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평점 :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h/j/hjh8s/IMG_20230519_001.jpg)
재미있다, 웃긴다, 이 시리즈 계속 또 읽고 싶다!
작가가 주인공인 싱글맘이 킬러로 오해를 받아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로맨틱 서스펜스 스릴러!
지금 나는 누구라도 걸리기만 하면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내 출판 에이전트는 워싱턴 유니언역행 기차를 타고 내가 원고 마감을 얼마나 넘겼는지 정확히 따져보러 오고 있는데, 메이플 시럽 범벅인 두 살배기와 곧 유치원에 가야 하는 네 살배기는 제 머리를 직접 자르겠다고 야단이다. 어찌된 일인지 베이비시터는 행방이 묘연하고, 이제는 전남편이 된 작자는 부동산 중개이자 입주자 협의회 임원까지 맡은 여자와 바람이 났으니 이쯤 되면 누구 한 명 죽여도 시원치 않을 지경이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마감일, 연체된 자동차 할부금, 수금원의 끊임없는 독촉 전화, 두 아이의 양육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아, 대체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꼬일 대로 꼬인 거지?
로맨틱 코미디, 미스터리 서스펜스 스릴러를 절묘하게 결합한 유쾌 발랄한 소설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의 주인공 핀레이 도너번은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으로, 인생 최대의 위기 앞에서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린 현실을 자조하는 중이다. 잘 나가는 작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내 앞가림도 못하고 아이들을 보살필 능력도 없는 하찮은 사람으로 취급당하기 일쑤다. 그 와중에 베이비시터는 도망가고 아이들은 울고, 한 벌뿐인 외출복은 엉망이 되고 에이전시와의 중요한 약속에 늦기까지 한 그날. 이보다 더한 최악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핀레이에게 뜻밖의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다. 에이전트와 새로 발표할 스릴러 소설을 두고 나누던 대화를 우연히 옆자리에서 엿들은 퍼트리샤라는 여자가 핀레이를 킬러로 오해한 것이다. 목표는 그녀의 남편 해리스 미클러, 그것도 무려 5만 달러라는 거액의 성공 보수를 제안할 줄이야!
“당신 벌이로는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하잖아.”
“당신이 베이비시터만 안 잘랐어도 벌써 책 한 권은 쓰고도 남았어!”
(…) 좋아, 해보자 이거지.
그 여자와 약혼했다는 소리를 스티븐의 입으로 직접 듣고 술김에 딜리아의 지점토 덩어리로 테리사의 BMW 배기관을 틀어막은 것이 성숙한 행동은 아니었음은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 여자가 계약금 절반을 가져가는 꼴을 보고만 있던 남편의 처신은 내 쓰라린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 14p
아름답고 상냥한 비운의 여인을 나쁜 놈한테서 구하면 그만인걸. 나쁜 놈만 제거하면 가련한 여자는 진심으로 고마워할 테고, 모두모두 행복해지는 거죠. 당신은 보상을 두둑이 받고요.
이런 세상에.
1만 5천 달러 이하로는 안 받을 생각이에요…….
다음 건은 이번 건을 해치운 다음에 이야기하죠.
5만 달러. 그녀는 내가 5만 달러를 원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 이럴 수가. 안 돼, 안 돼, 안 돼! / 29p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h/j/hjh8s/IMG_20230519_002.jpg)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h/j/hjh8s/IMG_20230519_003.jpg)
머릿속으로는 거부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5만 달러라는 제안을 선뜻 거부하기 어려웠던 핀레이는 그저 해리스라는 남자에 대해 알아나 보자는 심정으로 뒤를 밟는다. 그런데 이 남자, 정말로 살려둘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개자식이지 않은가. 이렇듯 소설은 작가가 주인공인 싱글맘이 킬러로 오해를 받아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로맨틱 서스펜스 스릴러다. 자신도 모르게 계속해서 사건에 휘말리며 거듭 위기가 발생하지만 해리스의 죽음에 얽힌 이해관계를 하나씩 풀어가며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유머러스한 상황들이 쉴 틈 없이 전개되어 근래에 읽은 소설 중 가장 강력한 페이지터너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퍼트리샤가 내 점심 쟁반에 끼워놓은 쪽지 이야기부터 시작해 사건의 세부 정황을 최대한 상세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내 차 안에서 전화를 걸고, 러시로 찾아가고, 해리스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빠져나가고, 차고에서 죽어 있는 그를 발견한다. 글을 쓰다 보니 이야기에 푹 빠져 내 기억으로 줄거리의 공백을 베울 수 있었다. 해리스, 퍼트리샤, 줄리언과 내 이름, 술집 이름을 바꿨지만, 그날 밤의 사건들은 있는 그대로 쏟아냈다. / 142p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h/j/hjh8s/IMG_4_68.jpg)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h/j/hjh8s/IMG_20230519_005.jpg)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h/j/hjh8s/IMG_20230519_006.jpg)
핀레이 도너번 시리즈는 미국에서 이미 3권까지 출판되어 큰 인기를 끄는 중이고, 드라마화까지 진행되고 있다 하니 앞으로의 시리즈들도 기대가 된다. 웃음과 긴장감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흥미로운 미스터리 작품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소설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