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완성 초등 문해력의 기적 - 7세부터 초3까지 독서·어휘·쓰기로 잡는 엄마표 문해력 수업
장재진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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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문해력 발달을 좌우하는 것은 엄마의 대화법에 달려있다!

근래에 읽은 문해력 관련 도서 중 가장 실제 적용 가능하면서 유익한 책이다!

 

 

 

  최근 엄마들 사이에서 문해력이 이슈다. EBS에서 <당신의 문해력>에 이어 <문해력 유치원> 편까지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48~60개월 사이의 유아 문해력 교육법을 고민하고 있던 부모들에게도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실 방송이 되기 전부터 문해력은 나의 가장 높은 관심사 중에 하나였다. 첫째 아이가 그동안 단순 연산 위주의 수학 문제집만 풀다가 서술형이 등장하는 수학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는데, 혼자서 장문의 문제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이제는 수학 문제를 푸는 데도 문해력이 필수인 시대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아이가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가정 내에서의 교육만으로도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7세에서 초3까지, 엄마표 문해력 수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 있어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단계별·수준별로 매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어 근래에 읽은 문해력 관련 책 중 가장 실제 적용 가능하면서 유익한 책이었다.

 

 

 

초등 문해력 발달을 위한 엄마표 기적의 한 마디

 

 

  책에 따르면 문해력이란, 단순히 읽는 능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용의 글과 출판물을 사용해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넓게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같은 언어의 모든 영역을 포함하는 것으로, 문해력이 좋다고 하면 언어를 다루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학습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문해력이 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면 학습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7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에 이르기까지, 이 시기야말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적기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의 문해력을 높일 수 있을까. 이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앞서 내 아이의 문해력이 어느 수준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아이가 어느 정도 수준의 어휘를 이해할 수 있는가, 어느 정도 길이의 글을 이해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어야 출발점과 방향을 명확하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수준별·단계별 구체적인 방법을 중심으로, 엄마가 어떤 질문으로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가야 하는지 책에 제안하는 학습 로드맵을 따라가 볼 것을 권장한다. 읽기, 어휘, 쓰기에 이르기까지 적정한 분량으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아이와 함께 소화해 나가다보면 어느 새 평생이 든든할 엄마표 문해력 학습법이 완성되리라 생각한다.

 

 

 

어린 시기에 책을 접한다는 것은 그림책 내용을 세밀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책과 엄마의 목소리에 친숙해지는 것이다. 이 시기에 엄마는 아이가 정보에 집중할 수 있게 마들어야 한다.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그림책을 읽어주고, 흉내도 내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엄마의 목소리와 그림에 집중하면서 아이는 책을 통해 일상생활과 관련된 어휘를 늘려나간다. / 46p

 

 

아이를 책에 집중하도록 이끌려면 일단 아이와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아이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해당 주제의 책을 제시한다. 처음에는 아이의 관심사를 따라가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유튜브에서 슬라임 만들기를 자주 본다면 슬라임에 관련된 책을 건네고, 특정 아이돌을 좋아한다면 매니저 등 직업에 관련된 책을 제시해보는 것도 좋다. 아이가 관심을 전혀 두지 않는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책이어도 좋다. 일단 영상 매체에서 눈을 떼고 책으로 관심이 옮겨간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83p

 

 

 

  일단 문해력에 있어 읽기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책을 즐겁게 읽는 것은 초등학교 시기에 가장 중요한 과제다. 엄마가 읽어주는 것에서 혼자 읽기로 넘어가는, 책 읽기에서 독립하는 시기이며 그림책에서 문고판 등 글자가 많은 책으로 넘어가는 단계라는 점에서 그러하지만, 수많은 읽기 과제 경험을 통해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이때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 게임 등 각종 영상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 책 읽기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저자는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보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책을 읽었을 때 좋은 점을 이야기해주면서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책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아이가 책에서 멀어지지 않게 하는 길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고른 책과 읽는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다. 아이가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제대로 읽었는지 매번 확인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아이가 책을 읽다가도 얼마나 읽었냐’, ‘주인공 이름이 뭐냐와 같은 확인을 받으면 읽기가 싫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책을 읽을 때 기억력 테스트를 받는 느낌이 들지 않고 네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대견하고 기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을 때 아이는 책 읽기를 더욱 즐거운 활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유념해야겠다. 또 아이가 책을 그만 읽고 싶어 할 때는 그래, 좀 쉬었다 읽을까?” 하고 그 마음을 이해해줄 필요도 있다. 처음 독서를 시작한 아이가 무조건 책 끝까지 읽기가 목표가 되지 않도록, 지금까지 읽은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을 전달해주자는 것이다. ‘끝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질수록 독서는 해치워야 할 숙제가 될 뿐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아이와 함께 책 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느낌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 수 있다. 책 내용을 종합적으로 암시하는 제목이나 소제목 등을 통해 책에 대한 정보를 얻고 글 내용을 예측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때 동일한 제목과 표지 레이아웃, 비슷한 분위기의 그림 등으로 구성된 전집류보다는 단행본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 58p

 

 

중요한 장면은 어디 있어? 그 장면이 왜 중요하지?”

