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케팅하라! -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최적의 마케팅 공부
박노성 지음 / 성안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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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이론과 기술이 아닌마케팅의 본질과 가치가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보게 하는 책!

 

 

 

  가정에서 살림과 육아를 돌보고 있는 내가 종종 마케팅 서적을 읽는 이유는새로운 관점에서 놀라운 혁신을 이룬 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또 기업들이 위기를 돌파하고 자기 비전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했던 여러 시도들 속에서 삶의 전략과 추진력이라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래서 자연스럽게 학문적인 성격의 마케팅 서적보다는 실전 감각과 여러 아이디어를 녹여낸 마케팅 서적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리마케팅하라!에 주목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마케팅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식의 원론적인 법칙이 아닌모두가 칭찬하고 성공한 사례로 소개하는 마케팅의 숨겨진 이면을 비틀고 되짚어 새로운 각도로 들여다보려는 시도들이 흥미롭다무엇보다 시장의 흐름과 현시대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제안하면서도인문학적인 시각에서 마케팅의 본질과 가치를 탐구하고자 하는 이 책의 서술 방식은 일반 독자들에게도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좋은 수업이 될 것이다.

 

 

 

애플이 아이패드 같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늘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서 서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잡스가 말한 인문학이란 사람에 대한 관심을 말합니다사람들이 좀 더 사용하기 쉽고재미있어 하는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애플이 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애플은 환경을 분석하거나 미래를 예측하지 않습니다오로지 소비자를 보고 움직이며소비자가 좋아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해석하지요그러면서 소비자들이 좀 더 편리하게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합니다바로 이 과정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 156p

 

 

소비자로부터 생각해 보니까이 전략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마땅히 그래야하는 자연스러움이었습니다.” - 츠타야 서점 CEO 마스다 무네아키 / 33p

 

 

 

   몇 해 전, ‘별마당 도서관이라는 이름과 함께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책장 사진이 인스타그램 피드에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스타필드 코엑스몰 중심에 자리잡은 독서문화공간이라는 말에 와하고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전직 서점 직원이었던 나로서는 개방된 공간에서 어떻게 도서관이라는 형태를 운영할 수 있는 건지책이 분실될 염려는 없는지 이내 현실적인 걱정이 앞서긴 했지만 도서를 구심점으로 한 매우 상징적인 공간이 탄생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었다그런데 리마케팅하라!』 에서는 이 아름답고 거대한 랜드마크의 이면에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을 들여다본다.

 

 

 

  '제1적과의 동침'에서는 책을 빌려주는 별마당 도서관과 책을 판매하는 영풍문고가 코엑스몰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공존하는 방식에 주목한다저자는 별마당 도서관에서 카뮈의 책을 읽다 문득 이 책을 사고 싶은 마음에 영풍문고를 찾아갔다 깜짝 놀랐다고 한다언제부터 매장의 규모가 이토록 작아진 건지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책마저 진열되어 있지 않을 정도로 쪼그라든 듯한 인상의 서점 규모에 씁쓸해졌다고 한다아름답고 거대했던 코엑스몰의 랜드마크 서점은 사라지고몇몇 인기 서적만을 전시하는 작은 서점으로 전락하면서 구색 갖추기에 불과해진 것이다영풍문고는 별마당 도서관에 도서를 공급하는 데다강남역이나 잠실역에 있는 교보문고와 비교하면 매출을 단기간에 확실히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텐데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일까?

 

 

 

  “소비자가 당신의 제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장 참가자의 제품도 함께 가지고 있다면그래서 당신 제품의 가치가 떨어진다면그 참가자는 경쟁자다.” 저자는 베리 네일버프의 가치 그물의 이론에 따르면 별마당 도서관과 영풍문고는 협력자가 아니라 경쟁자가 되어버렸고영풍문고가 자신의 가치 그물을 먼저 작성하지 않은 채 매장의 규모를 축소시킨 것 역시 잘못된 판단이라 지적한다다시 말해별마당 도서관 이후의 시점까지는 생각지 못한 마케팅 근시안(앞만 내다보고 세운 전략)’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으로소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결국 기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당부한다.

 

 

 

최진석 전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뛰어넘는 공생의 관계를 강조합니다.

사실 카카오의 경쟁사를 SK텔레콤으로 보는 것은 경계를 뛰어넘는 생각이며대림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을 협력자로 보는 것도 경계를 넘는 생각입니다경계를 두면 그 너머의 새로운 것을 볼 수 없습니다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의 말인 인간은 자기 비전의 한계를 세계를 한계로 생각한다와 같은 의미지요.

