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셀프 트래블 - 호이안.후에, 2020-2021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3
이은영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는 명실상부한 해외여행지의 탑이라 손꼽히는 다낭 여행의 모든 것!

한눈에 보기 쉽고 필요한 정보만 쏙쏙 골라 담은 알짜배기 다낭 맞춤 가이드북!

 

   벌써 『다낭 셀프트래블』의 2020년 최신개정판이 출간되었다. 가족과 떠나고 싶은 해외여행지 1순위로 손꼽고 있는 여행지라 계속 관심을 두고 꾸준히 다낭 가이드북을 살펴보던 나로서는 그 사이 해외여행지로 다낭의 위상이 꽤 많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다낭 지역 가이드북이 10개가 넘어가고, 한국에서 다낭까지 가는 직항편도 상당히 늘어났으며, 심지어 한국인 관광객이 너무 많아져 다낭 공항까지 새로 짓게 되리란 사실을 이 책의 저자 역시 예상치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덕분에 다낭으로 떠나는 해외여행객의 증가에 맞춰 다낭 현지 역시 새로운 변화를 계속해서 꾀하고 있는 만큼 이를 담아내려는 가이드북의 변화도 눈에 띈다. 보다 더 정교해지고 한 눈에 보기 쉽게 구성된 셀프트래블을 만나보자.

 

 

 

 

 

 

   아름다운 자연과 신비로운 유적은 물론 신나는 테마파크, 시원한 마사지까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여유로운 다낭과 호이안, 후에의 매력을 제대로 누려보고 싶다면 책에서 소개하는 하이라이트 정보들을 먼저 만나보시길 추천 드린다. 우선 다낭 여행만의 매력과 언제 여행을 하면 좋은지, 여행 시 필요한 준비물과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의 차이점과 같이 여행 전에 궁금한 것들은 ‘다낭 여행 전 꼭 알고 싶은 9가지’로 채워볼 수 있다. ‘베트남,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통해 베트남 문화와 분위기를 미리 배워보고, 동행인(아이, 친구, 부모님)과 여행 일정에 따른 맞춤 코스 정보를 담은 ‘Try Da Nang’으로 일정을 짤 때 도움도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3박 4일은 참고하기 좋아서 그대로 따라가 볼 예정이다.

 

 

 

   이어 ‘다낭 여행자의 버킷리스트 Best 10’에서 휴양과 관광이 동시에 가능할 만큼 풍부한 다낭의 매력을 미리 만나보고, 미식의 천국이라 불리는 베트남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맛을 소개한 ‘미식가가 추천하는 다낭 최고의 맛집’으로 후회하지 않을 맛집만 쏙쏙 찾아가보자. 개인적으로 다낭하면 역시 멋진 리조트가 인상적인데, 동남아 리조트계에서 샛별처럼 떠오른 다낭의 해변을 마음껏 누리면서 나에게 맞는 리조트를 찾는데 도움을 주는 ‘리조트 천국 다낭 완벽하게 즐기기’를 꼭 참고해보시길 추천 드린다. 이 중에서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풀장에 키즈클럽을 갖춘 다낭의 프리미어 빌리지 리조트나 올드타운을 가져다 놓은 듯 호이안의 고풍스러운 매력을 한껏 누릴 수 있는 빅토리아 호이안 비치 리조트, 후에에서는 동남아에서 가장 긴 풀장이 있어 온종일 수영장에서 보내고 싶은 앙사나 랑꼬 리조트가 마음을 끈다.

 

 

 

 

 

 

다낭 기본 정보_

★ 여행 미리보기: 짧은 휴가기간을 활용해야 하는 직장인에게 한국에서 5시간가량의 짧은 비행으로, 해변에서 10분 거리의 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 다낭은 무척 매력적인 곳이다. 느즈막이 일어나 해수욕을 즐기다가 지겨워진다면 베트남에서 가장 고풍스러운 도시인 호이안으로 떠나 색색이 등불이 수놓인 거리를 거닐며 하루를 마무리하자. 더운 날씨에 지칠 때는 베트남의 겨울이 느껴진다는 바나힐 위에 자리한 테마파크에서 신나는 하루를 보내도 좋다.

넓고 넓은, 한적한 해변이 매력적인 다낭은 아름다운 자연을 중심으로 여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다낭 시대는 매력이 덜한 편이라 리조트가 아니라도 되도록 해변 가까이에 있는 숙소를 구하자. 넓지 않은 도시지만 자전거를 타기에는 환경이 좋지 않으므로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렌트하거나 택시 또는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최근 새롭게 정비된 다낭 시내버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노선을 쉽게 알 수 있어 편리하다. / 83p

 

 

 

   책에서는 다낭에 가면 꼭 드넓은 미케 해변에서 해수욕 해보기, 베트남 최고의 미식 도시 다낭의 로컬음식 즐기기, 하루에 사계절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바나힐 방문을 추천한다. 서울의 한강과 이름이 똑같은 다낭의 한강에서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면 시원한 칵테일 한 잔을 즐기는 것도 매력일 듯! 야밤에 웬 놀이공원? 싶겠지만 곳곳에 아기자기한 등불이 장식된 선 월드를 아이와 함께 뛰어다니며 대관람차 선휠을 타고 한강의 야경을 내려다보는 것도 기대된다. 그 무엇보다도 육아의 고단함을 풀기 위해 스파의 천국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다양한 스파를 하루에 하나씩 경험해보는 것도 최고일 듯하다.

 

 

 

다낭 숙소 위치 선택 팁_

넓고 한적한 해변과 가격 대비 저렴한 리조트는 다낭을 여행하는 주된 이유다. 다낭에 묵는다면 해변을 낀 리조트를 우선적으로 고려해보자. 저렴한 가격에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즐기고 싶다면 식당이나 마사지 숍, 펍 등이 모여 있고 공용해변 역시 가까운 홀리데이비치호텔 인근에 숙소를 잡자. 해수욕이 아닌 서핑을 목적으로 여행을 계획했다면, 초보자를 위한 서핑 포인트인 미케 해변의 템플 다낭 리조트 인근의 저렴한 숙소도 고려해보자. / 143p

 

 

호이안_

다낭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호이안은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다. 19세기 다낭에 무역항의 명성을 뺏긴 이후 큰 변화를 겪지 않은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올드타운 거리는 중부 베트남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며, 1999년 미썬 유적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되었다. 호이안을 감싸고 흐르는 투본강변에 펼쳐진 넓은 들판에서는 목동이 소를 몰고, 자그마한 체구의 할머니가 신선한 채소밭에 물을 뿌린다. 중부 지방 특유의 둥근 바구니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마을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 157p  

 

 

 

 

 

 

 

   호이안은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까닭에 다낭을 거치지 않고 곧장 호이안으로 향하는 배낭여행자가 많다고 한다. 덕분에 중저가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여행사들에서도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책에서는 모든 투어는 오전 8시~9시에 시작하여 한나절 정도 소요되므로 더위가 한창인 점심에는 호텔 수영장이나 안방 해변에서 수영을 즐기고, 저녁에는 올드타운과 야시장을 둘러보는 코스로 일정을 짜보길 추천한다. 한적한 아침에 동양의 베니스라 부를 만한 고즈넉한 거리를 걷고, 저녁에는 색색이 화려한 등불과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밤거리를 즐겨도 좋겠다. 또 다낭에서 마음껏 바다를 즐겼다면, 이곳에서는 전형적인 베트남 시골 풍경이 살아 있는 들과 바다를 누비며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체험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듯하다. 책은 호이안 올드타운 인근 지역과 호이안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체험해보는 에코 투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숨겨진 고대 왕국 미썬 유적지에 관한 스페셜 정보까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으니 일정을 짤 때 참고해보길 바란다.

