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 - 잘해주고 상처받는 착한 사람 탈출 프로젝트
한경은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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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관계 앞에서 늘 약자였던 나, 내 마음조차 잘 모르겠는 나,

내 인생에 정작 나는 없었던 세상의 모든 ‘나’에게 추천합니다!

 

 

 

   남편과 내가 연애하고서부터 지금껏 단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다고 하면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듯 의아한 반응을 보이다가도 이내 “얘가 착하잖아.”, “네가 보살이지.” 하고 하나같이 나를 이해심이 넓고 심성이 착한 사람으로 갈무리한다. 그러고 보면 나는 남편뿐만 아니라 그 누군가와도 다퉈본 적이 없다. 착하니까, 가만히 놔둬도 알아서 스스로 잘 하는 아이니까. 유년 시절부터 나는 부모님에게 늘 기특한 아이였고, 타인에게는 곧잘 배려하는 착한 사람이었으며 뭐든, 알아서, 스스로, 잘 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애석하게도.

 

 

 

   그건 분명 ‘기대감’이라는 또 다른 말로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타인이 생각하는 어떤 기대치에 못 미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나는 스스로에게도 무척 엄격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 ‘싫은 사람의 부탁도 잘 거절하지 못한다면, 거절하느니 차라리 맞춰주는 게 편하다면, 인정받지 못하면 쓸모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욕 좀 먹는 게 죽기보다 싫다면, 눈치 보느라 할 말 못하고 이불킥만 날린다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언지 모르겠다면, 이런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던 바로 이 책에서 나오는 얘기가 다 얘기다. 거절을 잘 못하는 건 당연하고, 그냥 부탁도 웬만해선 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민폐가 될까봐. 식사를 할 때도 상대방이 먹고 싶어 하는 것을 따라 먹는 게 편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상대방이 하고 싶을 걸 하는 게 더 익숙하다. 이러다보니 어쩔 때는 내가 먹고 싶은 게 뭔지,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정확히 나조차도 모를 때가 있다.

 

 

 

 

 

 

내가 원하는 것에 옳고 그름은 없다

 

 

   “왜 이렇게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 걸까요?”

   “나를 사랑하는 건 어떻게 하는 거죠?”

   통합예술심리상담센터 <나루>의 대표로 개인과 집단 상담을 통해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치유하고 있는 저자는 심리상담을 하면서 이와 같은 질문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내 마음 읽어주는 일에 인색해서 정작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뜻이 아닐까. 그녀를 찾아 온 영미라는 이름의 내담자는 심지어 “욕구가 없을 수도 있나요? 먹고 싶은 것도 없고, 갖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건 왜 그런 거예요?”라는 질문을 하기까지 한다. 과연, 정말 아예 욕구가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이에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는 상담자의 말은 책을 읽고 있는 내 마음까지 덜컹 내려앉게 만든다. 부모님이 그렇게 만든 것 같다고, 자신이 하고 싶은 건 다 쓸데없는 짓이라 했다고. 우리가 흔히 들었던 말이자, 내가 아이에게 너무도 자주 하고 있는 바로 그 말. “울지 마.” “떠들지 마” “만지지 마.”

 

 

 

   저자는 욕구란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이며 정서적 안정과 정체성, 자존감을 형성하는 중심축이 된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러한 욕구들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타인의 보살핌과 사회적·정서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유아기 시절 부모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는 안전감, 버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감과 같은 마음의 영양분을 잘 공급받았을 때 자신의 욕구(필요)를 정당하고 자연스럽게 표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눈물을 흘린다는 건 나약하다는 뜻이니까 강하게 컸으면 하는 마음에, 떠들면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니까, 만져서는 안 되는 걸 만지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는 이 합당해 보이는 이유가 아이의 무한한 호기심과 세상을 향해 내보이는 자유의지를 방해하고 욕구를 억압시켜는 일이 되어버려서, 결국 어릴 적부터 강하게 욕구를 억압당해온 내담자의 사례처럼 최후의 수단으로 욕구를 드러내지 않는 것을 택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은 나와 나의 부모 그리고 나와 내 아이의 관계까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내 아이마저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할 수는 없으니까.

 

 

 

자기표현의 기본은 말하기이며, 말하기의 활기찬 버전인 떠들기는 자기표현의 확장일 뿐이다. 아이가 엄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 싶은데 엄마는 바쁘거나 피곤하다는 이유로, 혹은 다른 사람들이 듣는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입을 다물라고 한다면, 이는 표현하지 말 것을 강제하는 일이자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떠들지 말 것을 요구받은 예민한 아이는 “나는 너와 소통하고 싶지 않아”로 받아들여 상대에게 거절받았다고 생각하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 19p

 

 

가족치료사이자 《가족》의 저자인 존 브래드쇼는 “부모가 아이를 잘못 다루고 학대하는 일은(아이가 부모의 욕구를 채워주며 어른 노릇을 하게 만드는 정서적인 학대를 포함해) 대부분 부모 자신의 완성의 필요 때문에 생긴다”고 말한다.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못하고 자녀의 의존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것은 부모 또한 그들의 부모로부터 자신의 필요를 채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받지 못한 것을 채워 완전해지기 위해 자녀로부터 그 결핍을 보상받길 원한다. (중략)

누구에게나 생의 과업이 있다. 저마다 짊어져야 할 고통이 있고, 완수해야 할 삶의 주제가 있다. 그들의 외로움과 공허를 채우고 자신의 수치를 가리기 위해 나를 사용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 그건 그들의 몫이다. 애초부터 내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일이다. 그걸 대신해주는 건 인생 침해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욕구와 부족함을 채워주며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나의 인정 욕구 또한 타인을 통해 이뤄질 수 없다. 자녀 역시 엄연한 타인이다. / 110p

 

 

 

 

 

  이른바 ‘착한 사람’의 특징 중에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거절을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 역시 누군가가 부탁을 해오면 쉽게 거절을 못한다. 조금은 내가 희생을 하더라도 여건이 된다면 최대한 부탁을 들어주는 편이다. 그래서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곧잘 떠안곤 사서고생을 하지만 말이다. 저자는 우리가 거절이 힘든 이유는 타인에게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인정 욕구’는 남들을 의식하는 타인지향성과 연관을 지어 설명할 수 있다. 타인지향성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타인이 나에게 실제로 무언가를 요청하든, 특정한 태도로 무언의 압박을 하든 모두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민감성은 인정뿐 아니라 비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타인지향성이 높은 사람은 누군가가 나를 혹평하는 것, 나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 미덥지 못한 태도를 보이는 것,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 등에 쉽게 상처받는다. 쉽게 말해 내가 거절당하는 게 두려우니 상대방도 거절당하면 상처받을 거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저자는 거절을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거절당한다고 내 존재가 거부당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누군가의 감정적 호소를 뿌리친다고 해도 그 사람을 버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란 뭘까? 남들을 귀찮게 하거나, 주야장천 제 자랑만 늘어놓거나, 사사건건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을 가리켜 좋은 사람이라고 하진 않는다. 본인이 손해를 볼지언정 남을 먼저 배려하고, 자기 자랑은 하지 않고 겸손하게 타인을 적당히 추켜세우며, 목소리를 내기보다 집단의 의견에 순응하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같이 있으면 편안하다’, ‘겸손하다’, ‘법 없이도 산다’ 같은 칭찬을 한다. 그 칭찬은 받는 사람에게 약이 되어 또 ‘좋은 일’을 행하게 만든다. ‘착한 일-칭찬이라는 보상-인정 욕구 충족-다시 착한 일’, 이렇게 인정 중독에 빠져드는 것이다. / 71p