경계를 넘어서야 숫자 뒤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기 비전의 한계에서 벗어나야 서점의 물리적 한계에 대해 고민해보고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것이지요관점을 혁신해야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명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45p

 

 

기능은 모방하기가 쉽습니다그리고 다른 사람이 따라하는 순간 더 이상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없지요그래서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남으려면 모방하기 쉬운 기능이 아닌모방하기 어려운 자신의 의미가 필요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노트북이라는 기능 중심의 마케팅은 경쟁사가 더 가벼운 제품을 내놓는 순간어떠한 가치도 남지 않습니다그래서 제품의 기능적 특징이 아니라 자신만의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브랜드의 의지의견지향점을 소비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담는 것이 변화의 시대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방법입니다. / 93p

 

 

 



 

 

 

 

  이어 2선도 기업의 딜레마에서는 야후와 롯데네이버와 카카오애플과 소니를 통해 변화해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다양한 전략 사례들을 살펴본다이때 중요한 것은 경쟁사가 아니라 조직이 정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목적의식이며, ‘자유분방함’ 속에서 아이디어가 꽃을 피운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3소비자를 열광시켜라에서는 롯데그룹의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2% 부족할 때를 성공 캠페인으로 이끌 수 있었던 자세한 경험들을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중요성과 이를 만들기 위해 피벗이라는 개념을 강조한다농구 용어이기도 한 이것은주로 중심축을 잡고서 여러 관점으로 돌려보는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핵심은 중심축을 잡는 것이다중심축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피벗으로 세우고서 다양한 방향성을 고민할 때 엉뚱한 곳으로 향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이는 즉피벗을 세우지 않았거나 잘못 사용했을 때 종종 엉뚱한 해결책이나 뜬구름 잡는 전략이 도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그래서 함정에 빠지지 않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세웠다는 건 사실 피벗을 정확한 위치에 놓았다는 것(오리온 초코파이의 피벗은 ’)으로마케팅에 있어서는 이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다.

 

 

 

문샷씽킹이라는 것이 있습니다이는 모두가 달을 좀 더 잘 관찰하기 위해 망원경의 성능을 개선하는 경쟁에 빠져 있는 동안차라리 탐사선을 만들어 직접 달에 가보는 혁신적인 방법을 생각해낸다는 의미이지요망원경에 들어가는 광학’ 기술과 탐사선에 투입되는 제조’ 기술은 전혀 다른 분야의 관점입니다문샷씽킹이란 자신의 분야를 바라보고 의심함으로써 새로운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이는 브랜드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전혀 다른 주제를 관찰하고통합해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 240p

 

 

 

  이 외에도 한우리열린교육에서 홍보마케팅을 지휘하던 과정에서 느낀 광고와 매출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본다또 BTS와 하이브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가 원하는 콘텐츠의 속성과 거대 플랫폼 환경의 미래디지털 전환에 사장될 위기에 처한 콘텐츠들에게 요구되는 미래 전략을 함께 모색해본다이때 인용된 방시혁 대표의 말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사실 모든 콘텐츠는 일종의 발언입니다중요한 것은, ‘그 발언이 얼마나 보편적이고 동시대적인 울림을 가졌는가입니다. ‘이건 내 이야기구나우리 시대우리 세대에 대한 이야기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소비자들은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 더 가까워지고 싶어하고더 많이 참여하고 싶어하고그들이 좋아하는 스토리에 연결되기를 원한다결국 좋은 콘텐츠란공감과 연결의 가치를 얼마나 잘 실현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 역시 모든 마케팅의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음을 역설한다.

 

 

 

 




 

 

 

 

  이처럼 리마케링하라!는 다양한 기업의 마케팅 에피소드를 통해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마케팅의 주요 원칙을 가늠해보기 좋은 책이다다만하나의 마케팅 사례를 통해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려다보니 주제나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모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마케팅 이론에 근거하여 이를 관철시키는 데 집중하기보다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마케팅의 본질과 가치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보기를 바라는 저자의 의도가 인상적인 책이다특히 이 마케팅이 나에게 무엇을 전달하려는 것인지나는 어떤 기준을 통해 그것을 바라봐야하는지 마케팅에 관한 안목을 높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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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상의 역사 - 마키아벨리에서 롤스까지
사카모토 다쓰야 지음, 최연희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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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의 문제를 감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내기 위해 읽어야 할 책!

마키아벨리에서 롤스까지 근현대사회를 관통하는 사회사상을 쭉 짚어보다!

 

 

 

  나만의 편협한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사상이라 하면 부정적인 온도가 가장 먼저 감지된다나의 윗세대까지만 하더라도 자신만의 독특한 관념을 가진흔히 외골수로 보이는 이들에게 사상이 불순하다는 식의 표현을 곧잘 했기 때문이다비교적 최근까지도 사상은 기존의 시스템을 전복시키는 불온한 기운 따위에 무척 적합한 단어로 들렸다그렇다면 사상이란 과연 무엇일까사전에 따르면 어떠한 사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사고나 생각을 이르는 말로 이 책에서 가리키는 사회사상이라 하면 사회에 대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사고나 생각 즉이론체계를 뜻하겠다.