아이가 줄거리를 잘 말하지 못하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장면, 중요한 장면을 찾아내는 것은 부담이 덜하다. 중요한 장면을 찾아낸다는 것은 동화나 소설을 이해하는 핵심이 된다. 특히 아이가 생각하는 중요한 장면은 아이의 감상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아이가 중요한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엄마 입장에서도 중요한 장면은 무엇인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주면 좋다. “너는 그 장면이 좋았구나. 엄마는 이 장면이 더 좋았어. 왜냐하면.”과 같은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는 책에서 엄마가 말한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 86p

 

 

이 책에서 중요한 문장 다섯 가지만 찾아볼까?”

비문학 글은 핵심적인 문장이 가장 중요하다. 글 주제나 내용이 가장 함축적으로 담겨 있는 것이 핵심 문장이다. 보통 중요한 문장은 단락의 가장 앞이나 뒤에 있다. 단락의 핵심 문장이 단락 중간에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렇게 단락별로 한 문장씩만 찾아도 글의 핵심을 파악하기 쉽다. / 89p

 

 

 




 

 

 

 

  “엄마, 오늘 일기는 뭘 쓰면 좋을까?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

  7살인 아들과 매일 일기 쓰기를 하고 있는데, 간혹 아이가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도움을 요청할 때가 있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에 특별할 것이 없는 하루에 무엇인가를 써야 한다는 것이 아이로서는 힘든 일이었나 보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하나 다 일러주면 결국 아이의 글이 아닌 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나로서는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고민이 된다. 이에 대해 저자는 글을 쓰는 모든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소재 찾기라고 설명한다. 하물며 아이에게는 더더욱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때문에 저자는 아이가 글을 쓰기 전에 소재를 생각하게 만드는 엄마의 말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뭐야?” “이거 보면 무슨 생각 나?” “본 대로 자세히 말해볼래?” “제일 자신 있는 주제로 써보면 어떨까?”와 같이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게 하는 말이나 자지가 좋아하고 자신 있는 이야기를 써보게 함으로써 쓰기를 출발하게 한다면 좀 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난 뒤부터는 아이에게 이제는 그 날 있었던 일만 쓸 것이 아니라 만약 내가 ~이 된다면?”과 같이 상상글이나 관찰글 등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를 시도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랬더니 아이가 그게 좋겠다며 신나해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감을 표현해보고, 경험을 구체화해보고, 그냥 재미있었다가 아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유도해주는 엄마의 말, 그 말이 아이의 쓰기 문해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또 초등학교 글쓰기의 목표는 바른 문장 쓰기가 아니라는 점을 꼭 유념해 두어야겠다. 아이가 쓴 글에서 지나치게 문법적인 요소를 잡아내거나 가르치면 쓰기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글의 형식보다 글 내용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쓰도록 격려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맞춤법에 너무 집중하다가 글을 쓰는 의도나 내용 같은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기는 쓰기를 즐거워하고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때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는데도 여전히 맞춤법에 문제가 있다면 체계적인 반복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초등학교 입학 전, 혹은 저학년의 경우는 조금 여유를 가져도 좋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겠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소재 찾는 것부터 내용 정리, 쓰기까지 모든 것을 맡기지 않도록 한다. 아이의 쓸거리를 풍부하게 하는 것은 동기부여가 되는 엄마의 말,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내는 엄마의 말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 261p

 

 

글이든 그림이든 일단 해볼까?”

처음에는 아이에게 편하게 무엇이든 쓸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글감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완성된 문장이나 글보다는 어떤 내용이든 편하게 써보도록 하는 것이다. 친구들과 대화한 내용, 아이들이 즐겨 말하는 내용도 좋다. 하고 싶은 일이나 게임 용어, 좋아하는 가수 이야기라고 상관없다. 글 쓰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면 처음에는 그림을 그리게 해도 좋다. 아이가 노트를 펴고 집중하는 시간, 편하게 뭔가를 끄적이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 267p

 

 

 




 

 

 

 

  이처럼 30일 완성 초등 문해력의 기적을 읽다보면 초등 문해력 발달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보다 엄마의 대화법에 달려있음을 확실히 깨닫게 된다. 그 어떤 좋은 플랜이 있어도 엄마의 사소한 말 한 마디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내 아이를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은 부모들, 분명 읽기는 잘 하는데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곤란함을 겪는 아이를 둔 부모들, 사교육에 의지하고 엄마표 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많은 부모들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 드린다. 이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아이의 부모로서 나 역시 이 책을 한 번 읽고 책장 꽂아만 둘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들여다보면서 실천해보기로 다짐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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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의 힘
이미소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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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역 상생과 공유를 실천하는 청년 사업가의 성공 스토리!

