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다를 닮아서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반수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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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리는 빗속에서도 춤추는 일이다!

어둡고 질척했던 유년의 풍경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뼘쯤은 더 그럴듯하게 보여주는 반짝이는 기억들 그리고 또 다른 생을 완성시키는 이국의 시간들!

 

 

 

 

  어쩌면 이민자들의 삶이란떠나온 것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떨어져나간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끊임없이 마주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고향과 이국의 시간이 부딪히는 마찰음을 견뎌내야 하는 지난한 과정 속에 존재하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그러고 보면 정착에의 희망과 배척이라는 현실의 틈에서 온전히 머무르지 못하는 그들의 처지가 바다와 얼마쯤 닮은 것 같다그렇게 나는 통영에서 나고 자란 뒤 캐나다의 해안 도시 밴쿠버로 이민을 간 저자의 이야기에서 이민자들의 애환을 엿본다하지만 산다는 것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리는 빗속에서도 춤추는 일이다.”던 책 속의 글귀처럼부딪쳐도 부서지진 않을 거라는 믿음을 따라 회복가능한 것에 괴로워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을 그네들을 어루만져보기도 한다덕분에 나는 바다를 닮았다는 건실은 행복한 노마드적 삶을 살고픈 저자의 바람이 담긴 말일지도 모르겠다고 긍정하게 된다.

 

 

 

멀리 떠날 것그리고 돌아올 것.

힘껏 돌아올 것.

그것은 오래되고 익숙한 리셋의 방식이었다. / 163p

 

 

 

  “거긴 통나무집이 많으니까 일자리도 많을 거야.”

  그것은 이민을 오기 전에 품었던 무수한 오해와 편견과 근거 없는 희망의 일부였다고 한다하지만 이주자로소수자로주변인으로 정착은 기대 이상으로 고달팠고동양인 이민자를 향한 차별과 모멸 속에서 마음에도 없는 땡큐와 쏘리를 남발하며 늘 자신을 낮추어야만 했다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덜 쉬고 눈에 띄지 않게 존재하되 필요할 땐 늘 거기 있어야 겨우 인정받을 수 있었다그게 이방인이 살아남는 방식임을 알게 된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언어의 한계 때문에 어중간한 이해와 오해의 상태에 익숙해지는 것이 영어에 능숙해지는 것보다 쉬울 때도 있어서 그냥저냥 손해를 감수하는 편리함을 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나오는 언어라는 게 있어서 마냥 휘청거리지만은 않을 수 있다일 년에 한 번도 제대로 된 눈이 내리지 않는 통영에서 운전을 배운 탓에 벤쿠버의 눈 앞에서 쩔쩔매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눈에 덮인 내리막길에서 차가 핸들의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아 저절로 미끄러지기 시작했고 이대로라면 남편의 차를 박을지도 모를 아찔한 상황이었다다행히 브레이크를 밟으면 드라이브 웨이 중간에 차를 세워둘 수 있었지만 학교에 등교해야 할 아이가 걱정이었다마침 옆집 중동 남자의 아이가 아들과 같은 학교여서 가는 길에 데려다주겠다 했다평소에 한마디도 해본 적 없는 남자에게 아이를 맡기다니불안이 많은 성격을 생각하면 너무도 이례적인 날이었다.

 

 

 

  그렇게 아이를 보내고 나니 이번에는 지나가던 트럭 한 대가 앞에 서더니 초라해 보이는 외모의 한 백인 남자가 도와주겠다고 나서기까지 했다어머어마한 할부금을 안고 산 지 석 달밖에 되지 않은 새 차인데 그가 타고 달아나면 어떡하지돈을 요구하면 어쩌나고민하던 것도 잠시 남자는 친절하게도 삽으로 눈을 치워주기까지 했다민망하게도 그는 그녀가 주섬주섬 내미는 20달러를 거절하며 삽을 선물로 주었다이십 년이 지난 지금도 뒷마당에 보관하고 있는 삽은 모든 게 낯설었을 이국에서 처음으로 선명하게 느낀 선의였을 것이다가슴으로 쓴 선의라는 언어 덕분에 그녀는 이곳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살아갈 마음을 얻고타인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용기를 배울 수 있게 된 건 아닐까.

 

 

 

눈이 오는 날이면 괜스레 남자의 쇠삽으로 마당의 눈을 밀어보곤 한다그 남자는 내게 왜 그랬을까나의 논리로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그의 선의와 여태도 터무니없이 선명한 나의 두려움이 떠오른다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쩜 논리가 아니라 용기일지도 몰라선의는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나오는 것이니 가슴으로 느끼는 게 맞을지도 몰라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 31p

 

 

도둑맞은 물건보다 도둑맞은 친절이 더 억울하다던 그녀가 아들에게 배운 영어 욕을 제대로 써봤는지는 모르겠다.

