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퀘스천
김병규 외 지음 / 너와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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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떤 ‘빅퀴스천’과 함께 살아가고 계신가요?

우리 시대를 보다 현명하게 살아가게 하는 명쾌한 조언과 해답!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빅퀘스천>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30분, SBS Biz 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강연 프로그램이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학자들이 출연해 그들만의 새로운 식견과 통찰로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에 다가간다. 『빅퀘스천』은 그 중에서도 김병규, 김은혜, 나태주, 류재언, 전영수, 정호승, 최연호, 자청의 강연을 특별히 엮은 책이다. 중독 경제 시대, 웰다잉, 행복의 발견, 신뢰를 만드는 대화의 기술, 인구 절벽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법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돌아보는 이 책은 명쾌한 조언과 해답으로 보다 단단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시대와 다가올 미래를 위한 아주 중요한 질문들

 

 

 

주제와 분야를 넘나들었던 <빅퀘스천>이지만,

결국 화두는 하나였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여러분은 어떤 ‘빅퀘스천’과 함께 살아가고 계신가요? / 5p

 

 

 

  보상회로(우리에게 가치 있는 것,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 이런 것에 반응하는 영역)를 이용해 기업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중독 장치를 만들어 내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는 오늘날은 한 마디로 ‘중독 경제 시대’다. 기업들이 음식, 술, 사람, 운동, 광고, 스마트폰 등으로 하여금 보상회로를 강하게 자극해 이윤을 추구하는 형태를 일컫는다. 따라서 중독 경제 시대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잘 살아가는 법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호모 아딕투스』,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이자 경영학자인 김병규 교수는 모든 것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중독 경제 시대에서 오랜 시간 노력을 들이기가 어려워진 만큼, 그에 따른 자기 관리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아무리 짧더라도 집중의 시간을 만들기, 광고 추적 허용 버튼을 끄고 SNS 사용 자제하기, 일시적인 소비 욕구를 줄이기 위해 구매를 미루는 습관 가지기,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는 알고리즘에 대한 대항력을 갖게 해주기 등 자기 만의 판단 기준을 세우며 좀 더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준다.

 

 

 

중독 경제 시대의 자녀 양육법_

기다리지 못하는 아이들

부모의 보상이 필요없는 아이들

게임 속에서 사회를 배우는 아이들

…… 기다림, 노력의 가치를 배우게 하라.

…… 알고리즘에 대한 대항력을 키우게 하라. / 46p

 

 

 



 

 

 

 

  며칠 전, 응급실에 입원한 어머니를 간호하면서 옆자리에 계신 환자와 호스피스 병동에 관한 설명을 들려주시는 직원분과의 대화를 우연히 들은 적 있다. 나의 엄마와 비슷한 연세로 보이셨는데 환자분은 옆에 앉은 자식에게 “나는 이제 이 길로 들어가면 나올 일 없으니까 걱정 말고 너는 너대로 열심히 살면 돼.” 하고 덤덤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나까지 울컥했다. 우리에겐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잘 죽기 위한 준비도 그만큼 중요하다. ‘잘 죽기 위한 준비는 결국 인생을 긍정적으로 잘 살아내기 위한 습관을 끊임없이 단련해 나가는 인생의 과정’이라던 김은혜 한의학 의사의 말이 더 깊이 와 닿았던 것도 그 때문인 듯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늘 행복과 기쁨을 추구하는 일에 몰두하지만, 우리 삶의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가치인 ‘슬픔’이란 감정에 보다 주목해야 한다는 정호승 시인 말씀도 참 귀하다.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잘 죽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죽음의 준비라는 것이 거창한 게 아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본 게 얼마나 되느냐. 어떻게든 일상을 지켜내야 된다는 이유로 내가 나를 희생시키면서 마음속에 접어두었던 꿈이 분명히 있을 거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선택을 하면서 지금까지 후회로 남아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거다. 이제라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때 못했던 일을 지금 마음 가는 대로 하자. 그것이야말로 잘 죽기 위한 첫 걸음이다. / 62p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육신이 하는 게 아니에요. 육신이 하는 것을 마음이 느껴서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정서,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어떻게 갖고, 어떻게 운영하고, 어울려서 잘 사는가, 이게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오늘날 사회가 복잡해지고 여러 가지 필요가 많고 요구가 많고 선택할 것들이 막 득시글득시글하니까 자기 마음을 갖다 그냥 뭐 어디 서랍 속이나 어디 방구석에 쑤셔 박아버리듯 그냥 내버리고 사는 거예요. 그래서 이 마음을 잘 좀 들여다보고, 마음을 관리하고, 관심을 갖고, 보살펴주자. 이것에 내가 하려는 얘기고요, 이것이 바로 시라고 생각합니다. / 86p