타인의 상상에 기대지 않고 내가 꿈꾸는 세상을 열어 보일 수 있는 삶, 그 안에 성공이 있다!

 

 

 

 

  이게 감자야, 빵이야? 백화점의 한 팝업스토어 앞에서 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빵 모양이나 포장이 영락없이 감자와 흡사해서 나는 이게 빵이라고?” 하고 되묻기까지 했다. 다양한 식재료와 독특한 콘셉트를 활용한 음식 상품이 워낙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요즘이라지만, 그 중에서도 춘천 감자빵은 단숨에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니다 다를까, 팝업 스토어 매대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줄지어 서 있었다.

 

 

 

골칫덩이 감자를 성공의 기회로, 문제를 기회로 바꾼 청년 농업인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는 바로 이 감자빵을 춘천의 명소와 명물로 만들기까지 감자빵 성공 스토리의 모든 것을 담은 이미소 대표의 책이다. 무려 20대에 감자 농사에 매진해 춘천의 명소인 카페 감자밭을 세우고, 여기에 이색적인 감자빵을 개발해 전국적으로 유명한 먹거리 명물로 만들어낸 그녀의 성공 노하우가 궁금해진다.

 

 

 

  감자빵 성공의 탄생 스토리는 감자 농사를 지으셨던 아버지의 전화 한 통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수확한 감자를 전부 묻어야 할 것 같아. 네가 와서 한번 팔아보면 어떨까?” 강남의 한 IT회사에 어렵게 입사한 지 겨우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아버지는 그녀에게 무리한 부탁을 해오셨다. 적어도 3년은 꾹 참고 다니면서 배운 만큼 도움을 드리고 나오라던 아버지가 갑자기 아쉬운 소리를 하다니, 오죽하면 그랬을까 아버지의 고단함이 눈에 밟혀 결국 그녀는 퇴사를 결심했다. 그렇게 26살의 나이에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춘천으로 내려온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돈으로 따지면 1억이 웃도는 금액으로, 팔지도 못하고 묻어야 하게 생긴 감자가 무려 30톤에 이르렀던 것이다.

 

 

 

  평소 식량 주권, 감자의 보존과 존중을 위해서 다양한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그녀의 아버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급된 감자 종자인 수미 감자의 아성에 밀려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았다. 그해 감자 값은 20킬로그램 한 상자에 27,000원이었지만 아버지의 감자는 한 상자에 13,000원에 낙찰 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4만 평에 달하는 땅을 임대해서 농사를 지으셨던 아버지로서는 수확한 농작물을 판매하지 못했을 때 몇 억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사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돈이 되지 않는 골칫덩어리 감자라니. 왜 온 가족이 고생하며 이 일에 매달려야 하는 것인가. 그녀로서는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돈보다는 자국의 종자 다양성 확보라는 대의와 신념을 굽히지 않으셨던 아버지의 꿈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그녀는 닫혀 있었던 마음을 활짝 열고 감자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청양에서 고추 농사를 짓지만, 수십억 원의 종자 사용료를 몬샌토에 내고 있다. 또한 시금치 종자 사용료는 덴마크에, 대파 종자 사용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키위 종자 사용료는 뉴질랜드에 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국민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밥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는 우리 땅에서 나지만, 종자 양육에 대한 사용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IMF 시절, 국내 대형 종자회사들은 해외에 매각되었고, 현재 우리나라 종자 시장의 반 이상은 외국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슬프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 32p

 

 

미국의 유명한 작가이자 스탠퍼드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인 짐 콜린스는 말했다.

유능한 경영인은 결정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절대 미루지 않는다. 실패한 결정 열 개 중 여덟 개는 판단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제때 결정을 못 했기 때문이다.”

내가 20대에 한 회사의 대표가 되고, 회사를 성장시키고, 하고 싶은 일을 일찍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그저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좀 더 빠르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 47p

 

 

 



 

 

 

 