 

 

 

  『사회사상의 역사의 저자 사카모토 다쓰야는 사회사상의 역사에 대해 근대국가와 시장경제의 관계를 원리적으로 고찰한 사상의 역사이며각 시대에 각 지역에서 살았던 사상가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출현한 국가 및 시장에 관한 문제들과 씨름한 역사라고 정의한다정치경제철학의 범위를 넘어 근대사회의 저류를 형성하는 사상을 개관하고 정리하는 일이란 매우 복잡하고전공자가 아닌 이들이 접근하기에는 장벽이 높은 게 사실이다그러나 근현대 사회를 다각도로 이해하고당대의 주요 사상가들이 시대와 사상’, ‘문제의식을 어떻게 포착했는지에 다가가는 여정은 우리의 지적 토대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일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사상가들은 특정 학문 분야에 입각하여 자신의 본바탕에 전문 분야를 넘어선 학문적 식견과 그것을 끌어안는 강인한 인간관·사회관·역사관을 가지고 있었던 인물로서그들 고유의 사회사상을 논하는 것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개인적인 느낌에 근현대 사회사상을 다룬 저작 중에서이처럼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읽기에 부담이 적고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고 균형감까지 두루 갖춘 책이 또 있을까 싶다지속적으로 독서생활을 하다보면 어느 곳에서든 철학과 사상에 관한 문제를 마주할 수밖에 없는데그때마다 이 책이 교과서처럼 길을 열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사회사상의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사회사상사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역사의 사실보다는 각 사상가가 자신의 현실을

어떻게 포착했는가 하는 것,

특히 현실의 어떠한 측면을 가장 중요시했는가 하는 것이다. / 267p

 

 

 

  피렌체는 유럽 근대 국가의 출범(르네상스)을 상징하는 존재였다이때 군주교황메디치가 등의 정치적 야망에 좌우되던 피렌체에 법의 지배를 통해 공화주의(군주제귀족제민주제의 혼합정체)를 실현하고자 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마키아벨리다그의 저작인 군주론은 법의 지배를 주체적으로 담당하는 정치 지도자의 을 그린 인간론이며로마사 논고는 법의 지배를 객관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기구론·제도론이라 할 수 있다이처럼 르네상스가 그리스·로마의 전통으로 돌아감으로써 인간성의 해방과 공화국의 자유를 추구했다면 종교개혁은 유대교·그리스도교적 고대 세계로의 회귀를 통해 봉건사회의 지배 구조를 타파하려는 운동으로 귀결되었다대표적인 개혁자인 루터와 칼뱅은 경력도 활동 거점도 다르고 운동의 정치적 성격도 크게 달랐지만 종교적 권위의 상징이었던 성서를 일반 사회의 공유재산으로 돌리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무엇보다 종교 영역 외부에서특히 정치와 도덕과 경제의 언어도 자유와 공공성의 문제를 확립해야 한다는 과제(사회계약)를 나았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루터와 칼뱅은 마키아벨리와는 다른 방향에서 근대적 자유의 기초를 다지려 했다마키아벨리에게 자유는 무엇보다도 고전적 공화주의의 정치적 자유이며그것을 지탱할 정치 지도자의 (비르투)’의 확립이 그의 사상 과제였다면루터와 칼뱅에게 자유는 그리스도교의 종교적 자유였다마키아벨리가 정치의 종교로부터의 자립을 자유로운 공화국의 실현으로 추구했다면루터와 칼뱅은 그리스도교의 원점 회귀에 의한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로마교회로부터의 자립과 해방을 추구했다두 사상운동은 결과적으로 로마교회를 정신적 지주로 하는 중세 사회의 질서를 해체했으며 정치와 종교라는 별개의 방법으로 근대적 공공 세계의 형성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 77p

 

 




 

 

 

  종교와 정치에서 도덕과 경제에 대한 고민으로 옮겨가기 시작한 18세기 유럽은 각국의 정치체제에 따라 다른 성격의 계몽’ 사상을 펼쳐나간다그 중에서도 인간 본성의 학문을 제창한 계몽사상가 흄이 눈에 띤다인간을 감정과 정념의 동물로 파악하고 이성은 정념의 노예이며 오직 그러할 뿐이다라고 한 것은인과법칙의 필연성이나 자아의 확실성 등 당시 철학자들이 믿어 의심치 않았던 철학의 근본 개념에 회의론이라는 메스를 가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준다특히 인간은 동료들과의 평화로운 협동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데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공감이라 한 점 역시 인상적이다사람들이 사회질서의 근간인 정의의 여러 규칙을 지키는 것은 그것이 없으면 사회가 붕괴된다는 홉스의 공포심(이기심때문이 아니라정의의 침범이 해치는 공공의 이익에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은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주효한 영향을 끼친 듯하다.

 

 

 

베이컨의 방법이 봉착하는 가장 큰 장벽은 인습과 편견의 존재이다그는 이것을 이돌라(우상이라고 부르며 네 종류로 구별했다첫째는 인간 본래의 감각의 불확실성에서 유래하는 종족의 이돌라’, 둘째는 개인의 성질교육타인의 영향에서 유래하는 동굴의 이돌라’, 셋째는 인간관계나 사교에서 비롯되는 말의 부적절한 사용에 근거하는 시장의 이돌라’, 넷째는 주요 학설이나 유파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극장의 이돌라이다과학혁명이 시작되고 나서도 전통적인 스콜라 철학은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으므로 그 굴레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는 듯이 베이컨은 이 네 가지 이돌라로부터의 해방을 호소하며 스스로도 그것을 실천했다. / 88p

 

 