 

 

 

 

 

 

   끝으로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어 다른 동남아 지역과는 사뭇 다르게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후에에서는 후에 왕궁과 묘를 둘러보고, 흐엉강 크루즈를 타보며 저녁 시간에는 북적이는 여행자 거리를 산책해보길 추천한다. 여기에서는 역시 궁과 왕묘가 관광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각 무덤들이 흐엉강 유역 곳곳에 흩어져 있어 개인적으로 차량을 대절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일일 투어를 이용한다고 하니 미리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자금성을 본떠 지은 태화전이나 번쩍이는 천장과 화려한 벽의 장식이 눈길을 끄는 카이딘 왕릉이 인상적일 듯하다.

 

 

 

 

 

 

   이처럼 『다낭 셀프트래블』은 다낭을 비롯하여 호이안과 후에까지 꼭 즐겨봐야 할 여행지들의 필수 정보들을 소개함과 동시에 각종 여행팁과 주의해야 할 점 등까지 참고할 수 있어 유용한 가이드북이다.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다낭의 최신정보를 추가로 보강한 만큼 가방 속에 쏙 넣어가지고 가서 책에서 추천하는 대로만 따라 해도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 얼마 전 지인 중에 다낭으로 자유 여행을 간다는 분이 있어 이 책을 추천해드렸는데, 무척 만족하셨다는 후기가 있으니, 나도 다낭으로 여행을 갈 때 잊지 말고 꼭 챙겨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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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의 문화사 - 매너라는 형식 뒤에 숨겨진 짧고 유쾌한 역사
아리 투루넨.마르쿠스 파르타넨 지음, 이지윤 옮김 / 지식너머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인류의 역사 속에서 다양하게 변화해온 매너의 역사를 탐구한 흥미로운 책!

우리가 이제껏 알고 있었던 매너의 통념을 철저히 깨부수는 놀라운 반전 같은 이야기!

 

 

   영화 <킹스맨>으로 널리 알려진 이 대사, 바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문명화된 인간의 삶 속에서 인간다움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행동이야 말로 ‘매너’임을 역설한다. 매너가 있다는 것은 곧 적절하게 처신한다는 뜻이며 상황에 맞는 몸짓으로 정해진 때에 정해진 말을 한다는 의미와 같은데, 이는 ‘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소로도 작용된다. 실제 한 민족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로 공통의 언어와 공동의 민족적 상징, 표기 방식, 민담, 민족성 그리고 공통의 행동 경향과 행동습관, 공통의 매너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유럽인들은 다문화성으로 인해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가 훼손될까 염려한 나머지 그들 고유의 풍습과 다른 풍습을 분명하게 구별할 필요성을 느꼈고, 그들의 기준으로 ‘적절하게’ 행동하고 공동체가 수용할 수 있는 예절 규칙, 즉 매너를 따르게 함으로써 민족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일상에서 매너라고 생각하는 행동 중 상당 부분이 중세 유럽의 궁정 귀족과 교육 체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귀족 계급이 자신들을 일반 민중과 구별하기 위한 도구이자 사회 계급의 경계를 확고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에, 사회적 매너에 능숙하다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는 이 책의 제기가 상당히 흥미롭게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매너의 문화사』는 그간 유럽인의 미덕이라 여겨져 온 매너의 다른 관점을 살펴봄으로써 매너가 무조건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한 일은 아니라는 점을 제시하는 매우 지적이고 유쾌한 탐구서다. 매너의 시작에서부터 몸가짐과 식사예절, 성생활과 지금의 SNS 문화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우리가 아는 매너가 어떻게 변화하여 정착하였는지 유럽의 역사와 함께 차근차근 훑어보는 이 여정은 우리를 놀라운 지적 유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매너라는 가면 뒤에 숨겨져 있던 진실의 역사

 

 

엘리아스의 문명화 이론은 인간이, 특히 유럽의 인간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엄격한 행위 규범을 발달시켜온 과정을 다룬다.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된 행동은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데에 있어서 위험을 일으키는 요소로 판명됐다. 그래서 인간들은 자신의 본능을 통제하기 위해 자연적 욕구와 신체 기능을 지배하는 행동 규범을 만들었다. 그렇게 인간의 폭력성과 성욕, 식사 방법은 물론이고 눈물을 비롯한 각종 신체 분비물까지 끊임없는 감시 아래 놓이게 되었다. / 24p

 

 

 

   자신이 속한 집단의 문화가 다른 집단의 문화보다 낫다는 생각의 뿌리는 매우 깊다. 인간은 자신들의 행동이 야생동물과 다를 게 없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때문에 매너는 인간들이 자신과 동물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인지를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민족 국가가 발생하고 국가가 폭력을 독점하기 수백 년 전부터 이미 유럽의 사람들은 행동을 규제하면서 그들의 공격성과 두려움을 통제해왔다. 예를 들어, 오늘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몸으로 하는 인사법들은 모두 상대에게 적대적인 의도가 없거나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생겨났다. 다시 말해, 예의범절과 인사법은 위험 사회에서 폭력성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책이었다. 이러한 규칙들은 국가가 폭력을 독점하기 전,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끊이지 않던 시대에서 비롯됐다. 모두가 친구 아니면 적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어느 편에 속하는지를 행동과 몸짓을 통해 정확하게 나타내야만 했다.

 

 

 

   사실 태도 혹은 행동거지라는 개념은 이미 고대에서부터 등장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전투에 출전하는 군인들의 고압적인 이미지를 본보기삼아 힘찬 발걸음을 미덕으로 여겼다. 기준점이 완전히 뒤바뀐 것은 기원전 6세기경부터였다. 느리고 조용한 발걸음이 이상형이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아테네의 민주화로 군인 계급이 선도적 위치를 잃은 데서 비롯되었다. 또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맨바닥에 앉으면 거지 취급을 받았다. 손바닥을 보이거나 팔을 들어 올리는 것은 유약함의 증거로 여겨졌다. 이는 신에게 무기가 없음을 알리는 제스처로 남성성의 상실과 직결되었고, 스파르타에서는 젊은 남자들이 손을 옷으로 가리고 다니기까지 했다. 심지어 남자들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녀야했고, 눈을 자주 깜박이면 간사한 음모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으며 두리번거리는 것은 동성애자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책에서는 예의범절 즉 매너가 시대에 따라 얼마나 가변적인지를 잘 드러내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시대마다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제스처나 자세의 형태가 얼마나 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살펴본다.

