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걸으면 기적이 일어난다 - 땅과의 접촉으로 만병을 치유하는 건강 프로젝트
김영진 지음 / 성안당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는 걷기 운동을 넘어 서서 맨발걷기를 중요성을 알아야 할 때!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기 위한 발 건강 안내서!

 

 

 

  두 달 전부터 발 건강에 적신호가 찾아왔다. 왼쪽 발뒤꿈치 통증, 그러니까 족저근막염으로 걷는 데 큰 불편함을 겪게 된 것이다. 통증이 깊어지니 자연스레 장시간 앉아 있게 되고, 앉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체중도 늘어나고 혈액순환까지 안 되니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나빠졌다. 『맨발로 걸으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아 가는 맨발걷기의 힘을 전하는 안내서로, 때마침 내게 꼭 필요한 발 건강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 관심 있게 읽었다. 나처럼 발에 통증을 느끼시는 분들이나 맨발걷기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에 주목해보시길 바란다.

 

 

 

맨발걷기의 핵심 개념, 어싱(Earthing)이란

 

 

 

  『맨발로 걸으면 기적이 일어난다』의 저자이자 홀리스틱 영양 지도사인 김영진은, 홀리스틱 영양학을 공부하면서 ‘물’과 ‘소금’이 5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보다 더 중요한 물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또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어싱(Earthing)이라 불리는 ‘맨발걷기’로, 땅과의 접촉만으로도 온갖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한 여러 긍정적인 사례와 각종 연구 자료를 살펴보며 현대인들이 왜 땅과 접촉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자 한다.

 

 

 

  일찍이 독일의 자연요법 선구자인 아돌프 저스트는 “식물에 뿌리가 있듯이 인간의 발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으며 “인간은 지구의 에너지를 발을 통해 흡수한다”라고 하면서 맨발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다. 이후 다양한 연구자들을 통해 “인간 질병의 가장 직접적인 치유법은 땅과의 접촉”임을 밝혀지면서 많은 환자들에게 땅과의 접촉을 권한 결과, 실제로 혈액의 점도가 줄어들고, 혈압이 정상화되고, 뇌파 패턴이 안정되고, 혈당 안정은 물론 각종 주의력 결핍장애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발달 장애, 만성 두통, 당뇨 등이 치유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미국 헤이그대학교의 도로시 매튜스와 수잔 젠크스 박사는 “흙에 서식하는 비병원성 박테리아인 ‘마이코박테리움 박케’가 인체 내로 들어오면 뇌의 신경 세포를 자극해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을 증가시키고 이것이 학습 능력의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밝히면서 학생들에게도 이를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음을 전한다.

 

 

 

2010년 미국의 케이블 방송업자 클린턴 오버, 심장병 전문의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 자연 치유 작가 마틴 주커가 공동 저술한 『어싱(Earthing)』이라는 책에는 침대 생활을 하는 사람이 금속 도구를 통해 땅과 접촉하거나 맨발로 걸으면서 관절염을 비롯한 각종 염증, 허리 통증, 심장 질환, 전자파 과민증, 불면증, 섬유 근육통, 시차 적응 문제, 다발성 경화증, 스트레스, 부정맥, 고혈압, 고혈당 수치, 갱년기 증후군, 자폐증 등이 개선·치유된 수많은 사례가 수록돼 있습니다.

시나트라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땅과의 접촉은 염증을 감소시키고 혈액순환의 전기적 작용을 촉진해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계의 작용을 안정되게 한다. 이와 같은 작용은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심방세동과 같은 일반적인 심혈관계의 문제와 당뇨병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라고 밝혔습니다. / 53p

 

 

 



 

 

 

 