루소는 이렇게 해서 사회적 불평등이 인간의 자연(본성)에서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사의 어느 발전 단계에서 비롯된 역사적인 것임을 입증하려고 했다그는 이런 인류 진보의 역사를 단순히 부정하지 않고 새로운 역사적 창조 행위로서의 사회계약에 의한 국가와 사회의 재건을 꾀하게 된다그것은 강제된 동의로서의 기만적 사회계약이 아니라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들에 의한 진정한 사회계약이며자연 상태의 순수함과 무구함을 잃지 않고 인류 진보의 빛나는 유산을 계승하면서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체현하는 참된 문명사회를 성사시키는 것이다바로 이것이 사회계약론에서 다룬 근본 문제였다. / 150p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인해 경제학 분야에서 더 잘 알려져 있어서일까그의 저서 도덕감정론은 사회사상의 역사에서 소개하는 사회사상가들의 저작 중 가장 인상적이다그는 흄에서 전개되어온 도덕철학의 영향을 받아 인간은 홉스나 맨더빌이 상정한 것처럼 이기적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며인간의 본성에는 이기심과 함께 동류 감정이라고 하는 이른바 공감이 있다고 설명한다다시 말해 타인의 감정에 완전히 공감하는 것이야말로 도덕 판단의 본질이라고 강조한다이때 공감이 어떻게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데그는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떠맡은 역할즉 공평한 관찰자에 의해 안정된 도덕의 질서가 창출된다고 말한다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공감을 통해 표명하면서도 각자의 이익을 적절한 방식으로 스스로 규제하며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사회그것이 스미스의 도덕론이 내세운 새로운 문명사회의 모습이었던 것이다개인적으로 공감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하는 나로서는 흄과 스미스의 저작을 함께 찾아 읽고 비교해봄으로써 연계 독서로 활용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낭만주의 사상은 공리주의나 독일 철학과 같은 체계적 원리에 기초한 것이 아니었지만사상가들은 하나같이 프랑스 혁명의 영광과 좌절(빛과 그늘)이라는 문제를 공유하고 있었다혁명의 성공에서 인간 자유의 승리를 본 그들은 자코뱅의 공포정치와 나폴레옹 체제의 출현으로 인해 인류 공통의 보편적 이성이나 자유·평등의 이념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보편적 이성에 대한 반동으로서 꿈·환상·상상력 같은 비합리적 감정이 중시되었으며자유·평등에 대한 반동으로서 국민 고유의 역사나 가치에 대한 자각중세의 공동체나 가톨릭주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그것은 또한 영국의 공리주의나 경제학프로이센의 관료제를 전형으로 하는 근대 합리주의에 대한 사상적 저항이기도 했다. / 247p

 

 

 

  19세기 중엽 서구의 자본주의가 낳은 여러 사회적 문제를 통해 사회주의 실현을 주장한 사상가마르크스를 탐구해본 것 역시 흥미로운 일이었다마르크스가 믿은 진정한 자유는 자기실현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타인을 지배·착취하기 위한 자유가 아니라 타인과의 공생·공동·협동을 조건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흥미로운 것은 그의 이념이 추상적이고 고매한 이념의 수준에서 유지되었음에도 그 공상성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점이다결국 마르크스의 사상은 그 유토피아적 성격으로 인해 영속적인 생명력을 획득했다는 저자의 말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이 외에도 베버와 케인스하이에크를 지나 우리 시대의 가장 큰 화두인 정의의 문제를 깊이 들여다본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시대의 흐름에 따라 당시의 사회 문제를 깊이 고민한 사회사상가들의 문제의식을 살펴보는 일이란 도전이기도 하면서도 뿌듯한 일이었다아울러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로부터 사회사상의 역사로 이어지는 독서과정은 우리 사회가 지닌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다 객관적이고 통찰력 있는 감각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밀이 사람들을 참된 공익으로 이끄는 소수자(엘리트)의 개성에서 대중민주주의의 구세주를 기대했다면베버는 같은 문제를 엘리트와 대중의 구별 없이 성숙한 시민 정신의 모습이라는 문제로서 파악해 정치가적인 심정 윤리와 관료적인 책임 윤리의 극한적 통일의 문제로서 제기했다근대사회의 학문과 정치라는 가장 본질적인 활동을 합리적 관료제 시스템 속에서 떠맡아 거기에 전인적 열정을 어떻게 불어넣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베버는 근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시민의 문제로서 제기한 것이다. / 362p

 

 

롤스를 비롯한 현대 리버럴리즘의 여러 흐름은 정당한 공공성의 실현 기관으로서의 국가·정부의 모습과 그 방법이라는 문제에 정면으로 답하려 한 시도의 궤적이며 우리는 거기서 무언가를 배우지 않고서는 장래의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인류 사회의 전망을 얻지 못할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존엄에 기초한 공공사회의 실현이라는 서구 리버럴리즘의 기본적 가치를 확인하면서 성숙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자유와 평등공정과 효율의 최대한의 양립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바로 이것이 현대 리버럴리즘의 사상적 과제이자 인류 사회의 과제다. / 433p

 

 

 




 

 

 

 

  마키아벨리에서 롤스까지 근현대사회를 관통하는 사회사상을 쭉 짚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전공자가 아니라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책의 말미에 수록된 사상가들의 주요 저작 연표를 통해 차근차근 연계 독서까지 나아간다면 더 풍부한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사회사상이라는 틀 속에서 근현대사와 철학까지 동시에 개괄할 수 있는 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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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러키 스타트업
정지음 지음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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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직장에서의 회한을 술로 푸는 친구의 손에 이 책을 꼭 쥐어주세요!

