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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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억압빈곤과 무지로 척박해진 삶에도 희망은 있다!

미스터리와 감동유머의미까지 아우르는 기대 이상의 놀라운 작품!

 

 

 

  1969년 9월의 어느 흐린 오후브루클린 남부에 있는 커즈웨이 빈민 주택 단지의 광장 한 가운데서 총성이 울려 퍼졌다쿠피일명 스포츠코트라 불리는 파이브엔즈 침례교회의 늙은 집사가 현재는 마약 중개업자이자 한때 자신이 이끌던 야구팀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던 열아홉 살의 딤즈 클레멘스에게 방아쇠를 당긴 것이었다평온한 성품을 가진 데다 평생 적이라고는 두지 않았을 것 같은 스포츠코트가 하필이면 살인도 불사할 만큼 악랄해진 딤즈를 쏜 이유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다사악한 마법에 걸렸다느니악독한 폭력배로부터 협박을 받는 바람에 이 사달이 난 거라니, 2년 전에 커즈하우스 야구팀과 그들의 경쟁상대인 워치하우스 팀 간의 경기가 취소된 일 때문이라느니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면스포츠코트는 이제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뿐이었다.

 

 

 

1960년대 후반브루클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코믹 이웃 서사시

 

 

  이렇게 소설 어메이징 브루클린은 1969년의 뉴욕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벌어진 한 의문의 총격 사건에서부터 시작한다스포츠코트가 딤즈를 쏜 당시 커즈하우스 광장에는 무려 열여섯 명의 목격자가 있었고늙은 교회 집사가 젊은 마약 딜러를 쏜 이 비현실적인 상황에 동네 전체가 소란스럽지만어찌된 일인지 스포츠코트는 번번이 의도치 않게 경찰과 추적자들의 포위망을 피해간다아이러니한 것은 정작 자신은 딤즈를 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버젓이 동네를 활보하고 다니면서 죽은 아내만 알고 있는 교회 성탄 모금 상자의 행방을 쫓는 데만 온통 관심이 쏠려 있을 뿐이다그렇다면 스포츠코트는 왜 딤즈를 쏜 것일까어째서 사람들은 한결같이 스포츠코트를 감싸주는 것일까목격자 중 누구 하나마을 사람 중 어느 누구도심지어 총에 맞은 딤즈 조차 스포츠코트를 신고하려 들지 않는 이 기이한 광경에 호기심이 들려는 찰나소설은 또 다른 사건과 의문들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아간다.

 

 

 

  이 소설이 흥미로운 것은 미스터리한 총격 사건의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점차 마을과 공동체 전체의 이야기로 나아간다는 점이다스포츠코트의 아내인 헤티가 보관하고 있던 성탄 모금 상자는 어디에 있을까매번 커즈웨이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치즈는 누가 보내는 것일까엘레판테의 아버지가 거버너의 부탁을 받고 숨겨준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동상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이 연이은 의문은 이탈리아 갱단과 폭력배마약 딜러커즈웨이 빈민가에서 살고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라틴계 주민들백인 이웃과 지역 경찰까지 마을 전체가 한 데로 얽히고설켜 놀랍도록 아름다운 공동의 서사시로 확장된다개인의 역사가 이웃의 역사가 되고나아가 공동체의 역사가 되는 이러한 광경은 우리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며 지극히 사적으로 보였던 일도 위대한 역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커즈하우스 식구들 모두 각자 돌아버릴 만한 사연들이 있다대개 모든 일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었다. / 23p

 

 

스포츠코트는 불평하거나 자기주장을 하지 않았다남을 비판하지도 않았다무심한 편이었다늘 자기만의 세계가 있었고딤즈는 그래서 스포츠코트가 좋았다딤즈가 못 견디게 싫어하는 게 있다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불평을 끊임없이 해대는 사람들이었다가진 게 없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불평을 한다그리고 예수님을 기다리고하나님을 기다린다스포츠코트는 그렇지 않았다단지 야구와 술을 좋아했다그뿐이었다. / 110p

 

 

오물을 치우는 것이 저의 임무였어요경관님청소를 직업으로 삼고 있으니까요오물을 묻히면서 일을 하죠하루 종일 오물을 찾아다니며 치우고요그래서 오물들은 저를 좋아하지 않아요그것들이 제게 나 여기 숨어 있어와서 찾아봐’ 하고 신호를 보내지는 않죠제 발로 모두 찾아다니며 치워야 해요그렇지만 저는 오물들이라고 해서 혐오하는 마음은 없습니다무엇이든 존재 자체를 미워할 수는 없으니까요오물이 있으니까 제 일도 있는 거고요어디서든 오물을 치움으로써 저는 누군가를 위해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거죠.” / 145p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소설의 배경이자 1960년대 후반뉴욕 브루클린 사회의 밑바탕에 깔린 정서다흑인에다 너무 가난해서 이곳을 벗어날 수 없는 부랑아들은 일전 한 푼 없다는 절박함에 인생을 비관하고마약 중개업자들이 버젓이 집 앞에서 마약을 팔아도 막지 못하는 게 현실인 곳시 정부가 아이들을 형편없는 학교에 보내게 해도뉴욕시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사람들이 그들을 비난하는 것도 막을 수 없는 곳작가인 제임스 맥브라이드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당시 브루클린 사회가 처한 현실을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빵부스러기 같은 존재굴러다니는 골무 같은 존재과자 위에 드문드문 뿌려진 설탕 가루약속의 땅이라는 좌판 위에서 눈에 띄지 않거나 드문드문 흩어져 있어야 하는 점들. “믿음을 가지라!”는 슬로건이 걸린 브로드웨이 무대나 야구팀에 드문드문 등장하는 존재로 묘사되는 빈민가의 설움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덕분에 우리는 시대가 흘러서도 해결되지 않는 사회 곳곳의 불공정과 차별의 문제에 대해 재삼 숙고하게 된다.