  책은 무조건 맨발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주의할 점까지 일러주며 건강하고, 안전하게 걷는 방법을 제안한다. 먼저, 맨발걷기를 할 때는 되도록 바닷가의 부드러운 모래사장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공기가 맑은 바닷가는 도시의 공원에 비해 음이온이 더 많고 소금이 녹아 있어 맨땅보다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땅에 닿지 않는 발바닥의 아치 부분에도 자극을 줘 딱딱한 땅을 밟는 것보다 지압 효과가 훨씬 커서 다이어트 효과도 높다고 한다. 이렇게 바닷가에서 적응을 한 다음, 공원의 잔디밭 그리고 촉촉한 흙길, 학교 운동장, 딱딱한 산길 순으로 나아가면서 진행하는 방법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 맨발걷기의 목표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촉촉한 땅과 접촉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첫 2~3일은 30분, 4일째는 1시간, 1주일 후에는 1시간 30분과 같은 식으로 점차 시간을 늘려나가는 식으로 말이다. 평소 무릎이 아프거나 허리 통증 때문에 오래 걸을 수 없는 사람은 캠핑의자 또는 간이의자에 앉아 맨발로 땅·잔디·모래사장 등을 밟고 있거나 바닷물에 발을 담그기만 해도 좋다고 하니, 굳이 많이 걷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시작해볼 것을 제안한다. 이 외에도 책에는 부위별 발바닥의 기능과 맨발로 걷기 좋은 해수욕장 등 발 건강을 돌보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어 여러모로 유익하다.

 

 

 

마이너스 전하를 띤 적혈구가 서로 멀리 떨어져 혈관 내부를 원활하게 흐르고 있는 반면, 아래쪽 그림은 혈관 근처의 피부에 쌓인 플러스의 정전기로 인해 적혈구들이 포도송이처럼 뭉쳐 순조롭게 흐르지 못하고 피부 쪽 혈관 내벽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마치 자석에 쇳가루가 달라붙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혈액순환이 방해받으면 산소를 비롯해 각종 영양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 103p

 

 

전자파에 끊임없이 노출되면 코르티솔과 부신피질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활성산소 농도가 증가해 정상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 스트레스가 발생합니다. 산화 스트레스에 약한 췌장이 손상되면 당뇨병의 발생을 부추길 뿐 아니라 다음과 같은 증상도 유발합니다. 불면증, 면역력 저하, 자율신경 실조, 공복 시 초조함, 심한 졸음 현상, 괜한 불안감과 긴장감. / 107p

 

 

 




 

 

 

 

  공원이나 산책길을 걷다 보면 맨발로 걷는 분들을 종종 볼 때가 있다. 그때마다 ‘뭘 저렇게까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맨발걷기의 효과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두개골이 두꺼운 성인의 경우에는 전자파가 뇌 속으로 조금밖에 침투하지 않지만, 두개골이 얇은 어린이의 경우에는 전자파가 뇌 속 깊숙이 침투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휴대폰과 전자기기에 자주 노출시키기보다 음이온이 많은 바닷가나 숲, 계곡으로 자주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면역력이 낮아 고민이신 분들, 잦은 질병에 시달리거나 스트레스 질환을 앓으시는 분들이라면 맨발걷기에 도전해보시길 바란다. 족저근막염을 탈출하기 위해 나 역시 책에서 제안하는 여러 방법들을 꼭 실천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일론 머스크, 별에 닿은 아이
케빈 애쉬비 지음, 김선희 옮김 / 아울북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이들을 위한 일론 머스크 성장 동화!

상상이 현실이 되는 꿈, 그것은 도전정신과 실천하는 힘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

 

 

 

  “모험 가득하게, 그러면서도 신중하게 살아라!”

  어린 시절, 일론 머스크는 어머니로부터 항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꿈을 좇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그 이야기 속에는 모험심 가득하게, 도전정신을 가지고 살면서도, 계획성을 가지고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신중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이 담겨 있었다. 호기심이 많고, 혼자만의 상상에 몰두하며 세상의 수많은 비밀에 다가가기를 좋아했던 일론에게 그 이야기는 매번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일론은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면 학교 근처의 서점으로 곧장 달려갔다. 그곳에서 서점 영업이 끝날 때까지 책을 쌓아두고 읽기를 줄겼다. 그 중에서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등은 그를 자연의 법칙과 머나먼 우주의 세계로 이끌었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공상과학 소설 같은 상상일 뿐이었지만, 그는 줄곧 상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자신이 바로 그 자리에 있는 꿈을 꾸었다. 그때부터 우주여행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그 꿈은 훗날 민간 기업 최초의 유인 발사 성공이라는 위대한 도전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담대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내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야. 지구를 떠나 우주를 탐험하는 이야기의 도입부지. 지금은 사진으로만 태양계의 행성들을 보고, 소설책 속에서만 저 머나먼 행성에 갈 수 있지만 언젠가 분명 현실이 될 거야.’ / 48p

