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의 우리 아이들 - 미디어 환경 탐구 민음사 탐구 시리즈 3
김아미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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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단단한 시선!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우리 아이들과의 건강한 대화의 장을 열어가기 위한 미디어 환경 탐구서!

 

 

 

 

  “엄마잼민이가 뭐야?”

  한창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있던 아이가 질문해왔다잼민이나로서는 생소했지만 온라인상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임이 분명했다아이에게 듣자하니로블록스 게임 대화창에서 잼민이는 가라.”라는 말을 누군가가 자꾸 하더라는 것이었다아이는 그 단어를 보는 순간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기분 나쁜 느낌을 감지했던 게 분명했다아니나 다를까 검색창에 잼민이를 검색한 결과 어린이가 꼽은 어린이 비하 표현 1로 잼민이가 뽑혔다는 기사글이 올라와 있었다.

 

 

 

  『온라인의 우리 아이들에서도 이에 대해 언급한다잼민이는 개념 없는’ 어린이를 비하하는 단어로성인들이 온라인 공간에 어린이와 공존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한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아이들이 서로에게 혐오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은 경험상 상대가 나보다 지적으로 열등하거나 어리다고 단정 지으며 위계질서를 형성하고자 할 때 이 단어를 쓰면 된다는 것을 학습하고그토록 꺼리던 혐오표현을 스스로 재생산한다.” 이처럼 잼민이라는 은어는 온라인에서 어린이들이 겪는 혐오와 차별을 짐작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온라인 세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어른도,

조금은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 온라인 세상에 발을 들인 어른도,

이제 막 성인들과 섞여 들어 온라인 세상을

경험 중인 아이도 모두 온라인 구성원이다. / 20p

 

 

 

  지금 우리 아이들은 온라인 세상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있다현재 동일한 미디어를 사용하는 어른들과 비교했을 때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삶이 훨씬 더 여러 겹으로 이어져 있다그도 그럴 것이 어린이가 스스로 온라인에 자신의 계정을 만들고 활동하기 전부터 부모나 보호자들은 아이의 성장 과정을 담은 게시물들을 온라인에 공유한다일찍이 유튜브 시청태블릿 학습 등을 통해 디지털 일상을 접해온 우리 아이들은 이후 다양한 계정 활동과 확대된 영역 속에서 능숙하게 디지털 존재감을 형성한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매일같이 정보를 찾고

의견과 생각을 정립해가는 온라인 환경의 진짜 모습은

표지판 하나 없이 햇빛도 들지 않는 무성한 정글 같다. / 116p

 

 

 

  하지만 24시간 지속되는 온라인 괴롭힘온오프를 가로지르는 평판 관리의 어려움쏟아지는 정보와 게시글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여야 하는 온라인 환경은 지금 어린이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현실이다온라인의 우리 아이들에서 드러나는 온라인 속 어린이 청소년들은 생산자이자 소비자이자 향유자이지만 피해자이자 가해자이자 목격자이자 공모자가 되는 복잡한 위치에서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놀랍게도 아이들은 어른들과 떨어져 있는 공간보다는 성인과 공존하되 그 안에서 심리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기를 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을 디지털 네이티브라 명명하며 완전히 새로운 세대로 바라봤던 사회 담론은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청소년들이 겪는 고군분투를 간과하고 있다이에 저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미디어 환경에서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은 없는지보다 현실적인 담론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이 이루어져야 하는 건 아닐지 이 책을 통해 함께 고민해보기를 제안한다.

 

 

 

온라인 괴롭힘을 당하거나 목격했을 때 누구에게 말하고 어떻게 도움을 구할 수 있는지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대처 방법을 분명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온라인 세상의 행동 지침을 알려 주는 교육도 거의 없다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피해자는 무력감을 느끼고가해자들은 권력감을 느낀다가해자가 할 수 있으니까편을 들어줄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온라인 괴롭힘을 시작한다고 아이들은 지적한다. / 38p

 

 

다른 사람의 타임라인을 찾아가서 글을 쓰거나 댓글을 남기고 좋아요를 누르는 등 상대의 게시물에 반응을 손쉽게 남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온라인 소통의 색다른 재미다그런데 가까이에서 본 아이들은 어느새 재미보다 서로의 게시물에 반응을 주고받으며 온라인 세상에서 좋은 평판을 쌓는 일에 몰두해 있었다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은 아이들의 또래 문화를 형성하는 시스템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런 소통 구조는 청소년이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유도하는 요소로 작동하고아이들은 온라인에서 좋아요를 주고받는 피상적인 관계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 84p

 

 

 

  “정말 기본적인 기준 하나만 있어도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알아서 온라인 세상에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한 줄기를 굳건히 세우는 것을 돕고그걸 기준으로 앞으로 발생할 다양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한 한 아이의 인터뷰는 신호등이 없는 온라인 환경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판단 기준을 세우고 분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보여준다부모는 아이를 단속하고 절제하기를 강요하기보다아이가 온라인을 어떻게 감각하고 있으며 그것을 향유하고 있는지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듣고 대화를 나누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상황의 심각함을 직시하며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건강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이를 위해서는 기성세대에게 자신이 어린이 청소년일 때의 상황과 지금 어린이 청소년이 경험하는 환경은 여러모로 다르다는 것부터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 역시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아이들의 문해력이 저하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이를 비판하며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려는 보호주의적 태도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미디어 교육과 평가 시스템에 대한 재고가 먼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디지털 도구나 기기를 활용하는 능력혹은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고 평가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는 좁은 의미가 아닌소통과 표현의 자원과 맥락을 확장한 뉴 리터러시’ 대한 사회적인 논의 역시 필요할 듯하다.

 

 

 

아이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마주치는 위험에도 굴하지 않는다. ‘잼민이라며 자신들을 배척하는 어른들의 말에도또래 사이에서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에도숫자 놀음에 빠져 아이들을 범죄로 내모는 플랫폼 기업의 책임 방기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의 구조적 문제들을 모두 떠안은 채로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모이고이야기하고서로를 듣는다. / 98p

 

 

아이들은 이렇게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익명의 사람들을 접하면서 혐오표현이나 불필요한 논쟁 과열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댓글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거나 악플이 이어질 때 중간에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는 댓글을 다는 등의 대처 요령은 아이들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적극적인 개입이다. / 104p

 

 

 




 

 

 

 

  얼마 전유튜브를 시청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기 시작한 첫째 아이를 보곤 서둘러 댓글 보기와 작성하기를 차단했다시청하는 채널의 유해성 정도만 판단할 수 있게 지도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댓글에서 유입되는 불건전한 대화나 은어 사용타인 비방글이 그간 아이에게 노출되고 있었음을 뒤늦게야 깨닫게 된 것이다하지만 부모가 무작정 댓글보기를 차단하는 것이 댓글을 다는 행위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 또한 좋은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주먹구구식 해결로 그치지 않으려면 건전한 온라인 문화를 이용하는 방법타인의 댓글에 상처받지 않고 긍정적인 댓글 문화를 수용하는 방법온라인 문화 규범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세우고 분별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는 방법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의 계속된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온라인의 우리 아이들과 같은 미디어 환경 탐구와 토론의 장이 폭넓게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온라인 사회 구성원으로서 아름다운 온라인 예스키즈존을 가꾸기 위한 노력에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성숙한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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