 

 

여태껏 우리는 자기통제력을 남을 위해 더 많이 썼을지도 모른다. 내가 감당이 안 되는 일인데도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떠안아 놓고 나의 감정과 욕구를 통제했다면, 이 능력을 남을 위해 쓴 게 된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자기통제력을 나를 위해 쓰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필요하다. 나의 선택과 행위 중심에 남이 아닌 내가 있는지, 그것이 진정한 나의 욕구인지 살펴야 한다. / 75p

 

 

 

 

 

 

   이렇게 책은 인정 중독, 억압된 분노와 죄책감, 피해의식, 완벽주의와 같은 요소들이 ‘나’로서의 삶을 어떻게 방해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뼈때리는 대목이었던 것이 ‘착함의 이면’ 즉 착한 행동 뒤에 숨겨진 진짜 감정을 들여다본 부분이었다. 지원이라는 이름의 내담자는 누가 자기를 소개할 때 “이 친구 참 착한 사람이야”라고 하면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자신이 인격적으로 좋은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고 믿게 되고,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고 안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일화를 통해 그녀는 자신이 진짜 착한 게 아니라 단지 다른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고, 칭찬받고 싶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밝힌다. 이건 그 누구보다 인정 욕구를 갈망하는 내 모습과 결코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저자는 타인에게 도움을 주면서 얻는 기쁨은 표면적인 감정이고, 그 이면에는 칭찬과 인정을 받고자 하는 보상 욕구가 작동하는데, 더 깊은 마음을 들여다보면 잘난 척하고 싶고, 우월함을 드러내고 싶은 나르시시스트의 욕망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착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보다는 타인의 욕구와 시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욕구인 자기애적 욕망이 억압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잘난 척을 하면 사람들이 비아냥거리거나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어서다. 대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스스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용인되는 이타적인 행위를 하면서 자기를 높이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가, 피해의식이니 죄책감이니 하는 것보다 나의 진짜 욕구를 들킨 것 같지 않은가. 그러니 애써 좋은 사람인 척하지 말자. 그냥 인정하자. 나를 잘 이해하지 못했던 나, 자기표현에 서투른 나를 받아주고 인정해주자.

 

 

 

착한 사람들은 화를 잘 못 낸다. 잘 참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화병에 잘 걸린다. 또는 화가 나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에서도 분노라는 감정 자체를 아예 느끼지 못하거나, 이미 일어난 감정을 무시하기도 한다. 모두 분노를 억압하는 일이다.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면 안 된다고 배워왔다. 특히 화를 내는 일은 어쩐지 교양 없어 보이고 때로는 유치하거나 치졸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대인관계 능력이 떨어지고 인격적으로 미숙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분노는 나쁜 것’이라거나 ‘착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이 직면해야 할 진짜 선입견이다. / 81p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익숙한 방식의 행동양식을 거두고 온전한 나로 서는 이 치유의 과정을 걸음마기라고 가정해보자. “안 돼”, “싫어”, “내 거야”를 실천하면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회복하도록 노력해보자. 좀처럼 그렇게 살아보지 못한 나에겐, 이제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가 누리는 탁 트인 시야와, 스스로 통제하고 결정하는 기쁨을 승낙해주자...(중략)...주변 사람들의 방해나 질투, 불안과 분노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변화는 낯선 것이고, 우리는 낯선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주변 사람들의 저항을 맞닥뜨릴 땐 ‘그대가 두려운가 보오’ 해두자. 그것 또한 그의 몫이며, 나는 내 갈 길을 가면 된다. / 152p

 

 

이런 완벽자주의자 치고 행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대개는 상대가 달라고 하기도 전에 퍼주고 나서, 나중에 자신은 그만큼 돌려받지 못했다며 서운해하거나 억울해한다.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욕먹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완벽을 기한 만큼 나의 진짜 감정과 욕구, 소망은 희생된다. 그러니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속이 허하고 억울하다. 혹시 내가 유독 억울함이 많은 것 같다면,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이 애쓰고 사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 / 248p

 

 

 

 

 

   『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는 오늘도 남에게만 좋은 사람으로 사느라 내 인생에 정작 나는 없었던 세상의 모든 ‘나’를 위한 좋은 치유제 같은 책으로, 읽는 내내 많이 공감하면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끝으로 내가 원하는 것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는 말을 되새겨보려 한다. 그래도 되는 것과 그러면 안 되는 것도 없다고. 누구도 내가 원하는 것을 비난할 수 없기에 관심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나의 욕망을 이제는 내가 먼저 지지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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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
마커스 버킹엄.애슐리 구달 지음, 이영래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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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이라 믿었던 일에 관한 기존 관념을 철저히 뒤엎어버린 책!

현실 조직에서 벌어지는 각종 오류와 거짓말들에 관한 과감한 통찰!

 

 

   관행. 일정한 생활목적을 위하여 관습적으로 하는 모든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애석하게도 이 단어는 그 어느 곳보다 우리가 일을 하는 조직 내에서 빈번하게 작용한다. 우리가 일을 맡고 평가받고 훈련받고 보수를 받고 승진하고 해고당하는 배경이자 그것을 정당화하는 그 모든 곳에서 말이다. 관행이 조직 문화에 굳게 자리 잡은 이유는 그것이 통제를 원하는 조직의 니즈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조직은 매우 복잡한 곳으로 리더는 본능적으로 단순함과 질서를 추구한다. 더구나 그 단순함과 질서는 조직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으로 비춰져 리더 자신과 주주를 쉽게 설득하도록 해준다. 그러나 단순함을 향한 욕구는 서서히 순응 욕구로 바뀌게 마련이어서 오래지 않아 순응이 개성 말살로 이어진다. 어느새 개개인의 특별한 재능과 관심사는 귀찮은 것으로 여겨지고 조직은 구성원을 본질적으로 대체 가능한 자원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문제는 관행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이 너무 흔하고 뿌리 깊게 퍼져 그 진짜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규모 조직들이 그렇게 해왔고 또 한다는 이유만으로 불만스럽지만 필요한 일로 받아들이는 것 또한 관행이 된 것이다.

 

 

 

   이렇게 일의 세계에서 당연히 진실이라고 여기는 아이디어나 관행을 책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에서는 ‘거짓말’이라 과감히 지칭한다. 이 책에는 9가지로 대표되는 거짓말이 나온다. 각각의 거짓말이 어떠한 방식으로 적용되어 퍼져 나갔는지 그 방식을 파악하고, 해체함으로써 그 뒤에 숨은 더 광범위한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하향식 목표 전달이 업무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평가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과연 진실일까? 현실에서는 대다수가 피드백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고 피드백을 받기보다 주고 싶어 하는데 어째서 비판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것일까? 실제로는 팀 내에서 완벽하게 객관적인 리더를 만난 적이 없는데 어째서 팀 리더가 당신의 성과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일까? 일상에서는 사람들이 원하는 자질을 갖춘 리더를 만나본 적이 없는데 어째서 모든 최고의 리더가 그런 속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진실로 굳게 자리 잡은 것일까? 책은 이와 같은 질문에 해답을 찾아나가는 것과 동시에 거짓, 왜곡, 오류, 허풍을 걷어내고 일의 본질을 공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탁월한 성과를 내고자 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조언을 건네고자 한다.

