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라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과학의 원리를 놀면서, 경험해보면서 익힐 수
있는 즐거운 과학관 여행!
소설 『아쿠아리움』에는 방과 후면 아쿠아리움으로 향하는 열두 살 소녀 케이틀린이 등장한다. 어류학자가 되기를 꿈꾸는 소녀는 엄마가
일을 마치고 데리러 오기 전까지 아쿠아리움 속의 물고기를 보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즐겁다. 소녀는 매일 밤, 잠이 들 때면 수천 피트 아래 저
밑바닥을 상상하곤 한다. 저 수압을 모두 견디며, 그러나 마치 쥐가오리처럼 미끄러지듯, 소리도 없이 한없이 가볍게 저 끝도 없이 펼쳐진 평원
위로 솟아올랐다가, 저 깊고 어두운 협곡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소용돌이를 그리며 새로운 고원 위로 솟아오르는 것이다. 멕시코나 괌, 북극이나
아프리카 어디라도, 물이라는 한 가지 원소로 이루어진 모든 곳이 소녀에게는 집이다. 이렇게 소녀는 매일 아쿠아리움 속에서 해양생물을 만나며
언젠가 따뜻하고 드넓은 바다로 나아가기를 희망하고 또 그렇게 성장한다. 아쿠아리움은 그런 곳이었다. 소녀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꿈을 키워줬던,
바로 그런 곳 말이다.
소설 속의 소녀처럼 우리가 사는 아주 가까운 곳에, 마치 도서관처럼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아쿠아리움이나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음껏 눈으로 보고, 내일이면 또 볼 수 있는 그런 가까움 속에서 아이는 얼마나 많은 꿈을 키워갈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척에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그나마 위안이 되면서 한편으로 놀라운 사실은 우리나라에 무려
136개에 달하는 과학관이 있다는 것이다. 고작해야 몇 군데일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서울시립과학관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과학 여행』을 읽고
우리나라 곳곳에 가볼 만한 양질의 과학관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과학이라는 커다란 틀 아래 다양한 영역의 전시관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우리 아이들에게 그만큼 다양한 시각에서 과학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서울시립과학관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과학 여행』은 바로 그런 기회를 널리 알려주고자 쓰인 좋은 과학책이다.

과학과 친해질 수 있는
아주 멋진 과학관 여행
『서울시립과학관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과학 여행』은 서울시립과학관의 관장을 주축으로 다섯 명의 선생님들이 모여 만든 청소년 과학책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이들이 과학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도록 전국에 있는 다양한 과학관들을 특징별로 선별해 소개해놓은 책이다. 그러고 보니
서울시립과학관의 관장님이 우리 아이와 즐겨 봤던 <EBS 점박이 공룡대백과>에서 아이들에게 공룡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던 분이라
어쩐지 친근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은 주요 과학관을 소개함과 동시에 미리 익혀볼 수 있는 과학 정보, 과학관을 100배로 즐길 수
있는 방법, 과학관을 다녀와서 생각해볼 점들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 한 곳을 가더라도 풍성하게 즐기고 배울 수 있도록 해준다.
약 46억 년 전 태양계 주위를 떠돌던 작은 먼지들이 뭉쳐져 탄생한 지구는 태양계에서 생명체를 품은 유일한 행성이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생명체의 탄생과 멸종 등을 겪어온 지구의 발자취를 담은 1장에서는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과 고성공룡박물관,
한탄강지질공원센터를 만날 수 있다.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서는 5억 7천만 년 전의 바닷 속 생태계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화석을 통해 지질
시대를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다. 책에서는 고생대에 가장 번성한 생물인 삼엽충의 화석을 통해 당시 바닷 속 환경과 삼엽충과 같은 생물이 번창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준다. 이어 우리 아이가 무척 좋아할 듯한 고성공룡박물관에서는 초기 시대부터 백악기 멸종에 이르기까지 여러 공룡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실물 크기의 모형과 각종 다양한 화석, 공룡 발자국, 체험 행사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곳이라 조만간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또 한탄강의 지질과 역사를 살펴보는 지질관, 그 속에서 피어난 삶과 문화 그리고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꾸며져 있는 지질
문화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질공원의 명소를 소개하는 지질 공원관으로 이루어져 있는 한탄강지질공원센터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지질과
지형의 역사를 눈으로 보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최근에 <바다탐험대 옥토넛>을 좋아하는 아이가 바닷 속에서 용암이
분출되는 광경을 보고 신기한지 나에게 “엄마, 이것 봐요. 용암이예요.”하고 영상이 나올 때마다 소리치곤 했는데, 한탄강지질공원센터에 가면
용암이 분출하는 광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하니 꼭 데리고 가봐야겠다.