 

 

 

과거의 딤즈는 뉴욕의 가난한 주택 단지에 사는 불행한 아이였다꿈도 없고집도 없고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안정감이나 야망도 없이집 열쇠를 가져 보거나 뛰어놀 뒷마당을 가져 본 적도 없는 아이집 열쇠를 가져 보거나 뛰어놀 뒷마당을 가져 본 적도 없는 아이예수님도 모르고 행군 악대 연습에 참여해 본 적도 없으며그의 말을 들어줄 어머니도 그를 이해해 줄 아버지도 그에게 처세법을 가르쳐 줄 사촌도 없었다그리고 이제 딤즈는 더 이상 시속 78마일의 속도로 공을 던질 수 있는 열세 살의 소년이 아니다. / 124p

 

 

개미 떼의 이야기는 수수께끼이자매년 일어나는 끔찍한 공포이자도시의 전설이었으며뉴욕 빈민들의 지난한 삶에 부록처럼 따라붙는 또 하나의 암울함이었다. (개미 떼는 여전히 하나의 상징으로 브루클린에 남아 있었다브루클린 공화국다저스 야구팀이 뉴욕을 떠난 후 그들의 빈자리는 주민들의 살맛을 앗아가 버렸고뼛속까지 흑인에다 너무 가난해서 이곳을 벗어날 수 없는 부랑아들은 일전 한 푼 없다는 절박함에 인생을 비관했다.

(백인들은 하는 일마다 여러 분야가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점점 거대한 눈덩이처럼 성장했고위대한 미국의 신화빅애플잠들지 않는 도시와 같은 수식어들이 유행했다반면에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들은 아파트 청소나 쓰레기 처리를 생업으로 삼거나음악 활동을 하거나교도소의 빈방들을 채웠다그들은 그렇게 투명 인간처럼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지역사회의 한 계층으로 주어진 유색인종의 삶을 살았다. / 105p

 

 

 




 

 

 

 

  차별과 억압빈곤과 무지로 척박해진 삶에도 희망은 있다. ‘우리 블록이란 것은 없고 뉴욕은 누구의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오늘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어 주려는 사람들이 있는 한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에도 여전히 나를 품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한 말이다사람과 사랑연민과 인류애를 통해 변화와 희망을 엿보는 이 소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무엇보다 5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유쾌함을 잃지 않는 커즈웨이 사람들 덕분에 지루한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미스터리와 감동유머의미까지 아우르는 기대 이상의 작품으로 내내 기억될 듯하다당장 읽어보고 싶은 소설책을 찾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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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52
오스카 와일드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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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와 가까운 지인에게조차 보여주고 싶지 않은 

끊임없이 의식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심리학 용어에 따르면나이 들어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육체와 외모의 젊음에 집착하는 정신질환을 가리켜 도리안(그레이 증후군이라 한다이는 젊음에 집착한 나머지 스스로를 절망에 빠뜨리고 급기야 파멸에 이르는 내용을 담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유래된 용어다그리스 신화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경멸한 죄로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자기 모습인 줄 모르고 사랑에 빠져 시름시름 앓다 죽어 수선화로 변해버린 나르키소스처럼우리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통해 병적인 나르시시즘의 말로를 들여다볼 수 있다자신을 사랑해서 행한 것들이 도리어 자신을 망치게 되는 이 비극을 바라보며 우리는 스스로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어쩌면 나야말로 도리언 그레이의 또 다른 초상이 아닐까?”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와 가까운 지인에게조차 보여주고 싶지 않은 를 끊임없이 의식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우리는우리 안에 얼마나 많은 초상화를 지니며 살고 있는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이 작품이 오늘날까지도 회자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질문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 여기에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운 것에서 추한 의미를 찾아내는 사람은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타락한 사람이다.

이건 잘못이다.

아름다운 것에서 아름다운 의미를 찾아내는 사람은

교양 있는 사람이다이런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있다.

그들은 선택받은 사람들로그들에게 아름다운 것들은

오롯이 아름다움만을 의미한다. / 7p

 

 

 

아름다움이 권력이 되는 순간

 

 

  방 한가운데반듯하게 선 이젤에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빼어난 아름다움을 지닌 어느 젊은이의 전신 초상화가 세워져 있다화가인 바질 홀워드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우아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청년의 모습에 깊은 만족감을 드러내며 시선을 떼지 못한다그의 옥스퍼드 대학 동창인 헨리(해리역시 바질이 그린 작품 가운데 단연 최고라며 찬탄한다동시에 그는 이 초상화 속의 청년이 누군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그의 이름은 바로 도리언 그레이우연히 한 사교 모임에서 만나게 된 도리언의 아름다운 외모에 반한 바질은 이 매력적인 청년이야말로 내 예술의 전부라고 말한다아니나 다를까헨리 역시 젊음의 솔직함과 열정에 넘치는 순수함을 간직한 도리언을 보자마자 그를 알고 싶고그를 지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이에 헨리는 도리언을 칭송하며 미()야 말로 아무런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 세상의 가장 위대한 신성이자 최고의 경이이며이를 지닌 도리언에게 젊은이란 짧으며 신들이 부여한 이 황금의 시절을 헛되이 낭비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강렬한 흥미가 생겼다자신의 말이 이끌어 낸 갑작스러운 효과에 스스로도 깜짝 놀란 그는 열여섯 살 때 당시까지 모르던 많은 것을 알게 해준 책 한 권을 문득 떠올렸다도리언 그레이가 혹시 그때 그가 겪었던 것과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그냥 공중에 화살을 한 대 날린 셈인데그게 과녁에 명중했단 말인가이 젊은이는 정말 얼마나 매력적인 친구인가! / 37p