 

 

 

영국에서는 17세기까지 포옹이나 키스가 ‘촌뜨기의 풍습’으로 여겨졌다. 프랑스에서도 인사로 포옹이나 볼 키스를 하는 것은 농부들의 풍속으로 유지되다가, 시간이 지나 농촌의 인력이 도시로 이주하면서 도시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 도시화 과정에서 볼 키스에도 변화가 생겼다. 농촌에서는 볼 키스를 할 때 나는 ‘쪽’ 소리가 얼마나 큰지에 따라 인사하는 사람들 간의 정서적 거리를 가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시에서 소리를 내며 키스했다가는 놀림거리가 되기 십상이었다. 대신 도시에서는 키스를 몇 번 하는가에서 정서적 관계가 드러났다. 다른 말로 하자면, 볼 키스 풍습이 도시 인근에 이식되는 과정에서 ‘문명화’된 것이다. / 55p

 

 

 

 

 

  겉으로 보기에 문명인의 예절처럼 보이는 행위에는 문명이라고 말하기 힘든 역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 꽤 흥미롭다. 첫째로 술자리에서 자주 나누는 건배 문화가 그 중 하나다. 원래 건배의 목적은 오직 한 가지, 즉 술자리에서 사람들을 잔뜩 취하도록 만드는 것뿐이었다고 한다. 건배를 하고 나면 술잔이 경쟁적으로 비워지기 때문이었다. 잔을 부딪치는 것은 중세 음주문화와 사회적 행동의 한 부분이었는데, 건강을 위해 건배하고 나면 그 술잔을 비우고 우애를 위한 건배로 화답하는 것이 의무였다. 이렇게 번갈아 가며 술 마시기 경쟁을 벌이는 것이 당시에는 관례였으며 누구도 피해갈 수 없었다고 한다. 또 18세기 에든버러의 행인들은 반드시 모자를 써야했다고 한다. 어느 집이나 하루에 한 번은 창문을 열고 길에다 요강을 비웠기 때문이다. 요강을 비우기 전 행인들을 향해 피하라고 외치는 소리를 어디서나 들을 수 있었다. 배설물은 밤새도록 길에 떨어져 있었다. 시의 청소원들은 이튿날 아침에서야 길을 치웠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걸 새삼 다행이라고 여기게 되는 대목이다.

 

 

 

식기 사용에 대한 규정, 그중에서도 칼에 대한 규정은 일종의 무장 해제를 의미했다. 국가는 치안 유지 능력이 없었고, 삶이 충동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중세에는 각자가 무기로 쓰던 칼을 식탁에서도 사용했다. 그런데 17세기 프랑스 왕이 귀족들을 모두 베르사유에 소집한 후, 종잡을 수 없던 기사도를 단 한순간에 해체시켜버렸다. 그러자 귀족들은 다른 방식으로 다툼을 벌였다. 무기를 휘두르며 다투는 대신, 박식함이나 훌륭한 매너를 경쟁적으로 갖추는 것으로 교양 전쟁을 벌였다. / 83p

 

 

아이와 어른을 사회적으로 정의된 경계로 구분하는 것은 문명화의 주된 방식이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방귀를 비롯한 다른 신체의 자연적 기능을 두려움과 수치심에 연결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고리는 점점 강해진다. 이는 사회로부터 주입된 것이다. 자연적 욕구와 연결된 행복감은 지극히 비밀스럽고 사적인 공간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역겨움이나 부끄러움처럼 부정적 인식이 포함된 감정들이 자연적 욕구에 적합한 감정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아이이기 때문에 ‘비정상’이라던가, ‘병이 있다’는 판정을 받진 않는다. / 112p

 

 

 

 

 

  이외에도 과거에 포크가 ‘악마의 삼지창’으로 불리어 서유럽 교회가 오랫동안 사용을 금지하기까지 했다는 사실, 다른 사람 앞에서 울 수 있는 연민과 품위의 증거였으며 눈물이야말로 엘리트 계층이 ‘감정적일 수 있는 특권’을 눈에 보이게 드러낼 수 있는 도구였다는 점, 특정 신체 부위는 가리고 있어야 하며 절대 노출해선 안 되지만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사람’ 앞에서는 예외였으며 신분이 높은 신사는 하인들이나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친구 앞에서 특정 신체 부위를 드러낼 수 있었는데, 이는 무례라기보다는 특별한 애정과 우정의 증표였다는 것 역시 오늘날의 우리 입장에서는 다소 놀라울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17세기 이후부터 웃음이 ‘도덕적으로’ 통제되고, 중세의 예의범절이 여자들의 튀는 행동을 강압적으로 금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점에 비해 남자들의 충동적인 행동에 대한 통제는 미미했으며, 심지어 기사들에게 여자는 상류층 여자를 제외하고 육체적 욕망을 해소하는 수단이었다는 사실은 오늘날까지 관습처럼 굳어진 매너의 당위성에 대해 의심해볼 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또한 의미가 깊다.

 

 

 

15세기 벨기에와 프랑스 국경 지역 도시 몽스의 주민들은 돈을 모아 강도 한 명을 보석으로 꺼냈다. 그의 사지를 찢어 죽이는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서였다. 동시대인의 증언에 따르면, 민중들은 이 사건을 너무 즐거워한 나머지 “마치 죽은 예수가 다시 깨어난 것보다 더 기뻐했다”고 한다. 벨기에 도시 브뤼헤의 주민들은 한 고위관기가 반역 혐의로 고문을 당하는 것을 흥미롭게 구경하기도 했다. 관중들은 고문을 당하는 사람이 사형에 처해지는 것을 최대한 늦추고자 했는데, 이는 고통받는 모습을 계속 구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 141p

 

 

군중의 공격적인 성향은 집단으로 사냥을 해서 먹고 살던 시대의 유산이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공동체 일원들이 모두 돌을 던져 죄인을 죽였던 투석형의 관습이 그 뒤를 이었다. 근본적으로는 모든 사형 집행이 공동체에 의해 자행된 살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는 사형이 실행되도록 뜻을 모은 군중 모두가 사형 집행인인 셈이다. / 174p

 

 

 

 

 

 

  끝으로 책은 인터넷의 발달에 의해 가상세계 안에서 새로운 ‘디지털 중세기’가 열린 것에 우려를 표하며 마무리한다. 우리는 새로운 공격성의 시대를 살고 있는가? 비록 말에 지나지 않는 칼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이미 손에 쥔 칼로 대화 상대를 내리치고 있진 않는가? 우리는 이제 맞대응과 비아냥거림, 공격과 연민의 상실이 일상화되어 버린 디지털 중세기의 현실을 우리가 어떻게 마주하고 극복해야나가야 할지 그 과제 앞에 놓여 있다. 앞서 매너의 역사와 그늘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어쩌면 매너란 ‘적절한’ 어떤 특정 행동이나 자세를 떠나 진정으로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아닐까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개인 스스로 고민하고 실천해보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인터넷 문화 혹은 사회적인 매너를 완성시키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매너의 문화사』는 매너의 변천사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내 안의 매너와 우리 사회의 매너 문화를 점검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었다. 가볍게 시작해서 묵직하게 끝을 내는 만큼 유쾌하게 읽으면서 여러 사회적인 고민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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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 - 잘해주고 상처받는 착한 사람 탈출 프로젝트
한경은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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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관계 앞에서 늘 약자였던 나, 내 마음조차 잘 모르겠는 나,

내 인생에 정작 나는 없었던 세상의 모든 ‘나’에게 추천합니다!