 

 

 




 

 

 

 

    『일론 머스크, 별에 닿은 아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작은 소년이 스페이스 X, 테슬라, 트위터 CEO가 되기까지 어린 시절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동화책이다. 책은 일론 머스스크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 정신으로 자신을 무장하며 그 꿈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분투했던 여정들을 그려나간다. 그 과정 속에는 관대한 자세로 꿈의 크기를 넓혀준 어머니, 높은 기대와 엄격한 태도를 지녔지만 공학자로서 일론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아버지란 존재가 눈에 띤다. 또 일론이 열여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파르트헤이트와 같이 인종 차별 정책이 뚜렷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떠나 캐나다로 향한 뒤, 대학에 입학해 스스로 돈을 벌어 실리콘밸리로 진출하겠다는 담대한 꿈을 실천한 점이 인상적이다. 그는 지금껏 ‘내가 크게 생각하면 모두 거기에 맞추어진다’는 생각을 스스로 증명해보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꾸는 자의 위대함을, 도전정신의 가치를, 실천하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실천해야 해. 그리고 준비해야 해. 나중에 우리가 커서 우리 스스로 이루어 낼 수 있도록 말이야.” / 130p

 

 

 



 

 

 

 

“내가 무언가를 말하면 보통 그렇게 됩니다.

계획대로 다 안 될 수도 있지만, 보통 그렇게 됩니다.”

- 일론 머스크

 

 

 

  언젠가 아이가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엄마, 일론 머스크가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야?” 어쩌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는 대부분 일론 머스크를 부자라는 이미지로만 기억할 수도 있겠다. 물론 그는 때로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대중과 언론의 평가 역시 극과 극으로 나뉘기도 하지만, 꿈은 만들어가는 자의 것이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실천했다는 점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되리라 생각한다. 다만 어린이 동화라는 점에서 일부 이야기 구성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모험 가득하게, 그러면서도 신중하게 살아라!”는 이 책의 메시지가 많은 아이들의 가슴 속에 가 닿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김달님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억이 우리를 자라게 할 거야!

사람으로 기억되는 이야기들로, 오늘도 나는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에세이!

 

 

 

  첫째 아들이 하교할 즈음이면 나는 꼭 마중을 나간다. 아이와 손을 잡고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내가 오전 동안 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이 시간이 즐겁다. 붙임성이 좋은 편인 아이는 마주 오는 어르신에게 항상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이의 인사에 어르신들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덕담 한 마디나 가방 속에서 주섬주섬 간식을 꺼내 건네신다. 사실 어른인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인데, 번번이 아이를 따라 강제 인사를 하는 격이 되고 말지만, 덕분에 처음 보는 이웃 어르신들과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누며 다정한 온기와 명랑한 기운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이 건네는 덕담 안에서 아이가 자라나고, 이웃의 자리를 기억하며 연결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면 이 사소해 보이는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김달님의 에세이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속에는 이런 글이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친구가 반 학생들과 ‘능력치 그래프 활동’을 했는데, 육각형 그림이 인쇄된 투명한 OHP 필름에 아이들이 선생님이 불러주는 능력을 적고 꼭짓점에 적힌 능력마다 내가 가진 능력치는 어느 정도인지 눈금에 표시해 보기로 했단다. 그런 다음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로 도형을 칠을 한다. 완성된 도형을 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어떤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지, 상대적으로 어떤 능력에 자신 없어 하는지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은 모둠별로 완성된 OHP 필름을 챙겨 교실 창가로 간다. 그리고 여러 장의 필름을 하나로 겹친 다음 손을 뻗어 햇빛에 비춰본다. 그러면 혼자서는 채워지지 않았던 육각형의 빈자리가 여러 색깔로 채워지는 걸 볼 수 있다. 내가 잘하는 걸 옆자리 친구는 못하는 바람에, 또 앞자리 아이가 못하는 걸 내가 조금 더 잘하는 덕분에 육각형이 꽉 찬 색깔로 물드는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은 나의 빈 부분을 채워줄, 내가 못하는 걸 잘하는 여러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게 된다. 세상 속 우리는 모두 이렇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걸,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고, 조금 더 다정한 말들을 건네면서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걸 감각되는 거다.