 

 

나는 미가 세상 모든 경이 가운데 최고의 경이라고 생각하오외모로 판단하지 않는 사람은 천박한 사람에 지나지 않을 뿐이오이 세상의 진정한 신비는 가시적인 것이지비가시적인 것이 아니란 말이오……그래요그레이 씨신들이 당신에게 잘해 준 것이오하지만 신들이 당신에게 부여한 것을 그 신들은 당장이라도 뺏어 갈 수 있어요당신이 진정으로 온전하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한이 몇 년밖에 남지 않았어요당신의 젊음이 가면 당신의 아름다움도 더불어 사라질 것이고그러면 당신은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될 겁니다당신에게 남아 있는 위업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 41p

 

 

 

  바질의 화실에서 헨리를 만난 그날도리언은 완성된 초상화를 바라보며 자신이 얼마나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인지 인식하게 된다한편으로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진정한 비밀이라던 헨리의 말을 생각하면 할수록그의 마음속에 기묘한 불안이 자리 잡는다언젠가는 얼굴에 주름이 덮이고 말라비틀어지며눈은 초롱초롱한 생기를 잃고 침침해질 것이며우아한 모습도 다 망가져 흉측하게 변해 버릴 것이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던 그는영원히 이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자신의 영혼이라도 내어주겠노라는 어리석은 소원을 빈다.

 

 

 

  이후 초상화는 마치 도리언의 소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도리언이 병적인 나르시시즘에 빠져 자기 탐닉과 쾌락에 몰두할수록 제 자신이 추악하게 변해가기 시작한다파우스트와 계약을 맺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처럼초상화는 도리언의 죄책감과 수치심을 앗아간 대신 도리언에게 영원한 젊음을 준다.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서도 변함없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게 된 도리언은 그를 따라다니는 숱한 추문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폭력적이고 탐욕적으로 변해감으로써 끝내 자기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도리언인생이 자네를 위해 모든 것을 마련해 두고 있다네출중한 용모를 지닌 자네가 하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해리제가 초췌해지고 나이 들고 쭈글쭈글해지면요그땐 어떻게 되는 거죠?

그때는…….」 헨리 경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그때는 말이야도리언자네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워야 할 걸세그냥 있어도 승리가 자네한테 찾아오겠지만 말이야아니자네의 그 훌륭한 모습을 계속 간직해야 하네우린 말이야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오히려 바보가 되고너무 많이 생각해서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어우리가 자네를 구할 수 없으니 자네가 해내야 해.」 / 165p

 

 

그는 이제 선택을 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고 느꼈다아니 이미 선택이 내려진 것은 아닐까그렇다인생이 인생이그리고 인생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그의 호기심이 이미 그를 대신해서 결정을 내렸다영원한 젊음다함이 없는 열정은밀하게 찾아오는 쾌락미친 듯한 기쁨과 거침없는 죄악그는 이 모든 것을 다 누려야 했다그리고 그의 불명예의 모든 짐은 초상화가 대신 짊어지고 가야 했다. / 167p

 

 

 



 

 

 

 

  이처럼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아름다움을 갈망하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한 남자의 이중성을 뛰어난 상상력을 통해 독창적으로 완성한 소설이다. ‘초상화가 현실의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양심의 캔버스가 되고주인공 자신이 육체성을 상실한 이미지로 도치되는 운명의 전환을 환상적 기법을 활용해 흥미롭게 엮어낸다하지만 이런 소설적 장치를 걷어내더라도순진무구했던 도리언에게 미와 쾌락을 추구하는 것만이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지속적으로 도리언의 정신을 지배하려드는 한 인물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바로 헨리다.

 

 

 

  헨리는 쾌락은 자연의 시험이고 자연이 승인했다는 표시지우리가 행복하면 늘 선할 수 있지만 반대로 우리가 선하다고 늘 행복하다고는 할 수 없다거나 유혹을 없애는 유일한 길은 그 유혹에 굴복하는 것이라는 궤변으로 도리언을 꾀어낸다도리언에게 실연을 당한 뒤 자살한 시빌 베인의 죽음 앞에서도 마치 도리언의 삶에 일어난 하나의 비극적인 연출에 지나지 않는어떤 생경한 경험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하게 하기도 한다만약 그날 화실에서 헨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도리언이 자신을 탐미하고 쾌락에 빠져드느라 양심을 외면하는 일이 일어났을까도리언이 잃어버린 영혼을 되찾길 바랐던 바질의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였다면 결말은 달라졌을까바로 이러한 관계 속에서 소설은이따금 우리의 삶을 지배하려드는 여러 유혹과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관계 속에서 어떻게 균형감각을 찾아야할지를 고심해보게 한다.

