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 되지 마라

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 되지 마라 - 2500년 동양고전이 전하는 인간관계의 정수
이남훈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생을 반 넘어 살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던가 되돌아 본다.

바로 '인간관계'가 아니었을까. 어려서는 주변의 평판이 두려워서 하고 싶었던 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저 순종하는게 미덕인 줄 알았고 나이가 들면 사는게 좀 편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요즘 세대들에게 꼰대 소리 안듣고 '어른 노릇'하는 일이 더 힘들다는걸 깨닫게 된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인지 살면 살수록 어렵다. 착하게 살면 넘 쉽게 보는 것 같아 적당히 까칠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잘 했는지도 모르겠다.

암튼 완벽한 인간관계란 불가능하고 비슷하게나마 잘 해보려고 선택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몇 년전부터 MBTI에대한 정보가 쏟아지면서 나 역시 내가 어떤 유형인지 상당히 궁금했었다.

E인지 I인지를 확인해가면서 오 좀 맞는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다.

상대방 MBTI를 보면서 아 그렇구나 하면서 그 정보를 그냥 믿었던 것 같다.

그 측정법이 오래전 어느 모녀에 의해 재미처럼 시작되었다는데 왜 요즘에서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재미삼아 보기도 하는데 어느 순간 나도, 상대방도 MBTI의 틀에 넣어놓고

편견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닌지 저자의 지적에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인간관계에 있어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익'을 생각하게 된다. 굳이 손해볼 상대에게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넓고 만나야 사람은 많고 그중에서도 나를 위해 일하거나 친목을 다질 상대는 많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상대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서로가 윈윈하는 관계가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세상일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걸 안다. 누가 뛰는 놈이 되고 누가 나는 놈이 되는지 늘 따지면서

사는게 일상이지 않은가. 돌이켜보면 이런 삶은 피곤하고 크게보면 삶에도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이익이 되는 그런 관계란 어려운 것일까.

지인중 하나도 직장내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힘들어 하고 있다.

상대는 말로도 행동으로도 끊임없이 상처를 주는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꾹 참고 살아야 하니 정신과까지 다녀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세상에는 정말 이렇게 상대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알면서도 시정을 하지 않는걸 넘어서 즐기는 인간들도 있다.

'누군가 내 등장의 심지에서 불을 붙여가도 불은 줄어들지 않는다'라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이

마음에 크게 다가왔다. 아무것도 빼앗기지 않겠다고 해도 저런 따뜻한 등불을 서로 나눈다면 세상은 좀더 아름답지 않을까.

그렇다면 나는 내 마음의 등잔의 불은 나누어 준 적은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좋은 사람이 되어 살고 싶었지만 너무 쉽게 보일까봐 센척하고 살아온 인생이었다.

많이 손해본 것은 없는 것 같은데 내 온기를 남에게 나누어 준 적도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이 인간관계 개선의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쯤 되돌아볼 기회는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늦었을지 모르지만 슬며시 내 마음의 온기를 나누어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서야 철이 좀 들려나.

[서평]주술의 세계

주술의 세계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Future Publishing 지음, 강영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9월

주술, 마법, 마술같은 단어들은 신비하면서도 뭔가 은밀하고 약간은 어둠침침한 느낌을 받게 된다. 주술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오래 인류와 함께 해온 분야였다.

위대해 보이지만 나름 신에게 의탁을 해야하는 나약한 존재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술의 힘을 믿었던 인류는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소원을 빌었고 실제 불가사의한 어떤 힘은 분명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 책은 인류와 함께한 주술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주술의 대상과 방법은 다양했던 것 같다. 일단 초자연적 대상, 그리고 물, 불, 달과 별같은 자연적 대상들이 숭배되었다. 그리고 각기 나름의 방법도 여러갈래로 전해지고 주술을 행하는샤먼이나 심령술사 같은 사람들은 추앙받았다.

우주를 오가는 로켓이 재활용되는 프로젝트가 성공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는 시대임에도 많은 사람들은 주술의 힘을 믿는다. 확실히 비과학적 시대에 비하면 줄어들긴 했겠지만.

하지만 어떤 과학자들은 주술이란 보이지 않는 힘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고 했던 것 같다.