 

 

 

나는 그런 게 좋았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가 어떤 삶들과 함께 살아가는지 구체적으로 감각하게 되는 순간이. 내가 모르는 인생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찾아오던 놀라움과 부끄러움. 그와 동시에 또렷하게 생겨난 삶에 대한 애정과 의지가. / 91p

 

 

그만두지 않고 여전히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다.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무언가를 만들고, 공간을 꾸려나가는 사람이 있다. 그 옆에서 나도 외롭지 않게 글을 쓰며 살아간다. 계속 하는 사람들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도 해볼 만하다는 걸 느낀다.

그러니 다들 지금 그 자리에서 오래오래 ‘하던 거’ 하며 살아가기를. ‘거기 가면 볼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시시하지만 반갑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느슨하고 애틋하게. 그들을 우정하는 마음으로. / 212p

 

 

 




 

 

 

 

  바로 그런 이야기다.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이야기들로, 오늘도 나는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내가 모르는 인생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찾아오는 놀라움과 부끄러움, 동시에 또렷하게 드러나는 삶에 대한 애정과 의지들, 또 다음을 기약하게 하는 만남 같은 글들로 마음을 쓰다듬는다. 여든셋의 나이에도 여전히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를 꿈꾸는 이, 매일 반복되는 노동뿐 아니라 이곳에서 보내는 하루하루와 그렇게 쌓여가는 자신의 삶 속에서 ‘정성’의 의미를 보듬는 이, 예상했던 공모전에서 최종 탈락한 뒤 다음에 또 도전할 거냐는 질문에 “지금은 되게 하는 것이 나의 몫이야.”라고 덤덤하게 다짐하는 이까지. 김달님의 글 속에는 사람이 있고, 이웃이 있고, 또 그 안에서 자라는 ‘나’가 있다.

 

 

 

“틀리면 부끄럽지 않았어?”

“부끄럽지 않았어요.”

“왜?”

“왜냐하면 저는 배우는 중이니까요. 원래 배울 때는요, 어려운 거예요.” / 97p

 

 

가능성이라는 건 원래 내게 있던 무언가를 발견하는 게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생겨나기도 한다는 걸 피아노를 배우며 알게 되었다. / 98p

 

 

 



 

 

 

 

  책을 읽으며 내가 누군가를 기억하는 방식은 무엇인가를 내내 생각했다. 나는 내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오늘도 묵묵하게,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 사람들을 생각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이 계절, 다정한 글 귀 하나에 위로 받고 또 희망을 얻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반항인 ㅣ 현대지성 클래식 52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반항인의 메시지!

우리 모두가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현실 속에서 자신을 긍정하고 버티기 위해서는 ‘반항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어느 날 문득, 우리는 생각한다. 나는 왜 매일 같은 시간에 학교에 가고, 출근을 하며, 저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가는가. 나는 왜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을 반복해야 하는가, 밑으로 굴러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다시 정상으로 돌을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의 형벌처럼. 이처럼 삶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삶은 온통 부조리함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기합리화라는 행위를 통해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기만하며 다시 열심히 다람쥐 쳇바퀴 속으로 들어가기를 택한다. 대체 왜?

 

 

 

  이처럼 숙명적으로 주어진 부조리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카뮈는 ‘반항’이야말로 이에 대한 해답이라 말한다. 『반항인』 제1장에서 카뮈는 반항인에 대해, ‘아니요Non’라고 말하는 사람이라 정의한다. 그에게 거부란 또한 포기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신의 형벌로 인해 영원히 산 밑에서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삶을 살아야 했던 시지프를 보며 ‘비록 삶은 비극적일 수는 있어도 절망적이지는 않으리’라고 믿었던 것은, 그가 부조리한 삶을 직시하고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존엄성을 지켰기 때문이다. 데카르트의 저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로부터 카뮈가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선언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참을 수 없는 구속에는 ‘아니요’라고 말하되 본질적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에는 ‘예’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현실 속에서 자신을 긍정하고 버티기 위해서는 ‘반항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반항인』의 메시지가 아닐까.