 

 

 

   남편과 내가 연애하고서부터 지금껏 단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다고 하면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듯 의아한 반응을 보이다가도 이내 “얘가 착하잖아.”, “네가 보살이지.” 하고 하나같이 나를 이해심이 넓고 심성이 착한 사람으로 갈무리한다. 그러고 보면 나는 남편뿐만 아니라 그 누군가와도 다퉈본 적이 없다. 착하니까, 가만히 놔둬도 알아서 스스로 잘 하는 아이니까. 유년 시절부터 나는 부모님에게 늘 기특한 아이였고, 타인에게는 곧잘 배려하는 착한 사람이었으며 뭐든, 알아서, 스스로, 잘 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애석하게도.

 

 

 

   그건 분명 ‘기대감’이라는 또 다른 말로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타인이 생각하는 어떤 기대치에 못 미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나는 스스로에게도 무척 엄격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 ‘싫은 사람의 부탁도 잘 거절하지 못한다면, 거절하느니 차라리 맞춰주는 게 편하다면, 인정받지 못하면 쓸모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욕 좀 먹는 게 죽기보다 싫다면, 눈치 보느라 할 말 못하고 이불킥만 날린다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언지 모르겠다면, 이런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던 바로 이 책에서 나오는 얘기가 다 얘기다. 거절을 잘 못하는 건 당연하고, 그냥 부탁도 웬만해선 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민폐가 될까봐. 식사를 할 때도 상대방이 먹고 싶어 하는 것을 따라 먹는 게 편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상대방이 하고 싶을 걸 하는 게 더 익숙하다. 이러다보니 어쩔 때는 내가 먹고 싶은 게 뭔지,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정확히 나조차도 모를 때가 있다.

 

 

 

 

 

 

내가 원하는 것에 옳고 그름은 없다

 

 

   “왜 이렇게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 걸까요?”

   “나를 사랑하는 건 어떻게 하는 거죠?”

   통합예술심리상담센터 <나루>의 대표로 개인과 집단 상담을 통해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치유하고 있는 저자는 심리상담을 하면서 이와 같은 질문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내 마음 읽어주는 일에 인색해서 정작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뜻이 아닐까. 그녀를 찾아 온 영미라는 이름의 내담자는 심지어 “욕구가 없을 수도 있나요? 먹고 싶은 것도 없고, 갖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건 왜 그런 거예요?”라는 질문을 하기까지 한다. 과연, 정말 아예 욕구가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이에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는 상담자의 말은 책을 읽고 있는 내 마음까지 덜컹 내려앉게 만든다. 부모님이 그렇게 만든 것 같다고, 자신이 하고 싶은 건 다 쓸데없는 짓이라 했다고. 우리가 흔히 들었던 말이자, 내가 아이에게 너무도 자주 하고 있는 바로 그 말. “울지 마.” “떠들지 마” “만지지 마.”

 

 

 

   저자는 욕구란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이며 정서적 안정과 정체성, 자존감을 형성하는 중심축이 된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러한 욕구들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타인의 보살핌과 사회적·정서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유아기 시절 부모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는 안전감, 버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감과 같은 마음의 영양분을 잘 공급받았을 때 자신의 욕구(필요)를 정당하고 자연스럽게 표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눈물을 흘린다는 건 나약하다는 뜻이니까 강하게 컸으면 하는 마음에, 떠들면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니까, 만져서는 안 되는 걸 만지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는 이 합당해 보이는 이유가 아이의 무한한 호기심과 세상을 향해 내보이는 자유의지를 방해하고 욕구를 억압시켜는 일이 되어버려서, 결국 어릴 적부터 강하게 욕구를 억압당해온 내담자의 사례처럼 최후의 수단으로 욕구를 드러내지 않는 것을 택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은 나와 나의 부모 그리고 나와 내 아이의 관계까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내 아이마저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할 수는 없으니까.

 

 

 

자기표현의 기본은 말하기이며, 말하기의 활기찬 버전인 떠들기는 자기표현의 확장일 뿐이다. 아이가 엄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 싶은데 엄마는 바쁘거나 피곤하다는 이유로, 혹은 다른 사람들이 듣는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입을 다물라고 한다면, 이는 표현하지 말 것을 강제하는 일이자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떠들지 말 것을 요구받은 예민한 아이는 “나는 너와 소통하고 싶지 않아”로 받아들여 상대에게 거절받았다고 생각하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 19p

 

 

가족치료사이자 《가족》의 저자인 존 브래드쇼는 “부모가 아이를 잘못 다루고 학대하는 일은(아이가 부모의 욕구를 채워주며 어른 노릇을 하게 만드는 정서적인 학대를 포함해) 대부분 부모 자신의 완성의 필요 때문에 생긴다”고 말한다.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못하고 자녀의 의존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것은 부모 또한 그들의 부모로부터 자신의 필요를 채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받지 못한 것을 채워 완전해지기 위해 자녀로부터 그 결핍을 보상받길 원한다. (중략)

누구에게나 생의 과업이 있다. 저마다 짊어져야 할 고통이 있고, 완수해야 할 삶의 주제가 있다. 그들의 외로움과 공허를 채우고 자신의 수치를 가리기 위해 나를 사용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 그건 그들의 몫이다. 애초부터 내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일이다. 그걸 대신해주는 건 인생 침해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욕구와 부족함을 채워주며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나의 인정 욕구 또한 타인을 통해 이뤄질 수 없다. 자녀 역시 엄연한 타인이다. / 110p

 

 

 

 

 

  이른바 ‘착한 사람’의 특징 중에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거절을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 역시 누군가가 부탁을 해오면 쉽게 거절을 못한다. 조금은 내가 희생을 하더라도 여건이 된다면 최대한 부탁을 들어주는 편이다. 그래서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곧잘 떠안곤 사서고생을 하지만 말이다. 저자는 우리가 거절이 힘든 이유는 타인에게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인정 욕구’는 남들을 의식하는 타인지향성과 연관을 지어 설명할 수 있다. 타인지향성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타인이 나에게 실제로 무언가를 요청하든, 특정한 태도로 무언의 압박을 하든 모두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민감성은 인정뿐 아니라 비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타인지향성이 높은 사람은 누군가가 나를 혹평하는 것, 나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 미덥지 못한 태도를 보이는 것,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 등에 쉽게 상처받는다. 쉽게 말해 내가 거절당하는 게 두려우니 상대방도 거절당하면 상처받을 거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저자는 거절을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거절당한다고 내 존재가 거부당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누군가의 감정적 호소를 뿌리친다고 해도 그 사람을 버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란 뭘까? 남들을 귀찮게 하거나, 주야장천 제 자랑만 늘어놓거나, 사사건건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을 가리켜 좋은 사람이라고 하진 않는다. 본인이 손해를 볼지언정 남을 먼저 배려하고, 자기 자랑은 하지 않고 겸손하게 타인을 적당히 추켜세우며, 목소리를 내기보다 집단의 의견에 순응하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같이 있으면 편안하다’, ‘겸손하다’, ‘법 없이도 산다’ 같은 칭찬을 한다. 그 칭찬은 받는 사람에게 약이 되어 또 ‘좋은 일’을 행하게 만든다. ‘착한 일-칭찬이라는 보상-인정 욕구 충족-다시 착한 일’, 이렇게 인정 중독에 빠져드는 것이다. / 71p

 

 