  감자하면 수미감자가 마치 화폐처럼 절대적 가치를 갖게 된 지금, 이미소 대표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수확량과 편의성을 추구하다 사장된 다양한 품종들을 다시 가지고 오는 것을 제1 목표로 삼았다. 무늬만 유기농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상생 농업을 실천하고, 나아가 농작물이 자라는 공간인 밭처럼 농촌에 살고 싶은 사람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렇게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단한 과정을 겪어 내면서 더 크게 깨달은 사실은, 감자를 생산하고 원물을 보급하면서 농사를 지어서 가락시장에 내놓는 것이 21세기 농부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고객들과 소통하고, 플랫폼을 구축하고, 농산물을 가공해서 소비자를 만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농업을 구현하는 길이었다. 그러려면 감자로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를 만들어야 했는데, 이것이 지금의 감자밭의 시발점이 된 핑크세레스였다. 이때 그녀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미래를 함께할 팀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연 매출 100억이라는 감자빵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큰돈을 버는 것보다 긍정적 순환구조를 만들어 사업을 지속하고,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우수한 품종을 널리 보급하고자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일어나야 했다. 수확한 작물에 대한 소비가 있어야 농민들이 안심하고 작물을 심을 수 있고, 안정적인 시장이 구축되며, 농업이 유지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농사만 짓고 가락시장에 물건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은 힘들지만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비투시(Business to Consumer, B to C)로 차별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56p

 

 

우리 배에 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자신에 관해 탐구하는 자세다. 지금 해답을 찾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찾을 사람, 나만이 디자인할 수 있는 삶을 탐구할 계획이 있고, 자신이 타려고 하는 배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고, 그 배에 타서 자신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현할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 101p

 

 

 

  이처럼 책 속에는 20대 청년이었던 이미소 대표가 100억대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를 완성시키기까지 온갖 우여곡절이 담겨 있다. 그럴 듯한 이상과 막연한 기대로 포장된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점검과 반성이 녹아 있다. 때문에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떻게 일해야 할지 하나씩 원칙을 세워나가며 자신들만의 비전과 목표, 회사의 꿈과 룰을 세워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철저하고 소름끼치게 공부하자. 성장이 곧 힘이다’ ‘6개월 전의 정답이 지금은 아닐 수 있다. 시간, 환경 등의 조건이 변함에 따라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함으로써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려하는 자세를 보이는 모습이 눈에 띈다. 특히 타인의 상상 속에서 살지 말고, 나 자신의 상상 속에서 살자며 우리의 상상 속에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기를 꿈꾸고, 늘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나가려는 모습은 젊은 경영자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자기만의 성공을 정의해야 한다. 추상적으로 그저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성공을 정의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가장 행복한지, 어떻게 살아야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어떤 것을 통해 내가 이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등 내가 근본적으로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이상을 가진 사람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 166p

 

 

막연히 원하는 걸 실제로 해보면,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닌 경우가 많아. 이건 네가 경험해야 알 수 있는 것들이야. 경험하다 보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돼. 가짜 긍정이 아니라 진짜 긍정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지. 매장을 운영하고 싶다면 오퍼레이션부터 운영, 기획까지 전방위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해. 기본적인 것부터 경험해보는 게 좋을 거야.” / 184p

 

 

 




 

 

 

 

  그녀는 용감한 선택의 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회고한다.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힘들더라도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분명한 의견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럴 수도 있지가 아니라 왜 그럴까?’를 늘 생각하고, 모든 문제를 중립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판단하며 과감하기를 선택했다고. 그 선택이 옳든 그르든, 책임지는 삶을 살다보면 그 과정에서 분명히 자신을 더 잘 알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어떤 삶을 원하는지 고민해 답을 찾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 그리고 이런 삶의 방식을 좋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그녀의 마인드를 나 역시 배우고 응원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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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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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is 뭔들은 아무래도 계속 될 것 같다!

나의 우주와 당신의 우주가 교차하는 순간에 발화하는 그 모든 에너지를 민감하게 품어보는 것. 그건 아주 중요한 거야!

 

 

 

  하늘을 나는 자동차,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소형 컴퓨터, 우주 정거장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고속 레일초등학생 시절, 이따금 상상하곤 했던 미래의 모습 속에는 분명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도 있었다. 피부색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심지어 인간과는 너무도 다른 외형을 가진 그들이지만 그림 속에서 나는 그들과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웃고 있었다. 거기엔 우리가 철저히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종이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했을 거라는 생각 따윈 없었다. 그래, 이 넓고 넓은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고 있었던 건 아닌 거야. 이 단 하나의 믿음 앞에서 나는 우리의 우주가 보다 넓어지는 상상을 했다. 아마도 김초엽이 보여준 세계 역시 이런 그림을 상상했던 게 아닐까. ‘안녕, 하고 여기서 손을 흔들 때 저쪽에서 안녕, 인사가 되돌아오는 몇 안 되는 순간들. 그럼으로써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되돌아보게 하고 때로는 살아가게 하는 교차점들. 그 짧은 접촉의 순간들을 그려내는 일이, 나에게는 그토록 중요한 일이었다던 작가의 말처럼 완전히 하나로 포개어질 수는 없어도 나의 우주와 당신의 우주가 교차하는 순간에 발화하는 그 모든 에너지를 민감하게 품어보는 것. 그러함으로써 불가능해 보이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어떤 힘을 믿었던 게 아닐까.