 

 

 

“반항은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

한 생애의 전체에 걸쳐 펼쳐져 있는 반항은 그 삶의 위대함을

회복시킨다.” - 카뮈

 

 

 

반항과 함께 의식은 태어난다

 

 

 

  ‘반항이란 자기 권리를 의식하는 더없이 명석한 인간의 행위이다.’ 과거 잉카제국의 신민이나 인도의 불가촉천민은 반항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사실 그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전에 신에게서 해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즉, 신화가 형이상학을 대신했다. 그러나 “신은 죽었다”던 니체의 선언 이후로, 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더 이상 우리의 존재를 보증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인간은 신의 역사적 대표자인 왕을 살해한다. 이때부터 주인으로부터 해방을 꿈꾸던 노예의 반항은 노골적으로 혁명운동과 결합하고, 자유에 대한 비이성적 요구는 역설적으로 이성, 반항자에게 순전히 인간적인 것으로 비치는 유일한 정복의 힘인 이성을 무기로 삼게 된다.

 

 

 

반항인이란 신성 이전이나 신성 이후에 위치하는 사람이며, 인간적인 질서를 요구하는 데 전념하는 사람이다. 인간적인 질서에서는 모든 해답이 인간적으로, 즉 합리적으로 표현된다. 이때 모든 물음과 말은 반항이 된다. / 46p

 

 

존귀한 것은 반항 자체가 아니라 반항이 요구하는 대상이다. 설령 반항이 현실적으로 얻어내는 결실이 아직은 보잘것없더라도 말이다.

적어도 반항이 얻어내는 보잘것없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반항이 현재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전적으로 거부할 때, 즉 절대적 ‘아니요’를 신격화할 때 반항은 살인한다. 반항이 현재 있는 그대로의 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일 때, 즉 절대적 ‘예’를 외칠 때 반항은 살인한다. 창조자에 대한 증오는 창조된 세계에 대한 증오로 변할 수도 있고, 현재 있는 그대로의 것에 대한 배타적이고 도발적인 사랑으로 변할 수도 있다. 그 어느 경우든 반항은 살인에 이르고, 반항이라고 불릴 권리를 잃게 된다. / 161p

 

 

신은 죽었다. 그러나 슈티르너가 예고한 대로 신에 대한 추억이 남아 있으므로, 원리의 도덕마저 말살해야 한다. 신성의 타락한 증인이요, 불의를 섬기는 가짜 증인인 형식 미덕에 대한 증오는 현대사를 움직이는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아무것도 순수하지 않다. 이 외침은 우리의 세기에 경련을 불러일으킨다. 불순함, 즉 역사가 규범이 되려 하고, 황량한 대지는 인간의 신성을 좌우할 헐벗은 힘에 내맡겨지리라. 그리하여 사람들은 종교에 귀의하듯 비장하게 거짓과 폭력에 귀의한다. / 208p

 

 

 




 

 

 

 

  “인간의 역사는 어떤 의미에서 끝없는 반항의 총합일 수밖에 없다.”던 카뮈의 말대로 789년의 프랑스대혁명은 나폴레옹으로, 1848년의 2월혁명은 나폴레옹 3세로, 1917년의 러시아혁명은 스탈린으로, 1920년의 이탈리아의 여러 폭동은 무솔리니로, 바이마르 공화국은 히틀러로 귀결된다. 마르크스의 예언적인 꿈, 헤겔과 니체의 강력한 선견은 마침내 신의 왕국을 거세한 후 합리적 국가 또는 비합리적 국가, 그러나 어느 경우든 테러리스트적인 국가를 탄생하게 한다. 카뮈의 시선에서 반항은 이제 그 진정한 기원으로부터 단절되어 전체성에 몸을 던지고, 역사의 노예가 됨으로써 인간을 저버린 채 세계 전체를 노예화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반항에서 비롯된 비합리적 열정이 인간을 톱니바퀴로 전락하지 않게 하려는 반항 자체를 제한하기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카뮈는 일종의 항의에서 시작해 점진적 해방을 추구하는 반항과 달리, 역사를 전복하고 세계를 뒤바꾸려는 혁명을 비판한다. 혁명은 자신의 원리와 허무주의와 순전히 역사적인 가치를 포기하고 반항의 창조적 원천으로 되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혁명이 창조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의 광란에 균형을 부여할 수 있는 도덕적 혹은 형이상학적 규범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실제로 있는 그대로의 우리가 아닌 존재를 생산하기 위해 죽이고 죽이는 것 대신에 이 지상에서의 삶을 가치 있게 살아가는 것, 부조리에 맞서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완전해지는 진정한 의미로서의 반항을 추구하자고 말한다.

