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필수 공부템 - 두 아이 의대 맘이 전하는
김민주 지음 / 성안당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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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마스터플랜을 향한 찐공부 아이템!

1부터 중3까지 우리 아이 공부의 방향키를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

 

 

 

 

  학원이나 학습지가 아닌엄마인 내가 직접 문제집을 선별해 가르치고 있는 나로서는 하교 후 공부 1시간저녁 먹은 뒤 공부 1시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독해와 문해력 교재수학 교재영어 교재동시 쓰기독후 활동을 중심으로 매일 일정한 양을 소화하는 방식이다이런 루틴이 정착하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지만(선생님도 자기 자식은 못 가르친다던데역시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일은 어마어마한 정신력 싸움이다), 예전엔 문제를 읽는 것조차 어려워했던 아이가 스스로 긴 지문을 소화해내며 답을 찾아갈 때마다 차곡차곡 쌓은 시간들이 그저 허투루 쓰인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다만 장기적인 학습 방향과 당장 3학년부터 늘어나는 과목들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큰 상태인지라마침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초등 필수 공부템은 두 자녀를 의대에 합격시킨 공부 입시 전문가의 초등 필수 공부법을 담은 책이다입시전문가이기 이전에 엄마로서 두 자녀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직접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한 사례와 노하우를 전하는 이 책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핵심 교육법을 전한다특히 의대영재 학교과학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자녀들이라면 초등 때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상위권에 들기 위해 초등 6년의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공적인 마스터플랜(꿈과 진로를 멀리 내다보고 그에 다다르기 위해 시기별로 세워 놓은 명확한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을 향한 찐공부 아이템을 소개한다.

 

 

 

하버드 부모들은 어떻게 키웠을까에는 하버드대 졸업생들이 어렸을 때 어떻게 공부했는지 소개되어 있는데한결같이 어린 시절 집 안에 작은 교실이 있었다고 했다. (집 안에 마련한 작은 교실에서 집공부를 하면평생에 도움이 될 공부 습관을 다질 수 있다우리 집 안의 작은 집교실은 가족 모두가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거실의 큰 테이블이었다가끔은 과목별로 각자 방에서 공부하거나 식탁에서 공부하기도 했다아이들은 계획을 세워 매일 공부를 실천하며 평생의 공부 습관을 초등학생 때 길렀다집공부를 활용하여 계획을 실천하고시간을 활용하는 습관을 익히면반드시 공부재능을 기를 수 있다. / 124p

 

 

 



 

 

 

 

  저자는 초등 공부의 힘은 공부가 하고 싶어지는 긍정마음과 꿈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에 있다고 강조한다내가 나를 어떻게 인식하고 정의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내 모습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아이의 정체성에 공부를 잘 하는 아이라는 긍정의 마음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이를 테면 100점 맞는 경험이나 주변의 인정나에게 맞는 공부에서 높은 성취를 지속적으로 이루는 경험들이 오래 더 공부를 좋아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또한 꿈이란 것 역시 구체적으로 상상할수록 그 꿈을 닮아가기 마련이라서 이왕이면 명확한 목표를 통해 공부의 방향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하지만 아이들의 관심사는 늘 바뀌는 법이고 꿈 역시 마찬가지라서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맞는 체험학습이나 꿈을 찾을 여러 기회를 쌓아볼 것을 제안한다꿈을 찾아 푹 빠져 본 경험이 있는 아이만이 나중에 다른 꿈을 꿀 때도 그때 쌓았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그래서 부모는 꿈의 안내자가 되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겠다.

 

 

 

행여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하더라도 엄마는 자녀에게 불안감을 전달해서는 안 된다아이는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알더라도 나를 바보같이 믿는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한다자녀의 일거수일투족 잘잘못을 따져 지적하고 고치려고 하는 엄마보다약간의 부족함과 실수를 알더라도 감싸 주고 인정해주며 너는 꼭 꿈을 이룰 거야.’라고 믿어 주는 엄마가 현명하다엄마가 불안감을 전달하지 않고 자녀를 무조건 믿으려면엄마 자신이 자녀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꿈을 이루기 위한 각종 방법과 정보를 조사하고 공부하여 자녀에게 최고의 선생님코치매니저동행자가 되어 자녀의 기쁨과 슬픔성공과 실패를 함께하고 긍정적인 언어로 격려해 주면 믿음은 저절로 전달된다. / 27p

 

 