경상남도 고성군은 우리나라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곳이에요. 중생대 백악기에 경상남도 고성은
거대한 호수였어요. 그리고 이곳에 거대한 파충류인 공룡들이 살았다고 해요. 고성군은 전역에 걸쳐 약 5,000여 점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어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로 알려져 있어요. 지금은 지구 어느 곳에서도 공룡을 볼 수 없지만, 공룡은 화석이 되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
고성군은 국내 최초의 공룡전문 박물관을 시작으로 하여 다양한 공룡발자국을 볼 수 있는 상족암군립공원,
2006년부터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에는 공룡과 관련된 체험과 즐길 것들이 풍부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어요. /
‘고성공룡박물관’ 중에서 46p



지구는 다양한 생명들이 어우러져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당연히 환경과 생명을 돌보고 보호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는
우리의 역할이 중요한데, 2장에서는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들에 대해 알아보고 소중함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전시관들을 소개한다. 전 세계 동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국립생태원, 인류의 소중한 자산인 다양한 생물자원을 만날 수 있는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바다생물에 관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한 천수만과 서산버드랜드에서 다양한 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중 지난 해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생각 이상으로 전시 구성도 훌륭하고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감탄사가 나올 만큼 보고 느낄 것이 많았던
곳이라 꼭 다시 가볼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바다 생물에 푹 빠져 있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여행지 리스트에 담아두고 챙겨
가보고 싶다. 책에서 우리가 흔히 착각하기 쉬운 해초와 해조류의 차이, 신비한 플랑크톤, 무척추동물, 모든 게들은 다리가 10개인데 킹크랩과
왕게만 8개인 이유 등의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떠나기 전에 미리 읽어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
가장 먼저 올리브나무가 눈에 띄네요. 올리브나무도 키가 크지 않고 심지어 잎도 작아요. 올리브나무의
잎은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살짝 코팅된 것 같은 왁스층으로 되어 있어요.
지중해 기후에 잘 적응하여 사는 여러 종류의 허브식물도 만날 수 있어요. 허브식물의 잎에는 털이
보송보송 나 있는데, 동물들이 털이 난 식물의 식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방어를 위해 생겨난 것이라고 해요. 향긋한 향을 가진 것이
많은데, 향 또한 곤충을 쫓아내려는 방어 수단이에요. 허브식물의 향을 제대로 맡으려면 잎 뒷면에 있는 샘을 살짝 문지르면 돼요. /
‘국립생태원’ 중에서 80p
생물들이 사는 세계를 생태계라고 하는데, 여기서 ‘계’는 ‘이을 계(系)’로 우리 눈에는 안 보이지만
대부분의 종들이 다른 종과 눈에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뜻해요. 하나의 종이 사라지면 그 종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그 종과
연관되어 있는 다른 종도 사라질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생태계가 무너지겠죠? 우리가 사소하게 여기는 아주 작은 종,
그리고 너무 많아서 줄어들었으면 하는 종들도 그냥 무시하고 지나쳐서는 안 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어요. 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물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여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에요. /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중에서 99p




3장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현상과 물질들의 성질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을 소개한다. 물의 신비한 도심 속 지하
여행을 살펴볼 수 있는 서울하수도과학관,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 종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진천 종박물관, 건강하고 맛있는 김치를 통해
소중하고 알찬 과학 여행이 되어줄 뮤지엄김치간, 최무선과학관을 살펴볼 수 있다. 진천 종박물관에서 직접 타종도 해보고, 뮤지엄김치간을 오르는
계단에서 ‘아삭아삭’ 잘 익은 김치를 맛있게 씹는 소리를 즐기는 재미는 덤! 책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화학 물질인 물과 하수 시설의
중요성을, 우리나라 종과 서양의 종의 차이점과 종 제작법, 김치에 숨겨진 과학과 역사, 화약 제조와 관련된 정보들을 미리 얻을 수 있다. 이 중
가까이에 있는 편인 최무선과학관은 조만간 가보기로 마음을 먹은 만큼 최무선이 어떻게 왜구를 물리쳤는지 아이에게 책 속의 내용을 먼저 들려주고
떠나야겠다.