 

 

 

모든 종교는 유죄와 무죄의 관념 주위를 맴돈다. 그렇지만 최초의 반항자인 프로메테우스는 징벌의 권리를 부정했다. 제우스 자신, 아니 특히 제우스는 이 권리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결백하지 않다. 최초의 운동에 있어 반항은 징벌의 정당성을 거부한다. 그러나 고단한 여행의 끝에 이르러 반항은 징벌이라는 종교적 관념을 되풀이하고, 그것을 세계의 중심에 놓는다. 최고 심판관은 이제 천상에 있지 않다. 최고 심판관은 바로 역사인데, 역사는 무자비한 신이 되어 형을 선고한다. / 348p

 

 

요컨대 반항은 생의 운동이다. 아무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반항을 부정할 수 없다. 반항이 내지르는 더없이 순수한 절규는 번번이 한 인간 존재를 일으켜 세운다. 그러므로 반항은 사랑이요 풍요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 반항이 고결한 기원을 잊은 채 원한에 의해 더럽혀지자마자, 반항은 삶을 부정하고 파괴로 치달으며 하찮은 반역자들의 냉소적 무리를 낳는다. 노예들의 씨앗인 그들은 오늘날 유럽의 시장에서 온갖 예속에 몸을 바치고 있다. 그것은 더 이상 반항도 혁명도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원한이요 폭정이다. 혁명이 권력과 역사의 이름으로 과도한 살인 기계가 된 셈이다.

(…) 반항이 모든 일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모든 일에 도전할 수는 있다. 정오의 태양이 역사의 운동 위에서 이글거리고 있다. / 439p

 

 

세계의 부조리를 강조하는 철학이 그들을 절망에 빠뜨릴 위험은 없나요?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부조리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은 꼭 필요한 하나의 단계, 하나의 경험입니다. 그것을 막다른 골목으로 이해하면 안 돼요. 부조리는 반항을 유발하는데, 반항은 생산적일 수 있습니다. / 444p

 

 

 




 

 

 

 

  이처럼 『반항인』은 부조리로 점철된 삶을 극복하기 위해 반항 의식의 중요성과 반항의 한계까지 되짚어보며 진정한 반항의 의미를 전하려 한 카뮈의 철학을 집대성한 역작이다. 냉전 시대였던 당시, 좌파의 입장에서 공산주의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혹독한 비판과 함께 문제작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그 외에도 최초의 반항자인 프로메테우스에서부터 마르크스주의에 이르기까지 ‘반항’을 중심으로 서양 철학과 역사를 돌이켜보는 그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여기에 반항의 정신을 담은 예술의 가치, 카뮈의 인터뷰까지 만나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다만, 식견이 짧은 관계로 그가 제기하는 균형과 중용의 ‘정오의 사상’은 워낙 추상적인데다 모호하게 느껴져서 여기서 다 언급하기 어려운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이방인』과 『시지프 신화』를 읽은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카뮈의 작품 세계를 더 깊이 사유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 역시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예술에서 가장 위대한 스타일은 비록 그것이 당대의 편견과 충돌할지라도 가장 지고한 반항을 표현한다. 진정한 고전주의가 길들인 낭만주의이듯, 천재란 자신의 한계를 창조한 반항이다. / 393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미드라이프 마인드 - 나이듦의 문학과 예술
벤 허친슨 지음, 김희상 옮김 / 청미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년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

중년을 이해하는 깊고 단단한 울림으로 가득한 책!