부디 이 땅의 이민자들이 마음에도 없는 땡큐와 쏘리를 더 이상 남발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 45p

 

 

 



 

 

 

 

  모두가 모두를 안다고 생각할 만큼 노출과 관음이 일상적이었던 통영의 유년시절과일집도채소집도대장간도참기름집도난전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 선술집 과부와 과부의 자식들은 막 대해도 좋은 상대라 여겼던 동네 사람들토사물과 똥오줌이 나뒹구는 곳이어서가 아니라그들의 마음속에서 이미 규정지어진 내 팔자를 참을 수 없어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노라 저자는 고백한다하지만 오랜만에 들른 고향은 거리도 바다도 카페도 모두 관광객의 차지가 되어버렸고낯설다 못해 그 속에서 길을 잃어야했다고향이 낯설어지길 바랐지만그토록 떠나고 싶었지만 실제로 그런 날이 오자 어찌된 일인지 거절당한 사람처럼 당황스러워지는 것이었다하지만 죽음이 바짝 다가온 순간에도 영영 애비 없는 삶을 살게 될 아홉 살 딸을 위해 붕어빵에 하얀 설탕을 뿌려주셨던 아버지의 마음 같은 게 고향이 아닐까몸에 좋을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이따금 선물처럼 다정했던 달달함이어둡고 질척했던 유년의 풍경을 한 뼘쯤은 더 그럴듯하게 보여주는 반짝이는 기억들이 사무치게 그리운 날이면 우리는 늘 그렇듯 고향을 떠올리게 되니 말이다.

 

 

 

우리는 동네 골목골목에 발자국을 새기듯 천천히 걸었다대학 졸업 후 줄곧 고향에서 살고 있는 친구는 오랫동안 자신에게 위안이 되었던 그 마을이 이방인의 거리가 되어가고 있다고 속상해했고나는 오래 이방인이 되어 살았던 바다 건너의 삶을 떠올리고 있었다이제 내게 너무 익숙해진 이국의 시간과 손님처럼 어색한 고향이 시간이 서걱거리며 부딪혔다. / 90p

 

 

 

  저자에게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엄마나는 내가 뭘 못하는 게 그리 힘들지 않아그래서 못해도 재밌어그런데 못하는 걸 잘 못 견디는 친구들은 나보다 훨씬 잘해도 시도하고 싶어하지 않더라.” 좀 모자라거나 벙어리일지도 모른다는 수군거림을 듣고척추측만증 때문에 열 시간이 넘게 걸리는 수술을 두 차례 한 아이다엄마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실망하고 좌절하는 것을 보는 게 내내 두렵다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고난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쉽게 절망하지 않는 특별한 재능을 지니고 있었나보다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받아들이다보면 사소한 것이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히지 않게 된다는 것을 배운 아이에게서 엄마는 도리어 위안을 얻는다덕분에 잘 해서 재미있는 게 아니라 못해도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그 귀한 마음을 나 또한 배우게 된다.

 

 

 

그러니 회복 가능한 것에 너무 괴로워하지 마.”

나는 딸에게 말했다그건 내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물론 내일쯤은 생과 사의 거대한 담론은 잊어버리고 또 사소한 것들로 스스로를 들들 볶아대겠지만. / 156p

 

 

 




 

 

 

 

  역마살이 끼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어딘가로 가고 싶어 안달이 날 때면 스스로에게 환기가 필요한 시점임을 직감한다멀리 떠나되 돌아올 것아니 힘껏 돌아올 것을 약속하는 그녀에게서 다시 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법을 배운다또한 그것이 생을 인정하는 방법임을 배운다한 번씩 마음이 고달파지는 날에는 그녀의 약속에 내 마음도 걸어봐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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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의 우리 아이들 - 미디어 환경 탐구 민음사 탐구 시리즈 3
김아미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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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단단한 시선!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우리 아이들과의 건강한 대화의 장을 열어가기 위한 미디어 환경 탐구서!

 

 

 

 

  “엄마잼민이가 뭐야?”

  한창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있던 아이가 질문해왔다잼민이나로서는 생소했지만 온라인상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임이 분명했다아이에게 듣자하니로블록스 게임 대화창에서 잼민이는 가라.”라는 말을 누군가가 자꾸 하더라는 것이었다아이는 그 단어를 보는 순간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기분 나쁜 느낌을 감지했던 게 분명했다아니나 다를까 검색창에 잼민이를 검색한 결과 어린이가 꼽은 어린이 비하 표현 1로 잼민이가 뽑혔다는 기사글이 올라와 있었다.