여태껏 우리는 자기통제력을 남을 위해 더 많이 썼을지도 모른다. 내가 감당이 안 되는 일인데도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떠안아 놓고 나의 감정과 욕구를 통제했다면, 이 능력을 남을 위해 쓴 게 된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자기통제력을 나를 위해 쓰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필요하다. 나의 선택과 행위 중심에 남이 아닌 내가 있는지, 그것이 진정한 나의 욕구인지 살펴야 한다. / 75p

 

 

 

 

 

 

   이렇게 책은 인정 중독, 억압된 분노와 죄책감, 피해의식, 완벽주의와 같은 요소들이 ‘나’로서의 삶을 어떻게 방해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뼈때리는 대목이었던 것이 ‘착함의 이면’ 즉 착한 행동 뒤에 숨겨진 진짜 감정을 들여다본 부분이었다. 지원이라는 이름의 내담자는 누가 자기를 소개할 때 “이 친구 참 착한 사람이야”라고 하면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자신이 인격적으로 좋은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고 믿게 되고,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고 안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일화를 통해 그녀는 자신이 진짜 착한 게 아니라 단지 다른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고, 칭찬받고 싶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밝힌다. 이건 그 누구보다 인정 욕구를 갈망하는 내 모습과 결코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저자는 타인에게 도움을 주면서 얻는 기쁨은 표면적인 감정이고, 그 이면에는 칭찬과 인정을 받고자 하는 보상 욕구가 작동하는데, 더 깊은 마음을 들여다보면 잘난 척하고 싶고, 우월함을 드러내고 싶은 나르시시스트의 욕망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착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보다는 타인의 욕구와 시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욕구인 자기애적 욕망이 억압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잘난 척을 하면 사람들이 비아냥거리거나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어서다. 대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스스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용인되는 이타적인 행위를 하면서 자기를 높이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가, 피해의식이니 죄책감이니 하는 것보다 나의 진짜 욕구를 들킨 것 같지 않은가. 그러니 애써 좋은 사람인 척하지 말자. 그냥 인정하자. 나를 잘 이해하지 못했던 나, 자기표현에 서투른 나를 받아주고 인정해주자.

 

 

 

착한 사람들은 화를 잘 못 낸다. 잘 참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화병에 잘 걸린다. 또는 화가 나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에서도 분노라는 감정 자체를 아예 느끼지 못하거나, 이미 일어난 감정을 무시하기도 한다. 모두 분노를 억압하는 일이다.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면 안 된다고 배워왔다. 특히 화를 내는 일은 어쩐지 교양 없어 보이고 때로는 유치하거나 치졸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대인관계 능력이 떨어지고 인격적으로 미숙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분노는 나쁜 것’이라거나 ‘착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이 직면해야 할 진짜 선입견이다. / 81p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익숙한 방식의 행동양식을 거두고 온전한 나로 서는 이 치유의 과정을 걸음마기라고 가정해보자. “안 돼”, “싫어”, “내 거야”를 실천하면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회복하도록 노력해보자. 좀처럼 그렇게 살아보지 못한 나에겐, 이제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가 누리는 탁 트인 시야와, 스스로 통제하고 결정하는 기쁨을 승낙해주자...(중략)...주변 사람들의 방해나 질투, 불안과 분노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변화는 낯선 것이고, 우리는 낯선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주변 사람들의 저항을 맞닥뜨릴 땐 ‘그대가 두려운가 보오’ 해두자. 그것 또한 그의 몫이며, 나는 내 갈 길을 가면 된다. / 152p

 

 

이런 완벽자주의자 치고 행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대개는 상대가 달라고 하기도 전에 퍼주고 나서, 나중에 자신은 그만큼 돌려받지 못했다며 서운해하거나 억울해한다.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욕먹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완벽을 기한 만큼 나의 진짜 감정과 욕구, 소망은 희생된다. 그러니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속이 허하고 억울하다. 혹시 내가 유독 억울함이 많은 것 같다면,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이 애쓰고 사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 / 248p

 

 

 

 

 

   『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는 오늘도 남에게만 좋은 사람으로 사느라 내 인생에 정작 나는 없었던 세상의 모든 ‘나’를 위한 좋은 치유제 같은 책으로, 읽는 내내 많이 공감하면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끝으로 내가 원하는 것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는 말을 되새겨보려 한다. 그래도 되는 것과 그러면 안 되는 것도 없다고. 누구도 내가 원하는 것을 비난할 수 없기에 관심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나의 욕망을 이제는 내가 먼저 지지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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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
마커스 버킹엄.애슐리 구달 지음, 이영래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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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이라 믿었던 일에 관한 기존 관념을 철저히 뒤엎어버린 책!

현실 조직에서 벌어지는 각종 오류와 거짓말들에 관한 과감한 통찰!

 

 

   관행. 일정한 생활목적을 위하여 관습적으로 하는 모든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애석하게도 이 단어는 그 어느 곳보다 우리가 일을 하는 조직 내에서 빈번하게 작용한다. 우리가 일을 맡고 평가받고 훈련받고 보수를 받고 승진하고 해고당하는 배경이자 그것을 정당화하는 그 모든 곳에서 말이다. 관행이 조직 문화에 굳게 자리 잡은 이유는 그것이 통제를 원하는 조직의 니즈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조직은 매우 복잡한 곳으로 리더는 본능적으로 단순함과 질서를 추구한다. 더구나 그 단순함과 질서는 조직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으로 비춰져 리더 자신과 주주를 쉽게 설득하도록 해준다. 그러나 단순함을 향한 욕구는 서서히 순응 욕구로 바뀌게 마련이어서 오래지 않아 순응이 개성 말살로 이어진다. 어느새 개개인의 특별한 재능과 관심사는 귀찮은 것으로 여겨지고 조직은 구성원을 본질적으로 대체 가능한 자원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문제는 관행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이 너무 흔하고 뿌리 깊게 퍼져 그 진짜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규모 조직들이 그렇게 해왔고 또 한다는 이유만으로 불만스럽지만 필요한 일로 받아들이는 것 또한 관행이 된 것이다.

 

 

 

   이렇게 일의 세계에서 당연히 진실이라고 여기는 아이디어나 관행을 책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에서는 ‘거짓말’이라 과감히 지칭한다. 이 책에는 9가지로 대표되는 거짓말이 나온다. 각각의 거짓말이 어떠한 방식으로 적용되어 퍼져 나갔는지 그 방식을 파악하고, 해체함으로써 그 뒤에 숨은 더 광범위한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하향식 목표 전달이 업무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평가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과연 진실일까? 현실에서는 대다수가 피드백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고 피드백을 받기보다 주고 싶어 하는데 어째서 비판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것일까? 실제로는 팀 내에서 완벽하게 객관적인 리더를 만난 적이 없는데 어째서 팀 리더가 당신의 성과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일까? 일상에서는 사람들이 원하는 자질을 갖춘 리더를 만나본 적이 없는데 어째서 모든 최고의 리더가 그런 속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진실로 굳게 자리 잡은 것일까? 책은 이와 같은 질문에 해답을 찾아나가는 것과 동시에 거짓, 왜곡, 오류, 허풍을 걷어내고 일의 본질을 공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탁월한 성과를 내고자 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조언을 건네고자 한다.