 

 

 

  인생은 40부터라는 말도 있다지만, 실제로 마흔이라는 나이에 임박하면 ‘아, 내 나이가 벌써 마흔이라니’ 하는 탄식과 함께 목구멍이 턱 하고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현재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이 진즉에 80세를 넘겼으니, 나 역시 인생의 한복판에 서 있게 된 셈이다. 그렇다는 것은 곧 중년을 상징하는 일련의 이미지들, 그러니까 ‘처지기 시작하는 피부, 후줄근한 몸매, 갱년기, 늘어진 뱃살’ 따위의 신체적 쇠퇴를 비롯해 ‘이루지 못한 꿈을 떠올릴 때마다 느끼는 좌절감, 동년배보다 뒤처지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를 두루 돌봐야 하는 중압감’과 같은 심리적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될 때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이렇듯 우리는 자신이 중년이라고 생각하는 나이에 도달하면, 인생의 중간 지점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아 이제 내가 정말 중년이구나 하고 의식하게 된다. 책 『미드라이프 마인드』는 이를 ‘만들어진 중년’이라 표현한다. 우리는 나이를 먹는 것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여기지만 사실 나이 먹는 일처럼 문화의 강력한 영향을 받는 현상도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느끼는 바로 그만큼 늙는다. 즉, 우리가 어떻게 늙어가는지, 나이를 먹어가는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 관점과 반응은 으레 이래야 한다는 상투적인 비유 안에서 미리 결정된다는 뜻이다. 결국 나이 먹음이란, ‘생물적 개성이라기보다 사회의 심판에 더 가깝다’는 책의 표현은 우리가 중년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제대로 음미해볼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다.

 

 

 

늙는구나 하는 느낌에 대처하는 최선의 자세는

늙는다는 의식으로부터 달아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어찌해야 잘 늙어갈 수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다. / 17p

 

 

 

  따라서 이 책은 중년이라는 선입견을 걷어내고 나이듦의 의미를 성찰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 한다. 단테와 몽테뉴, 괴테와 보부아르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정교한 안테나로 항상 늙어감의 위기와 두려움을 포착해왔던 작가와 사상가들의 작품을 통해 인생의 한복판에 선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이를 수용해서 나아갈 것인지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길러내고자 한다. 이 책에 수록된 작가들은 불안함을 예술로 승화할 방법을 찾기 위해 진력했으며, 저마다 다른 길을 걸었다. 덕분에 우리는 중년에 반응하는 방법이 그만큼 다양하며, 우리가 중년을 대하는 태도 역시 자신만의 관점으로 다양하게 길러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인생의 행로 한복판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또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따뜻한 향기를 머금은 숲속에서 나무가 만든 그늘 아래를,

햇살로 얼룽거리는 그늘 아래를 산책하며,

내 인생의 한복판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로서의 인생이 아니라, 인생행로의 중간쯤이 아니라, ‘

내 실존의 한복판’에 섰다는 생각을.

나의 심장이 전율했다.

-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 446p

 

 

 

  고대 스토아학파로부터 현대의 실존주의자들은 대체로 중년에 이르러서는 더 많은 것이 아니라, 덜어냄의 지혜를 추구해야 하는 시기로 인식했다. 사뮈엘 베케트 역시 인생의 중반에 이르렀을 때, 많은 일을 벌이기보다 마음을 비워내는 자세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임을 받아들이는 자세에서 성숙함이 완성된다고 여긴 것이다. 단테는 중년이란, 우리가 할당 받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피할 수 없이 분명히 깨닫는 지점이지만, 이런 깨달음이 촉발하는 위기는 『신곡』과 같은 작품을 쓰는 데 꼭 필요한 창의적 번뜩임을 제공해줄 기회로 보기도 했다.