 

 

‘모든 협상과 설득은 두 가지를 남긴다. 하나는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고 또 하나는 인간관계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 놓치는 것 없이 이 두 가지 모두를 얻는 것. 그것이 바로 고수들의 협상 방식이에요. / 126p

 

 

 

  이 외에도 절대적인 안목으로 나 혼자만 할 수 있는 어떠한 좋은 것, 그런 세계를 가져야 한다고 제안하는 나태주 시인의 말씀과, 전달하는 메시지의 내용보다 메신저(전달자)에 대한 주관적 신뢰도와 호감도가 설득의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류재언 변호사의 조언 역시 인상적이다. 우리가 안다고 믿는 것이 진짜일지 끊임없이 의심하며 맥락을 이해하는 통찰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연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글과 ‘시작’의 동력을 이끄는 뇌 근력 트레이닝의 힘을 보여준 자청의 글 역시 흥미롭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간 역할 분담을 재구성하고, 그 속에서 균형 발전을 도모해 인구 감소 속에서도 성장의 총량, 욕구의 증가를 풀어낼 해법을 찾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또한 교육이라든가 가치관의 전환을 통해 계속해서 늘어나기만 했던, 고성장 시기에 당연시됐던 생애 모형들도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더 크게, 더 빨리, 더 많이를 부르짖기만 하던 데서 벗어나는 탈 욕망의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합니다. 후속 세대들에게 다양성과 관련된 이슈들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그들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해주며, 균형 잡힌 아이디어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을 찾아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 156p

 

 

다작, 다독, 다상량. 저는 ‘많이 쓰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라’ 이 세 가지를 실천하려고 해왔어요. 지금도 실천하고 있고요. 저는 엄청 도파민적인 걸 좋아해서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이에요. 그래도 하루에 30분 정도는 뭔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30분간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뇌 근력 트레이닝을 하는 거예요. / 247p

 

 

 




 

 

 

 

  다양한 인사들의 식견과 통찰을 통해 우리 시대가 당면한 가장 큰 화두와 삶의 중요한 가치를 돌아보게 한 점이 큰 특징인 책이다. 시각적 요소까지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어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가방 속에 넣어 다니며 출퇴근길에 틈틈이 읽어보기 좋은 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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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소설 ㅣ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백수린 외 지음, 이승희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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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소통의 방향은 믿음 속에 존재한다!

내 곁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자리를, 내 마음의 귀중한 한 조각을 마주하게 되는 일곱 편의 단편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두 번째 책 『함께 걷는 소설』의 주제는 ‘우정’이다. 우리 시대의 대표 작가인 백수린, 이유리, 강석희, 김지연, 천선란, 김사과, 김혜진의 대표 단편작 중 우정과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우리가 가족이라는 품 밖에서 맺는 여러 관계 중 가장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관계가 있다면 바로 친구일 것이다. 때로는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진솔한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자, 때로는 나를 비추는 거울로 삶의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공유하기도 한다. 여기 일곱 편의 단편작들은 우리로 하여금 ‘성장과 이별 사이에서 겪은 따뜻한 우정과 유대감,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펼쳐지는 소통과 공감, 오래된 추억 속에 남겨진 쓸쓸한 기억부터 서로를 다독이고 미래를 꿈꾸게 만드는 새로운 관계’를 발견한다. 또 이를 통해 내 곁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자리를, 내 마음의 귀중한 한 조각을 마주하게 된다.

 

 

 

네가 있어 나의 삶은 조금 더 특별한 것이 된다

 

 

  “그래, 어머니께 대충 들었어요. 돌이 말을 한다구요?”