지구의 인력을 담당하는 달의 힘은 특히 인류가 주목한 대상이었다. 특히 보름달이 뜨는 밤에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일들에 관한 일화를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지금도 가장 큰 보름달이 뜨는 날에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거나 자연의 위대한 순환에 대해 생각한다.

확실히 세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어떤 힘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흥미롭게도 책의 말미에는 실제 주술을 행하는 방법들을 싣고 있다.

금전운, 성공운, 건강운을 비는 방법과 상대와 오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들이 실렸는데 역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저주에 관한 주술법이 없어 살짝 아쉬웠다. 흐흠 나는 저주할 대상이 많은 모양이다. 좋은 마음으로 양초를 켜고-주술의 거의 모든 기본에 양초가 등장한다-계피나 월계수잎을 준비하고 해볼까나.

[서평]잘 나가는 사람은 혼자 가지 않는다

잘나가는 사람은 혼자 가지 않는다 - 사람을 통해 성공과 부의 확률을 높이는 인적 레버리지
부르르(Brr) 지음 / 와이즈베리 / 2024년 10월

인간은 절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특히 성공한 사람일수록 주변에 귀인이 많다는걸 알면 인맥이 곧 재산임을 깨닫게 된다.

오랫동안 금융권에서 돈 많이 벌고 성공한 사람들을 봐왔던 저자에게 배우는 비결을 살펴보자.

최근 다국적 가구기업에 다니고 있는 딸내미가 타일이나 미장 작업을 배워보겠다고 해서 놀랐다.

하긴 이제 영원한 직장은 없고 직업은 남는 시대이니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진로를 변경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사람의 손이 직접 가야 하는 기술직이라면 승산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머리를 쓰는 것보다 몸을 써야 하는 일이 더 고되니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여기 소개된 박치은 대표의 사례를 보면서 큰 용기와 위안을 얻게 되었다.

살다보면 인간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감정적인 아픔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또한 위안을 받게 되기도 한다. 주변에 인간으로서 도리를 다하고 배울점이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일 수록 결정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다.

주저하지 않고 단호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머리를 있는데 꼬리는 없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다. 계획은 늘 거창하고 완벽해보이지만 중간에 그만두거나 아예 시작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젠가는 시작하겠지 하면서 자신을 속이는 사람들. 의외로 많다. 그런 사람은 결코 성공의 열매를 가질 수 없다. 말이 빠르고 행동은 늦은 그런 사람들은 절대 곁에 두면 안된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일은 사회적인 성공뿐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성숙면에서도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사람들일수록 시간이 금이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 순간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조언을 얻을 수 있다면 성공의 길은 밝아진다. 그런 사람들의 시간도 소중하게 여겨주는 것이 또한 배울점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얽혀서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속성을 다 이해하고 이용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를 위해 손을 잡아주는 사람 몇 정도는 갖고 있어야 인생이 행복해지지 않겠는가. 그런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을 높여주는 감사한 책이다.

[서평]파스칼 인생공부

파스칼 인생공부 -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김태현 지음, 블레즈 파스칼 원작 / PASCAL / 2024년 10월

인간은 위대한 존재인가? 파스칼과 같은 위대한 철학자를 만나면 우선 드는 생각이다.

거의 400년 전 태어난 사상가인 파스칼이 시대를 거듭해도 되살아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도 생각해보게 된다. 그가 말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듣다보면 우리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인류는 지금의 시대까지 문명을 이끌어온 위대한 존재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인간의 본성과 능력은 야누스의 얼굴처럼 이중적이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다.

파스칼의 '팡세'는 영원한 베스트셀러일 것이고 이 책은 그중에서서 인간의 마음을 꿰뚫는 67가지 대표 구절을 엄선하여 싣고 있다.

이솝처럼 인간의 본성을 희화화하면서 멋지게 일갈하는 작가의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인간은 완벽하기는 커녕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비이성적인지를 빗대고 있다.

겉으로만 봐서는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것처럼 보이는 인간의 내면에는 광기와 폭력성이 잠재되어 있고 때로 이런 본능이 드러나면서 수많은 범죄가 저질러지지 않은가 말이다.