이 작가님최소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간 게 틀림없어.’ 공감 백배폭소 만점 시트콤 소설!

 

 

 

언러키 스타트업 제1법칙_

여기에선 모든 일이 어떻게든 망한다는 것,

희망은 사망하고 소망은 절망으로 화한다는 것. / 123p

 

 

 

  이곳은 헬시 닥터 제임스의 스트롱 뷰티’, ‘수면 닥터 제임스의 슬리핑 뷰티’, ‘청년 닥터 제임스의 청춘 뷰티란 이름의 인터넷 강의를 파는 스타트업국제마인드뷰티콘텐츠그룹이다아니정확하게 고쳐 말하면 언러키 스타트업이다아무리 봐도 스타트만 있고 업(UP)은 없는스타트업이란 단어에서 흔히 연상되는 가치-열정자유비전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곳이다참신함이라면 이수진 과장을 ‘Susan 과장’, 오지구 대리를 ‘Earth 대리’, 김다정 주임을 ‘DJ 주임이라는웃기지도 않고 어디 내놓기에도 부끄러운 영어 닉네임 정도랄까각자가 1인 팀의 유일한 팀원이자 팀장인 이들 세 직원은 오늘도 대표 박국제(자칭 박사 제임스)라는 어마어마한 리스크와 싱크홀을 메우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웬일로 새 디자이너가 들어왔다 싶었던 날아니나 다를까 티 없이 맑고 순해 보이는 이미지의 어린 여자 사원이 모습을 드러낸다꼭 그런 부류의 대표들이 있다자신이 잘 키워보겠다며 나만 믿고 따라오면 많이 배울 수 있고 금방 성공할 거라는 호언장담을 내세우지만실상은 씹고 뜯기 좋은 만만한 사회초년생을 먹잇감처럼 채용하는 부류들 말이다박국제는 남자애들은 멍청하다는 이유로 남자 사원을 채용하지 않지만 사실 청일점이고 싶은 차별주의자에 불과하다는 걸 다정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사내 복지를 위해 안마 의자를 들여놓으며 온갖 생색은 다 내놓고(실은 대표방에 더 좋은 걸 넣고서정작 누가 앉기라도 하면 너 한가한가 봐?” 하고 눈치를 주는 부류라는 것 또한그렇게 다정은 오늘도 어김없이 스타트업 복지의 맹점은 생성만 되고 아무도 즐길 수 없다는 사실만 또렷이 확인하고 만다.

 

 

 

신기하게도 악덕 대표들은 꼭 업무적 설득이 필요한 순간마다 치사한 기 싸움을 걸었다일이야 개판이 되든 말든 직원부터 찍어 누르고 보는 게 그들이 알량한 자존심을 수호하는 비법인 것 같았다. / 54p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놀랍기도 했다박국제는 항상 회사를 무럭무럭 키우고 싶은 마음과 영원히 ‘5인 미만 사업장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무적이었다지키지 않아도 되는 노동법이 참 많기 때문이었다만약 5인 이상 사업장이 된다면 우리에게도 드디어 법적으로 보장되는 연차라는 게 생기는 것이었다. / 67p

 

 

 



 

 

 

 

  이렇듯 언러키 스타트업은 콩알만 한 기쁨으로 큰 모욕들을 견뎌 가며썩어 빠진 주니어로 성장했고하루하루 착실히 성격을 베려 가는’ 한 스타트업 직원의 분투기를 놀랍도록 생생하게 담은 소설이다차라리 밤낮없이 일하는 건 참을 수 있어도 기분 따라 변하는 상사의 무례한 말과 행동만큼은 참을 수 없는 회사원들무식한 데다 졸렬함과 분노를 유발하는 이기심을 두루 갖춘 사람이 어째서 한 회사의 대표가 될 수 있었던 건지 오늘도 지상최대의 미스터리를 떠안고 출근하는 노동자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작가님최소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간 게 틀림없어.’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만큼 직장인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사연들이 리얼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언러키 속에서도 러키를 발견해내는 게 인간의 습성이 아니던가어쩐지 소설 표지에 쓰인 시트콤 소설이란 글귀가 예사롭지 않더라니정지음 작가는 다정이라는 인물로 하여금 이 고달픈 회사 생활 속에서도 웃음 포인트를 적재적소에 뽑아내 답답한 마음을 긁어준다이런 표현을 쓰기 차마 민망하지만 이 작가분 미쳤네.” 하고 키득키득 웃으며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실소를 참을 수 없게 만든다. ‘삶은 부당하지만 가끔씩 아주 멋진 인과응보를 보여준다던 소설 속 글귀처럼 이따금 박국제를 먹이는 한 방은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태연한 척했지만 실은 마음이 스산했다내가 스터디 카페를 모르는 만큼지원도 회사라는 세계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등학생 땐 분 단위 일상을 공유하던 우리였는데 이젠 100마디 얘기를 나눠도 각자의 일상이 서로에게 스며들지 못했다.