  이유리의 작품 「치즈 달과 비스코티」에는 돌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나’가 등장한다. 고도 비만으로 여성형 유방 증후군을 앓고 있는 ‘나’는 어느 날 친구의 집요한 괴롭힘을 당하던 중 “던져! 날 던지라고!” 하고 소리치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건 날카로운 돌멩이였다. 어차피 이것저것 잴 것도 없었던 ‘나’는 돌멩이를 던져 녀석의 이마 한가운데를 정통으로 맞힌다. 그 사건을 시작으로 ‘나’는 간혹 돌멩이들이 내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후 ‘나’의 가장 오래된 친구는 스물세 살 때 만난 조면암이다. 얼핏 보면 어머니가 종종 굽는 비스코티 과자와 비슷해 스콧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돌은 ‘나’의 자신의 현명한 조언자이자 재치 있는 절친이다. 정신병자, 고도 비만, 모태 솔로인 ‘나’와 같이 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정신 병원 치료실에서 자신의 이름을 ‘쿠커’라고 소개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는 유일하게 ‘나’가 돌멩이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말을 믿는다. 심지어 스콧을 잃어버렸을 때 그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준다. 어딘지 비정상적인 듯하지만 관계에서 일어나는 상처는 다시 관계 속에서 극복될 수 있음을, 진정한 소통의 방향은 믿음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인터넷에서 미국 정신 의학회가 제정한 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에 따른 망상 장애의 기준을 찾아보았다. 그 첫 번째 항은 이랬다. ‘기괴하지 않은 망상일 것’. 나를 진찰한 의사가 나를 기괴하지 않다고 판단한 건 썩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만약 일 항이 충족되었다면 나는 망상 장애가 아니라 조현병 진단을 받았을 테니까. 그렇다. 나는 기괴하지 않다. 그리고 기괴하지 않은 정신병은 사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있지 않은가. / 「치즈 달과 비스코티」 중에서 55p

 

 

“치료사님께 얘기 들었어요. 돌이랑 대화를 할 수 있다면서요? 지금 잃어버린 돌도 당신 친구죠? 정말 미안해요. 난 당신 말 다 믿어요. 정말 미안해요. 당신 친구를 찾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할게요.”

그 순간 내가 차로 달려가려던 발걸음을 멈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비록 녹아내린 아이스크림 같은 꼴을 한 정신병자였지만, 생전 처음으로 나를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일까? / 「치즈 달과 비스코티」 중에서 71p

 

 

 



 

 

 

 

  이 외에도 가늠하고, 분류하고, 평가의 대상으로 저울질되곤 하는 얄팍한 관계 속에서 진정한 친구를 발견하게 하는 백수린의 「고요한 사건」,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감정을 잃는 수술을 받은 주인공이 20년 만에 우주에서 돌아온 친구 도아와의 재회로 다시금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한 감각을 느끼는 천선란의 「그림자놀이」가 눈에 띤다. “용서는 안 해 줘도 되니까 그냥 와.” 서로를 싫어했지만 상처를 준 사람은 용서를 구할 수 있고 상처를 받은 사람은 애써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 속에서 관계의 회복과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여는 김지연의 「굴 드라이브」 역시 인상적이다.

 

 

 

하지만 결국 그곳에서도 답을 찾지 못하겠지. 그렇게 돌아갈 것이다. 상처만 가득 안았던 본인의 행성으로, 오직 한 존재만을 바라보기 위해서. 오직 그 존재에게 위로받고 공감받기 위해서.

그거면 충분하다는 것을, 이 주인공은 먼 우주에 와서야 깨닫는 것이다. 끊임없이 그 존재에게 돌아가는 상상을 한다.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부터, 상처뿐인 언어로부터 멀어진 우주에서 제 숨소리를 유일한 소음으로 삼으면서 / 「그림자놀이」 중에서 170p

 

 

상처받지 않는다는 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보호막이었어. 사람이 사람을 잔인하게 죽일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지쳐 있었으니까.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면, 그래서 나를 비롯해 곁의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을 수만 있다면 감정을 잃더라도 모두가 감내할 수 있다고 믿었어. / 「그림자놀이」 중에서 171p

 

 

- 먹으러 와.

뜻밖이었다. 그 문장을 물끄러미 보면서 나와 다시 만나고 싶다는 건가 의아해하는데 이어서 메시지가 왔다.