 

 

 

살아간다는 건, 저마다의 우주를 이해해나가는 과정이라는 것

 

 

  인류의 이기로 인해 초래된 지구 위기, 낯설지 않은 미래의 현실을 생생하게 구현해낸 소설 지구 끝의 온실이후에 만난 김초엽 작가의 단편 소설집이다. 아주 작아 보이는 것들이 일으키는 파동을, 여린 온기가 불어넣은 생명의 힘을 희망으로 엮어낸 전작의 전율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서 만난 작품이라 더 특별하고 반갑다. 방금 떠나온 세계에는 <최후의 라이오니>를 비롯해 총 일곱 편의 단편작이 수록되어 있다. 전작이 지구 내부에서 일어나는 위기와 극복의 희망 연대기를 그려냈다면 이번 소설집에서는 우주 밖으로까지 외연을 확장시켜 거대하고 초월된 시공간적 세계관을 완성해나간다. 다른 시대, 다른 환경, 다른 신체 능력을 지닌 이들, 다시 말해 어울릴 수 없는 이질적인 것들이 빚어내는 마찰음에 촉각을 드리우면서도, 그 안에서 서로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서로로 하여금 각자의 세계를 보다 넓혀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 한 편 한 편에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아주 특별한 존재들이 등장한다. 유능한 유품정리사이자 멸망의 단서를 탐색하는 1급 수사관 로몬’(<최후의 라이오니>), 시지각 이상증을 겪는 모그’(<마리의 춤>), 신체를 변형하고 개조하는 것에 매우 적극적인 트랜스휴먼’(<로라>), 음성 언어를 이용하지 않고 호흡 즉, 공기 중에 섞여 있는 입자를 통해 의미를 인식하는 숨그림자 사람들’(<숨그림자>), 거대한 격자 구조의 인지 공간에 자신의 기억과 정보를 저장하고 공동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인지 공간>), 불의의 사고로 인해 다른 이들과는 다른 아주 느린 시간대를 살아가는 언니(<캐빈 방정식>) 등이 그러하다.

 

 

 

그날 사건 현장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모그들이 언제부터 그 일을 기획했는지. 마리는 어떻게 그 일의 주축이 되었는지. 사람들은 사라진 마리가 언젠가 돌아오지 않을지, 다음 테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쩌면 2의 마리’ ‘3의 마리가 등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아니, 우려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마리가 돌아오기를, 또 다른 마리가 등장하기를 마음 깊은 곳에서 기대하는 듯하다. / <마리의 춤> 중에서 59p

 

 

인간은 고유의 신체 지도를 가진다. 팔과 다리를 의식하지 않을 때도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에게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수용 감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어긋난 고유수용 감각을 가진다. 다시 말해, ‘잘못된 지도를 가진다. / <로라> 중에서 106p

 

 

조안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단희는 이제 조안의 음성 언어 일부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단희를 제외한 사람들은 대개 조안의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를 원치 않았다. 발성기관이 퇴화한 사람들에게 목소리는 낯설고 당혹스러운 진동일 뿐이었다. 반대로 조안이 입자 언어를 배우는 것도 불가능했다. 조안은 외형이 유사할 뿐, 후각 수용체와 언어 회로는 숨그림자 사람들과 공통점이 전혀 없었다. 다른 종이나 마찬가지였다. / <숨그림자> 중에서 170p

 

 

이곳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들이 이곳을 덜 미워하게 하지는 않아. 그건 그냥 동시에 존재하는 거야. 다른 모든 것처럼.” / <숨그림자> 중에서 182p

 

 

 

  그들은 우리가 흔히 정상인이라고 간주하는 일반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모그들은 자신들이 결핍된 존재들이 아니라 변화이자 진보일 수 있음을 피력하며 정상인들에게 테러를 일으키고(<마리의 춤>), 진의 만류에도 로라는 기존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고 더 나은 신체 기능을 얻기 위해 세 번째 팔을 갖는다(<로라>). 이브는 집단 지성의 힘을 믿는 공동체 사람들의 공간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하고(<인지 공간>), 뇌에서 시간을 인지하는 회로에 문제가 생긴 언니는 자신의 감각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적극적인 치료에 매달리기를 요구하는 동생으로부터 떠나기도 한다(<캐빈 방정식>).

 

 

 




 

 

 

 

  때문에 이들의 행동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배제되어야 마땅한 것으로 치부되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누군가는 그들을 껴안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돌아오겠다는 인간 라이오니의 약속을 기다리며 멸망이 지연시키고 있던 기계 문명의 리더 셀의 곁에서 라이오니인 척하며 떠나지 않는 가 있고(<최후의 라이오니)>, 몸 정체성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쫓으며 그들과의 이해를 시도하는 진이 있다(<로라>). 또 과거로부터 온 조안이 숨그림자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게 돕는 단희가 있으며(<숨그림자>), 언니를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이나 관람차에 올라타 보기도 하는 동생이 있다(<캐빈 방정식>).

