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근처 정동이나 삼청동, 인사동을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고 북촌이나 서촌을 걷는 것도 좋아하지만 확실히 너무 많은 관광객때문에 한적함을 누리기는 힘든 것이 아쉽다.
구불 구불 오래된 골목길에는 우리가 아는 예술인들이 살았던 집도 있고 과거 친일파들이 점령했던 동네들도 있다. 무엇보다 내가 학생이었을 적에 벌써 도서관이 되어버린 정독도서관은
지금 가도 가슴이 설렌다. 아기자기한 모습도, 많은 책들도 추억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리라.
건축에 전문가가 아닌 우리같은 사람들은 그저 풍경만 본다. 가끔 맛집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흘깃 한옥 너머를 기웃거리는 재미로 나들이를 한다.
하지만 건축가가 보는 북촌이나, 서촌은 분명 다를 것 같다.
그들의 눈에는 건축의 시작과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까지 겹쳐보이는 모양이다.
그저 스쳐갔을지도 모를 그 곳들을 하나씩 짚어주는 매력에 눈길이 한참 머물렀다.
다음 나들이에는 더 분명하게 마음에 담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