 

 

 

  『온라인의 우리 아이들에서도 이에 대해 언급한다잼민이는 개념 없는’ 어린이를 비하하는 단어로성인들이 온라인 공간에 어린이와 공존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한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아이들이 서로에게 혐오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은 경험상 상대가 나보다 지적으로 열등하거나 어리다고 단정 지으며 위계질서를 형성하고자 할 때 이 단어를 쓰면 된다는 것을 학습하고그토록 꺼리던 혐오표현을 스스로 재생산한다.” 이처럼 잼민이라는 은어는 온라인에서 어린이들이 겪는 혐오와 차별을 짐작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온라인 세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어른도,

조금은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 온라인 세상에 발을 들인 어른도,

이제 막 성인들과 섞여 들어 온라인 세상을

경험 중인 아이도 모두 온라인 구성원이다. / 20p

 

 

 

  지금 우리 아이들은 온라인 세상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있다현재 동일한 미디어를 사용하는 어른들과 비교했을 때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삶이 훨씬 더 여러 겹으로 이어져 있다그도 그럴 것이 어린이가 스스로 온라인에 자신의 계정을 만들고 활동하기 전부터 부모나 보호자들은 아이의 성장 과정을 담은 게시물들을 온라인에 공유한다일찍이 유튜브 시청태블릿 학습 등을 통해 디지털 일상을 접해온 우리 아이들은 이후 다양한 계정 활동과 확대된 영역 속에서 능숙하게 디지털 존재감을 형성한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매일같이 정보를 찾고

의견과 생각을 정립해가는 온라인 환경의 진짜 모습은

표지판 하나 없이 햇빛도 들지 않는 무성한 정글 같다. / 116p

 

 

 

  하지만 24시간 지속되는 온라인 괴롭힘온오프를 가로지르는 평판 관리의 어려움쏟아지는 정보와 게시글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여야 하는 온라인 환경은 지금 어린이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현실이다온라인의 우리 아이들에서 드러나는 온라인 속 어린이 청소년들은 생산자이자 소비자이자 향유자이지만 피해자이자 가해자이자 목격자이자 공모자가 되는 복잡한 위치에서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놀랍게도 아이들은 어른들과 떨어져 있는 공간보다는 성인과 공존하되 그 안에서 심리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기를 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을 디지털 네이티브라 명명하며 완전히 새로운 세대로 바라봤던 사회 담론은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청소년들이 겪는 고군분투를 간과하고 있다이에 저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미디어 환경에서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은 없는지보다 현실적인 담론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이 이루어져야 하는 건 아닐지 이 책을 통해 함께 고민해보기를 제안한다.

 

 

 

온라인 괴롭힘을 당하거나 목격했을 때 누구에게 말하고 어떻게 도움을 구할 수 있는지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대처 방법을 분명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온라인 세상의 행동 지침을 알려 주는 교육도 거의 없다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피해자는 무력감을 느끼고가해자들은 권력감을 느낀다가해자가 할 수 있으니까편을 들어줄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온라인 괴롭힘을 시작한다고 아이들은 지적한다. / 38p

 

 

다른 사람의 타임라인을 찾아가서 글을 쓰거나 댓글을 남기고 좋아요를 누르는 등 상대의 게시물에 반응을 손쉽게 남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온라인 소통의 색다른 재미다그런데 가까이에서 본 아이들은 어느새 재미보다 서로의 게시물에 반응을 주고받으며 온라인 세상에서 좋은 평판을 쌓는 일에 몰두해 있었다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은 아이들의 또래 문화를 형성하는 시스템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런 소통 구조는 청소년이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유도하는 요소로 작동하고아이들은 온라인에서 좋아요를 주고받는 피상적인 관계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 84p

 

 

 

  “정말 기본적인 기준 하나만 있어도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알아서 온라인 세상에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한 줄기를 굳건히 세우는 것을 돕고그걸 기준으로 앞으로 발생할 다양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한 한 아이의 인터뷰는 신호등이 없는 온라인 환경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판단 기준을 세우고 분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보여준다부모는 아이를 단속하고 절제하기를 강요하기보다아이가 온라인을 어떻게 감각하고 있으며 그것을 향유하고 있는지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듣고 대화를 나누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상황의 심각함을 직시하며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건강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이를 위해서는 기성세대에게 자신이 어린이 청소년일 때의 상황과 지금 어린이 청소년이 경험하는 환경은 여러모로 다르다는 것부터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 역시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아이들의 문해력이 저하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이를 비판하며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려는 보호주의적 태도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미디어 교육과 평가 시스템에 대한 재고가 먼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디지털 도구나 기기를 활용하는 능력혹은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고 평가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는 좁은 의미가 아닌소통과 표현의 자원과 맥락을 확장한 뉴 리터러시’ 대한 사회적인 논의 역시 필요할 듯하다.

 

 

 

아이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마주치는 위험에도 굴하지 않는다. ‘잼민이라며 자신들을 배척하는 어른들의 말에도또래 사이에서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에도숫자 놀음에 빠져 아이들을 범죄로 내모는 플랫폼 기업의 책임 방기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의 구조적 문제들을 모두 떠안은 채로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모이고이야기하고서로를 듣는다. / 98p

 

 

아이들은 이렇게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익명의 사람들을 접하면서 혐오표현이나 불필요한 논쟁 과열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댓글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거나 악플이 이어질 때 중간에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는 댓글을 다는 등의 대처 요령은 아이들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적극적인 개입이다. / 104p

 

 

 




 

 

 

 