 

 

 

 

 

 

당연히 진실이라고 여겼던 생각들에 과감히 돌을 던지다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은 세계적인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서 20년 넘게 기업의 인적 자원과 성과에 대해 연구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강점 혁명’으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마커스 버킹엄과 딜로이트, 시스코 등에 몸담으며 일과 사람, 조직, 성과를 연구하고 있는 애슐리 구달의 자기계발과 리더십과 관한 책이다. 이 책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한 편의 파격적인 논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ADP 연구소의 ‘2018 세계 업무 몰입도 연구’의 통계조사 분석결과, 우리가 이제껏 일에 관해 진실이라고 믿어온 수많은 것들이 다 거짓이라며 그 현상과 원인을 적나라하게 분석해 경영계, 기업계에 핵폭탄급의 충격을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은 조직, 팀워크, 리더십에 관한 기존의 습관을 모조리 깨부수는 신랄한 문제 제기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여느 관련 책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팀원들이 팀 리더에게 원하는 것은 2가지다. 하나는 그들이 무언가 더 큰 것의 일부임을 느끼게 해주고 지금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며 의미 있는 일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리더가 팀원 개개인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팀원을 이해하고 그가 늘 팀원과 함께하면서 그들을 배려하며 도전의식을 북돋운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일이다. 팀원들은 리더가 팀원에게 ‘모두 함께’라는 보편성 감각을 전해주는 동시에 팀원들의 고유한 특성을 인정해주고 모두가 공유하는 것을 강화하며 각자 특별함을 고양해주길 원한다. / 40p

 

 

팀은 일을 단순화하고 우리가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하도록 도움을 준다. 뜻밖에도 문화는 너무 추상적인 탓에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 팀은 일을 현실화하고 일의 내용과 그 일을 함께하는 동료 모두 우리가 일상에 근거를 두게 한다. 문화를 그렇게 하지 못한다. / 52p

 

책에서 주장하는 거짓말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지에 신경 쓴다.

둘째, 최고의 계획은 곧 성공이다.

셋째, 최고의 기업은 위에서 아래로 목표를 전달한다.

넷째, 최고의 인재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다섯째, 사람들은 피드백을 필요로 한다.

여섯째, 사람들에게는 타인을 정확히 평가는 능력이 있다.

일곱째, 사람들에게는 잠재력이 있다.

여덟째, 일과 생활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홉째, 리더십은 중요한 것이다.

 

 

 

   위에 요약해놓은 9가지의 거짓말들을 잘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그렇다고 믿어왔던 것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우리는 각각의 거짓말들을 이렇게 수정해야 마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첫째, 회사 대 회사 보다 팀 대 팀이 더 중요하다.

둘째, 최고의 정보가 성공으로 이어진다.

셋째, 최고의 기업은 위에서 아래로 목표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의미’를 전달한다.

넷째, 최고의 직원은 다재다능한 사람이 아니라 특출한 사람이다.

다섯째, 피드백이 아니라 관심, 특히 가장 잘하는 것에 관심을 보일 때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은 더 높아진다.

여섯째, 사람들에게는 자기 경험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일곱째, 중요한 것은 잠재력이 아니라 추진력이다.

여덟째,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것보다 일을 향한 사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홉째, 우리는 특출한 사람을 따른다.  

 

 

 

 

 

 

   책은 거의 모든 회사가 놓치고 있는 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상세하고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금세 시대에 뒤떨어지는 일로 완벽하게 실행하는 것보다 실시간으로 팀 활동을 조정하면서 매주, 자주 체크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좋은 목표의 유일한 기준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의미 있게 여기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며, 최고의 직원은 다재다능하고 자신의 획일적인 능력에서 충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 그와 정반대로 특출한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직원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특출함을 사랑으로 연마하면 그들은 가능한 한 최선의 기여를 하고 가장 빠른 성장을 보여주며 궁극적으로 가장 큰 기쁨을 발견할 것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오늘날 이것저것 다 잘하는 사람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와 조직의 문화를 재점검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극히 세부적인 사항을 표면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주 대화하는 것뿐이다. 여기서 우리는 최고의 팀 리더들이 공유하는 중요한 통찰 중 하나에 도달한다. 그것은 빈도가 질을 능가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각 체크인을 완벽하게 실행하는 것보다 매주 체크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정보산업에서는 무엇보다 빈도가 중요하다. 예측 가능하도록 직원과 자주 체크인하거나 팀원을 만날수록, 즉 그들의 일에 실시간으로 관심을 많이 보일수록 몰입도와 성과는 높아진다. / 76p

 

목표와 비교해 스스로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사실 당신의 일을 평가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얼마나 솔직히 드러내고 얼마나 주의 깊게 글을 쓸 것인지 파악하는 자기 홍보와 정치적 입장 설정 활동이다.

이것은 자아비판이 아니다. 스위트 스폿을 찾기 위해 세심하게 자기 평가를 조정하는 것은 이상야릇한 상황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회사는 기록한 지 몇 주만 지나면 전혀 무관해지는 추상적인 목표와 비교해 당신 자신을 평가하라고 요구한다. 즉, 당신은 의미 없는 일을 하면서 의미 있는 척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 96p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면 바로 ‘잠재력’에 관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는 대체로 상대방의 성장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것이 잘 발현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잠재력을 언급하는데, 책에서는 잠재력이야말로 성격 자체가 모호한 것이어서 그것을 측정하여 객관화시키기 어려울뿐더러 잠재력이 있다는 거짓말은 조직의 통제 욕구와 개인의 차이를 참아내지 못하는 인재의 부재에서 파생한 산물이라고 냉철하게 꼬집는다. 즉, 잠재력이 무엇인지 확신도 없고 정확한 기준이 없는 채로 상대방의 잠재력을 평가한다면 오히려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능력이 아닌 아직은 잠재력이 있는 사람에 불과’하다는 꼬리표를 얻게 될 수도 있다는 그들의 지적은 타당하게 들린다.

 

 

최고의 팀을 이끄는 리더는 팀원들의 강점을 인정하고 그들이 매일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도록 지지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역할과 책임을 조정한다. 팀 리더가 이렇게 하면 인정, 사명감, 명확한 기대 같은 것도 덩달아 좋아진다. 반대로 팀 리더가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돈, 직위, 응원, 회유 등 그 무엇으로도 그것을 만회할 수 없다.

일과 강점의 일상적인 적합성은 실적이 좋은 팀의 주요 스위치다. 이것을 당기면 다른 모든 것이 올라가고 이것을 당기지 못하면 다른 모든 것이 하락한다. / 125p

 

추진력은 업무 몰입도와 실적을 측정하는 핵심 항목 ‘일에서 늘 성장을 위한 도전에 직면한다’를 다루는 최고 개념이다. 잠재력은 그렇지 않다. 잠재력은 성장을 위한 도전의식을 촉진하지 않으며 그저 성장할지 성장하지 못할지만 이야기한다.

