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실 - 완벽이란 이름 아래 사라진 나에 대한 기록
송혜승 지음, 고정아 옮김 / 디플롯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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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메리칸 드림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남미쪽 사람들은 여전히 그 꿈에 도전하는 것 같다. 가난한 조국을 떠나 억만장자가 되어보고 싶었던 남편의 결정으로 미국으로 이민한 부부가 있다. 부부에게는 태어난 지 얼마 안되는 딸이 있었다.


지방이었지만 명문여중을 나와 서울대 간호학과까지 나온 엄마는 수재였고 한양대 공대를 나온 아빠도 나름 머리좋은 엔지니어가 될 뻔했다. 하지만 첫 직장에서는 서울대 출신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고 생각했었고 출신과는 상관없이 평등하게 기회를 줄 것 같은 미국을 택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미국이란 자유국가가 존재하는 엄청난 차별, 특히 인종차별을.


내가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왜 미국에는 한국의 명문대 출신생들이 그리 많을까. 입국할 때 졸업증명서를 보지 않으니 다들 그렇게 허세를 부린걸까. 아니면 이 책의 주인공 아버지처럼 공평한 기회가 더 유혹적이서, 한국에서 적응하지 못해서-머리는 좋으니까-

미국행을 택했을까. 암튼 부부의 고행은 시작된다. 진득하게 직장을 잡거나 차라리 글로서리를 하는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간호사는 엄청 연봉도 높고 인정받는 직업이다.

엄마가 버는 돈은 매번 실패만 거듭하는 아버지의 사업자금으로 작살이 난다.


꿈에 그리던 집을 사서 살아도 봤지만 경매로 넘어가고 낙후된 지역에서도 살았다.

그럼에도 부부의 딸 혜승은 늘 앞등수를 놓치지 않은 우등생이었다. 그것 밖에 할 수있는게 없었다고 했다. 엄마의 엄청난 집착과 잔소리, 압박에 혜승은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엄마의 설계대로 살아간다.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모두 한국인이 열광하는 대학이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들어갈만큼 충분한 성적을 내긴 했지만 여전히 혜승은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해야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 사이 남동생, 여동생도 태어났고 생활은 조금 안정이 되었지만 혜승은 결국 정신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다. 사실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냥 아무 의욕도 없고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조증과 울증이 교차되는 양극성 장애가 있음을 진단받는다. 그 사이 혜승을 보살피던 남자와 결혼을 했고 그는 암에 걸린 자신의 부모와 우울을 겪는 아내를 잘 보살핀다.

서른 무렵에 들어서고서야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알게된 혜승은 엄마의 바램인 로스쿨에 진학하지만 포기하고 그림을 그리게 된다.

엄청남 짐만 지우는 것 같아 남편과도 이혼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버티고 살아간다고했다.

가슴아픈 소녀의 성장기, 혹은 투쟁기이다.

부모의 불화, 과도한 집착, 그런 것들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특히 인종차별이 심한 이국에서 버티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 기록을 통해 알게 되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엄마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혜승, 더 이상 아프지 말고 글과 그림으로 멋진 인생을 설계하기를 기도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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