문득 자길 감정 쓰레기통으로 보냐던 지원의 항의가 떠올랐다내가 그 애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보는 것일까그 애가 내 감정들을 쓰레기 취급하는 것일까? / 108p

 

 

일주일간은 아무 일도 없었다그러나 일주일이 더 지난 후에는 새로운 폭풍이 몰아쳤다박국제가 대뜸 사무실 이사를 통보한 것이었다그는 이 웅장한 계획을 사옥 이전이라 칭했다창립 이래 내내 월세였고 이사 갈 사무실 또한 월세인데 어째서 사옥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 121p

 

 

수진 언니는 퇴근 후 오랜만에 가진 술자리에서 최신 사건 사고들을 설명하며 분통을 터뜨렸다박국제가 보정 씨를 신임할수록 수진 언니의 입지 또한 눈에 띄게 좁아지고 있었다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구국의 영웅이 득세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을 개국공신이었다. / 200p

 

 

저놈의 빈약한 자아는 탈세자일 때직장 내 괴롭힘의 주도자거나 방관자일 때어린 여성을 희롱하는 해충이 될 때 오히려 강해졌다왜인지 몰라도 박국제는 사회적 합의나 안정망을 구둣발로 박차면서 쾌감을 느끼는 것이었다아니사실은 왜인지 알고 있었다짓밟아 부수고서도 책임지지 않는 것잘못하거서도 심신이 가뿐한 것그리하여 잘못을 반복해도 되는 자유를 다시 얻는 것……일련의 배덕을 박국제는 권력이라 믿었다. / 237p

 

 

 




 

 

 

 

  소설을 읽다보면 이 작가를 왜 이제야 알았지하는 의문이 들만큼 문장에 쫄깃한 맛이 있다회사 생활의 생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한 번씩 던지는 위트와 참신한 문장이 소설을 착감는 매력이 있다덕분에 정지음이란 작가의 이름을 내내 기억하게 될 것 같다아울러 이 소설로 하여금 정지음 작가를 기억하게 될 이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무엇보다 오늘도 직장에서의 회한을 술로 푸는 친구가 있다면이 책을 손에 꼭 쥐어주시길 추천드린다매일매일 자발적 퇴사를 꿈꾸며 탈출할 기회만을 엿보고 있는 직장인들에게도 이 책이 넉넉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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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만드는 아이주도 영어공부 - 한국에서만 공부하고도 원어민처럼 영어를 하는 아이들만의 비결!
곽창환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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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 학습을 실천하기 위한 교육마인드를 제시하는 책!

아이에게 문제집을 풀리고학원을 보내기 전에 부모가 먼저 자신의 교육관부터 정립하기를 제안하다!

 

 

 

 

  BTS의 리더 RM의 영어 실력이 화제가 된 적 있다. UN에서 유창한 발음으로 영어 연설을 하고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면정말 그가 단 한 번도 유학을 가본 적이 없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으니 말이다놀랍게도 그는 미국 유명 시트콤 <프렌즈>를 보며 공부를 했다고 한다어렸을 때 어머니가 사주신 <프렌즈> DVD 세트를 한글 자막영어 자막무자막 순으로 보면서 영어를 익혔다는 것이다한 때 SBS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서도 유튜브 시청만으로 자매의 영어 실력이 상당 수준을 뛰어넘는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이들처럼 학원을 가지 않아도유학을 가지 않아도 정말 원어민처럼 자연스러운 회화가 가능한 것일까타고난 언어 감각을 가진 몇몇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 8살과 4살인 아들의 엄마인 나로서는 가급적이면 학원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영어 문법과 원어민 화상 통화 같은 스피킹 프로그램을 슬슬 찾아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다수능 성적을 높게 받기 위한 한국식 영어 교육에 익숙해있는 나로서는 결국 기존의 문법과 단어 암기 위주의 익숙한 영어 학습법을 따르게 되리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국에서만 공부하고도 원어민처럼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아니어떻게 하면 아이가 영어와 친숙해지고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을까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만드는 아이주도 영어공부를 읽게 된 건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뇌과학선진교육유대인교육으로부터 찾은 올바른 영어 교육법

 

 

  영어 교육 사업을 통해 오랫동안 학부모와 학생이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왔던 저자는 한국식 영어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한다단기 기억에만 머무르고 장기 기억으로는 이어지지 않는국제 학력 평가 수준은 높지만 공부한 시간과 비교해 보면 공부 효율은 세계 하위권인외국인도 풀지 못하는 수능 영어는 풀 수 있지만 외국인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은 하지 못하는 한국 영어 교육의 현실유명 어학원의 각종 레벨 테스트에 아이들을 밀어 넣지만 정작 이에 대한 교육적 가치와 의미는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는다특히 저자는 학부모로부터 우리 아이가 문법이 약해서 말을 못해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그는 정말 우리 아이들이 문법을 몰라서 말을 못하는 것인지원어민 아이들은 문법을 잘 알아서 말을 잘하는 것일지 되물어본다각 문장을 언제 적절하게 사용해야하는지는 정작 알려주지 않으면서 가정법이나 수동태형을 만드는 방법만 가르치는 게 과연 얼마나 효용 가치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이렇게 책은 한국식 영어 교육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보면서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영어를 통하여 세상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공부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과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영어를 잘하려면 뇌에서 영어를 위한 언어 영역을 활성화해야 합니다어떻게 하면 될까요뇌에서 영어라는 언어를 처리하는 기능을 자동화해야 됩니다자동화란 간단하게 생각하면 영어로 듣고영어로 이해하고영어로 말하는 것이 자동으로 된다는 말입니다자동적으로 언어가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그런 자동화는 반드시 반복 사용을 통한 숙달에 의해서만 이루어집니다그래서 영어 30일 완성 같은 영어 단기 완성이나 비법을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절대 가능하지 않습니다앞으로는 그런 광고를 보면 그냥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 48p