  얼마 전유튜브를 시청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기 시작한 첫째 아이를 보곤 서둘러 댓글 보기와 작성하기를 차단했다시청하는 채널의 유해성 정도만 판단할 수 있게 지도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댓글에서 유입되는 불건전한 대화나 은어 사용타인 비방글이 그간 아이에게 노출되고 있었음을 뒤늦게야 깨닫게 된 것이다하지만 부모가 무작정 댓글보기를 차단하는 것이 댓글을 다는 행위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 또한 좋은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주먹구구식 해결로 그치지 않으려면 건전한 온라인 문화를 이용하는 방법타인의 댓글에 상처받지 않고 긍정적인 댓글 문화를 수용하는 방법온라인 문화 규범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세우고 분별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는 방법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의 계속된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온라인의 우리 아이들과 같은 미디어 환경 탐구와 토론의 장이 폭넓게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온라인 사회 구성원으로서 아름다운 온라인 예스키즈존을 가꾸기 위한 노력에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성숙한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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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 - 겹겹의 인물을 통해 본 역사의 이면
조한욱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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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적용해볼 가치가 있는 숨겨진 역사와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엮은 담백한 역사서!

 

 

 

 

  『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는 tvN <벌거벗은 세계사>와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해 익히 알려진 서양사학자 조한욱 교수의 책이다이 책은 10년에 걸쳐 써오던 칼럼을 마치며 그간 발표해왔던 내용들을 선별해 엮은 것이다신문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시대와 발행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정형화된 관점을 깨부수는 통찰이 요구되는데무려 10년 간 그 기나긴 작업을 지속해왔다는 건 그의 혜안이 얼마나 깊이 있는 것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하다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책은 우리 사회에 어떤 사건이 생기면 거기에 일말의 빛을 던져줄 가능성이 보이는 이들을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에서 찾았던 저자의 집념이 담긴 결과물이다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스페인의 여왕 이사벨 1자유로운 영혼의 프리다 칼로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장미의 이름의 작가 움베르트 에코 등을 비롯해 색소폰을 만든 아돌프 삭스에베레스트산의 어원이 된 조지 이브리스트미국 철도 노조의 확립에 기여한 유진 데브스 등 생소하지만 알아두면 좋을 인물들의 결코 소소하지 않은 서사를 보여주기도 한다그 외에도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개구쟁이 데니스>, <꼬마 돼지 베이브같은 예술 혹은 영상 작품이나 증오 범죄포인세티아징글벨의 유래처럼 알아두면 좋을 상식도 수록되어 있다.

 

 

 

  그 중 우리가 트럭의 이름으로 알고 있는 포터와 관련한 어느 역사 속 한 장면이 눈길을 끈다사실 포터는 물건을 나르는 사람즉 짐꾼을 뜻하는 말로서 어느 정도 비하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특히 풀먼 열차 제작회사에서 고용한 객차 내 승무원을 가리키는 풀먼 포터는 암울한 역사의 그림자를 품고 있다대륙횡단철도 부설의 초창기였던 1860년대 말에 풀먼은 호화로운 침대차를 제작했고남북전쟁 이후 쏟아져 나온 흑인 해방 노예들은 그 기차에서 시중을 드는 인력으로 고용되었다그들을 풀먼 포터라 불렀다하지만 호황의 시기가 지나고 1893년부터 시작된 불황은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으로 이어졌고이는 풀먼 파업을 일으킨 계기가 되었다이때 정부와 언론사법계가 한뜻으로 풀먼 파업을 주도한 유진 데브스와 노동자들을 진압하고 그들을 뜻을 짓눌렀다유진 데브스는 풀먼 파업의 실패를 통해 자본가의 힘이 도처에 존재하며 정부는 자본가의 편임을 뼈저리게 경험해야 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꽃은 피어났다침대차의 포터였던 윌리엄 마셜과 아내 노마의 이야기다그들은 두 아들의 교육에 각별히 힘을 쏟으며 법치에 대한 존경심을 불어넣었고법리 다툼이 진행되는 법정에 참관시킨 뒤 함께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저녁식사 후에는 시사 문제를 놓고 가족 모두가 격론을 벌였다고그렇게 자라난 맏아들이 흑인 최초의 대법원 판사 서굿 마셜이었다그는 언제나 자신의 성공을 아버지의 공을 돌렸다. “아버지가 나를 법률가로 바꿔놓았다그는 논쟁하는 법을 가르쳐주었고내가 어떤 진술을 하든 그것을 입증하게 만들었다.” 서굿 마셜의 말은 환경에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삶을 살게 하는 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일깨워준다덕분에 두 아이의 부모로서 내가 어떤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여담이지만 서굿 마셜의 이야기는 <블랙 팬서>의 주인공 채드윅 보스만이 열연한 <마셜>이란 영화로 개봉되었으며마침 넷플릭스에 이 작품이 있으니 꼭 시청해봐야겠다.

 

 

 

무솔리니는 신체가 허약한 안토니오 그람시를 감옥에 보냈지만그것은 옥중수고를 통해 헤게모니 이론을 더욱 확고하게 다듬을 기회가 되었을 뿐이다카스트로 치하에서 체포되어 수감된 쿠바의 저항 시인 에베르토 파디야에게 최고의 시는 언제가 간수의 등불 밑에서” 태어났다.