- 용서는 안 해 줘도 되니까 그냥 와.

그건 또 알 수 없는 말이었다. 반장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를 것이다. 나는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어서 커튼으로 차창의 습기를 닦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작은 눈발이 날리고 있어 한참이나 창에 코를 박고 있었다. 붕붕거리며 바닷속을 떠돈다는 굴 유생들도 저런 모양일까. / 130p

 

 

 




 

 

 

 

  불완전하고 완벽하진 않지만 왠지 ‘우리’라는 이름 안에서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도 일어날 것만 같은 기대감을 주는 일곱 편의 작품들이다. 그 미더움이 사랑스럽고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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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는 소설 ㅣ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문실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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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쓴 ‘가족’을 주제로 한 단편 소설들!

사랑과 갈등, 상처와 화해를 거듭하는 가족의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나를 발견하다!

 

 

 

  “엄마는? 엄마는 안 먹어?” “나는 입맛이 없어서 나중에 먹을래.” 식사 시간이 되면 엄마는 꼭 손사래를 치며 자신의 수저를 거두시곤 하셨다. 내내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열심히 하셔놓고 왜 정작 자신은 먹지 않겠다는 건지 나는 도통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먹을 때 같이 먹자고, 이왕이면 따뜻할 때 먹자고 채근을 하면 마지못해 자리에 앉곤 했지만, 그마저도 뜨뜻미지근한 표정이라 나로서는 참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며칠 전, 큰 아이가 나에게 “엄마는 왜 안 먹어?” 하고 묻는데 불현듯 그때의 엄마가 생각이 났다. 끼니 때 마다 가족의 식사를 챙기는 것은 상당한 노동을 요구하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는 삼시세끼 아이의 식사를 책임지는 엄마가 되고나서야 얻은 큰 깨달음 중에 하나였다.

 

 

 

  그래서일까, 정지아 작가의 「말의 온도」 속에서 주인공과 엄마가 나누는 대화가 유독 나를 울컥이게 한다. “엄마는 평생 어떻게 아버지 입맛에 맞추고 살았어?” “내 식성이 워떤지 알기나 했가니, 니 아부지가 해 달란 대로 해줬제. (…) 그 시절에 여자들은 다 그랬을 것이다. 어매가 주는 대로 묵고, 남편이 묵자는 대로 묵고 살았제.” 주인공은 열여섯에 시집와 엄마로 살아온 세월은 육십칠 년, 엄마가 딸로 살아온 세월은 고작 십육 년이었을 시절을 생각한다. 엄마가 엄마가 아니고 외할머니의 딸이던 시절에는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먹지 않기도 했었을 텐데. 그러니까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라 한때는 마음껏 투정을 부려도 되는 딸이기도 했었을 텐데, 가족 안에 자신의 삶을 온전히 두고 살았을 엄마를 생각하니 목이 막히는 것이었다.

 

 

 

조금은 다르지만 너무도 비슷한 ‘가족’이라는 이름의 공동체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맺는 인간관계의 그물, 가족. 세상의 모든 가족은 그 가족만의 다른 사연을 갖고 있지만, 의외로 비슷한 이유로 갈등과 상처를 겪고 또 반목과 화해를 반복한다. 가족이라는 물리적, 정서적 공동체는 결국 유사 사회의 문화와 제도권 속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족’과 관련된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비록 형태는 조금씩 다를지라도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동질감을 얻게 된다. 『끌어안는 소설』에 수록된 일곱 편의 작품이 바로 그러하다. 분명 구성원도 등장인물도 다르지만 그들의 사연 안에 나의 사연을 겹쳐보게 되는 것이다. 나의 엄마와 세상의 수많은 엄마들 그리고 그들의 모든 딸들을 바라보게 하는 정지아의 「말의 온도」,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어버리고 남은 가족이 느끼는 자책을 시간을 담은 손보미의 「담요」, 아버지의 재산을 두고 다투는 형제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윤성희의 소설 「유턴 지점에 보물 지도를 묻다」 등으로 비추어본 가족의 모습은 다른 듯 너무나 유사하다.