잠재력을 평가할 때 사람들은 자신이 처리 대상이 된 느낌을 받는다. 추진력을 평가할 때 그들은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더 중요한 것은 추진력이 정체 지점이 아닌 목적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헤쳐 나가는 유일무이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게 해 자신을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 247p

 

 

우리는 자신에게 중요한 어떤 것에 대단히 뛰어난 사람을 따른다. 즉, 우리는 특출한 사람을 따른다. 특출한 사람은 우리의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자신의 결점을 잘 알고 인생에서 우리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도 안다. 또 우리는 다른 사람과 협력할 경우 여정이 더 쉬워진다는 것도 안다.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의 결점을 보완하고 미래의 안개를 조금이라도 거둬주는 능력을 발견하면 우리는 거기에 매달린다. / 303p

 

 

 

 

  이렇게 책은 조직이 우리에게 문화, 기획, 목표를 그토록 단호하게 부과하는 이유에 의문을 던지고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성장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비전을 조목조목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 책을 선택한 모든 리더와 앞으로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개인의 개성을 짓밟아야 할 결점으로 여기지 않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혼란이자 건전하고 윤리적이며 번성하는 모든 조직의 원료로 보는 포용력 있는 리더, 독단적 견해를 거부하고 분명한 원료로 보는 포용력 있는 리더, 독단적 견해를 거부하고 분명한 증거를 찾는 리더,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지혜보다 새로운 경향에 가치를 두는 리더, 팀의 힘에 열광하는 리더, 철학이 아닌 발견을 신뢰하는 리더, 무엇보다 내일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의 세상이 진정 어떤 모습인지 직시할 기지를 발휘하는 데 있음을 아는 리더, 이 중 자신이 어디에 위치해 있고 또 어떤 리더를 지향하는지 점검할 수 있는 가이드로 삼아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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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보는 미술관 - 나만의 감각으로 명작과 마주하는 시간
오시안 워드 지음, 이선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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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미술을 어려워했던 감상자를 위한 가장 쉽고, 즐거운 감상 방법!

다른 사람의 감상평과 편견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만의 감각으로 명화를 마주하다!

 

 

 

   유아를 대상으로 한 명화 감상 교구가 있어 최근에 아이와 함께 매일 한 장씩 감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 등의 작품을 보며 그저 이 그림이 어떤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것인지, 어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지 등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선입견을 가지고 그림을 바라보기 쉬운 어른들과 달리, 아이의 눈에는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미지들이 포착되어 그림에서 말하지 않는 상상의 이야기까지 곁들어져 나오곤 하는데, 그것이 나로서는 무척 신기한 일이다. 아이가 말하는 것이 실제 그림에서 의도한 바가 아니라 할지라도 자신만의 감상법을 오롯이 이야기할 줄 아는 것만으로도 그림을 감상하는 좋은 접근법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는 반면, 나는 일단 작가의 의도와 생각을 꿰뚫어보는 데만 몰두하느라 그림이 어떤 분위기를 띄고, 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그림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경직된 상태로 명화를 대할 때가 많다. 혹은 해설사의 설명이나 다른 감상자의 감상평에 의지해 내 생각이 아닌 타인의 생각에서 작품을 들여다보기 일쑤다. 왠지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알아야 할 것 같고,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작품을 보면 제대로 된 관람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미리 보고 익힌 탓에 정작 ‘진짜’ 관람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은 얻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다르지 않으리라. 이를 경계하듯 『혼자 보는 미술관』은 누군가의 지식이나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오롯이 혼자서 명화를 감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독려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으로 고전 미술을 대하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 상태’를 의미하는 ‘TABULA RASA(타불라 라사)’를 통해 우리는 좀 더 풍성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미술 작품을 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시선으로 작품 바라보기

 

  이 작품은 우리에게 어떤 언어로 무슨 말을 하는가? 먼 옛날에 그려진 그 작품이 어떻게 우리 삶과 관련이 있을까? 이 그림이 21세기에 사는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혼자 보는 미술관』의 저자는 고전 작품을 보며 이러한 질문들을 걸어봄으로써 현재의 시점에서 고전을 해석해보고, 의문을 던지고 평가하고 캐물으면서 논쟁해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작품이라도 비평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떤 작품이든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나만의 감각으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다시 말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때, 명작은 탁월하게 아름다워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앞서 언급했듯 ‘TABULA RASA’를 통해 아무 선입견 없이 이리저리 무의식에서 떠오르는 것을 해석하는 방법을 제시하려 한다.

 

 

 

   T. A. B. U. L. A. R. A. S. A. 는 작품 감상 방법의 각 단계를 나타내는 약자다. 앞의 여섯 단계는 이미지를 읽는 데서 시작해 이해하고 평가하기까지 우리의 무의식 과정과 비슷하다. 시간(Time), 관계(Association), 배경(Background), 이해하기(Understand), 다시 보기(Look Again), 평가하기(Assess)의 단계를 거치고 나면 다음 단계인 리듬(Rhythm), 비유(Allegory), 구도(Structure)와 분위기(Atomsphere)를 적용하는 방법이다. 책에서는 단계마다 미술사에 등장하는 작품을 사례로 들어 이 방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소개하는데, 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하나의 작품으로 다양하게 들여다보고 느낄 수 있는 방법들을 체득하게 된다.

 

 

 

그 그림의 배경을 전혀 모르면 어떤 의미인지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몇 분 동안 그 작품을 다시 보면서 질문을 반복하지만 계속 거기에 있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이때는 작품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단계는 여러 단계 중 하나일 뿐이고, 미술 감상은 어떤 명확한 결론을 내리자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친숙해 보이는 작품도 결코 속속들이 알 수는 없다. 평가하기 어렵다면 좀 더 알아볼지 아니면 그냥 무시할지만 결정하자. 이게 마지막 기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려운 고전 미술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콕 집어 알려주는 조언이 작품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고전 미술 작품은 지금과는 너무 다른 관습, 취향, 규범 속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 눈에 정말 낯설 수밖에 없다. / 40p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고 않고 감각과 감정을 담았기 때문에 이 그림은 따뜻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불어 예술은 보는 데서 그치지 말고 느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터너는 시각을 바꾸어서 세상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반응, 측정하거나 기록할 수 없는 반응을 제시하는 게 화가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J. M. W. 터너, <노엄 성, 해돋이> 중에서 60p

 

 

 

 

 

 

   이렇게 ‘타불라 라사’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고전 미술을 감상하는 법을 익혔다면, 본문에서는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이를 감상하고, 그 속의 숨은 이야기 혹은 현재의 시선에서 새롭게 보이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1장 ‘사유는 붓을 타고’에서는 내밀한 욕망, 공포, 형이상학적인 마음의 작용을 그림 속의 인물, 장소, 상황으로 바꾸어 표현했던 철학자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본다. 우리는 성 요한이 폐허의 풍경 속에서 생애 마지막이자 가장 격렬한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이 담긴 <파트모스 섬의 성 요한과 풍경>,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치는 뒤러의 자화상이자 역설적으로 고된 일상을 버텨내는 예술의 힘을 엿볼 수 있는 <멜랑콜리아 Ⅰ> 등의 작품과 아울러 수르바란의 그림을 통해 철학적인 그림은 한 가지 학설이나 한 가지 주장만 뒷받침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과 모호함을 품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2장에서는 지나간 시대를 충실하게 재현한 작품이 어떻게 수백 년 후까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살펴본다. 개인적으로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파리 거리; 비오는 날>이 특히 인상적인데, 평범한 거리를 반사하는 빛과 마술적 리얼리즘이 만나는 구도가 시선을 끈다. 또 피터르 드 호흐의 <아이 머리에서 이를 잡는 어머니>는 매우 일상적인 그림이지만 방이라는 공간 속 특유의 고요함 속에서 정물처럼 표현한 인물을 통해 다정다감하면서 경건한 여성성을 표현해낸 점도 기억에 남는다.