 

 

 

 

 

 

당연히 진실이라고 여겼던 생각들에 과감히 돌을 던지다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은 세계적인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서 20년 넘게 기업의 인적 자원과 성과에 대해 연구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강점 혁명’으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마커스 버킹엄과 딜로이트, 시스코 등에 몸담으며 일과 사람, 조직, 성과를 연구하고 있는 애슐리 구달의 자기계발과 리더십과 관한 책이다. 이 책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한 편의 파격적인 논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ADP 연구소의 ‘2018 세계 업무 몰입도 연구’의 통계조사 분석결과, 우리가 이제껏 일에 관해 진실이라고 믿어온 수많은 것들이 다 거짓이라며 그 현상과 원인을 적나라하게 분석해 경영계, 기업계에 핵폭탄급의 충격을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은 조직, 팀워크, 리더십에 관한 기존의 습관을 모조리 깨부수는 신랄한 문제 제기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여느 관련 책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팀원들이 팀 리더에게 원하는 것은 2가지다. 하나는 그들이 무언가 더 큰 것의 일부임을 느끼게 해주고 지금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며 의미 있는 일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리더가 팀원 개개인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팀원을 이해하고 그가 늘 팀원과 함께하면서 그들을 배려하며 도전의식을 북돋운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일이다. 팀원들은 리더가 팀원에게 ‘모두 함께’라는 보편성 감각을 전해주는 동시에 팀원들의 고유한 특성을 인정해주고 모두가 공유하는 것을 강화하며 각자 특별함을 고양해주길 원한다. / 40p

 

 

팀은 일을 단순화하고 우리가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하도록 도움을 준다. 뜻밖에도 문화는 너무 추상적인 탓에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 팀은 일을 현실화하고 일의 내용과 그 일을 함께하는 동료 모두 우리가 일상에 근거를 두게 한다. 문화를 그렇게 하지 못한다. / 52p

 

책에서 주장하는 거짓말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지에 신경 쓴다.

둘째, 최고의 계획은 곧 성공이다.

셋째, 최고의 기업은 위에서 아래로 목표를 전달한다.

넷째, 최고의 인재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다섯째, 사람들은 피드백을 필요로 한다.

여섯째, 사람들에게는 타인을 정확히 평가는 능력이 있다.

일곱째, 사람들에게는 잠재력이 있다.

여덟째, 일과 생활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홉째, 리더십은 중요한 것이다.

 

 

 

   위에 요약해놓은 9가지의 거짓말들을 잘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그렇다고 믿어왔던 것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우리는 각각의 거짓말들을 이렇게 수정해야 마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첫째, 회사 대 회사 보다 팀 대 팀이 더 중요하다.

둘째, 최고의 정보가 성공으로 이어진다.

셋째, 최고의 기업은 위에서 아래로 목표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의미’를 전달한다.

넷째, 최고의 직원은 다재다능한 사람이 아니라 특출한 사람이다.

다섯째, 피드백이 아니라 관심, 특히 가장 잘하는 것에 관심을 보일 때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은 더 높아진다.

여섯째, 사람들에게는 자기 경험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일곱째, 중요한 것은 잠재력이 아니라 추진력이다.

여덟째,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것보다 일을 향한 사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홉째, 우리는 특출한 사람을 따른다.  

 

 

 

 

 

 

   책은 거의 모든 회사가 놓치고 있는 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상세하고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금세 시대에 뒤떨어지는 일로 완벽하게 실행하는 것보다 실시간으로 팀 활동을 조정하면서 매주, 자주 체크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좋은 목표의 유일한 기준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의미 있게 여기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며, 최고의 직원은 다재다능하고 자신의 획일적인 능력에서 충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 그와 정반대로 특출한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직원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특출함을 사랑으로 연마하면 그들은 가능한 한 최선의 기여를 하고 가장 빠른 성장을 보여주며 궁극적으로 가장 큰 기쁨을 발견할 것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오늘날 이것저것 다 잘하는 사람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와 조직의 문화를 재점검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극히 세부적인 사항을 표면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주 대화하는 것뿐이다. 여기서 우리는 최고의 팀 리더들이 공유하는 중요한 통찰 중 하나에 도달한다. 그것은 빈도가 질을 능가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각 체크인을 완벽하게 실행하는 것보다 매주 체크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정보산업에서는 무엇보다 빈도가 중요하다. 예측 가능하도록 직원과 자주 체크인하거나 팀원을 만날수록, 즉 그들의 일에 실시간으로 관심을 많이 보일수록 몰입도와 성과는 높아진다. / 76p

 

목표와 비교해 스스로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사실 당신의 일을 평가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얼마나 솔직히 드러내고 얼마나 주의 깊게 글을 쓸 것인지 파악하는 자기 홍보와 정치적 입장 설정 활동이다.

이것은 자아비판이 아니다. 스위트 스폿을 찾기 위해 세심하게 자기 평가를 조정하는 것은 이상야릇한 상황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회사는 기록한 지 몇 주만 지나면 전혀 무관해지는 추상적인 목표와 비교해 당신 자신을 평가하라고 요구한다. 즉, 당신은 의미 없는 일을 하면서 의미 있는 척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 96p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면 바로 ‘잠재력’에 관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는 대체로 상대방의 성장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것이 잘 발현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잠재력을 언급하는데, 책에서는 잠재력이야말로 성격 자체가 모호한 것이어서 그것을 측정하여 객관화시키기 어려울뿐더러 잠재력이 있다는 거짓말은 조직의 통제 욕구와 개인의 차이를 참아내지 못하는 인재의 부재에서 파생한 산물이라고 냉철하게 꼬집는다. 즉, 잠재력이 무엇인지 확신도 없고 정확한 기준이 없는 채로 상대방의 잠재력을 평가한다면 오히려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능력이 아닌 아직은 잠재력이 있는 사람에 불과’하다는 꼬리표를 얻게 될 수도 있다는 그들의 지적은 타당하게 들린다.

 

 

최고의 팀을 이끄는 리더는 팀원들의 강점을 인정하고 그들이 매일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도록 지지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역할과 책임을 조정한다. 팀 리더가 이렇게 하면 인정, 사명감, 명확한 기대 같은 것도 덩달아 좋아진다. 반대로 팀 리더가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돈, 직위, 응원, 회유 등 그 무엇으로도 그것을 만회할 수 없다.

일과 강점의 일상적인 적합성은 실적이 좋은 팀의 주요 스위치다. 이것을 당기면 다른 모든 것이 올라가고 이것을 당기지 못하면 다른 모든 것이 하락한다. / 125p

 

추진력은 업무 몰입도와 실적을 측정하는 핵심 항목 ‘일에서 늘 성장을 위한 도전에 직면한다’를 다루는 최고 개념이다. 잠재력은 그렇지 않다. 잠재력은 성장을 위한 도전의식을 촉진하지 않으며 그저 성장할지 성장하지 못할지만 이야기한다.