파스칼은 바로 이런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이제 지구는 결코 넓지 않다. 닿지 못했던 구석구석까지 SNS로 찾아가고 소통하는 시대인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하고 인간사이의 간격이 좁아진다고 해도 넘을 수 없는 벽은 있기 마련이다.

이런 벽을 깨수부기 위해서는 사랑과 공감이 필요하고 타인의 말,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입은 가능한 닫고 귀는 열어야 한다는 선인들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는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살아간다. 그런 과정에서 엄청난 고통이나 절망으로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파스칼은 호기심으로 인해 저지르는

실수는 나쁘지만은 않다고 위안을 건넨다. 실수나 실패를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간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성장의 어머니가 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얼마나 감사한 위안인지 모르겠다.

파스칼은 더 나은 인간이 되는 방법에서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존중하는 것이 첫째라고 말한다. 그리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여러방법중에서 무엇보다 이 책을 선택한 독자라면 한 발 이상 걸음을 뗐다고 말하고 싶다.

시대를 거듭해도 영원한 우리의 사상가인 파스칼의 인생공부에서 큰 위안을 받았던 소중한 순간이 되었다.

[서평]해방정국의 풍경

해방정국의 풍경 - 인물로 돌아보는 대한민국 현대사
신복룡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8월

한반도 끄트머리의 땅덩어리에 깃발을 꽂은 대한민국은 참 불가사의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위로, 옆으로, 아래로 늑대나 이리같은 나라들이 호시탐탐 이 땅을 노려왔고 고래등 싸움으로 배터지는게 일이었던 땅이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살아남아 이제는 K어쩌구 하면서 세상을 호령하는 나라가 되었다니 경천동지의 현실이 아니던가 말이다.

바람앞에 등불같았던 형국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으나 그중에서도 일제강점기가 가장 치욕스러웠고 해방 이후 열강들의 욕망에 의해 두동가리로 쪼개진 상황이 가장 정신없었던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좌익이냐 우익이냐를 두고 동족들끼리 싸우는 틈에 미국과 소련은 지들끼리 3.8선을 긋고 한쪽씩 맡아 정권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정작 집주인들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형국인지 채 인지할 겨를도 없이 말이다.

운명이었을까. 아님 무지한 결과였을까. 생각해볼 수록 억울하고 한탄스럽지 아니한가 말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정치적인 술수나 이념이 휘젓지만 않았더라도 우리는 지금 두동강난 국토를 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은 나만의 생각인걸까.

내가 태어난 이후의 일들이라 그저 역사책에서나 조금 주워들은 정도의 상식만들 갖고 있다가 이토록 리얼하게 행방정국의 풍경을 그린 책을 마주하고 보니 그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이승만이나 김구중 누가 더 애국자였고 대한의 운명에 더 개입이 되었을까.

저자의 말처럼 두 사람 다 애국자임음 분명한데 인간적인 능력이나 당시의 형편이 지금과 같은 역사로 이끈 것은 아닐지 생각한다. 죽은 후 하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어떤 얘기들을 나누었을까. 한 나라의 역사가 몇 몇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3.8선을 긋는 문제역시 미국의 대단할 것도 없는 장교에 의해서였다는 것도 믿기 힘든 사실이다. 그는 한반도, 그 백성들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어쩌랴. 당시 우리에게는 힘이 없었고 지혜가 없었고 무능하고 눈이 시퍼런 정치꾼들만 그득했으니 말이다.

'인간은 왜 전쟁을 일으키는가' 저자의 이 질문에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비참하게 진행중이다.

대개 인구가 필요이상 많아지면 자연적으로 전쟁이 일어난다고도 하고 자원의 결핍이나

당시 지도자들의 공명심이나 영웅심등이 전쟁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렇게 일어난 전쟁에서 억울하게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미래는 얼마나 달라질 수 있었을지 생각하면 인간의 악마적 요소에 절망하게 된다.

이래도 저래도 역사는 그래왔었고 앞으로도 쓰여질 것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실제 역사가 벌어진 현장을 발로 뛰고 수집하여 이렇게 방대한 역사책 하나가 다시 빛을 발한다. 다소 무거운 주제인데다 양도 방대하여 부담스러웠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존경의 마음이 절로 들었다. 역사의 한페이에 '신복룡'이란 이름 하나가 커다랗게 새겨진 순간이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소장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