꿈 만들기 솔루션_

  • 감성의 토양을 만들어 준다.
  • 꿈의 안내가 되어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준다.
  • 하고 싶다고 할 때 시작한다.
  • 시작했으면 꾸준하게 하게 한다.
  • 엄마만의 꿈을 꾼다.
  • 함께 꿈 목록을 적는다. / 78p

 

 

 

  의대에 가기 위해 모든 것을 골고루 잘해야 한다는 엄마의 의견에 따라 상당한 시간을 학원에 쏟고 있는 학생의 사례가 등장한다사실 요즘 많은 부모들이 국영수는 기본이고체력을 위해서 운동 하나와 정서와 창의력 향상을 위해 미술과 음악까지 고루 챙긴다나 역시 많은 학원을 챙겨 보내는 데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학습에 결손이 생길까봐 우려하곤 한다하지만 저자는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고한꺼번에 많은 것을 잘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아이가 잘하는 것이 있거나 혹은 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중요하지 않은 다른 것들은 중단하거나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음악미술은 못할 수도 있고운동에 재능이 있는 학생이 공부는 좀 부족할 수 있다모든 것을 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아무것도 잘할 수 없는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중요한 것은 어디에 집중하여 사용하느냐에 따라 재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때로는 포기하고 버릴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의대 진학을 위해서도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공부하는 힘이다긍정마음공부재능을 다 잘 갖추었어도 자기 주도 공부 습관을 기르지 못하면 자신이 원하는 최종 목표를 이룰 수 없다높이 쌓아 올린 돌탑이 마지막 단 한 개의 돌을 놓을 때 무너지는 것은 단 한 개의 잘못이 아니라 기초부터 탄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초등부터 자기 주도 공부 습관을 길러서 공부에 관한 자신감이 충만할 때 어떤 진로를 선택하든 잘해 낼 수 있다. / 225p

 

 

초등 2학년까지는 수학에 관한 한 선행 학습은 필요치 않다오히려 충분한 책 읽기를 통해 언어 실력을 길러 놓아야 한다연산과 제 학년 문제집으로 집공부를 하되 빨리 마치게 되면 선행에 무리하지 말고책 읽기에 시간을 더 할애하면 된다초등 3학년부터는 시간과 양을 늘려 서서히 선행을 시작한다연산 1기본 1심화 1권은 늘 하고 있어야 한다한 학기를 3개월 정도에 마칠 수 있도록 계획을 짜면 2년이면 초등 수학을 완성할 수 있다.

5부터는 본격적으로 좀 달려야 하는데이때부터 논리 두뇌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학 공부량을 늘려야 한다중등 영재원이 목표라면 에이급 원리해설 수학에이급 수학을 마치는 것과 디딤돌 초등 수학 3% 올림피아드를 완성하는 것으로 계획을 짜면 좋다. / 230p

 

 

 




 

 

 

 

  이처럼 초등 필수 공부템은 초1부터 중3까지 장기적인 학습의 방향키를 잡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현실에 적용하기 좋은 뚜렷한 학습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셀프 체크를 통해 부모로서의 나를 점검해볼 수 있는 점도 유용하다학원보다는 집공부를 더 중요시 여기는 나로서는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무한한 존중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엄마표 공부를 하시는 분들을 비롯해 상위권을 목표로 하는 구체적인 공부법을 찾고 계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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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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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이란 이토록 놀랍고 신비한 것이다!

세상에 반응하는 나의 감각에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이전보다 풍요로워질 수 있다!

 

 

 

 

  감각은 우리와 세계 사이에 있다냄새는 기억 중추와 시공을 초월하여 어느 날 내가 마주한 소박한 밥그릇 앞으로 데려간다탯줄이 끊어진 뒤에 공포처럼 찾아오는 단절은 엄마의 손길과 따스한 품속에서 새로이 연결된다우리는 초콜릿의 진득한 단맛으로 하여금 지친 마음을 다독이고연인의 다정한 목소리로 안정감을 얻는다봄이 다가오면 우리는 붉고 푸릇한 생명이 움트는 광경을 마주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고그 찬란한 풍경 앞에서 매번 색다른 경이를 느낀다.