 

 

 

어머니가 가스레인지를 쓰기 시작한 것은 불과 이십 년 전이었다. 우리가 가스레인지를 사 준다고 해도 어머니는 손사래를 쳤다. 그 무렵엔 읍에서 멀리 떨어진 데다 도로 포장도 되지 않은 우리 집에까지 가스 배달을 해 주지도 않았다. 가스레인지를 들인 뒤에도 어머니는 우리 남매들이 내려오면 굳이 아궁이에 불을 피워 숯 위에 생선이나 고기를 구웠다. 숯 향기가 배어 훨씬 맛있기는 했지만 볼 앞에 쭈그려 앉아 수시로 석쇠를 뒤집어야 했다. 그 고달픈 노동으로 어머니는 우리의 배를 채웠다. 어머니는 자기 앞에 놓인 굴비구이도 그만한 노동을 거쳐 나온 줄 아는 것이다. / 「말의 온도」 중에서 17p

 

 

어머니는 달랐다. 어머니에게 음식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성스러운 의식이었다. 겨울이면 어머니는 두 시간을 걸어 읍내 장에 갔다. 자식들에게 비린 것을 먹이기 위해서였다. 동태 한 궤짝을 머리에 이고 온 어머니는 펌프가 설치된 수돗가에서 차디찬 물로 반나절에 걸쳐 동태를 손질했다. 동지섣달 칼바람이 휘몰아쳐도 어머니의 칼질은 멈추지 않았다. 어머니가 손질한 동태로 끓인 국은 콩나물국처럼 맑디맑았다. 어머니는 꼬막도 일일이 칫솔로 닦았다. 우리 식구 먹을 양을 하나하나 칫솔로 닦으려면 그 또한 한나절이었다. 어머니 손은 겨우내 발갛게 곱아 있었다. / 「말의 온도」 중에서 24p

 

 

“나는 늘 그 아이가 죽은 건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어요. 알아요. 당신은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죠. 많은 사람들이 그 애가 죽은 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했소. 하지만, 그렇다면 그게 누구의 잘못일까요? 그날 죽은 사람은, 내 아들과 록 밴드의 보컬을 포함해서 여섯 명이었소. 그건 물론 많은 숫자지. 하지만 공연장에는 이천여 명의 사람들이 있었소. 그렇다면 그들 중 유독 그 여섯 명이 죽어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이오? 그건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 거야?” / 「담요」 중에서 47p

 

 

 



 

 

 

 

  창비교육의 테마 소설 시리즈 『끌어안는 소설』은 정지아, 손보미, 황정은, 김유담, 윤성희, 김강, 김애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쓴 소설 중 ‘가족’을 주제로 한 단편 소설 한 편씩을 수록해 엮은 책이다. 각자의 온도로 서로를 끌어안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각각의 작품들은 오늘날 가족이 지니는 가치와 의미를 돌아보고, 독자들에게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하고 질문을 던진다. 개인적으로는 ‘세 남매의 아버지는 자주 모자가 되었다.’라는 기이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황정은의 「모자」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오마주한 듯, 하룻밤 사이에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버린 그레고르처럼 어느 날 갑자기 모자가 되곤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세 남매는 아버지가 언제부터 모자가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다 아버지의 구깃구깃한, 기울어진 삶의 그늘을 바라본다. 흥미롭게도 세 남매는 아버지가 모자로 변하는 난처한 현실을 꽤 덤덤하게 서술한다. 어딘가에 툭 내던져진 듯한, 그래서 함부로 밟힐 수도 있는, 너무나 일상적인 물건에서 아버지의 삶을 조망하는 작가의 탁월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 남매의 아버지는 자주 모자가 되었다.