 

 

 

공작부인혹시 옛날에 저지른 잘못 가운데 큰 잘못뭐 기억나시는 것 없어요?」 그는 건너편의 공작부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너무 많아서 탈이지.」 그녀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럼 그 잘못을 다시 저지르세요.」 그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다시 젊어지려면 옛날의 잘못을 반복하는 수밖에 없어요.」 / 69p

 

 

고도로 조직적이 된다는 것이 내 생각에는 인간 존재의 목적이 아닌가 싶어더 덧붙이자면모든 경험은 다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거야누가 결혼에 반대하는 말을 했다면 그 말이 무슨 말이든 그것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지나는 도리언 그레이가 그 여자를 자기 아내로 삼아 6개월 정도는 그녀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다가 갑자기 또 다른 사람에게 푹 빠져 버리게 되기를 바라그러면 그 친구는 아주 훌륭한 본보기가 될 거야.」 / 120p

 

 

부조화란 억지로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려는 것이지자기 자신의 삶중요한 것은 그것 아니겠나도덕가연하는 사람이나 청교도가 되고자 한다면 이웃의 삶에 관해서 자신의 도덕적 견해를 과시하고 내세울 수 있겠지하나 그렇다고 그런 사람이 이웃의 삶에 신경이나 쓸까게다가 현대의 개인주의는 실제로 더 높은 목표를 두고 있다니까현대의 도덕이란 자기 시대의 기준을 받아들이는 데 있는 것이지그런데 나는 교양 있는 사람에게는 자기 시대의 기준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가장 상스러운 부도덕이 아닐까 생각하네.」 / 126p

 

 

 



 

 

 

  끊임없이 욕망하는 인간의 타락을 주제로 한 이 영원불멸의 소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남성이 느끼는 남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동성애적 코드예술의 근본과 가치에 대한 물음, 19세기 영국 귀족 사회의 위선극작가로서의 면모가 드러나는 오스카 와일드 특유의 위트와 직설적인 독설감각적이고 섬세한 묘사 등 다채로운 읽기가 가능하다는 점도 흥미롭다무엇보다 이 작품으로 하여금 나는 얼마나 많은 초상을 내 안에 지니고 있는지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초상에 갇혀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진지한 물음에 다가가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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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후안 엔리케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계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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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질문들!

윤리라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으며 나는 옳음과 그름을 잘 분별할 줄 안다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책!

 

 

 

  며칠 전부터 기사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장면이 하나 있다푸틴의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손에 들린 검정색 서류가방이 이목을 끌게 된 것이다원격으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버튼과 핵공격 암호 등의 관련 문서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일명 핵가방이다. <언제든 핵공격핵가방 들고 다니는 푸틴>이라는 제목대로푸틴은 핵가방을 분신처럼 들고 다니며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중동 지역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대규모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단정 짓고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번 사태는,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우리가 전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음을 실감하게 한다심지어 고도의 과학 기술이 발달한 지금은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다.

 

 

 

  나는 혹여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한다 하더라도 전쟁이 금방 끝날 것이라 예상했다국제 사회의 여론은 물론러시아 내부에서도 푸틴의 정당성을 인정해주지 않을 것이며 명분을 잃은 푸틴은 물러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의 기사가 나를 기겁하게 했다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푸틴의 지지율이 무려 83%에 이른다는 것이었다아무리 언론을 통제한 결과라 하더라도 여전히 전쟁을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전쟁이야말로 가장 비윤리적이라고 믿어왔지만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테지만어떤 한 사람의 광기가 용인되고 가장 극단적인 파괴의 현상으로 버젓이 실행되고 있는 이 놀라운 사태는 나를 윤리적 딜레마에 빠지게 했다. ‘저건 내가 성장하면서 보고 배운 것과 다르잖아어째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악하기 짝이 없는 짓을 하고 있는 거지다들 알고 있잖아옳은 것이 무엇인지아니아닌가역사상 절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이 모두에게 당연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긴 있었던가그랬다면 살인과 차별배제와 멸시부정과 부패 같은 단어는 사라지고 없었겠지!’

 

 

 

우리는 윤리를 순백의 대리석 조각상 같은

그 무엇으로 여기는 데 익숙해져 있다.

결코 바뀔 수 없는 영원불멸의

합법적인 토템(신성한 상징물)으로 여긴다는 말이다.

그러나 모든 윤리적인 것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근본적으로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 12p

 

 

 

  『무엇이 옳은가의 저자이자 ‘TED가 가장 사랑하는 미래학자로 손꼽히는 후안 엔리케스는 이렇게 지적한다. ‘그간의 모든 문명과 역사 속에서 인간은 일을 망치는 실수를 수없이 되풀이했다그러나 여전히 윤리적 문제들을 다루는 방식이 낡은 발상에 사로잡혀 있고그 때문에 본질적으로 가장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그 믿음이란 바로 이것이다. “윤리라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아그래서 나는 옳음과 그름을 잘 분별할 줄 알지!”’ 그는 우리에게 오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이 내일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말한다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 같은 것모든 인간이 당연하다고 믿는 윤리조차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인지하는 일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어제의 윤리가 오늘의 윤리가 되지 않는 시대

 

 

  저자는 윤리적 변화를 급격하게 추동하는 가장 큰 동력들 중 하나로 기술을 꼽는다기술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우리가 사는 현재는 윤리가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바뀌는 시대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이다기술은 윤리를 바꾸어놓고오래된 믿음들을 향해 문제를 제기하며더 이상 성장하거나 변화하지 않는 제도들을 뒤엎는다그도 그럴 것이 여성이 출산 여부와 임신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싸고 효과적인 기술이 개발되자 피임출산이혼 등 가장 근본적인 가족 규범조차 빠르게 바뀌었다.

 

 

 

  기술은 진실의 성격까지 바꾸어놓았다정보에 훨씬 더 빨리 접근할수록 교차확인능력이 한층 커지면서 가짜 지식이나 뉴스는 엄청난 압박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지만오히려 허위정보와 거짓말이 우리를 홍수처럼 뒤덮고 있다정보 과잉의 시대 속에서 CCTV, 위치 정보, SNS와 각종 좋아요 등으로 박제된 디지털 문신은 지속적인 감시와 개인 정보 노출이라는 위기감을 초래하게 했다일회용품은 환경 파괴를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유전자 조작과 편집합성 기술은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이처럼 급격하게 발전하는 기술은 우리의 삶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윤리적 행동과 비윤리적 행동을 가르는 기준에 대한 우리의 발상을 빠른 속도로 바꿀 것이다.