 

 

 

  이렇듯 각각의 소설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일으키는 갈등과 간극 속에서 어떻게 하면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인지 끊임없이 가능성을 모색하며 더 위대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소설 <인지공간>에서 저 밤하늘에는 별이 너무 많아서 우리의 인지 공간은 저 별들을 모두 담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각자가 저 별들을 나누어 담는다면 총체적인 우주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마침내 이 행성 바깥의 우주를 온전히 상상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 그곳을 향해 갈 수도 있을 것이라던 문장처럼, 각자의 소우주를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더 큰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라이오니는 떠나지 않았습니다. 라이오니는 우리의 두려움에 공감하는 유일한 복제였죠. 기계들에게도 소멸의 공포가 있다는 것을, 다른 복제들은 이해하지 못했지요. 라이오니는 남아서 기계들을 터널 밖으로 안전하게 데려갈 방법을 찾으려고 했어요. 불멸인들의 기술 라이브러리에 복제의 권한으로 접근해 보호 설계 방법을 찾겠다고 했지요.” / <최후의 라이오니> 중에서 43p

 

 

그러나 이제 단희에게도 입자들은 의미라기보다는 냄새에 가까워졌다. 둔감해진 후각기관은 한때 조안이 했던 것처럼, 공기 중에서 어떤 기억과 감정을 읽었다. 입자들이 단희를 그 시절로 데려갔다. 의미로는 포착할 수 없는 것들에게로, 추상적이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너무 구체적이어서, 언어로 옮길 수 없는 장면으로, 조안이 말했던 그 공간들로. / <숨그림자> 중에서 188p

 

 

먼 우주에서 온 탐사선이 이 행성에 도착했을 때, 오브들은 탐사선에서 내린 작은 생물들을 면밀히 관찰했어요. 그리고 오브들은 곧 알아차렸습니다. 이 개체들은 다른 환경에 취약하고 지극히 생태 의존적인 생물이며, 심지어 폭력적이고 비도덕적이지만, 어쨌든 그들은 모두 자아를 가지고 생각하며 움직이는 존재들이라고요. 오브들에게 우리는 불청객이었지요. 그들은 우리가 단지 죽어가도록, 절망하도록, 흔적도 없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연민할 줄 아는 존재였으니까요. / <오래된 협약> 중에서 222p

 

 

 




 

 

 

 

  이제 김초엽은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확실히 한국 문단 내에서 김초엽은 점점 확고부동한 자신의 위치를 찾아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렇게 자신만의 창작 지도를 그려나가고 있는 젊은 작가가 있다는 것이 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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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물들이는 수채화 일력 - 오리여인의 365일 만년 달력
오리여인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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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빡빡했던 내 하루에 다정함이 차오른다!

연말연시에 사랑하는 이들에게 선물하기에 좋은 만년 달력!

 

 

 

  지난 해 오리여인 님의 에세이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를 읽고 얻은 따뜻한 에너지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데, 이번에는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볼 수 있는 고운 수채화 만년 달력이 나왔다. 오리여인 님 특유의 따뜻한 그림체와 다정한 글귀가 정성스럽게 채워져있다.

 

 

 
 
 


 
 

 

 

소나무는 불안이 없는 푸름을 우리에게 보여줘요.

 

 

노을이 져야 해가 가라앉고 열매가 져야 다시 싹을 피워요.

 

 

 



 

 

 

 

작은 것에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작은 것일 뿐이에요. 더 크고 많은 것을 보세요.

 

 

나도 남도 잘 챙기는 마음. 전 이 마음이 있어서 좋은 걸요.

 

 

 



 

 

 

 

  책상에 두고 오래오래 볼 수 있는 달력이라 좋고, 우리 아이들과 동화책을 읽는 마음으로 함께 볼 수 있어 더 좋다. 덕분에 2022년은 내게 그 어느 때보다도 다정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랄까. 연말연시에 사랑하는 이웃들에게 전할 선물로도 딱인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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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와 맥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4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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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체면과 가식이 아닌 삶의 유희와 욕망에 얼마나 순순히 몰입할 수 있을까!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그의 작품 세계 전체를 쫓아다닐 이유를 충분히 얻은 것 같다!