 

 

 

서론에 나오는 또 다른 A(Allegory)를 활용하면 상징적인 의미와 어려운 은유가 가득할 때 그림 속의 가장 사소한 물건들까지 이해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한번 의미를 찾아내고 나면 별것 아닌 단서들로 작품 속에 숨겨진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라틴어로 덧없음을 의미하는 바니타스에서 이름을 따와 ‘바니타스 정물화’로 알려진 회화의 경우 특히 그렇다. 죽음에 직면한 인간의 허무함, 재물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네덜란드 화가 피터르 클라스의 <해골과 깃펜이 있는 정물>은 의심할 여지없이 바니타스 정물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속이 빈 해골부터 뒤집힌 유리잔, 말라가는 잉크, 방금 꺼진 양초까지 모든 사물이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 피터르 클라스 <해골과 깃펜이 있는 정물> 중에서 80p

 

 

이런 상징들은 그림에 깊고 복잡한 생각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수르바란은 죽음을 당하는 양을 인간의 죄를 대신해 죽음을 맞이한 예수라고 해석하거나 우리 존재의 덧없음을 일깨우는 정물화로만 그린 게 아니다. 그의 그림은 사람들의 유대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상징으로도 읽을 수 있다. 정말 철학적인 그림은 한 가지 학설이나 한 가지 주장만 뒷받침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해설할 수 있는 가능성과 모호함을 품고 있다. 어두운 배경은 죽음, 하얀 양털은 삶을 암시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우리가 감상할 때의 성향과 기분에 따라 작품의 전체적인 의미가 바뀔 수 있다. /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하나님의 어린 양> 중에서 85p

 

 

그저 과거의 삶을 경직된 모습으로 기록하고 있다기보다 2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현대의 우리에게 묘한 여운을 안긴다. 이런 식으로 보는 이의 공감을 얻는 게 아마 화가로서 최고의 목표일 것이다. 꼼꼼하게 관찰해서 똑같이 그리는 솜씨보다 보편적으로 공감이 가능하거나 개별적으로 가질 수 있는 공감을 만들어내는 표현 능력이 더 중요하다. 위대한 작가가 그 시대의 지혜에서 정수를 뽑아내듯 위대한 화가는 단순한 모방을 뛰어넘어 대상으로부터 진실을 끄집어낸다. / 이시도라 매스터 작품으로 추정, <여성의 미라 초상화> 중에서 116p

 

 

 

   3장과 4장에서는 캔버스가 화가들이 상상한 연극, 개인의 심리나 비극적인 이야기를 보여주는 무대가 된 작품들과 아름다움이라는 예술의 위대한 원칙 안에서 균형감, 우아함, 순수함과 정교함을 갖추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흰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이나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하녀>,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와 같이 바로 드러나는 아름다움 대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미묘한, 더 수준 높은 형태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둔 작품들이 유독 인상적이다. 반면, 5장에서는 놀랍고 충격적인 장면을 그려내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잔인하고 자극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소개된다. 이 장에서 우리는 홀바인과 만테냐의 섬뜩하리만치 섬세하고 실감 나는 죽은 예수의 모습을 목도하고, 악마와 마주하는 고통을 겪으면서 또 다른 의미에서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역설을 마주하기도 한다.

 

 

 

젠틸레스키는 침착하고 단호하면서도 무자비하게 남성을 죽이는 여성들로 화면을 채우고,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 역할을 완전히 뒤집었다. 그는 남자의 몸, 말하자면 남성 위주의 미술사에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하고 있다. / 아르테미지아 젠틸레스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중에서 125p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이 서사시 같은 그림은 끊임없이 환경을 파괴하는 현재에 관한 경고로 보일 수도 있다. 사실 이 그림은 지질학적으로 충적세인 지금 세상에서 인류세라는 잠정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인류세는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기후가 생태계가 급격하게 바뀌면서 시작되는 새로운 지질시대로, 우리 모두 종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 콜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보복을 당한 다음에 올 시대를 경계하라고, 그 거대한 흐름에서 인간은 제대로 존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 토머스 콜 <제국의 과정: 파괴> 중에서 140p

 

 

이 그림에는 한눈에 보이는 장면보다 훨씬 더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나폴레옹이 황제 자리에 올랐던 해에 그로가 이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을 알면 조금 달리 보인다. 나폴레옹에 관한 흉흉한 소문을 부인하면서 그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린 이 부대를 버리거나 프랑스에 데리고 오지 않는 대신 치사량의 아편을 사용하도록 허락했단 사실이 거짓임을 증명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다. 공포가 공포를 불러들이는 것 같다. / 앙투안 장 그로, <자파의 흑사병 환자를 찾아간 나폴레옹> 중에서 181p

 

 

 

 

 

 

   다음으로 역설과 모순을 통해 어울리지 않는 것들의 하모니를 엮어낸 화가들의 작품을 담은 6장과 진지하게 건네는 농담과 풍자를 통해 그림은 왜 재미있거나 우스꽝스러우면 안 되는가, 라는 질문을 해보게 되는 7장으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우리는 드디어 표지에 등장하는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장 앙투안 바토 <피에로>라는 작품이다. 사실 인물 주변의 배경을 보지 않았다면 광대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유령처럼 하얀 의상을 입고 똑바로 서 있는 어릿광대는 어쩐지 외롭고 불안해 보인다. 자신의 역할을 해내기가 버거워 보이기도 하고, 우리 앞에 서 있으려니 창피한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바토가 짧은 생애를 비극적으로 끝내기 직전에 그린 그림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가 이 작품을 은유적인 의미가 담긴 자신의 자화상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어쨌든 힘없고 불편해 보이는 이 피에로는 가장 쾌활해 보이는 광대라도 웃음 뒤엔 슬픔과 몸부림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끝으로 8장에서는 당시의 기준에는 맞지 않았지만, 그들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화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많은 화가가 눈에 보이지 않는 비현실적인 환상을 그렸다면, 세상을 독특하거나 새로운 시각으로 묘사하면서 현대 미술로 나가는 길을 연 화가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고전 미술의 선배 작가들이 1800년대 이전까지 개척하고 가르쳐온 모든 관습을 거부하면서 해체하고 단순화하거나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대부분이 일생을 조롱당하고 비판받으며 궁핍하게 살아야 했지만, 그들로 인해 무엇을 예술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영역이 점점 더 넓어졌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혼자 보는 미술관』은 고전 미술의 작가들과 독자들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자 쓰인 예술서로, 풍부한 작품 수록과 그리 어렵지 않은 설명으로 고전 미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흔적이 엿보이는 책이다. 얽히고설킨 복잡한 이론이나 지금은 알 수 없는 그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 개인의 사고방식과 같은 복잡한 정보로 작품에 거리감을 느끼고, 현 시대와 동떨어진 존재로 느끼거나 ‘누구도 뛰어넘을 수 없는 탁월한 천재가 창조’했다는 이유로 고전 작품을 어려워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느긋이 작품을 느끼고 그 안에서 특별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익혀보시길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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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베스 올리리 지음, 문은실 옮김 / 살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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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를 받아야 하는 남자, 집을 구해야 하는 여자. 이 기묘한 동거, 괜찮은 걸까?

이 겨울, 단단했던 마음을 두드려줄 따뜻하고 유쾌한 로맨스 소설!

 

 

 

   티피의 페이스북으로 충격적인 메시지가 한 통 날아든다.