 

 

 

현재의 윤리적 논리와 추론과 우려는 완전히 뒤집어질 수 있다훗날 언젠가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하거나 들을지도 모른다.

등산을 하거나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할 때도그리고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을 때도 태아를 몸에 품고 다녔단 말이야태아는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 두어야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거지?

해로울 수도 있는 유전자임을 잘 알면서 아이의 유전자에서 그걸 편집하지 않았다고나중에 아이가 성장해 암에 걸리면 자기 유전자에서 (암 발생과 관련된) HER-2 유전자나 p53 유전자를 편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걸 몰랐단 말이야? / 44p

 

 

사정이 이런데 우리는 왜 지금까지 좀 더 윤리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을까기후변화는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현재 들여야 하는 돈과 그 돈을 들이지 않을 때 미래에 발생하는 결과를 따지는 비용의 문제이자 동기부여의 문제다널리 퍼져 있는 새로운 윤리적 규범이 채택되는 티핑 포인트는 언제나 그렇듯단지 문제를 파악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 생활방식을 심각하게 훼손하지 않고서도 윤리적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저렴한또 적용 가능한 대안을 가지는 것에서 비롯된다. / 92p

 

 

유전자 드라이브는 이미 이렇게 진행되어온 일들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만들고자 할 뿐이다다만 작은 문제가 하나 있다면원치 않는 종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등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가 흔히 나타난다는 점이다가령 지카 모기를 멸종시킨다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의 원인이 되는 빨간집모기가 왕성하게 번식하는 생태계가 조성된다또 모든 모기를 멸종시키면 먹이사슬에서 모기보다 높은 단계에 있는 어떤 종들이 굶어죽게 될 수 있다기술은 윤리를 훨씬 앞지른다. / 126p

 

 

 




 

 

 

 

  이에 무엇이 옳은가는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옛날 사람들은 어쩌자고 지구의 온도를 이렇게 올린 거야?’라는 미래 세대의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태아의 유전자를 부모의 입맛대로 편집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모든 사람의 프로필과 생각 그리고 행동을 분석해서 영구적으로 공개하는 세상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어제의 윤리가 더 이상 오늘의 윤리가 아니게 된 지금우리는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이어령 님의 말씀처럼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우리의 무기이자 미래 사회의 지적 경쟁력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기준으로 우리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안타깝게도 여기에 해답은 없다다만우리 사회가 옳음과 그름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영원불변하게 존재한다는 발상에서 자유롭게 해방된 상태로서로 대화를 나누고 무언가를 촉구하기도 하면서상대를 이해하고 인도하는 일이 지금보다 한결 쉬워진다면 조금 더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너처럼 생각하는 사람과는 절대 말도 섞지 않을 거야” 혹은 지금부터 나는 너와 담을 쌓고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라 말하기보다는 쟁점에 대한 의견이 다른 상대와도 뜨겁게 토론하고 한결 좋은 사이를 유지할 수 있다면 서로가 서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지 않을까어쩌면 종교학자인 캐런 암스트롱의 말에 해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종교와 윤리영적 전통의 중심에는 연민의 원칙이 있다그것은 바로 다른 이들로부터 대접받기를 원하는 그 방식 그대로 항상 다른 이를 대접하라는 것이다.”

 

 

 

그대가 내일 평가받고 싶은 내용 그대로,

오늘 그대 자신을 평가하라. / 22p

 

 

전쟁은 정부의 의지를 집행하는 데 있어 지금도 여전히 너무나 일반적이고 인기 있는 수단이다미국이 건국 이후 지금까지 241년을 이어져오는 동안 전쟁 없이 평화로웠던 세월은 20년도 채 되지 않는다. 2000년 이후에 태어난 미국인들은 평생 전쟁을 접하며 살아왔다프랑스의 경우 1337년부터 지금까지 겨우 174년 동안만 평화를 누렸을 뿐이다오늘날 세계 몇몇 지도자의 자아도취와 광기 그리고 무능을 절대로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는 정말 위험한 시기다전쟁의 윤리는 기술 분야의 발전이 의미하는 바를 따라잡아야 한다. / 280p

 

 

기후변화는 우리 시대의 존재론적-윤리적 쟁점이다이 문제가 왜 촉발되었는지또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는 우리가 미래 세대의 평가를 받을 때 기본적인 평가 항목이 될 것이다이런 사실은 현재 우리에게 닥친 기후 비상사태에 대처해야 하는 이유인 동시에과거를 평가하는 일에 우리가 한층 더 겸손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97p

 

 

 



 

 

 

 

  무엇이 옳을까나는 무엇을 최우선순위로 설정할 것이며 내가 마주한 선택에 얼마나 책임을 질 수 있을까무엇이 옳은가는 이러한 질문 앞에서 뒤돌아서지 않는 법을 배우게 한 책이었다그 어떠한 것도 당연한 것이란 없다는 믿음이 우리를 계속 질문하게 하고우리의 방향이 되기를 희망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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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서양 편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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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교양이 아닐까!

자연지리뿐만 아니라 사람이 만든 지리 즉 인문지리까지 함께 설명하여 세계사에 대한 통합적인 감각을 익힐 수 있는 매력적인 책!

 

 

 

 

  인간이 가장 먼저 문명을 꽃피운 중동은 왜 전쟁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 되었을까국제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건국된 지 300년도 되지 않은 미국은 어떻게 초강대국이 되었을까미국과 비슷한 식민 역사를 경험한 중남미 나라들은 왜 미국과 다른 역사를 걷게 되었을까인류가 처음 탄생한 아프리카는 왜 발전이 더딘 것일까이처럼 굵직굵직한 세계 정세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참으로 궁금해지는 것이 많다.