 

 

 

 이 책이 발간되었을 때 나는 여러 대상에게서 공격을 받았다.’ 소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작가 서머싯 몸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술회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작가 에드워드 드리필드를 실제 토머스 하디를 모델로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토머스 하디,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이름이다 싶더라니 소설 테스의 작가였다. 서머싯 몸은 토머스 하디를 염두에 둔 적이 없고, 그를 딱 한 번 만났을 뿐 그의 생애에 관해서도 아는 바가 거의 없다고 밝혔지만, 작품해설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여러 측면에서 공통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또 실력보다는 처세술에 능한 작가 앨로이 키어라는 인물 역시 서머싯 몸의 이십 년 지기인 소설가 휴 월폴로 추정되는 바, 실제 월폴이 이 소설의 출판을 막으려 했다는 이야기까지 있으니 사뭇 궁금해진다. 이처럼 실제 인물을 원형으로 삼음으로써 발생되는 각종 논란과 적의를 무릅써가며 당대 문단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자 한 서머싯 몸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월폴을 달래기 위해 서머싯 몸이 보낸 편지에 만약 자네가 이 작품에서 자네의 모습을 보았다면 우리가 대동소이할 뿐 결국은 같은 인간이기 때문일세.”라고 쓰인 글귀에서 알 수 있듯, 그 자신에게조차 냉소적일 수 있었기에 이처럼 과감하고 도발적이며 솔직한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덕분에 나는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그의 작품 세계 전체를 쫓아다닐 이유를 충분히 얻은 것 같아 어쩐지 기쁘다.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다른 독자 분들도 이런 기분을 느껴보셨음 하는 마음에서 서둘러 밝혀두고자 한다.

 

 

 

성공은 어쩌면 잘 만들어진자의 것이 아닐까

 

 

  작중 화자이자 작가인 어셴든은 동료 작가 앨로이 키어로부터 거장으로 칭송받다가 작고한 소설가 에드워드 드리필드에 관한 자료와 정보를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드리필드의 전기를 집필하게 된 앨로이 키어로서는 과거 드리필드가 무명 시절인 시절부터 알고 지낸 어셴든의 도움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셴든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드리필드와 앨로이 키어가 칭송해마지 않는 드리필드와의 간극 사이에서 마음이 겉도는 것을 느끼며 자리를 뜬다. 그럼에도 이 날의 만남은 어셴든을 열다섯 살이었던 시절, 고향 블랙스터블에서 처음 드리필드와 그의 아내 조지를 만났던 거리로 그를 데려간다.

 

 

 

  목사인 숙부와 숙모는 드리필드 부부를 가리켜 평판이 형편없는 사람들이라 비난하며 어셴든에게 그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단속한다. 집안일을 돌보는 메리앤조차 로지가 한때 술집에서 일한 데다 누구든 상대를 가리지 않고 이 남자 저 남자 갈아치우며 만났다고 이죽거린다. 또 마을 사람들은 그들 부부와 어울려 다니는 이 고장 석탄 상인인 조지 경조차 천박하다며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늘 체면이라는 가면을 둘러쓰고, 실제보다 더 부유하고 화려하게 보이도록 꾸미는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았던 어셴든은 드리필드 부부의 격의 없고, 자신의 욕망에 솔직할 줄 아는 모습에 본능적으로 끌린다. 때문에 어셴든은 그들과의 만남을 비밀에 부치고, 이들이 외상값을 떼먹고 야반도주를 한 뒤에도 계속해서 만남을 지속한다.

 

 

 

그랬더니 그 사람 말이 뉴캐슬로 올라가는 석탄선의 사내들과 어부들, 농장 일꾼들은 신사나 숙녀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아니 굳이 왜 그런 인물들에 대해 쓰냐고?” 숙부가 말했다.

내 말이 그거예요.” 헤이포스 부인이 말했다. “세상에 저속하고 사악하고 악랄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서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 123p

 

 

사람들은 문장에서만 아니라 가자미, , 하루, 사진, 행동, 복장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낸다. 전도유망하고 훌륭한 소설을 써 온 젊은 여자들은 하나같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암시를 하든 열변을 토하든 강렬한 어조나 매력적인 어조로 아름다움에 대해 뇌까리고, 근래 옥스퍼드를 졸업했지만 여전히 그곳의 찬란한 기운을 간직한 젊은 남자들은 예술과 인생, 우주를 논하는 주간지의 빽빽한 지면에 아름다움이라는 말을 무심코 던져 넣는다. 그 말은 딱할 만큼 너덜너덜해졌다. , 그들이 얼마나 조몰락거렸으면! / 140p

 

 

 



 

 

 

 