이사를 하면 첫째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장도리를 들고 다니며 벽에 박힌 못을 뽑아내는 것이었다. 못이 있으면 아버지가 집 안을 돌아다니다가 거기 걸리고, 틀림없이 모자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일단 모자가 되면 언제 아버지로 돌아올지 알 수 없었다. / 「모자」 중에서 67p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단번에 알 수 있었어. 맑은 날이었는데 아버지는 정말 구깃구깃해서, 그렇잖아, 우리 아버지는 셔츠 같은 것을 칼라나 앞섶이 때에 절 때까지 입곤 했으니까. 갈아입으라고 옷을 챙겨 줘도 말이지, 이상하게 고집을 부려서 바지도 무릎이 완전히 솟아서 각이 잡혀 버릴 때까지 입고 다니고. 아버지는 그때 일자리를 잃은 상태였고, 그것 때문에 어딘가를 가려는 것 같았는데, 그러다 먼 제서 나를 알아보고 서 있는 듯했어. 안색이 좋지 않은 상태로 전단지 따위가 잔뜩 달라붙은 전봇대 옆에서. 부끄러워서, 모르는 척했어. / 「모자」 중에서 77p

 

 

 




 

 

 

 

  나의 가족은 어떤 모습일까?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를 대신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은 우리 시대의 어떤 모습을 비추고 있을까? 창비교육의 테마 소설 시리즈 『끌어안는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러한 질문에 다가가게 된다. ‘함께 걷는 소설’ ‘기억하는 소설’ ‘가슴 뛰는 소설’ ‘여행하는 소설’ 등 앞으로 계속될 시리즈 역시 문학을 통해 우리 사회의 여러 지표들을 통찰하는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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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ㅣ 어쩌다 킬러 시리즈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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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웃긴다, 이 시리즈 계속 또 읽고 싶다!

작가가 주인공인 싱글맘이 킬러로 오해를 받아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로맨틱 서스펜스 스릴러!

 

 

 

 

  지금 나는 누구라도 걸리기만 하면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내 출판 에이전트는 워싱턴 유니언역행 기차를 타고 내가 원고 마감을 얼마나 넘겼는지 정확히 따져보러 오고 있는데, 메이플 시럽 범벅인 두 살배기와 곧 유치원에 가야 하는 네 살배기는 제 머리를 직접 자르겠다고 야단이다. 어찌된 일인지 베이비시터는 행방이 묘연하고, 이제는 전남편이 된 작자는 부동산 중개이자 입주자 협의회 임원까지 맡은 여자와 바람이 났으니 이쯤 되면 누구 한 명 죽여도 시원치 않을 지경이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마감일, 연체된 자동차 할부금, 수금원의 끊임없는 독촉 전화, 두 아이의 양육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아, 대체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꼬일 대로 꼬인 거지?

 

 

 

로맨틱 코미디, 미스터리 서스펜스 스릴러를 절묘하게 결합한 유쾌 발랄한 소설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의 주인공 핀레이 도너번은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으로, 인생 최대의 위기 앞에서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린 현실을 자조하는 중이다. 잘 나가는 작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내 앞가림도 못하고 아이들을 보살필 능력도 없는 하찮은 사람으로 취급당하기 일쑤다. 그 와중에 베이비시터는 도망가고 아이들은 울고, 한 벌뿐인 외출복은 엉망이 되고 에이전시와의 중요한 약속에 늦기까지 한 그날. 이보다 더한 최악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핀레이에게 뜻밖의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다. 에이전트와 새로 발표할 스릴러 소설을 두고 나누던 대화를 우연히 옆자리에서 엿들은 퍼트리샤라는 여자가 핀레이를 킬러로 오해한 것이다. 목표는 그녀의 남편 해리스 미클러, 그것도 무려 5만 달러라는 거액의 성공 보수를 제안할 줄이야!

 

 

 

“당신 벌이로는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하잖아.”

“당신이 베이비시터만 안 잘랐어도 벌써 책 한 권은 쓰고도 남았어!”

(…) 좋아, 해보자 이거지.

그 여자와 약혼했다는 소리를 스티븐의 입으로 직접 듣고 술김에 딜리아의 지점토 덩어리로 테리사의 BMW 배기관을 틀어막은 것이 성숙한 행동은 아니었음은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 여자가 계약금 절반을 가져가는 꼴을 보고만 있던 남편의 처신은 내 쓰라린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 14p

 

 

아름답고 상냥한 비운의 여인을 나쁜 놈한테서 구하면 그만인걸. 나쁜 놈만 제거하면 가련한 여자는 진심으로 고마워할 테고, 모두모두 행복해지는 거죠. 당신은 보상을 두둑이 받고요.

이런 세상에.

1만 5천 달러 이하로는 안 받을 생각이에요…….