 

 

 

  하지만 얽히고설킨 방대한 세계사를 검색된 몇 가지 정보만으로 명쾌하게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나름 <벌거벗은 세계사>, <차이나는 클라스>, <역사저널 그날등을 시청하면서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던 세계사 정보를 끌어 모으는 노력도 해보았지만머릿속에서 한 데로 정리되지 못한 채 다시 흩어져버리니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그렇게 관심도에 비해 이해는 떨어지는 안타까움을 내내 끌어안고 있던 나는 뜻밖에도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를 만나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었다그것은 바로 지도’ 지리에 대한 이해 부족이었다학창 시절의 나는 연대표는 줄줄이 외울 줄 알아도 그것이 어디에서 일어났고 왜 일어났는지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곤 했는데이게 다 지리의 중요성을 간과한 데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역사에서 지리는 각별한 존재이다역사는 필연적으로 시공간이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하는데 공간은 곧 지리를 뜻한다물론 지리를 역사의 부산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지리는 역사나 역사학 그 이상을 커버하는 거대한 담론이기 때문이다. / 추천사 중에서 5p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의 저자이자 유튜브에서 역사를 위한 지도시사를 위한 지리(역지사지)’라는 콘셉트의 역사 강의를 하고 있는 한영준은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그곳의 지리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중동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이 어디고 그곳의 지리적 특징이 어떤지 아는 것은 필수이며미국의 역사 또한 영국의 13개 식민지에서 시작해 영토가 늘어난 과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인물과 사건의 언제와 어디서를 아는 것은인물과 사건의 어떻게와 를 아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특히나 세계화가 한층 더 대두된 시점에서 지리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현재를 읽고 미래를 비추는 청사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우리가 반드시 알아두면 좋을 교양 지식이다그런 의미에서 보면이 책은 바다와 산맥 등 자연지리뿐만 아니라 사람이 만든 지리 즉 인문지리까지 함께 설명하여 세계사에 대한 통합적인 감각을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퍽 매력적이다.

 

 

 

지리를 아는 것이 진짜 교양이다

 

 

  이번 책에서는 먼저 서양의 지리를 다룬다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등 중동에서 시작한 문명이 지중해와 유럽으로 전파되고중세 이후에도 유럽과 중동은 끊임없이 교류 또는 경쟁하며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에서 중동의 지리를 가장 먼저 설명한다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라는 지리적으로 다소 어색한 묶음의 지역이 왜 중동으로 묶이게 되었는지그럼에도 왜 중동 국가들은 다양한 나라로 나뉘어 있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인지 지리적인 관점에서 살펴본다다음으로 민주주의부터 자본주의산업화까지 세계를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유럽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만성적 분열을 부추기는 다양한 그들의 지리적 환경을 통해 알아본다덕분에 흑해홍해지중해시나이반도소말리아반도크림반도발칸반도 등 이 지역을 설명하는 다양한 지형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던 나로서는 지도를 통해 조목조목 명쾌하게 설명해주니 수월하게 익힐 수 있어 좋았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 남쪽에는 두툼한 장화 모양의 반도가 있습니다바로 아라비아반도죠. ‘중동하면 떠오르는 연관 검색어 아랍도 아라비아의 준말이에요중동 지역의 가장 많은 민족인 아랍인중동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언어인 아랍어 모두 아라비아반도에서 온 말입니다물론 아랍과 중동이 동의어는 아닙니다중동 지역에는 아랍인만 있는 게 아니라 튀르크인유대인베르베르인페르시아인 등도 있거든요. / 26p

 

 

터키는 반도국입니다삼면이 바다라는 이야기죠터키 북쪽에는 흑해가 있습니다지중해와는 다른 독자적인 바다로 쳐요흑해에 있는 반도가 과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싸우고 있는 크림반도죠.

얼지 않는 바다와 항구즉 부동항을 찾아다녔던 러시아 입장에서 흑해와 크림반도는 전략적 요충지일 수밖에 없습니다러시아 입장에서는 욕심이 나는 게 당연하고흑해를 끼고 있는 터키와 러시아의 관계도 복잡 미묘할 수밖에 없죠. / 36p

 

 

참고로 암살당한 4대 칼리파 알리의 추종자들이 알리만이 진짜 후계자(칼리파)” “알리의 후손만이 우리의 지도자” “알리의 후손은 죽지 않고 다시 구세주가 되어 돌아올 거야라고 주장하면서 기존 교단에서 떨어져 나온 게 시아파입니다. ‘시아는 떨어져 나온 무리·분파라는 의미예요. ‘알리의 추종자라는 의미의 시아트 알리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합니다. / 46p

 

 

군사적으로 보면 북유럽 평원은 양날의 검이에요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군대를 이동시키려면 점점 좁아지는 평원을 지나야 해서 힘들죠반대로 유럽의 군대가 러시아로 들어가려면 동서남북으로 전선이 넓어져서 보급로 확보에 애를 먹어요.

