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을 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려도 가더니 봐라 별볼일 없지.
지금 내가 아들녀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여전히 제 밥벌이는 못하고 있고
그 녀석밑에 들어갔던 학원비를 모았으면 지금쯤 노후걱정은 하지 않았을텐데.
전생에 은혜를 입어 이번 생에 곱배기로 갚아야 하는 인연이 자식으로 오는 것은
아닐까. 기대치는 이미 너무 낮춰서 더 이상 낮출 것도 없고 그저 사고나 치지
말고 제 밥벌이나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다.
별 기대없이 책을 펼쳤다가 어찌나 울었던지.
치매걸린 엄마를 돌보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둘째 언니때문에 운게 아니다.
너무 웃겨서, 정말, 정말 너무 오래간만에 포복절도할 정도로 웃음이 터져나와서.
웃음만 나오면 좋았겠는데 눈물도 너무 나와서, 그래서 우리 토리(이 책에서는
반려묘가 토리였지만, 우리집은 반려견 이름이 토리다)가 놀라서 허둥거렸다.
이 책을 누구에게 읽어보라고 할까. 정신과에서 상담받는다는 우리 딸?
남편때문에, 애들 때문에, 시댁때문에 살맛 안나는 모든 사람들이 꼭 꼭 읽을 수
있기를...읽고 나면 위안도 되고(나만 힘들게 사는건 아니었구나)
눈물이 쏙 나올만큼 실컷 웃을 수 있다. 보장한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책장 가장
가까운 곳에 꽂아두고 살기 싫어질 때마다 꺼내 볼 예정이다.
어쩌면 관속에도 넣어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저승사자나, 염라대왕과 함께
깔깔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암튼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써줘서 양미씨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