이들은 감옥에서의 고초를 변절을 위한 구실로 삼지 않는 사람들이다이들은 자신에게 가해진 부당한 폭력을 타인에 대한 무분별한 증오심으로 대체시키지 않는 사람들이다이 의로운 사람들의 육체에 가해진 구속은 영혼이 더욱 단련되어 한결 자유롭게 비상하고그리하여 다른 이들에게 배움이 되고 도움이 될 계기로 작용했을 뿐이다.

신영복 선생이 그런 분이셨다.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신영복 편 중에서 50p

 

 

헤세는 작가가 되려는 꿈을 키웠고그와 함께 세계시민이 되려는 의미를 굳건히 다졌다그것은 단순히 그의 성장 배경 때문만이 아니었다그런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 외할아버지로서헤르만이라는 이름조차 그에게서 연유한다.

방법은 간단했다세계 문학으로 가득찬 자신의 서재를 손자에게 개방한 것이다헤세가 회상하듯그 독서가 어떤 종류의 민족주의에도 저항하려는 생각을 심어준 것이다나치를 피한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토마스 만의 망명을 도운 이유가 바로 그 세계시민 정신이었다. / 세계 시민 헤세헤르만 헤세 편 중에서 55p

 

 

 




 

 

 

 

  이어 염병하는 애국’ 편에서는 국가 기관군수 산업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국익임을 앞세워 한 미국 청년을 희생케 한 사건을 통해 정의의 의미를 고찰해본다. ‘뉘른베르크 전범재판’ 편에서는 종전 후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측이 패배를 한 측에 대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규정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최근 가수 이승기 씨에게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 때문일까마침 책 속에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어 마음이 짠해진다바로 미소 수녀라 불리는 자닌 데커스의 이야기로그녀는 수녀지만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를 좋아했다고 한다이에 고참 수녀들이 음반을 내도록 권유했고 실제로 레코드사에서 녹음한 노래가 국제적인 대성공을 거뒀다미국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오른 유일한 벨기에 노래로 남을 정도였다하지만 미소 수녀라는 이름과 달리 그녀의 삶은 불우해졌다레코드 판매로 거둔 수입 대부분은 레코드사와 제작자가 가져갔고나머지의 이익금조차 수녀원의 몫이 된 것이다더 큰 문제는 미소 수녀라 알려진 이미지 때문에 원장 수녀로 하여금 항상 미소 짓기를 강요받았고 자신이 만든 곡에서조차 슬픈 가사는 삭제당하는 검열을 받아야만 했다한 사람의 재능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이용하려드는 행태가 어디 이뿐일까더 이상 우리 사회가 땀의 가치가 부당하게 쓰지 않기를 바라본다.

 

 

 

2007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의 작은 마을에 있는 학교에서 중학교 3학년 남학생 제이드리언 코타가 분홍색 셔츠를 입고 등교했다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이른바 왕따를 당한 것이다이에 분개한 동급생 데이비드 셰퍼드와 트래비스 프라이스가 나섰다그렇다고 동급생을 괴롭힌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맞선 것은 아니었다그들은 분홍색 셔츠 50장을 사서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 2009년 2월 25일에는 남녀 학생들이 분홍색 셔츠를 입고 학교 폭력은 여기서 끝내자고 외쳤다그래서 이날을 분홍색 셔츠의 날이라 부르기로 한다. / 분홍색 셔츠의 날제이드리언 코타 편 중에서 128p

 

 

증오 범죄는 보통 증오 연설과 맥을 같이한다증오 연설의 특징 중 하나는 어떤 개인을 명시하는 것이 아니라 통칭으로 언급하며 집단 전체를 매도하는 것이다십자군전쟁을 주도한 교황 우르바누스는 유럽 내부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으로 이슬람이라는 공동의 적에게 눈을 돌렸다그 사악한 인종으로부터 땅을 탈취하면 토지 부족의 문제가 해소될 뿐 아니라 천국에도 도달하게 되리라는 선동이었다이것이 멀리 동떨어진 역사 속의 일일까개인의 잘못을 그가 속한 지역이나 단체의 이름으로 매도하는 일은 이곳에서도 얼마나 흔한가? / 증오 범죄아머드 아버리 편 중에서 189p

 

 

 




 

 

 

 

  이 외에도 미국의 대표 가곡이라 불리는 <오 수재너>가 과거에는 전기 같은 분비액이 급증하여 검둥이 500명을 죽여버렸다는 내용의 인종주의 가사를 담고 있었다는 사실, <징글벨>의 징글이라는 영어 단어는 성스러움과는 꽤 거리가 먼 뜻이었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다술잔에 든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도 바로 이 의성어로 표현하기에 사람들은 권주가로 이 노래를 불렀었다고특히 지금의 가사로 개사되기 이전에는 말이 끄는 썰매가 한 쌍의 젊은 남녀가 함께 자리할 기회를 주면서 인적 없는 숲으로 데려가는 내용이었다니뭐 그 뒤에는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겠지…….