이 때문에 러시아는 나폴레옹 1세와 아돌프 히틀러 등 유럽의 정복자들에게 한 번도 정복당하지 않았고반대로 20세기 냉전 시대에도 러시아는 서유럽으로 빠르게 진격하지 못했어요. / 92p

 

 

 




 

 

 

 

  유럽인들이 발견하고 이후 유럽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미국과 중남미 지역도 살펴본다크게 북동부남부중서부서부로 구분하는 미국은 각각 어떤 지형적 특색을 지니고 있는지이들 특색이 정치적 성향에까지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 알아본다여기에 미국 대선 구도를 이해할 수 있는 정치 지형도까지 아울러 살펴볼 수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이어 내륙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마존강이 남미 대륙의 발전에 끼치는 영향과 더불어 중남미가 하나로 묶일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신대륙 발견 이전의 모습으로 거슬러 올라가 살펴본다끝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이곳이 인류의 시작인 이유는 무엇인지각 나라들의 국가명에 얽힌 식민 지배의 서글픈 역사까지 함께 조명해본다.

 

 

 

우선 남부는 바이블 벨트라고 부릅니다개신교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죠기독교의 근본주의신복음주의의 영향도 커요그만큼 정치·사회적으로도 보수적입니다.

남부 한가운데에 있는 앨라배마주부터 대서양 연안의 조지아주까지 블랙 벨트라 불리는 지역은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상대적으로 많아요빈곤실업빈부 격차교육 문제 등이 거론되는 지역지요.

서쪽에 있는 텍사스주아칸소주로이지애나주미시시피주는 라이스 벨트로 묶어요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미국 최대 쌀 생산지입니다. / 152p

 

 

라틴아메리카에 남아 있는 프랑스의 흔적은 명칭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19세기 전반에 활동했던 프랑스 작가 미셸 셰비에르가 라틴아메리카를 처음 쓰기 시작했다고 하죠당시 영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로망스어군을 쓰는 스페인포르투갈프랑스 등 라틴계 유럽과 그들의 영향을 받은 중남부 아메리카가 뭉쳐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해요.

실제로 프랑스도 북아메리카의 미시시피강 어귀부터 캐나다 퀘벡주까지그리고 카리브해의 아이티와 남아메리카 북부의 기아나 등 식민지를 갖고 있었거든요라틴아메리카라는 명칭은 프랑스의 이런 제국주의적 발상에서 파생된 거였죠. / 169p

 

 

마야아스테카잉카까지 고대 문명을 속속들이 기억하기란 어렵습니다그럴 때는 대표적인 특징 하나만 기억해도 좋아요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처럼 느슨한 연합체였던 마야문명중국 상나라처럼 인신 공양이 이뤄졌던 아스테카문명이집트와 페르시아처럼 전제군구제가 발달했던 잉카문명. / 184p

 

 

 




 

 

 

 

  그동안 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던 나에게 특별한 가르침을 가르쳐준 책이라 뜻깊었다지리가 모든 걸 설명해주진 않지만 지리를 이해하면 세계사와 국제 정세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저자의 유튜브 채널과 다음 출간될 책도 기대된다평소 지리 공부와 세계사 공부에 어려움을 느꼈던 이들이라면 이 책으로 가볍게 시작해보시길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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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스 랩 - 그 멋진 작품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론 M. 버크먼 지음, 신동숙 옮김 / 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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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고 만들다보면 알게 된다!

이 시대의 모든 크리에이터들에게 전하는 창작의 노하우!

 

 

 

  흔히 위대한 예술 작품이라고 하면어떤 천재적인 예술가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재능에 의해 탄생된 것이라 믿는다탁월한 천재성과 광기에 가까운 기이한 면모신성한 영감 등은 일부 선택받은 자에게만 주어지는 비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음악과 미술문학과 건축디자인과 영화 등 세상의 수많은 창작물들이 오로지 어느 한 예술가의 탁월한 능력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혹여 그들이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고 해서 태어날 때부터 재능이 샘솟고영감이 수시로 떠오르며상상을 뚝딱뚝딱 현실화할 수 있을까?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 총장이자 메이커스 랩의 저자인 론 M. 버크먼은 모두 거짓말이다.”고 말한다오히려 천재성이야말로 우리가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하고위대한 작품과 혁신의 원동력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게 가로막을 수 있음을 지적한다우리 시대의 크리에이터 50인과 세기를 빛낸 창작물들을 분석연구해온 저자는 작품을 만드는 힘이란 타고난 천재성이나 비전 같은 데 있는 게 아니었다고 한다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하나같이 자신의 창작 원동력으로 손꼽은 것은 바로, ‘만들면서 알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만들면서 알게 되는 것이란 과연 무엇일까크리에이터가 작업의 시작점을 찾고창작의 고통과 자기복제의 유혹을 극복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창의성을 끌어내는 방법은 또 무엇일까메이커스 랩은 일터에서작업실에서현장에서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의 모든 크리에이터들을 위해 다양한 창작의 노하우를 전수하고자 한다.

 

 

 

무엇을 그릴 것인지 알려면그리기를 시작해야 한다 파블로 피카소

 

 

 

만들면서 알게 되는 창작의 모든 것

 

 

  애플 스토어를 설계한 디자이너 코베영화 300과 저스티스 리그등을 기획한 영화감독 잭 스나이더구겐하임 미술관을 건축한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테슬라의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폴 홀츠하우젠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이터널 선샤인의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우프만 등 우리 시대의 뛰어난 크리에이터로 각광받는 이들은 놀랍게도 백지 위의 불확실성에서 시작했지만 만들다보면 길이 보이더라고 말한다그들은 대부분 창작 과정을 창조론보다는 진화론에 가깝게 설명한다그들은 완벽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섣불리 전체를 예지하지 않는다오히려 그들은 작업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면서’, ‘스케치하면서’, ‘즉흥적으로 상황에 대응하면서’, ‘글을 쓰면서’, ‘조각하면서’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발전하고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한다작업 도중에 강력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발전시키기 어려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는 것이다.