다음 건은 이번 건을 해치운 다음에 이야기하죠.

5만 달러. 그녀는 내가 5만 달러를 원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 이럴 수가. 안 돼, 안 돼, 안 돼! / 29p

 

 

 



 

 

 

 

  머릿속으로는 거부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5만 달러라는 제안을 선뜻 거부하기 어려웠던 핀레이는 그저 해리스라는 남자에 대해 알아나 보자는 심정으로 뒤를 밟는다. 그런데 이 남자, 정말로 살려둘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개자식이지 않은가. 이렇듯 소설은 작가가 주인공인 싱글맘이 킬러로 오해를 받아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로맨틱 서스펜스 스릴러다. 자신도 모르게 계속해서 사건에 휘말리며 거듭 위기가 발생하지만 해리스의 죽음에 얽힌 이해관계를 하나씩 풀어가며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유머러스한 상황들이 쉴 틈 없이 전개되어 근래에 읽은 소설 중 가장 강력한 페이지터너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퍼트리샤가 내 점심 쟁반에 끼워놓은 쪽지 이야기부터 시작해 사건의 세부 정황을 최대한 상세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내 차 안에서 전화를 걸고, 러시로 찾아가고, 해리스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빠져나가고, 차고에서 죽어 있는 그를 발견한다. 글을 쓰다 보니 이야기에 푹 빠져 내 기억으로 줄거리의 공백을 베울 수 있었다. 해리스, 퍼트리샤, 줄리언과 내 이름, 술집 이름을 바꿨지만, 그날 밤의 사건들은 있는 그대로 쏟아냈다. / 142p

 

 

 




 

 

 

 

  핀레이 도너번 시리즈는 미국에서 이미 3권까지 출판되어 큰 인기를 끄는 중이고, 드라마화까지 진행되고 있다 하니 앞으로의 시리즈들도 기대가 된다. 웃음과 긴장감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흥미로운 미스터리 작품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소설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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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는 10대를 위한 진로수업 -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추천도서
정형권 지음 / 성안당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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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도 알지 못해 진로를 설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 아이를 위해!

인생이라는 숲을 가꾸어 가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삶의 유용한 지혜들!

 

 

 

 

  “공부부터 열심히 해. 일단 좋은 대학에 가고 나서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도 늦지 않아.” 진로 교육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일단 ‘좋은 대학’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좋은 대학, 높은 성적에 따라 진로에 대한 선택지 역시 다양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현행 교육 제도가 다양한 진로 교육을 통해 일찍이 체계적으로 진로를 탐색하고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성적에 맞춰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거나 좋은 대학에 입학해서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 휴학과 계속된 학업을 전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보면 지금 10대들에게 필요한 것은 영어나 수학을 공부하듯, 자신의 진로를 주기적으로 생각하고 정리해보는 시간은 아닐까. 진로도 하나의 과목처럼 시간을 정해서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고민의 질을 높여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진로에 대한 생각과 철학이 정리되는 과정이 학습과 함께 동반될 때 목표 역시 구체적으로 설정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울러 다양한 직업과 실제 사례를 활용한 교육이야말로 진로 철학과 방향성을 정하는 데 반드시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꿈을 찾는 10대를 위한 진로수업』은 우리 아이들이 진로 설계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최대한 다양한 인물과 사례를 제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나폴레온 힐과 조앤 롤링, 월터 크라이슬러, 마이클 델 등 자신의 길을 묵묵히 헤쳐 나간 인물들의 빛나는 업적을 통해 진로 탐색의 핵심 주제를 살펴보는 것은 물론, <진로 생각 실천 노트>로 하여금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자기표현, 목표, 학습, 일, 노력, 자기경영, 행복을 기준으로 살펴본 진로 탐색법

 

 