 

 

 

  이처럼 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는 세계사의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우리 삶에 적용해볼 가치가 있는 숨겨진 역사와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엮은 담백한 역사서다페이지에 구애받지 않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가볍게 역사상식을 채울 수 있는 책이다평소 역사에 흥미가 있어도 긴 호흡으로 따라가기 부담스러웠던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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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이민아 옮김, 박한선 감수 / 디플롯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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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논리 너머에는 이미 다정함이 존재하고 있었다!

생존과 직결되는 인류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친화력에 있다!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만이 살아남고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되어 멸망한다는 뜻의 적자생존다윈이 종의 기원을 쓸 때까지만 하더라도 적자는 자연선택 즉, ‘국소적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을 가리켰음에도 불구하고신체적·정신적으로 우월한 자가 더 잘 생존한다는 의미로 살아남아 우리의 집단의식에 깊이 뿌리내렸다문제는 이 잘못된 해석이 가장 강한 자가 최상의 먹이를 독차지하고강자가 약자를 지배할 수 있으며 가장 매력 있는 짝을 얻어 가장 많은 후손을 낳을 수 있다는 이른바 힘의 논리에 압도되어이를 위시하는 자들에게는 편리한 도구이자 각종 사회현상과 자유시장의 문제점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이용되었다는 점이다.

 

 

 

  적자생존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1965타임-라이프 북스의 의뢰를 받아 제작된 <인류 진화도역시 우리 종의 진화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놓았다이 이미지는 진화가 유인원에서 현생 인류로 선형적으로 발전한다는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인간이 진화의 정점에 서 있어 가장 우월하다는 인상을 준다나 역시 오랫동안 이 이미지로 교육받아왔고아직도 과거에 출간된 인류사와 관련된 교재에는 이 이미지가 교과서처럼 실려 있다하지만 최근에 출간된 다양한 인류학 서적을 읽어보면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다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두 저자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 역시 이 이미지는 대중이 진화를 올바로 이해하는 데 악영향을 줬으며 이 그림이야말로 강력한 비인간화의 척도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처럼 우리는 꽤 오랫동안 생존과 진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 적자생존만큼 완벽히 설명해줄 수 있는 건 없다고 믿어왔다이를 바로잡기 위해 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덫에 걸린 진화설을 과감히 깨부수고 진화의 승자는 최적자가 아니라 다정한 자였다고 주장한다두 공동저자는(이하 저자자연을 약육강식의 세계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친화력과 협력이 넘치는 세계로 바라본다가장 잘 적응한 개체 하나만 살아남고 나머지 모두가 제거되는 게 아니라서로 손잡고 서로에게 다정한 개체들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사실 다정함이 인류의 진화에 유리하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있었다심지어 다윈 역시 여러 저서를 통해 생존투생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오로지 주변 모두를 제압하고 최적자가 돼야만 하는 게 아니며 자상한 구성원들이 가장 많은 공동체가 가장 번성하여 가장 많은 수의 후손을 남겼다고 쓴 적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특별한 것은 다정함이 어떻게 인류의 진화에 유리한 전략이 되었는지 자신들의 가설을 증명하거나 경고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는 점에 있다인간의 근원에는 다정함이 있음을인간의 이기심과 잔인함을 극복하는 도구 역시 다정함에 있음을 역설함으로써 가장 따뜻한 시선으로 생존의 의미를 탐구하는 과학책이기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다정함은 일련의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 협력,

또는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행동으로 대략 정의할 수 있는데,

다정함이 자연에 그렇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그 속성이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이다. / 20p

 

 

 

  그렇다면 다정함이 어떻게 인류의 진화를 결정 짓게 되었을까사람 종은 약 600만 년에서 900만 년 전 보노보와 침팬지와 같은 조상으로부터 갈라져나온 이래 호모 속 안에서 다른 수십여 종을 만들어냈다호모 사피엔스가 살았을 당시최소 4종 이상의 다른 사람 종과 공존했음이 밝혀졌다호모 에렉투스는 아프리카를 떠나 지구상 가장 너른 영토를 분포했던 탐험가이자 발전된 석기를 능숙하게 사용한 최초의 인류였고빙하시대를 지배한 네안데르탈인은 섬세한 운동 신경을 지닌 기술 좋은 사냥꾼이었으며 불확실한 기후 조건에서도 살아남을 확률이 가장 높은 종이었다.

 

 

 