 

 

 

  애플 스토어는 어떤 명확한 비전에서 나온 산물이라기보다 작은 화이트보드에서 시작해 끊임없이 만드는 과정에서 결정을 바꾸고구성을 수정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고 한다디자이너 코베는 작은 모형부터 실물 크기 모형까지 하나하나 만들어 보고다시 부수고크고 작은 실패를 거듭하며 만족스러울 때까지 실험을 거듭했다고 말한다미술가인 스티븐 빌은 첫 단계에서 필요한 건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강조한다그보다는 재료를 민감하게 살피고 그것과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며재료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경험해보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감각을 계속 얻게 된다고 한다.

 

 

 

  여기에 조이럭 클럽을 쓴 소설가 에이미 탄은 미리 결말을 구상하는 게 위험하다고 경고까지 한다그는 이를 무서운 관찰자 효과라고 부르는데, “예를 들어 내가 쓰려는 무언가가 있다고 해보죠그걸 다른 시각에서 보고그것과 연관된 측면을 찾으려고 애쓰겠죠그런데 거기에만 너무 열중하면 결국 그 연관성에 대해서만 글을 쓰게 될 거예요다른 건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고요.” 즉 그에게 창작이란 미리 생각해둔 뭔가를 찾아내는 게 아니라새로운 발견의 조건을 만드는 활동이라고 설명한다.

 

 

 

세이터의 설명의 들어보면치밀한 계획과 청사진이 우선되는 영상 작업이라고 해서 미리 생각해둔 비전을 그대로 실현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그가 체르노빌에서 야생마 무리를 촬영했던 일화는 창작자의 준비된 즉흥성이 무엇인지 보여준다체르노빌에서 세이터가 경험한 것에서 우연히 찾아온 멋진 기회를 포착하려면 역설적이게도 촘촘한 계획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즉흥연주를 훌륭하게 해내기 위해서는 훈련과 경험이 꼭 필요하듯이 말이다. / 80p

 

 

해밀턴에게 알지 못하는 상태는 창작을 위한 준비 기간이자창작 재료와 소통하는 기간이다그녀는 이 시간이 인식의 폭과 깊이를 더 넓힐 수 있는 일종의 훈련이라고 설명한다. “알지 못하는 상태는 무지의 상태가 아니에요우리는 모르는 걸 두려워하지요그러나 아직 모르는 상태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결과 없이도 가능성을 믿고가능한 모든 방법을 고려하는 거예요계속 실행해나가는 게 우리가 할 일이죠.” / 112p

 

 

호기심에서 모든 것이 시작돼요제가 사용하는 건 탈무드 모델이에요탈무드 모델은 질문으로 이어지는 질문이 핵심이지요여기에는 뭐가 적합할가이곳은 어떤 종류의 공간인가주변 공간과 어떻게 조화시킬까사람과 공간이 어떤 관계를 맺을까이런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게리는 경험과 교육이 질문을 구체화하고질문을 통한 행동을 촉발한다고 설명한다게리의 견해는 경험교육가치우선순위윤리재능이 창작자에게 발판이 되어준다는 이야기와 같다. / 163p

 

 

 



 

 

 

 

  “리더십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이끌어보는 것이다결혼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결혼하는 것이다그 일이 내게 맞는지 알아볼 유일한 방법은 오랜 기간 직접 일을 해보는 것이다.”던 랍비 로드 조너선 색스의 말처럼저자가 만난 크리에이터들은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서는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고 만들다보면 알게 된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었다이는 곧 타고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며 아는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라만드는 사람이 알게 된다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어쩌면 위대한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탁월한 작품을 만들어 낼 힘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는 것그것을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에서 위대함이 탄생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방식으로 원고를 여러 번 읽으면서그는 문장을 명료하게 고치고이야기에 자의식 과잉이나 사각지대가 있지는 않은지 확인한다. “소중한 것을 죽여라제가 퇴고할 때 늘 되새기는 말이죠습관적으로 즐겨 쓰는 표현을 의식하고 없애기 위해서요.”

벤더의 얘길 듣자 디 프리스코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그는 작가의 일에는 일종의 용기가 필요한데그건 버릴 줄 아는 힘에서 나온다라고 했다실제로 나와 인터뷰했던 많은 작가가 글을 덜어내는 과정에서 통찰을 얻는다고 했다. / 103p

 

 

어떤 이는 앞으로 학생들이 어떤 일을 하든 기술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적응력 개발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이는 합리적이며 중요한 원칙이다하지만 이 원칙의 전제는 학생을 창작자로 키워내고 창작을 통한 앎을 교육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학생이 적응력을 갖추도록 교육하는 것과 창작은 교육의 중심에 두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창작으로 중심으로 한 교육은 학생들에게 사회에서 필요한 유연성과 민첩성을 키워줄 것이다. / 270p

 

 

우리는 만들면서 알게 되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 조직에서 어떻게 표지판 없는 교차로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리더의 비전을 불확실한 창작의 공간으로 대체하는 것은 도로에서 모든 신호와 표지판을 없애는 일과 마찬가지로 위험해 보인다혼돈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표지판이나 정해진 에 매달리는 게 합리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하지만 몬더만은 리더가 정한 규칙을 무작정 따르게 하는 게 아니라사람들에게 직접 해결책을 만들게 하면 오히려 더 큰 성과와 복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277p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창작자다새로운 일 앞에서 늘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지만 기꺼이 도전해보고그 과정에서 만난 위험을 뛰어넘음으로써 한 단계 더 성장해간다책을 읽으면서 나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기꺼이 해보는 것그 안에서 배움을 잃지 않으려는 자세가 곧 살아가는 일이며 또 다른 발전을 도모하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그런 의미에서 이 땅의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이 책을 통해 귀중한 깨달음을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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