4장에서는 2차 산업시대를 열어준 에너지와 관련된 전시관을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에너지의 생산과 이용은 삶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켰지만 환경오염과 자원 고갈이라는 문제를 낳기도 했기에, 우리 아이들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하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와 번개과학관, 참소리측음기&에디슨 과학 박물관이 바로 그것인데, 특히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무료 입장인데다, 과거 쓰레기
매립지가 이렇게 환경 공원으로 탈바꿈을 하여 더 큰 의미가 있을 듯하다. 뿐만 아니라 여기서 소개하는 전시관들은 대부분 처음 알게 된 곳들이기에
이 책을 통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어 광활한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품게 해 줄 5장에서는 홍대용과학관과 국립대구기상과학관,
화천조경철천문대,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을 소개한다. 이 중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우리 가족이 한 번씩 찾아 가는 공원 바로 옆에 있었다는 것을
몰랐던 엄마의 무지함에 한탄을 하며 당장 다음 주말에 찾아가보기로 마음먹었다. 가기 전에 날씨와 기후, 책에서 일러주는 바람에 관한 정보를
아이에게 들려주고 일기예보가 무엇인지 뉴스를 미리 챙겨보는 것 또한 잊지 않고 말이다.
호모클리마투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호모클리마투스는 기후 변화와 이상 기후에 대응해서 삶의
방식에 다양한 변화를 주는 인간을 뜻해요. 오존층 파괴를 줄이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하거나,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집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며 기후를 예측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인간이예요.
우리 친구들도 지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나요?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찾아 호모클리마투스가 되어
보아요. /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중에서 182p
자동차에 탑승 후 직접 시뮬레이터를 운전하며 우주 행성들의
표면을 탐방하는 우주 지질 탐험고 인기가 있어요. 낙하기구를 타고 중력이 없는 우주 공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무중력 체험도 해 보세요. 마치
내가 우주인이 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또 행성이 공전하는 원리를 자전거를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원심력 자전거 체험도 있고,
날아오는 운석을 시뮬레이션으로 피하는 인터렉티브 게임도 있어요. 신나고 즐거운 체험 덕분에 과학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특히 트릭아트
포토존이라는 곳에서 찍은 사진은 홍대용 과학관 여행을 추억하는 좋은 선물이 될 거예요. / ‘홍대용과학관’ 중에서 228p
대기 속의 이산화 탄소, 수증기, 오존 등의 기체들은
지구가 방출하는 에너지의 일부를 저장하여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를 약 15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있는데, 이를 온실 효과라고 해요.
그리고 이 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 탄소, 수증기 등의 기체를 온실 기체라고 해요. 온실 효과가 없다면 지구 표면의 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해요.
온실 효과로 일어나는 기상이변을 다룬 재난 영화들도 종종
볼 수 있어요. 온실 기체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올라가 큰 재난이 올 수도 잇지만 온실 효과는 마냥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현상이에요. / ‘국립대구기상과학관’ 중에서 242p
끝으로 6장에서는 새로운 것을 발명하거나 옛것을 새것으로 재탄생시키거나 혹은 첨단 IT 기술을 만나 미래를 만드는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꿈의 공간들을 소개한다. 기술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세운전자박물관이 있는 메이커시티, 세운과 폐기물의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는
서울새활용플라자, 우리나라 최초로 그래픽 온라인 게임을 개발한 넥슨이 만든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차례로 등장한다. 여기에서는 가치가 없다고 믿었던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과학의 미래를 엿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특별한 장소가 될 듯하다. 이 외에도 책은 서울시립과학관과 광나루안전체험관,
전국의 과학관 리스트와 주제, 주소 및 예약 문의 번호까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으니 내 지역에 어떤 전시관들이 있는지 찾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먼 지역의 경우라 하더라도 전시관을 중심으로 아이와 함께 과학 여행을 계획해본다면 더없이 좋은 경험과 체험, 기회가
되어 아이는 쑥쑥 성장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번에는 여기를 가봐야지, 다음에는 여기를 가봐야지, 이걸 아이에게 들려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엄마인 내가 더
설레었다. 마침 책상 위에 이 책을 읽다가 올려두었는데, 첫째 아이가 “엄마, 이거 내 책이야? 나 읽어도 돼?”하고 페이지를 넘겨보기에 괜히
마음이 뿌듯해졌다고나 할까. 철저히 문과형으로 자라온 엄마로 아이에게 과학을 접할 기회를 잘 주지 못했는데, 책상에 과학책들을 그냥 올려두기만
해도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본다는 것을 알았기에 자기 전 머리맡에 이제는 과학책도 올려두고, 과학관 여행도 다니면서 아이가 즐겁고
자연스럽게 과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 아들, 우리 당장 다음 주에 어디로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