  좀 더 솔직하게 말해 어셴든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쾌락과 유희를 대변하며 이른바 케이크와 맥주로 상징되는 그녀, 로지였음이 분명하다. 그녀는 유부남인 조지와 내연 관계를 유지하며 결혼한 후에도 여러 남자들과 자유롭게 잠자리를 가진다. 외상값을 떼먹고 야반도주를 하고서도 죄책감을 느끼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암스테르담에서 온 다이아몬드 상인으로부터 260파운드에 달하는 망토를 선물 받고 즐거워하던 그녀가 상처받은 얼굴로 분개해하는 어셴든에게 안달하고 질투하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야. 지금 얻을 수 있는 것에 만족하면 안 돼? 기회가 있을 때 인생을 즐겨야지. 어차피 100년 후엔 우리 모두 죽을 텐데 뭐가 그리 심각해? 할 수 있을 때 우리 좋은 시간 보내자.”고 어르는 모습은 천진난만하다 못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전통적인 지배계층이 지닌 구시대적인 관점의 반대편에 서있는 인물로, 체면과 가식이 아닌 삶의 유희와 욕망에 순순히 몰입할 줄 아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에게 도리어 되묻는다. 너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느냐고, 진짜 네 모습은 무엇이냐고. 그래서 어셴든에게 속삭이는 그녀의 대사가 그 어떤 장면보다도 내 마음을 붙든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줘.”

 

 

 

  훗날 로지가 오랫동안 내연관계에 있었던 조지와 달아나면서 드리필드는 큰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드리필드가 부정한 아내의 도주로 인해 난파되었을 때, 그의 성공 가능성을 일찍이 점찍어 둔 바턴 트래퍼드 부인의 도움으로 그의 작가적 위상은 나날이 높아진다. 그도 그럴 것이 트래퍼드 부인은 이곳저곳 다니면서 편집자들은 물론이고 영향력 있는 기관의 소유주들을 만나고, 만찬 자리를 마련해 도움이 될 만한 인사들을 모두 초대해 드리필드에게 힘을 실어준다. 그의 사진이 주간지에 실리도록 손을 쓰고 인터뷰를 직접 수정하기까지 하면서 대중 앞에 끊임없이 그를 내세운다.

 

 

 

  무릇 작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타고난 기량만큼이나 외부의 여러 요인에 의해 얼마나 잘 만들어질 수 있는가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작가는 자신의 재능이 발굴되지 않으면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다한들 세상 밖으로 자신의 작품을 내세울 수 없다. 한 때 잠시 이름이 났다한들 평단과 여론으로부터 꾸준히 관심을 받지 못하면 과거의 무수한 작가들이 그러했듯 반짝, 하고 사라지기 마련이다. 작가 스스로 문단의 시류에 적절하게 올라탈 줄 알고 그럴 듯한 이미지와 처세술 그리고 후원과 같은 외부의 작용 역시 동반되어야 하는 법이다. 이렇듯 서머싯 몸은 거장이라는 명성 역시 잘 만들어진 자의 것이라는 사실을 트래퍼드 부인을 통해 여실이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타고난 처세술을 이용해 스스로 성공한 작가의 이미지를 만들 줄 알았던 앨로이 키어 등의 인물을 통해 문단의 현실과 내막을 적나라하게 묘사하여, 성공이라는 이름 아래 드리워진 허울을 경계하고자 한다.

 

 

 

성가시게 굴고 싶지 않지만 평론가께서 수요일이나 금요일에 용무가 없으시다면 사보이 호텔에서 같이 점심을 들며 제 책의 정확히 어느 부분이 좋지 않은지 말씀해 주실 수 없겠는지요? 로이보다 점심을 더 맛있게 주문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평론가는 생굴을 대여섯 개 삼키고 어린 양고기의 등심을 한 조각 먹고 나면 대개 본인이 뱉은 말까지 같이 삼키게 된다. 이후 로이의 다음 소설이 나왔을 때 그 평론가가 로이의 차기작에서 커다란 진전을 발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적 정의라 하겠다. / 22p

 

 

평론가는 형편없는 작가에게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고 세상은 전혀 가치 없는 자에게 열광할 수 있지만 두 경우 모두 오래가지는 못한다. 세상의 어떤 작가도 상당한 재능없이 에드워드 드리필드처럼 오랫동안 대중을 사로잡기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선택된 자들은 대중성을 비웃는다. 그들은 대중성을 평범함의 증거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후대 사람들의 선택이 한 시대의 무명작가들이 아니라 유명한 작가들 중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간과하는 것이다. 불후의 명작이 언론의 외면 속에 사장되는 일이 계속되어 왔을지 몰라도 후대 사람들은 그 존재를 알 길이 없다. 또한 후대 사람들이 지금의 베스트셀러를 모조리 폐기 처분하더라도 결국 무엇을 고른다면 지금의 베스트셀러 속에서 고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하튼 에드워드 드리필드는 당선권 안에 있다. / 138p

 

 

 




 

 

 

 

  소설 속에서 서머싯 몸은 성공한 작가가 반드시 위대한 것이 아니며, 성공을 넘어 위대함으로 나아가려면 오랫동안 살아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쩌면 그 스스로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그것을 치열하게 증명하려 했던 것 같다. 덕분에 나는 이 한 편의 작품을 넘어서 또 다른 작품들은 무엇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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