잠재력을 평가할 때 사람들은 자신이 처리 대상이 된 느낌을 받는다. 추진력을 평가할 때 그들은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더 중요한 것은 추진력이 정체 지점이 아닌 목적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헤쳐 나가는 유일무이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게 해 자신을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 247p

 

 

우리는 자신에게 중요한 어떤 것에 대단히 뛰어난 사람을 따른다. 즉, 우리는 특출한 사람을 따른다. 특출한 사람은 우리의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자신의 결점을 잘 알고 인생에서 우리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도 안다. 또 우리는 다른 사람과 협력할 경우 여정이 더 쉬워진다는 것도 안다.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의 결점을 보완하고 미래의 안개를 조금이라도 거둬주는 능력을 발견하면 우리는 거기에 매달린다. / 303p

 

 

 

 

  이렇게 책은 조직이 우리에게 문화, 기획, 목표를 그토록 단호하게 부과하는 이유에 의문을 던지고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성장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비전을 조목조목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 책을 선택한 모든 리더와 앞으로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개인의 개성을 짓밟아야 할 결점으로 여기지 않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혼란이자 건전하고 윤리적이며 번성하는 모든 조직의 원료로 보는 포용력 있는 리더, 독단적 견해를 거부하고 분명한 원료로 보는 포용력 있는 리더, 독단적 견해를 거부하고 분명한 증거를 찾는 리더,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지혜보다 새로운 경향에 가치를 두는 리더, 팀의 힘에 열광하는 리더, 철학이 아닌 발견을 신뢰하는 리더, 무엇보다 내일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의 세상이 진정 어떤 모습인지 직시할 기지를 발휘하는 데 있음을 아는 리더, 이 중 자신이 어디에 위치해 있고 또 어떤 리더를 지향하는지 점검할 수 있는 가이드로 삼아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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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보는 미술관 - 나만의 감각으로 명작과 마주하는 시간
오시안 워드 지음, 이선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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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미술을 어려워했던 감상자를 위한 가장 쉽고, 즐거운 감상 방법!

다른 사람의 감상평과 편견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만의 감각으로 명화를 마주하다!

 

 

 

   유아를 대상으로 한 명화 감상 교구가 있어 최근에 아이와 함께 매일 한 장씩 감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 등의 작품을 보며 그저 이 그림이 어떤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것인지, 어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지 등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선입견을 가지고 그림을 바라보기 쉬운 어른들과 달리, 아이의 눈에는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미지들이 포착되어 그림에서 말하지 않는 상상의 이야기까지 곁들어져 나오곤 하는데, 그것이 나로서는 무척 신기한 일이다. 아이가 말하는 것이 실제 그림에서 의도한 바가 아니라 할지라도 자신만의 감상법을 오롯이 이야기할 줄 아는 것만으로도 그림을 감상하는 좋은 접근법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는 반면, 나는 일단 작가의 의도와 생각을 꿰뚫어보는 데만 몰두하느라 그림이 어떤 분위기를 띄고, 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그림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경직된 상태로 명화를 대할 때가 많다. 혹은 해설사의 설명이나 다른 감상자의 감상평에 의지해 내 생각이 아닌 타인의 생각에서 작품을 들여다보기 일쑤다. 왠지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알아야 할 것 같고,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작품을 보면 제대로 된 관람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미리 보고 익힌 탓에 정작 ‘진짜’ 관람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은 얻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다르지 않으리라. 이를 경계하듯 『혼자 보는 미술관』은 누군가의 지식이나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오롯이 혼자서 명화를 감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독려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으로 고전 미술을 대하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 상태’를 의미하는 ‘TABULA RASA(타불라 라사)’를 통해 우리는 좀 더 풍성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미술 작품을 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시선으로 작품 바라보기

 

  이 작품은 우리에게 어떤 언어로 무슨 말을 하는가? 먼 옛날에 그려진 그 작품이 어떻게 우리 삶과 관련이 있을까? 이 그림이 21세기에 사는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혼자 보는 미술관』의 저자는 고전 작품을 보며 이러한 질문들을 걸어봄으로써 현재의 시점에서 고전을 해석해보고, 의문을 던지고 평가하고 캐물으면서 논쟁해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작품이라도 비평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떤 작품이든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나만의 감각으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다시 말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때, 명작은 탁월하게 아름다워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앞서 언급했듯 ‘TABULA RASA’를 통해 아무 선입견 없이 이리저리 무의식에서 떠오르는 것을 해석하는 방법을 제시하려 한다.

 

 

 

   T. A. B. U. L. A. R. A. S. A. 는 작품 감상 방법의 각 단계를 나타내는 약자다. 앞의 여섯 단계는 이미지를 읽는 데서 시작해 이해하고 평가하기까지 우리의 무의식 과정과 비슷하다. 시간(Time), 관계(Association), 배경(Background), 이해하기(Understand), 다시 보기(Look Again), 평가하기(Assess)의 단계를 거치고 나면 다음 단계인 리듬(Rhythm), 비유(Allegory), 구도(Structure)와 분위기(Atomsphere)를 적용하는 방법이다. 책에서는 단계마다 미술사에 등장하는 작품을 사례로 들어 이 방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소개하는데, 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하나의 작품으로 다양하게 들여다보고 느낄 수 있는 방법들을 체득하게 된다.

 

 

 

그 그림의 배경을 전혀 모르면 어떤 의미인지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몇 분 동안 그 작품을 다시 보면서 질문을 반복하지만 계속 거기에 있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이때는 작품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단계는 여러 단계 중 하나일 뿐이고, 미술 감상은 어떤 명확한 결론을 내리자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친숙해 보이는 작품도 결코 속속들이 알 수는 없다. 평가하기 어렵다면 좀 더 알아볼지 아니면 그냥 무시할지만 결정하자. 이게 마지막 기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려운 고전 미술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콕 집어 알려주는 조언이 작품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고전 미술 작품은 지금과는 너무 다른 관습, 취향, 규범 속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 눈에 정말 낯설 수밖에 없다. / 40p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고 않고 감각과 감정을 담았기 때문에 이 그림은 따뜻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불어 예술은 보는 데서 그치지 말고 느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터너는 시각을 바꾸어서 세상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반응, 측정하거나 기록할 수 없는 반응을 제시하는 게 화가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J. M. W. 터너, <노엄 성, 해돋이> 중에서 60p

 

 

 

 

 

 

   이렇게 ‘타불라 라사’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고전 미술을 감상하는 법을 익혔다면, 본문에서는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이를 감상하고, 그 속의 숨은 이야기 혹은 현재의 시선에서 새롭게 보이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1장 ‘사유는 붓을 타고’에서는 내밀한 욕망, 공포, 형이상학적인 마음의 작용을 그림 속의 인물, 장소, 상황으로 바꾸어 표현했던 철학자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본다. 우리는 성 요한이 폐허의 풍경 속에서 생애 마지막이자 가장 격렬한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이 담긴 <파트모스 섬의 성 요한과 풍경>,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치는 뒤러의 자화상이자 역설적으로 고된 일상을 버텨내는 예술의 힘을 엿볼 수 있는 <멜랑콜리아 Ⅰ> 등의 작품과 아울러 수르바란의 그림을 통해 철학적인 그림은 한 가지 학설이나 한 가지 주장만 뒷받침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과 모호함을 품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2장에서는 지나간 시대를 충실하게 재현한 작품이 어떻게 수백 년 후까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살펴본다. 개인적으로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파리 거리; 비오는 날>이 특히 인상적인데, 평범한 거리를 반사하는 빛과 마술적 리얼리즘이 만나는 구도가 시선을 끈다. 또 피터르 드 호흐의 <아이 머리에서 이를 잡는 어머니>는 매우 일상적인 그림이지만 방이라는 공간 속 특유의 고요함 속에서 정물처럼 표현한 인물을 통해 다정다감하면서 경건한 여성성을 표현해낸 점도 기억에 남는다.