   ‘나는 널 내 집에 살게 해주고 있잖아? 네가 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주면 좋겠어. 우리가 헤어진 게 너한테 얼마나 힘든지 알아. 네가 아직 나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걸 안다고. 하지만 네가 계속 이 집에 있을 생각이라면, 규칙을 좀 세워보자. 이제 지난 몇 달간의 집세를 내줘야겠어. 앞으로의 집세도 전액 지불해주기를 바라. 패트리샤가 그러는데, 네가 나를 이용해먹고 있대. 공짜나 다름없이 내 집에서 살고 있지 않느냐고.’

 

 

 

   연인이었던 저스틴이 어느 날 갑자기 패트리샤라는 여자를 데리고 나타나더니 지난 몇 달간의 집세와 함께 집을 나가던지, 계속 있을 생각이라면 앞으로는 집세를 전액 지불하라며 결정을 내리라고 한다. 그간 싸우고 헤어지기를 반복하기는 했어도 저스틴의 아파트에 계속 있는 한, 관계가 끝나는 일은 없었기에 티피로서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결국 그녀는 친구인 거티와 모와 함께 부동산 중개업자가 소개해주는 집을 돌아다녀보지만, 런던에서 월 400파운드 이하의 조건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은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그런 가운데 한 셰어하우스 광고가 그녀의 눈길을 끈다. 호스피스 병원 간호사라고 자신의 직업을 밝히며 야간과 주말에는 집에 없으니 그 사이에 살 수 있는 조건의 사람을 구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한 달에 350파운드라니! 친구들은 L. 투메이라는 이름의 사람이 남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를 반대하지만 그녀는 서로 마주칠 일이 없는 이 근사한 조건에 이미 끌리고 만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리언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가 있는 리치를 위해 필요한 돈을 마련하고자 여자 친구인 케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셰어하우스 광고를 낼 수밖에 없었다. 케이는 티피가 여자라는 사실에 결코 탐탁지 않았지만, 리언을 대신해 그녀를 만난 후 마지못해 남자 친구와 이 낯선 여자가 한 침대를 공유하는 것을 수락한다. 이때부터 서로 얼굴도 모르는 리언과 티피의 특별한 시간차 동거가 시작된다. 라바 램프에 총천연색의 담요며 무시무시한 잡동사니 더미로 가득한 티피의 물건들이 리언으로서는 영 못마땅하긴 하지만 항상 맛좋은 요리를 해놓고, 다소 수다스럽긴 해도 그녀가 곳곳에 남겨놓은 포스트 잇 메모지를 확인하고 답장하는 일도 썩 나쁘지만은 않다. 비록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지만 그렇게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의 취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하나의 공간 속에서 서로 다른 시간을 공유한다.

 

 

 

그가 계란을 어떤 식으로 부쳐 먹는 걸 좋아하는지 나는 정확히 안다. 비록 먹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노른자가 흥건히 남아 있는 접시를 늘 본다. 거실의 빨래 건조대에 걸린 옷을 입은 그의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그의 옷 입는 취향을 퍽 정확하게 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점은 그의 냄새를 안다는 것이었다. / 109p

 

 

 

 

 

  그러던 어느 날, 티피가 리언의 동생 리치로부터 걸려온 집 전화를 우연히 받으면서 그가 감옥에 가게 된 억울한 사연을 듣게 되고, 이를 친구이자 변호사인 거티에게 소개해줌으로써 티피와 리언의 사이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 또 출판사의 책 편집자로 근무하고 있는 티피가 출간 예정작인 캐서린의 코 바늘뜨기 행사를 리언의 병원에서 하게 되면서 마침내 두 사람은 마주할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리언을 만나 적극적으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은 티피와 달리, 리언은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은 크지만 어쩐지 얼굴을 마주 볼 용기가 생기지 않아 숨어 다니기만 한다. 이상하게도 그들이 만난다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 같은 기분,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고 원래 우리가 살던 방식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기분이 든 것이다. 이렇듯 만날 듯 만나지지 않고 엇갈리기만 하는 두 사람,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이렇듯 베스 올리리의 『셰어하우스』는 월세를 받아야만 하는 남자와 당장 집을 구해야만 하는 여자가 한 침대를 셰어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타인과의 관계 앞에서 늘 절제하고 수동적인 성격을 보이지만 주말까지 반납할 정도로 죽어가고 있는 프라이어 씨의 옛 남자 친구를 찾아주려는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리언과 183센티미터라는 장신의 키가 콤플렉스일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꾸밀 줄 알고, 적극적으로 타인을 돕고 배려할 줄 아는 티피가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소설이다. 비록 옛 연인인 저스틴이 이들 사이에서 훼방을 놓으면서 오해와 상처를 얻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보듬으면서 이를 주변 사람들과 함께 극복해나가는 모습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인다.

 

 

 

“내 말 믿어요?”

“난 당신을 알지도 못하는걸요. 내가 믿고 말고가 왜 중요해요?”

“모르겠어요. 그냥…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당신을 믿을 수 있으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도 모르고 믿는다고 말해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 114p

 

 

프라이어 씨_ 조언 하나 해도 될까, 리언?

고개를 끄덕인다.

프라이어 씨_ 타고난 자네의 성격… 그 절제하는 성격 때문에 망설여서는 안 돼. 그녀에 대한 감정이 어떤지 확실히 해야 한다고. 어쨌거나 자네는 닫힌 책이잖나.

나_ 닫힌 책이요?

침대 시트를 매만지는 프라이어 씨의 손이 떨리고 있다. 차트에 적힌 예후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프라이어 씨_ 조용하고, 침울하지. 그녀는 분명 자네의 그런 점이 아주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자네의 그런 점이 두 사람 사이의 벽이 되게 해서는 안 돼. 나는 말하는 걸 너무 오래 미뤄- 이런저런 걸 너무 늦게까지 방치했지. 이제는 할 수 있었을 때 내가 원하는 걸 말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내 인생이 달라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 지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뜻은 아니야. 하지만… 젊을 때는 시간을 말도 안 되게 많이 낭비해버리곤 하니까. / 378p

 

 

 

 

 

 

   여기까지 보면 자칫 가벼운 로맨스라 생각하기 쉽지만, 소설은 일상을 마음대로 침범하고 연인을 향한 통제권을 잃지 않으려는 저스틴의 행동을 통해 ‘가스라이팅’ 즉 일종의 심리 조종자로서 정신적 학대의 그늘을 들여다본다. 가스라이팅이란, 가해자가 타인의 심리와 상황을 조작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어 무력화시킨 후, 지배력을 행사하고 피해자를 파멸에 이르게 만드는 심리적 조작 수법이다. 이는 티피가 새로운 남자와 친밀한 관계에 놓일 때마다 번번이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가로막히는 행동을 통해서 드러난다. 티피는 뒤늦게야 자신이 저스틴으로부터 데이트 폭력 즉, 각종 통제를 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소설은 이를 심리 상담과 주변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서서히 벗어나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독자로서 이 대목이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 잘못된 관계인데 그것이 잘못된 줄도 모르고, 의심해보지 않음으로써 계속해서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는 점이었다. 항상 나쁜 남자에게 이끌려 구제불능의 상황에 놓였던 리언의 엄마처럼 말이다.