 

 

 

  한편 괴테는 익숙해서 편안한 방식을 버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고 진화하는 데에서 영원한 초심을 유지하려 했다. 몽테뉴는 중년에 도달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중년이 되었음을 의식한다는 것은 예전에 일어난 모든 일을 잊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멈춰야 할 때라고 인식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나 자신의 연구는 나의 형이상학이자 나의 물리학이다.”라고 했을 만큼 시간에 따른 몸과 마음의 변화를 진지하게 관찰했다. 시간의 심연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객관화했던 그의 태도는 우리에게 시간의 다스림이 곧 자아의 다스림이며, 겸손함을 키우는 것이 성숙함의 본질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 외에도 조지 엘리엇, 보부아르, 바콜, 손태그 그리고 스미스는 몇 세기에 걸친 남성 중심의 중년 관점을 올바르게 바로잡으려는 노력해왔다. 덕분에 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 여성으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중년이라는 선입견들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고독은 자아를 포착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몽테뉴는 주장한다. ‘가게 뒤에 붙은 방’, 곧 번잡한 거래가 이뤄지느라 바삐 돌아가는 장터의 가게에서 슬쩍 빠져나가 뒤에 붙은 방에 가서 홀로 머리를 식히며 고독한 시간을 가진다면, 우리는 무엇이 진정 잘 사는 인생인지 하는 물음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사회와 거리를 두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또한 ‘우리 자신 안에 있는 무뢰배의 속성’으로부터 거리를 두어야만 한다. 중년에 이르는 동안 우리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위해 살았다. 그만하면 충분하다. 우리는 적어도 ‘인생의 끝부분’만큼은 우리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 몽테뉴의 관점에서, 중년의 목표는 자신에게 충실한 자기만족의 삶이 되어야만 한다. / 138p

 

 

우리는 이미 아는 것을 더욱 깊이 천착해야 할까, 아니면 알지 못하는 것을 찾기 위해 새로운 모험을 감행해야 할까? 요컨대, 우리는 세월의 흐름에 맞서 싸워야 할까, 아니면 굽히고 순응해야 할까? 괴테는 이런 딜레마를 몸소 감당하면서도, 더없이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풀어낸다. (…) 괴테는 유구한 세월의 무게 앞에서 허리를 숙였다, 세월과 맞서 싸우려고. / 246p

 

 

울프는 우리에게 성숙함의 묘사, 상당히 긍정적인 묘사를 제공한다. 망설이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 아픔을 끌어안고 성장으로 진보하는 이 모든 것은 단단하고 강건한 정체성으로 빨려 든다. 중요한 점은, 이 정체성이, 최소한 겉보기에는, 무한히 반복되는 운동, 기름칠을 잘할 기계처럼 매일 그리고 매주 왕성한 피스톤 운동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 인용문은 시간이 어떤 것인지 상징처럼 보여주면서, 또한 시간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 인간을 그런대로 즐거운 일상을 살아가는 현세의 인간으로 그려낸다. 문학은 이처럼, 최소한 우리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알고 있듯, 일종의 충격 완화 장치 역할을 한다. / 421p

 

 

 




 

 

 

 

  이처럼 책을 읽다보면 중년이라는 인생의 행로를 통과하는 데에는 단 하나의 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만 우리는 그 많은 행로를 모두 경험할 수 없기에 문학과 예술을 통해 다양한 관점들을 살펴보고 나에게 맞는 항로를 찾아내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내가 믿고 있고-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태도를 견지하기, 내 뜻대로 통제할 수 없는 것-실제로 전혀 통제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우리는 언제나 불완전하고 부정확한 존재이며, 중년이라는 나이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맬지라도 그것조차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줄 알 때 우리는 비로소 중년을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내게 중년이라는 이미지에 나를 가두지 않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그 모든 부정적인 이미지와 상투적인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가장 생산적인 시기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던 위대한 작가들처럼, 나 역시 나만의 스토리를 써내려가는 법을 계속해서 고민해하고 실천하려 노력해야겠다 생각했다. 무엇보다 ‘중년’이라는 시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학과 예술을 아우르는 이 여정에 동승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즐거운 독서였다. 걷고, 걸어 어느 덧 길 한복판에 서 있게 된 나는 이제 무엇을 바라보고 또 어디로 갈 것인가. 이 시대의 많은 중년들에게, 중년의 길로 접어들 분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해드리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