 

 

 

서론에 나오는 또 다른 A(Allegory)를 활용하면 상징적인 의미와 어려운 은유가 가득할 때 그림 속의 가장 사소한 물건들까지 이해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한번 의미를 찾아내고 나면 별것 아닌 단서들로 작품 속에 숨겨진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라틴어로 덧없음을 의미하는 바니타스에서 이름을 따와 ‘바니타스 정물화’로 알려진 회화의 경우 특히 그렇다. 죽음에 직면한 인간의 허무함, 재물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네덜란드 화가 피터르 클라스의 <해골과 깃펜이 있는 정물>은 의심할 여지없이 바니타스 정물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속이 빈 해골부터 뒤집힌 유리잔, 말라가는 잉크, 방금 꺼진 양초까지 모든 사물이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 피터르 클라스 <해골과 깃펜이 있는 정물> 중에서 80p

 

 

이런 상징들은 그림에 깊고 복잡한 생각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수르바란은 죽음을 당하는 양을 인간의 죄를 대신해 죽음을 맞이한 예수라고 해석하거나 우리 존재의 덧없음을 일깨우는 정물화로만 그린 게 아니다. 그의 그림은 사람들의 유대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상징으로도 읽을 수 있다. 정말 철학적인 그림은 한 가지 학설이나 한 가지 주장만 뒷받침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해설할 수 있는 가능성과 모호함을 품고 있다. 어두운 배경은 죽음, 하얀 양털은 삶을 암시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우리가 감상할 때의 성향과 기분에 따라 작품의 전체적인 의미가 바뀔 수 있다. /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하나님의 어린 양> 중에서 85p

 

 

그저 과거의 삶을 경직된 모습으로 기록하고 있다기보다 2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현대의 우리에게 묘한 여운을 안긴다. 이런 식으로 보는 이의 공감을 얻는 게 아마 화가로서 최고의 목표일 것이다. 꼼꼼하게 관찰해서 똑같이 그리는 솜씨보다 보편적으로 공감이 가능하거나 개별적으로 가질 수 있는 공감을 만들어내는 표현 능력이 더 중요하다. 위대한 작가가 그 시대의 지혜에서 정수를 뽑아내듯 위대한 화가는 단순한 모방을 뛰어넘어 대상으로부터 진실을 끄집어낸다. / 이시도라 매스터 작품으로 추정, <여성의 미라 초상화> 중에서 116p

 

 

 

   3장과 4장에서는 캔버스가 화가들이 상상한 연극, 개인의 심리나 비극적인 이야기를 보여주는 무대가 된 작품들과 아름다움이라는 예술의 위대한 원칙 안에서 균형감, 우아함, 순수함과 정교함을 갖추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흰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이나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하녀>,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와 같이 바로 드러나는 아름다움 대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미묘한, 더 수준 높은 형태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둔 작품들이 유독 인상적이다. 반면, 5장에서는 놀랍고 충격적인 장면을 그려내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잔인하고 자극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소개된다. 이 장에서 우리는 홀바인과 만테냐의 섬뜩하리만치 섬세하고 실감 나는 죽은 예수의 모습을 목도하고, 악마와 마주하는 고통을 겪으면서 또 다른 의미에서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역설을 마주하기도 한다.

 

 

 

젠틸레스키는 침착하고 단호하면서도 무자비하게 남성을 죽이는 여성들로 화면을 채우고,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 역할을 완전히 뒤집었다. 그는 남자의 몸, 말하자면 남성 위주의 미술사에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하고 있다. / 아르테미지아 젠틸레스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중에서 125p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이 서사시 같은 그림은 끊임없이 환경을 파괴하는 현재에 관한 경고로 보일 수도 있다. 사실 이 그림은 지질학적으로 충적세인 지금 세상에서 인류세라는 잠정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인류세는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기후가 생태계가 급격하게 바뀌면서 시작되는 새로운 지질시대로, 우리 모두 종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 콜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보복을 당한 다음에 올 시대를 경계하라고, 그 거대한 흐름에서 인간은 제대로 존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 토머스 콜 <제국의 과정: 파괴> 중에서 140p

 

 

이 그림에는 한눈에 보이는 장면보다 훨씬 더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나폴레옹이 황제 자리에 올랐던 해에 그로가 이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을 알면 조금 달리 보인다. 나폴레옹에 관한 흉흉한 소문을 부인하면서 그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린 이 부대를 버리거나 프랑스에 데리고 오지 않는 대신 치사량의 아편을 사용하도록 허락했단 사실이 거짓임을 증명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다. 공포가 공포를 불러들이는 것 같다. / 앙투안 장 그로, <자파의 흑사병 환자를 찾아간 나폴레옹> 중에서 181p

 

 

 

 

 

 

   다음으로 역설과 모순을 통해 어울리지 않는 것들의 하모니를 엮어낸 화가들의 작품을 담은 6장과 진지하게 건네는 농담과 풍자를 통해 그림은 왜 재미있거나 우스꽝스러우면 안 되는가, 라는 질문을 해보게 되는 7장으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우리는 드디어 표지에 등장하는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장 앙투안 바토 <피에로>라는 작품이다. 사실 인물 주변의 배경을 보지 않았다면 광대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유령처럼 하얀 의상을 입고 똑바로 서 있는 어릿광대는 어쩐지 외롭고 불안해 보인다. 자신의 역할을 해내기가 버거워 보이기도 하고, 우리 앞에 서 있으려니 창피한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바토가 짧은 생애를 비극적으로 끝내기 직전에 그린 그림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가 이 작품을 은유적인 의미가 담긴 자신의 자화상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어쨌든 힘없고 불편해 보이는 이 피에로는 가장 쾌활해 보이는 광대라도 웃음 뒤엔 슬픔과 몸부림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끝으로 8장에서는 당시의 기준에는 맞지 않았지만, 그들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화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많은 화가가 눈에 보이지 않는 비현실적인 환상을 그렸다면, 세상을 독특하거나 새로운 시각으로 묘사하면서 현대 미술로 나가는 길을 연 화가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고전 미술의 선배 작가들이 1800년대 이전까지 개척하고 가르쳐온 모든 관습을 거부하면서 해체하고 단순화하거나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대부분이 일생을 조롱당하고 비판받으며 궁핍하게 살아야 했지만, 그들로 인해 무엇을 예술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영역이 점점 더 넓어졌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혼자 보는 미술관』은 고전 미술의 작가들과 독자들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자 쓰인 예술서로, 풍부한 작품 수록과 그리 어렵지 않은 설명으로 고전 미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흔적이 엿보이는 책이다. 얽히고설킨 복잡한 이론이나 지금은 알 수 없는 그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 개인의 사고방식과 같은 복잡한 정보로 작품에 거리감을 느끼고, 현 시대와 동떨어진 존재로 느끼거나 ‘누구도 뛰어넘을 수 없는 탁월한 천재가 창조’했다는 이유로 고전 작품을 어려워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느긋이 작품을 느끼고 그 안에서 특별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익혀보시길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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