 

 

앞 문장에서 아버지가 개한테 물린 것을 수동태형으로 사용하였습니다그래야 글의 일관성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수동태를 배우기 전에 먼저 글을 일관성 있게 쓰는 것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수동태가 왜 필요한지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그런 후에 수동태를 어떻게 만드는지 가르쳐야 합니다하지만 한국 교육에서는 그런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그냥 수동태를 만드는 법에 대해서만 가르칩니다과연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까요그렇게 배워서 학생들이 영어로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왜 배우는지도 모른 채 시험에 나오니까 공부하는 건가요선후가 바뀐 느낌이 드는 것이 한국식 영어 교육입니다. / 89p

 

 

 



 

 

 

 

  흔히 단어집으로 공부하면 단어를 엄청 많이 외울 수 있다고 광고하는데저자는 장기적으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특히 새로운 단어를 공부하려고 할 때는 단어집을 추천하지 않는다대신 자신이 공부한 걸 정리하거나 자신의 단어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정리용으로만 볼 것을 제안한다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새로운 단어는 문맥에서 파악해야만 그 단어의 쓰임새를 알고 써먹을 수 있다다시 말해 어휘력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어를 많이 만나보고 실제로 써보는 것으로영어로 독서를 많이 하고 반복적으로 많이 만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한다이때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가 2~3개 있는 것이 적당한 수준으로, 98% 법칙의 기준에 따라 아이가 그 책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지 판단해보기를 추천한다학생이 학구열이 있어서 도전적인 것을 좋아한다면 좀 더 어려운 책에 도전해 볼 수 있지만책에 흥미가 없다면 쉬운 책을 더 많이 읽으면서 서서히 레벨을 올리기를 제안한다.

 

 

 

순간적으로 아는 단어가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고 단어 실력이 향상된 것이 아닙니다단기 기억과 내가 그런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그래서 그런 유혹에 더 이상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그것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그래서 부모님의 교육관이 중요합니다부모님이 좋은 교육관을 가지고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을 해 줄 수 있습니다그런 교육관이 없으면주위에서 하는 말이나 학원에서 하는 말에 쉽게 흔들립니다. / 57p

 

 

책을 읽거나 공부할 때 만나는 모르는 단어는 공책이나 수첩을 준비해서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뜻도 적어보고 예문도 적어보고그리고 시간이 날 때 다시 읽어보는 것입니다굳이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시간이 날 때 반복적으로 읽어보고다시 그 단어를 만났는데 기억이 안 나면 다시 정리하면서 연습하면 됩니다이렇게 모르는 단어를 만났을 때 정리하는 습관이 단어를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많이 외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 77p

 

 

 

  저자는 영어 문제집 위주의 공부 역시 권하지 않는다영어 문제집 위주로 공부한 학생은 영어로 말을 잘하지 못할뿐더러고학년이 되면서 이것이 학습 습관으로 굳어져 그냥 자기가 익숙한 방식의 영어 공부만 하려드는 까닭이다이런 학생들에게 영어는 더 이상 언어가 아니라 그냥 학교의 교과 과목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어릴 때부터 문제집이나 문법 위주로 영어를 가르치기보다는 어릴 때는 책 읽는 습관과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길러줄 것을 제안한다문제집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학교 내신 등의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12세 이후로 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라이팅의 경우 어릴 때부터 형식에 얽매여 쓰게 하기 보다 자연스럽게 많이 써볼 것을 추천한다라이팅 학원 대신 아이가 쓴 라이팅을 읽어주고 피드백을 해주는 사람만 있다면 학생 스스로 많이 써보는 것만큼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이 외에도 책은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법뇌과학과 선진교육유대인교육으로부터 찾은 올바른 영어 교육법을 통해 아이의 잠재력과 진정한 성장을 끌어내는 법을 소개한다.

 

 

 

바로 상위권 학생들은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는 친구들에게 설명을 잘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설명해 주는 행위가 뇌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생각해 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남에게 설명해 주기 위해서는 자기의 기억을 더듬어 보아야 합니다우리는 이것을 회상이라고 했습니다회상을 하면서 자기가 가진 지식들을 다시 둘러볼 수 있습니다그리고 자기가 모르는 부분도 알 수 있습니다자기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추가로 공부해서 남에게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자기의 지식을 남과 공유하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학생보다는 자기가 아는 지식을 남과 공유하는 이타적인 학생들이 공부를 더 잘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 120p

 

 

학습적인 측면에서 이 시기에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독서하는 습관과 자기주도학습 습관입니다.