 

 

 

좋다. 흔치 않은 일이고, 좋은 일이다. 엄마에게는 늘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남자가 생기면 늘 같이 살았다. 누구를 만나든. 엄마는 꼭 리치가 경멸하고 나도 꼴 보기 싫어하는 부류하고만 엮였다. 엄마의 남자 취향은 구제불능이었다. 항상 나쁜 남자에게 이끌려 안 좋은 길로 샜다. 백 번도 넘게 한결같이. / 184p

 

 

 

 

 

  이렇게 『셰어하우스』는 낯선 남자와 같은 침대를 공유해야 하는 독특한 설정을 비롯하여 잘못된 관계의 상처를 극복하고 마침내 두 남녀가 사랑에 이르는 과정을 따뜻하게 보여주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셰어하우스라는 소재와 간결하고도 통통 튀는 대사, 무엇보다 개성 넘치는 다양한 인물들은 지금 당장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을 마주 안아주고 싶게 만들 만큼 친근하게 다가온다. 또 자칫 예민할 수 있는 가스라이팅이라는 이슈를 적절하게 로맨스 속에 녹여냄으로써 읽는 재미와 생각할 거리까지 마련한 꽤 괜찮은 로맨스 소설인 듯하다. 다가올 겨울에 이불 속에 들어가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읽기에 더 없이 좋아 이 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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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과학관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과학 여행 여행도 교육이다
이정모 외 지음 / 상상아카데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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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라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과학의 원리를 놀면서, 경험해보면서 익힐 수 있는 즐거운 과학관 여행!

 

 

   소설 『아쿠아리움』에는 방과 후면 아쿠아리움으로 향하는 열두 살 소녀 케이틀린이 등장한다. 어류학자가 되기를 꿈꾸는 소녀는 엄마가 일을 마치고 데리러 오기 전까지 아쿠아리움 속의 물고기를 보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즐겁다. 소녀는 매일 밤, 잠이 들 때면 수천 피트 아래 저 밑바닥을 상상하곤 한다. 저 수압을 모두 견디며, 그러나 마치 쥐가오리처럼 미끄러지듯, 소리도 없이 한없이 가볍게 저 끝도 없이 펼쳐진 평원 위로 솟아올랐다가, 저 깊고 어두운 협곡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소용돌이를 그리며 새로운 고원 위로 솟아오르는 것이다. 멕시코나 괌, 북극이나 아프리카 어디라도, 물이라는 한 가지 원소로 이루어진 모든 곳이 소녀에게는 집이다. 이렇게 소녀는 매일 아쿠아리움 속에서 해양생물을 만나며 언젠가 따뜻하고 드넓은 바다로 나아가기를 희망하고 또 그렇게 성장한다. 아쿠아리움은 그런 곳이었다. 소녀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꿈을 키워줬던, 바로 그런 곳 말이다.

 

 

 

   소설 속의 소녀처럼 우리가 사는 아주 가까운 곳에, 마치 도서관처럼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아쿠아리움이나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음껏 눈으로 보고, 내일이면 또 볼 수 있는 그런 가까움 속에서 아이는 얼마나 많은 꿈을 키워갈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척에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그나마 위안이 되면서 한편으로 놀라운 사실은 우리나라에 무려 136개에 달하는 과학관이 있다는 것이다. 고작해야 몇 군데일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서울시립과학관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과학 여행』을 읽고 우리나라 곳곳에 가볼 만한 양질의 과학관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과학이라는 커다란 틀 아래 다양한 영역의 전시관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우리 아이들에게 그만큼 다양한 시각에서 과학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서울시립과학관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과학 여행』은 바로 그런 기회를 널리 알려주고자 쓰인 좋은 과학책이다.

 

 

 

 

 

 

과학과 친해질 수 있는 아주 멋진 과학관 여행

 

 

   『서울시립과학관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과학 여행』은 서울시립과학관의 관장을 주축으로 다섯 명의 선생님들이 모여 만든 청소년 과학책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이들이 과학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도록 전국에 있는 다양한 과학관들을 특징별로 선별해 소개해놓은 책이다. 그러고 보니 서울시립과학관의 관장님이 우리 아이와 즐겨 봤던 <EBS 점박이 공룡대백과>에서 아이들에게 공룡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던 분이라 어쩐지 친근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은 주요 과학관을 소개함과 동시에 미리 익혀볼 수 있는 과학 정보, 과학관을 100배로 즐길 수 있는 방법, 과학관을 다녀와서 생각해볼 점들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 한 곳을 가더라도 풍성하게 즐기고 배울 수 있도록 해준다.

 

 

 

   약 46억 년 전 태양계 주위를 떠돌던 작은 먼지들이 뭉쳐져 탄생한 지구는 태양계에서 생명체를 품은 유일한 행성이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생명체의 탄생과 멸종 등을 겪어온 지구의 발자취를 담은 1장에서는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과 고성공룡박물관, 한탄강지질공원센터를 만날 수 있다.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서는 5억 7천만 년 전의 바닷 속 생태계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화석을 통해 지질 시대를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다. 책에서는 고생대에 가장 번성한 생물인 삼엽충의 화석을 통해 당시 바닷 속 환경과 삼엽충과 같은 생물이 번창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준다. 이어 우리 아이가 무척 좋아할 듯한 고성공룡박물관에서는 초기 시대부터 백악기 멸종에 이르기까지 여러 공룡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실물 크기의 모형과 각종 다양한 화석, 공룡 발자국, 체험 행사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곳이라 조만간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또 한탄강의 지질과 역사를 살펴보는 지질관, 그 속에서 피어난 삶과 문화 그리고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꾸며져 있는 지질 문화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질공원의 명소를 소개하는 지질 공원관으로 이루어져 있는 한탄강지질공원센터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지질과 지형의 역사를 눈으로 보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최근에 <바다탐험대 옥토넛>을 좋아하는 아이가 바닷 속에서 용암이 분출되는 광경을 보고 신기한지 나에게 “엄마, 이것 봐요. 용암이예요.”하고 영상이 나올 때마다 소리치곤 했는데, 한탄강지질공원센터에 가면 용암이 분출하는 광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하니 꼭 데리고 가봐야겠다.

 

 

경상남도 고성군은 우리나라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곳이에요. 중생대 백악기에 경상남도 고성은 거대한 호수였어요. 그리고 이곳에 거대한 파충류인 공룡들이 살았다고 해요. 고성군은 전역에 걸쳐 약 5,000여 점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어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로 알려져 있어요. 지금은 지구 어느 곳에서도 공룡을 볼 수 없지만, 공룡은 화석이 되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

고성군은 국내 최초의 공룡전문 박물관을 시작으로 하여 다양한 공룡발자국을 볼 수 있는 상족암군립공원, 2006년부터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에는 공룡과 관련된 체험과 즐길 것들이 풍부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어요. / ‘고성공룡박물관’ 중에서 46p

 

 

 

 

 

 

   지구는 다양한 생명들이 어우러져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당연히 환경과 생명을 돌보고 보호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는 우리의 역할이 중요한데, 2장에서는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들에 대해 알아보고 소중함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전시관들을 소개한다. 전 세계 동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국립생태원, 인류의 소중한 자산인 다양한 생물자원을 만날 수 있는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바다생물에 관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한 천수만과 서산버드랜드에서 다양한 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중 지난 해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생각 이상으로 전시 구성도 훌륭하고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감탄사가 나올 만큼 보고 느낄 것이 많았던 곳이라 꼭 다시 가볼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바다 생물에 푹 빠져 있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여행지 리스트에 담아두고 챙겨 가보고 싶다. 책에서 우리가 흔히 착각하기 쉬운 해초와 해조류의 차이, 신비한 플랑크톤, 무척추동물, 모든 게들은 다리가 10개인데 킹크랩과 왕게만 8개인 이유 등의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떠나기 전에 미리 읽어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

 

 

 

가장 먼저 올리브나무가 눈에 띄네요. 올리브나무도 키가 크지 않고 심지어 잎도 작아요. 올리브나무의 잎은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살짝 코팅된 것 같은 왁스층으로 되어 있어요.