  19세기 말~20세기 초는 산업화로 인해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던 시기였다. 피카소는 미술에서 중요시되었던 기존의 ‘원근법’을 거부하고, 몸의 색깔이나 모양을 왜곡하는 방식으로 입체주의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 보인 예술가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무렇게나 그린 듯한 그의 그림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한 대중들은 피카소를 마치 즉흥적인 영감을 통해 작품을 만드는 천재인 것으로 묘사하곤 했다. 하지만 그가 죽은 뒤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그가 마지막으로 작업하였던 곳에서 수백 장이 넘는 비슷비슷한 스케치가 발견된 것이다. 그것은 피카소가 남긴 치열한 연습의 흔적이었다.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는 이를 ‘훈련된 창의성’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재능을 심화하고 강화하는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 덕분에 새로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피카소가 하루에 평균 7개의 작품을 만들고 대략 50,000점에 달할 정도의 작품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익숙한 것으로부터 결별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 자기 안의 가능성을 믿고 누구보다도 깊이 ‘몰입’했던 시도들에 있었다고 말한다. 나에게는 어떤 능력이 숨어 있을까? 내가 희망하는 진로나 직업 분야에서 창조적 파괴를 통해 고쳐 나갈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이러한 부단한 질문 속에서 결국 새로운 나만의 스타일이 완성된다는 이 책의 메시지를 우리 아이들도 반드시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골리앗과 싸운 다윗은 열세가 아니라 우세한 무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위대함을 나약한 사람이 장점을 파악해 더욱 강해질 수 있는 무기를 잘 활용한 데 있었다.”

다윗은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였다. 다윗처럼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잘 알고,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의 성격과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약점은 언제든 강점이 될 수 있다. / 43p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처럼 인류 역사상 위대한 창의적 업적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하나의 생각에 집중하는 ‘몰입’의 대가라는 점이다.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루이스 이그내로도 수상 비결을 묻자, “과학은 9시 출근, 4시 퇴근하는 일이 아니다. 매일 24시간 ‘왜, 어떻게’가 머리를 떠나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하였다.

몰입을 하면 사고를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게 되고 내 안에 잠든 천재성이 깨어난다. 낯선 문제에 부딪혀도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 대응을 할 수 있다. / 113p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하버드 의대 디팩 초프라 박사 역시 “심상(imagrey)은 인간을 만들고 고치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고 밝힌 적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어둠 속에서 침대에 누워 그동안 연구해 온 것이나 치밀한 성찰 끝에 마음에 품게 된 사물의 윤곽을 상상해 보면 적지 않은 도움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인상 깊은 사물을 기억하는 데 유용한 연습이기도 하다.”라고 하였다. 이 외에도 잭 니클라우스, 나다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에서 주인공 어니스트 역시, 긍정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믿음을 시각화 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마침내 그 상상은 현실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처럼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얻기 위해서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한 상상 훈련이 의외로 큰 도움이 된다. 실천 노트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봄 직한 것은 무엇일지 적어보고 머릿속에 떠올린 이미지가 실현되는 상상을 자주 해볼 수 있도록 아이와 실천해봐야겠다.

 

 

 

하버드대 석지영 교수는 “삶에 완벽한 것은 없으며 모두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계속 실패하고 배우며 반복적으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성장 환경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라고 하였다. 모든 실패에는 그에 상응하는 성공의 씨앗이 담겨 있다고 한다. 고난과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그 속에서 성공의 씨앗을 발견하는 사람은 이미 또 다른 빛의 길에 들어선 셈이다. / 182p

 

 

시간은 인간의 지식과 경험을 지혜로 숙성시키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생각하는 능력을 통해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해와 달의 교차, 즉 시간의 흐름과 결합하지 않으면 경험은 지혜로 승화되지 못한다. 시간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오늘의 패배자를 내일의 승리자로 바꿀 수 있고, 오늘의 절망을 내일의 희망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물론 그 반대의 상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시간이 있는 한 영원히 절망할 이유는 없다. 시간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 212p

 

 

 



 

 

 

 

  이 외에도 목표로 자신의 마음을 꽉 채우는 법,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를 세우는 법, 불편을 개선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법, 실패 거듭했지만 계속 도전하여 성공했던 경험, 흥미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직업을 선택했는데도 성공할 수 있는 법 등 책은 아이들이 인생이라는 숲을 가꾸어 가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삶의 유용한 지혜들을 제시해준다. 내 아이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도 알지 못해 진로를 설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보는 건 어떨까. 이 책에서 제시하는 그림들에 자신을 덧입혀보고 일찍이 부단한 자기계발과 연습을 통해 한 발 한 발 꿈에 다가가는 데 도움을 얻어 보시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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