어릴 때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갖춘 학생은 나이가 들수록 지식 습득 속도가 빨라지고 사고가 좋아집니다하지만 어릴 때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은 고학년이 될수록 공부에 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습니다많은 부모님이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학원에 의존하도록 하는데이런 학생일수록 자기주도학습이 되지 않습니다학원은 꼭 필요한 부분만 제한적이고 보조적으로 보내야 합니다공부의 주체는 학생임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 139p

 

 

 




 

 

 

 

  사실 이 책은 엄마표 공부나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아이가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을 찾는 부모들에게 자기주도 학습을 실천하기 위한 교육마인드를 제시하는 쪽에 더 가깝다때문에 아이 주도 영어 학습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면면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주변에 있는 아이가 다 한다는 이유로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아이가 뒤쳐질까봐아이를 학원으로 밀어 넣고 있는 부모들에게 진정으로 내 아이를 위한 교육의 참뜻이 무엇인지 되새겨보게 한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마침 엄마표 공부와 학원이라는 기로에 서 있던 나에게도 부모의 흔들리지 않는 교육관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 뜻깊은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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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걸즈 2 - 라이, 코스프레 동아리를 구하라! 급식걸즈 2
진영옥 그림, 최재연 글, 박병규 감수, 급식걸즈 원작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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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급식걸즈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모두 모여라!

꿈을 좇는 라이와 그런 라이를 위해 뭉친 급식걸즈의 우정이 따뜻한 어린이 만화책!

 

 

 

 

 ‘급식걸즈는 상큼발랄하고 개성 넘치는 4명의 소녀들이 펼치는 학교 생활 콘텐츠로 56만 구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튜브 코미디 채널이다소녀들의 우정과 특유의 감수성이 가득 담긴 이야기로 팬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으면서 벌써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지난 1권에서는 가수를 꿈꾸던 초아가 급식걸즈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꿈을 향해 도전하는 여정을 담았다면, 2권에서는 위기에 빠진 코스프레 동아리와 동아리 회장인 라이를 위해 의기투합한 급식걸즈 친구들의 활약이 펼쳐진다.

 

 

 

으아아악말도 안 돼!

우리 코스프레 동아리가 폐지될 거래!” / 10p

 

 

 

  많아도 너~무 많은 학교 동아리학교 측은 동아리 활동비로 나눠줄 예산이 부족해지자 회원 수가 5명 이하인 동아리는 폐지시키기로 결정한다코스프레 동아리 회장인 라이가 초아를 도와주느라 동아리 일에 소홀한 사이하나둘씩 회원들이 빠져나가면서 동아리는 폐지 위기에 처한다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지코스프레 동아리 명예 회원인 초아와 반희는 코스프레 동아리를 홍보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덕분에 코스프레 동아리는 오랜만에 문전성시를 이루고 이에 신이 난 것도 잠시다들 연예인이 된 초아에게 더 관심을 보이자 라이는 실망하게 되는데라이는 이대로 동아리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

 

 

 




 

 

 

 

코스프레 동아리를 포기할 수 없어!

급식걸즈우정 파워를 보여줘!

 

 

 

  연이은 좌절로 코스프레 동아리를 유지할 수 있는 희망이 점점 사라져가는 가운데구구쌤의 제안으로 급식왕 학교 콘테스트에 참여하게 되는 급식걸즈 친구들. 1등을 하면 무엇이든 소원 한 가지를 들어준다는 말에 급식걸즈 친구들은 다시 힘을 모은다때마침 모두 떠난 동아리에 홀로 남아 있었던 신입 회원 두루미가 가세해 야무지게 라이 회장을 돕기 시작한다그렇게 콘테스트를 앞두고 멋진 빅토리아풍 웨딩드레스를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급식걸즈 친구들하지만 콘테스트 무대로 올라가기 직전에 방실이가 쏟은 주스 때문에 드레스가 젖어버리는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한다과연 급식걸즈 친구들은 이 위기도 함께 벗어날 수 있을까?

 

 

 




 

 

 

 

  꿈을 좇는 라이와 그런 라이를 위해 뭉친 급식걸즈의 우정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소녀들의 성장을 저절로 응원하게 된다위기에 처할 때마다 함께 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은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큰 울림이 되어줄 것이다이처럼 감동적인 스토리와 더불어 페이지 곳곳에서 만나는 놀이 페이지 역시 책의 흥미를 높인다심리 테스트패션 고수 라이가 전하는 똑똑한 쇼핑법라이와 함께 쓰는 그림일기 쓰는 법동아리 홍보 포스터 만들기내가 입고 싶은 드레스 그리기 등은 누구나 참여해볼 수 있다이 외에도 시대와 지역신분에 따라 달라진 패션의 역사다양한 드레스 스타일, 20세기 패션의 변화까지 알찬 정보가 수록되어 있어 읽을거리도 풍성하다.

 

 

 

  꿈을 좇고 이를 응원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급식걸즈는 부모가 아이에게 먼저 권해도 좋은 어린이 만화책이다급식걸즈 코스프레 포토 엽서도 부록으로 담겨 있으니유튜브로 먼저 급식걸즈를 접하고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이 책을 선물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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