지중해 기후에 잘 적응하여 사는 여러 종류의 허브식물도 만날 수 있어요. 허브식물의 잎에는 털이 보송보송 나 있는데, 동물들이 털이 난 식물의 식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방어를 위해 생겨난 것이라고 해요. 향긋한 향을 가진 것이 많은데, 향 또한 곤충을 쫓아내려는 방어 수단이에요. 허브식물의 향을 제대로 맡으려면 잎 뒷면에 있는 샘을 살짝 문지르면 돼요. / ‘국립생태원’ 중에서 80p

 

 

생물들이 사는 세계를 생태계라고 하는데, 여기서 ‘계’는 ‘이을 계(系)’로 우리 눈에는 안 보이지만 대부분의 종들이 다른 종과 눈에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뜻해요. 하나의 종이 사라지면 그 종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그 종과 연관되어 있는 다른 종도 사라질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생태계가 무너지겠죠? 우리가 사소하게 여기는 아주 작은 종, 그리고 너무 많아서 줄어들었으면 하는 종들도 그냥 무시하고 지나쳐서는 안 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어요. 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물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여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에요. /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중에서 99p

 

 

 

 

 

 

   3장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현상과 물질들의 성질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을 소개한다. 물의 신비한 도심 속 지하 여행을 살펴볼 수 있는 서울하수도과학관,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 종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진천 종박물관, 건강하고 맛있는 김치를 통해 소중하고 알찬 과학 여행이 되어줄 뮤지엄김치간, 최무선과학관을 살펴볼 수 있다. 진천 종박물관에서 직접 타종도 해보고, 뮤지엄김치간을 오르는 계단에서 ‘아삭아삭’ 잘 익은 김치를 맛있게 씹는 소리를 즐기는 재미는 덤! 책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화학 물질인 물과 하수 시설의 중요성을, 우리나라 종과 서양의 종의 차이점과 종 제작법, 김치에 숨겨진 과학과 역사, 화약 제조와 관련된 정보들을 미리 얻을 수 있다. 이 중 가까이에 있는 편인 최무선과학관은 조만간 가보기로 마음을 먹은 만큼 최무선이 어떻게 왜구를 물리쳤는지 아이에게 책 속의 내용을 먼저 들려주고 떠나야겠다.

 

 

 

   4장에서는 2차 산업시대를 열어준 에너지와 관련된 전시관을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에너지의 생산과 이용은 삶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켰지만 환경오염과 자원 고갈이라는 문제를 낳기도 했기에, 우리 아이들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하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와 번개과학관, 참소리측음기&에디슨 과학 박물관이 바로 그것인데, 특히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무료 입장인데다, 과거 쓰레기 매립지가 이렇게 환경 공원으로 탈바꿈을 하여 더 큰 의미가 있을 듯하다. 뿐만 아니라 여기서 소개하는 전시관들은 대부분 처음 알게 된 곳들이기에 이 책을 통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어 광활한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품게 해 줄 5장에서는 홍대용과학관과 국립대구기상과학관, 화천조경철천문대,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을 소개한다. 이 중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우리 가족이 한 번씩 찾아 가는 공원 바로 옆에 있었다는 것을 몰랐던 엄마의 무지함에 한탄을 하며 당장 다음 주말에 찾아가보기로 마음먹었다. 가기 전에 날씨와 기후, 책에서 일러주는 바람에 관한 정보를 아이에게 들려주고 일기예보가 무엇인지 뉴스를 미리 챙겨보는 것 또한 잊지 않고 말이다.

 

 

호모클리마투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호모클리마투스는 기후 변화와 이상 기후에 대응해서 삶의 방식에 다양한 변화를 주는 인간을 뜻해요. 오존층 파괴를 줄이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하거나,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집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며 기후를 예측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인간이예요.

우리 친구들도 지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나요?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찾아 호모클리마투스가 되어 보아요. /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중에서 182p

 

 

자동차에 탑승 후 직접 시뮬레이터를 운전하며 우주 행성들의 표면을 탐방하는 우주 지질 탐험고 인기가 있어요. 낙하기구를 타고 중력이 없는 우주 공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무중력 체험도 해 보세요. 마치 내가 우주인이 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또 행성이 공전하는 원리를 자전거를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원심력 자전거 체험도 있고, 날아오는 운석을 시뮬레이션으로 피하는 인터렉티브 게임도 있어요. 신나고 즐거운 체험 덕분에 과학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특히 트릭아트 포토존이라는 곳에서 찍은 사진은 홍대용 과학관 여행을 추억하는 좋은 선물이 될 거예요. / ‘홍대용과학관’ 중에서 228p

 

 

대기 속의 이산화 탄소, 수증기, 오존 등의 기체들은 지구가 방출하는 에너지의 일부를 저장하여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를 약 15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있는데, 이를 온실 효과라고 해요. 그리고 이 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 탄소, 수증기 등의 기체를 온실 기체라고 해요. 온실 효과가 없다면 지구 표면의 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해요.

온실 효과로 일어나는 기상이변을 다룬 재난 영화들도 종종 볼 수 있어요. 온실 기체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올라가 큰 재난이 올 수도 잇지만 온실 효과는 마냥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현상이에요. / ‘국립대구기상과학관’ 중에서 242p

 

 

 

   끝으로 6장에서는 새로운 것을 발명하거나 옛것을 새것으로 재탄생시키거나 혹은 첨단 IT 기술을 만나 미래를 만드는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꿈의 공간들을 소개한다. 기술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세운전자박물관이 있는 메이커시티, 세운과 폐기물의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는 서울새활용플라자, 우리나라 최초로 그래픽 온라인 게임을 개발한 넥슨이 만든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차례로 등장한다. 여기에서는 가치가 없다고 믿었던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과학의 미래를 엿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특별한 장소가 될 듯하다. 이 외에도 책은 서울시립과학관과 광나루안전체험관, 전국의 과학관 리스트와 주제, 주소 및 예약 문의 번호까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으니 내 지역에 어떤 전시관들이 있는지 찾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먼 지역의 경우라 하더라도 전시관을 중심으로 아이와 함께 과학 여행을 계획해본다면 더없이 좋은 경험과 체험, 기회가 되어 아이는 쑥쑥 성장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번에는 여기를 가봐야지, 다음에는 여기를 가봐야지, 이걸 아이에게 들려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엄마인 내가 더 설레었다. 마침 책상 위에 이 책을 읽다가 올려두었는데, 첫째 아이가 “엄마, 이거 내 책이야? 나 읽어도 돼?”하고 페이지를 넘겨보기에 괜히 마음이 뿌듯해졌다고나 할까. 철저히 문과형으로 자라온 엄마로 아이에게 과학을 접할 기회를 잘 주지 못했는데, 책상에 과학책들을 그냥 올려두기만 해도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본다는 것을 알았기에 자기 전 머리맡에 이제는 과학책도 올려두고, 과학관 여행도 다니면서 아이가 즐겁고 자연스럽게 과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 아들, 우리 당장 다음 주에 어디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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