  앞서 적자생존의 논리에 의하면 이들 중 네안데르탈인이 진화에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남고 모두 멸종했다그 이유는 무엇일까저자는 초강력 인지능력즉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인 친화력이 우리에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친화력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누군가와 하나의 공동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함께 일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주었다또한 타인의 마음과 연결될 수 있게 하여 지식을 세대에 세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게 해주었다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언어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문화와 학습의 기반이 되었으며친화력을 갖춘 사람들이 밀도 높게 결집했을 때 뛰어난 기술을 발명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다른 똑똑한 인류가 번성하지 못할 때 호모 사피엔스가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특정한 형태의 협력에 출중했기 때문이다달리 말하면 이는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사람 종과 달리 다정함과 친화력을 더 중요한 전략으로 활용했음을 의미한다혁신은 뛰어난 지적 능력에서 오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보람차거나 고통스럽다거나 매력적이라거나 혐오스럽다고 느끼는 우리의 감정이 우리로 하여금 아주 큰 역할을 수행하게 만든다는 것타인의 의도나 욕망감정 등 인간에 대한 이해와 기억력전략능력이 아무리 고도로 발달하더라도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과 결합하지 않으면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러한 주장은 확실히 우리가 경쟁적 속성에만 매몰되어 있을 때 보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우리는 적자생존의 세계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게 아니라지구상에서 가장 정교한 방식으로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고다정함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협력함으로써 종족의 생존과 발전을 이루어냈다는 따뜻한 그림을 보여준 이 책에 감사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마음이론 능력이 있어서 지구에서 가장 정교한 방식으로 타인과 협력하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우리가 겪는 거의 모든 문제에서 마음이론이 중대하게 작용한다.

(마음이론은 두 사람이 무언가를 보고 동시에 서로를 마주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환희의 순간이요상대방의 말을 내가 끝맺어줄 때 느끼는 편안함아무 말 없이 손을 맞잡고 있는 순간의 평화다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행복하다고 느낄 때 행복은 더 달콤한 것이 된다죽음으로 떠나보낸 누군가가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리라고 믿는다면 슬픔은 더 견딜 만한 것이 된다. / 40p

 

 

사람은 지난 200만 년 동안 뇌 용적이 사실상 2배 증가했는데침팬지나 보노보 뇌 용적의 거의 3배에 달한다이로써 사람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대뇌피질의 신경세포 밀도가 높은 종이 되었다우리 종의 자제력이 유례없이 강력한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이 된다사람은 자제력이 강화되면서 마음이론계획 수립추론언어 등의 초강력 인지능력이 발달하게 되고 그에 이어서 우리 종 특유의 행동 현대성과 복합적인 문화 전통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 118p

 

 

지금으로부터 5만 년보다 조금 더 전 쯤에 우리 종이 사회연결망의 급속한 확장을 경험했다는 점 말이다.

사회연결망은 많은 이유로 중요하지만무엇보다 기술 발전에 필수 요소다더 큰 사회연결망과의 관계가 끊어진 인구 집단은 그저 기술의 진보가 멈추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집단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 120p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자기가축화 가설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친화력을 높여나갈 수 있었는지까지 다양한 근거를 통해 설명하는 부분이다어떤 동물이 가축화될 때는 서로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많은 요소가 변화를 겪는다가축화징후라고 불리는 현상의 변화 패턴은 얼굴형치아 크기신체 부위별로 각기 다른 피부색호르몬과 번식주기신경계에 이르기까지 가축화에 적합한 형태로 변화가 일어난다하나의 예로 넬슨은 플라이스토세 중기 사람들의 검지 대 약지 비율이 현대인보다 낮은즉 남성화’ 상태로 나타났으므로 태어나기 전 남성호르몬 수치가 더 높았을 가능성을 언급한다넬슨은 또한 네안데르탈인 4명의 검지 대 약지 비율이 가장 남성적이었음을 보여준다이는 가장 여성적인 검지 대 약지 비율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 종의 특성이 다른 사람 종들과 같지 않았음을 시사하며 여성적인 검지 대 약지 비율은 다소 늦게, ‘여성화된 얼굴이 나타나던 시기와 거의 같은 시기에 나타났음을 보여준다이러한 일련의 조건이 일정해지면 자기가축화가 타인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도 향상시키는데이에 따르면 인간은 스스로 가축이 되었고 사실 가장 높은 수준의 가축화를 이룬 종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제스처와 목소리에 반응할 수 있는 동물은 사냥 동반자이자 안내자로 대단히 유용했을 뿐 아니라 온기를 제공하고 늘 함께하는 반려동물로서도 소중했을 것이다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천막 밖에 있던 그들을 불 곁에 오도록 허용했을 것이다개는 사람이 길들이지 않았다친화력 높은 늑대들이 스스로 가축화한 것이다이 친화력 좋은 늑대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종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현재 그들의 후예는 개체수가 수천만에 달하며 지구의 모든 대륙에서 우리의 반려동물로 살아가고 있으니얼마 남지 않은 야생 늑대 개체군은 슬프게도 끊임없이 멸종의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 80p

 

 

벨라예프의 연구는 개체의 밀도가 높아지면 개체들 사이에서 자연선택을 통해 대규모의 자기가축화라는 사건이 일어나리라고 보았다이 사건은 선택압의 강도개체 규모그리고 야생 개체군과 가축화 개체군의 유전자격리에 따라서 아주 빠르게 일어날 수도 있다두려움을 매력으로 대체함으로써 생존하는 데 사람을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떤 동물이라도 살아남을 뿐 아니라 번성하게 될 것이다. / 84p

 

 

 

