을 때, 살짝 펴칠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액자처럼 펼쳐두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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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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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만 보면 오컬트 소설인가 했다. 하지만 귀신 들린 사람처럼 미친듯이 괴로워하는 한 청년의 외로운 삶에 대한 소설이었다.



일단 소설이 펼쳐지는 무대부터가 특별하다. 서기 1140년이라니.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그의 900년도 전, 영국의 슈루즈베리에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시의 영주라면 귀족의 집안이었을 것인데 무슨 일인지 영주의 아들을 수도원에 넣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온다. 당시 영국은 왕과 사촌간의 내전으로 혼란스런 와중이었지만 성 바오로 수도원이 있는 동네는 비교적 평화로웠고 전쟁을 피하기 위해 수도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경우도 있긴 했다. 하지만 영주인 레오릭 애스플리는 수도원에 정기적으로 기부도 하는 무시할 수 없는 사람이었고 이제 열 아홉살이 된 그의 아들 메리엇이 왜 굳이 수도자의 길을 가고자 하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수도원장은 일단 메리엇을 견습수사로 받아주기로 했다. 수도원장은 많은 의견을 모으면서 특히 마흔이 넘어 수도원에 입교했고 이제 예순을 넘긴 캐드렐의 의견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오래전 전장에서 군인으로 싸우기도 했고 배를 타고 많은 곳을 누비던 사내였다.

지금은 수도원에서 약초를 가지고 치료약을 만드는 일을 하는 캐드팰! 그는 현명하지만 조신했고 배려심이 넘치는 남자이다.



메리엇은 조급하게 정식수사가 되기를 원했지만 수도원에 온 첫날부터 악몽에 시달리며 소리를 질러 요주의 인물이 된다. 결국 징벌방에 갇히기까지 한 메이엇에게 분명 사연이 있다고 믿은 캐드펠은 그를 주시하게 되고 점차 그의 고통에 접근하게 된다.

그러던중 슈롭셔의 행정 보좌관 휴에게 실종 사건이 접수된다. 헨리 주교가 아끼는 수도사 피터 클레멘스가 여행중 사라진 사건이었다.

클레멘스가 타고 다녔던 말은 발견되었지만 클레멘스의 행적은 묘연하다.



클레멘스의 실종사건을 접한 메리엇은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고 캐드렐은 그가 실종사건과

관계가 있음을 직감한다. 클레멘스가 메리엇의 집안과 친척관계였고 사라지기전 그의 집을 방문했었으며 다음 여정을 위해 집을 떠난 이후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후 레오릭은 갑작스럽게 자신의 둘째아들 메리엇을 수도원으로 쫓아보냈으니 분명 그 사건과 관계가 있음을 짐작한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캐드렐의 수사는 시작된다. 어쩌면 정말 메리엇은 클레멘스의 실종사건의 범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걸 은폐하기 위해 수도원으로 숨어든 것일지도.

메리엇은 영주의 아들이었지만 형만을 사랑하는 아버지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고 집안을 위해 자신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캐드렐과 마크수사, 그리고 어린시절부터 메리엇의 절친이었던 이소다만이 메리엇을 감싸준다.

사랑받지 못하고 큰 상처가 있었지만 메리엇의 가슴에 넘치는 사랑이 감동을 준다.

정말 오래된 과거를 무대로 그 시간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가의 역량에 존경심이 든다. 캐드펠의 다음 시리즈가 정말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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