  하지만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우리가 친화력을 지닌 동시에 잔인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잠재력도 지닌 종임을 설명해준다우리 종에게는 우리가 아끼는 무리가 다른 무리에게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위협이 되는 무리를 우리의 정신 신경망에서 제거할 능력이 있어서 그들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여긴다위협적인 외부인을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으며 그들에게는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이다이를 테면 동물학대인종차별독재자사회지배 성향과 권위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에게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공통적 특성은 자신들의 집단 동질성에 위협으로 느껴지는 외부자들에 대해서는 극도의 불관용을 보인다는 점이다우수한 유전자를 개량할 목적으로 우생학을 옹호하는 현상도 이에서 비롯된다이처럼 외부인을 비인간화하는 능력은 자신과 같은 집단 구성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만 느끼는 친화력의 부산물이다하지만 그에 대한 해법 역시 다정함과 친화력에서 찾아야 한다무엇보다 우리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관용적인 동시에 가장 무자비한 종이기도 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그러한 인식 안에서 보다 다정한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닐까.

 

 

 




 

 

 

 

  당부할 것은 이 책에서는 자기가축화 가설을 인류 진화의 근원으로 바라보고 있지만이 역시 고정불변의 창조론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적자생존의 법칙이 오랫동안 우리의 뇌리에 박혀 있었던 것은 그만큼 우리를 정의하는 방법과 방향이 선형적으로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 종이 살아남고 진화하기 위해 선택한 가장 따뜻한 방법을서로를 사랑하고자 하는 우리의 경향을 증명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가설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과학책이지만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신보다 연민이 더 깊어지게 되는 책이다이 책을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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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문해력 독해가 힘이다 문장제 수학편 2-A 초등 독해가 힘이다 문장제
최용준.해법수학연구회 지음 / 천재교육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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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도 독해력이 필수가 된 시대!

초등학생 때부터 다지는 우리 아이 문해력 수학 문제집!

 

 

 

 

엄마표 수학을 진행하고 있는 나는

초등 1학년에 재학 중인 첫째 아이와 학기별로 3~4권의 수학 문제집을

함께 풀고 있다.

기초 연산에서 시작해 EBS 기본서기본+응용 문제집심화 과정까지

총 4단계의 문제집을 선별해 함께 풀고 한 학기를 마무리한다.

아이의 수학 능력에 따라 선행이 가능하다면 한 학년 정도만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나는 이제 2학년 2학기 문제집을 정리하고 3학년 교재로 넘어갈까 고민하다

방학 동안 2학년 과정을 최종적으로 한 번 더 마무리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 방학에는 어떤 교재를 사용해볼까 고민하던 중,

천재교육에서 출간된 <독해가 힘이다 문장제 수학편 2-A>이 눈에 들어왔다.

갈수록 장문의 문제 독해력과 해결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

문해력과 문제해결력을 함께 다질 수 있는 책이라니 참 반가웠다.

 

 

 




 

 

 

 

<독해가 힘이다 문장제 수학편 2-A>은 매일 4쪽씩, 28일로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하게끔 학습 스케줄표가 구성되어 있다.

① 준비 학습문해력 기초다지기

연산기초 문제가 어떻게 문장제가 되는지 알아본다.

이번 주에 풀 문장제 유형의 가장 단순한 문장제를 풀면서 기초를 다진다.

② 1~4일 학습

문제 속 핵심 키워드 찾기 전략 세우기 전략에 따라 문제 풀기 문해력 레벨업

순으로 수준을 높여가며 차례로 훈련한다.

③ 이번 주에 나오는 어휘&지식백과

텃밭친환경박물관달러 등 문제 속에 등장하는 어휘의 뜻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④ 5일 학습

HME 경시 기출 유형수능대비 창의·융합형 문제를 풀면서 수학 문해력을 완성한다.

 

 

 




 

 

 

 

엄마표 수학을 진행하면서 항상 씨름하게 되는 것은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풀이 과정을 차근차근 적어봄으로써

오답을 줄여나가기를 원하지만

아이는 암산이 더 편하다며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곧바로 답을 도출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칫 아이가 암산으로 풀기를 즐겨하는 것을

막거나 그러지 말라고 단속하면

아이가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을 것 같아 가급적이면 자제하는 편이다.

다만문장제의 경우 한 번의 계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 세 번의 계산을 더 요구하기 때문에 만약 오답이 나올 경우

또 다시 풀이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문제점이 생긴다.

때문에 해당 문제에서 구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것을 구하려면 어떤 해결 전략을 가져야 하는지를 미리 생각한 뒤

문제를 푸는 과정이 진행되어야 오답을 줄일 수 있지만,

그게 어디 엄마 마음처럼 되는 일인가.

다행히도 <독해가 힘이다 문장제 수학편 2-A>

그러한 엄마의 고민을 해결하고 풀이과정을 충실히 밟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문제집이다.

 

 

 



 

 

 

 

1학년 아이가 문제 풀이를 꼼꼼하게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기초를 다질 때부터 찬찬히 풀이 과정을 밟아나갈 수 있도록 지도해준다면

그것이 습관화되어 어려운 문제 앞에서도 헤매지 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엄마표 수학을 진행하거나 문장제에 어려움을 느끼는 자녀가 있으신 부모들께

이 문제집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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