 

 

 

  우리는 감각이라는 영토에서시간과 공간 그리고 모든 우연한 사건을 넘어나와 다른 사람들 나아가 세상과 연결된다무척 사적이고 즉흥적이기 이를 데 없는 감각이란 것이 이처럼 생명을 지탱하고나와 세상을 잇는 다리였음을 알고 보면 생의 모든 존재 안에서 우주를 발견할 수 있다세상에 반응하는 나의 감각에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이전보다 풍요로워질 수 있다이것이 다이앤 애커먼이 열어 보이는 감각의 세계다.

 

 

 

후각촉각미각청각시각공감각 그 안에서의 나

 

 

  『감각의 박물학은 다양한 층위의 감각을 통해 인간과 자연우주의 조화를 조망함으로써 인간의 정신과 행동의 비밀을 밝혀낸 우리 시대의 고전이다오감이라 불리는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을 비롯해 냄새소리촉감맛이 한데로 뒤섞여 예술과 감각의 폭격을 경험케 하는 공감각에 이르기까지감각이라는 신비로운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예술과 철학인류학과학을 넘나드는 지식의 향연시적이고 유려한 필체 사이로 파고드는 풍만한 감성은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설레게 한다.

 

 

 

색깔은 세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다. / 438p

 

 

 

  헬렌 켈러는 냄새에 대해 우리를 수천 미터 떨어진 곳에 많은 시간을 건너뛰어 데려다주는 힘센 마술사라고 말한다냄새는 오랜 세월 동안 덤불 속에 감춰져 있던 지뢰처럼 기억 속에서 폭발한다할머니 집 뒷 베란다에서 맡았던 꼬릿꼬릿한 된장 냄새교문 앞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뻗는 달큼한 떡볶이 냄새서리가 내려앉은 아침을 데웠던 따뜻한 커피향… 이처럼 냄새의 뇌관을 건드리면 수많은 영상들이 덤불 속에서 튀어 오른다생존에 있어 냄새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그것이 없다면 우리는 상실과 고립을 느낄 것이다저자는 말한다냄새가 우리의 마음을 그토록 강하게 움직이는 것은부분적으로 그 이름을 부를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냄새는 평범하고 소심한 일상과 호사스러운 광휘를 마음껏 넘나드는 자유로운 존재이면서 여전히 언어로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는 이유로 신비로운 거리를 유지한다따라서 냄새는 수수께끼이고이름 없는 권력이며성스러운 존재다그런 의미에서 보면 냄새만큼 입체적인 감각이 또 있을까.

 

 

 

에드윈 T. 모리스가 향기에서 지적한 대로냄새에 관한 한 단기적 기억은 거의 없다냄새에 관한 기억은 아주 오래가고게다가 냄새는 학습과 저장을 격려한다. “아이들에게 어떤 문장을 후각 정보와 함께 주었을 때 후각 정보를 주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더 쉽게 기억되고 오래간다고 모리스는 쓰고 있다누군가에게 향수를 줄 때기억의 액체를 주는 것이다키플링의 지적이 옮다. “냄새는 시각이나 소리보다 더 확실하게 심금을 울린다.” / 28p

 

 

나폴레옹은 등화유를 비롯한 여러 가지 성분으로 만든 향수를 좋아했다나폴레옹은 1810향수 장인 샤르댕에게 똑같은 향수 162병을 주문했다그는 몸을 씻고 난 다음 목가슴어깨에 향수를 쏟아부었다가장 힘겨웠던 전쟁 기간에도 그는 공들여 장식한 막사에서 장미 향이나 제비꽃 향이 나는 로션장갑 등 아름다운 장식품을 고르곤 했다. / 117p

 

 

 




 

 

 

 

  촉각은 가장 친밀한 감각이다한때 신생아였던 우리는 눈을 뜨거나 세상에 대해 알기도 전에 자동적으로 촉각을 통해 세상을 느꼈다입술의 촉각 수용체 덕분에 젖을 빨 수 있었으며따뜻한 것을 향해 손을 내밀어 움켜쥘 수 있었다신체 접촉은 와 타자의 차이나의 외부에 누군가엄마가 있을 수 있음을 가르쳐준다그렇게 우리는 엄마를 만지고 엄마의 손길로 받는최초의 따스한 경험과 사랑의 기억으로 평생토록 남는다.

 

 

 

  반면입은 육체에 이르는 문이고우리가 세계와 만나는 지점이며대단히 위험한 응접실이다진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생겨난 것이 입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미각은 모든 생명의 원초적인 본능이지만다른 생명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면서 그들의 생명을 훔쳐야하는 달콤한 유혹 속에 빠져들게 하기도 한다또한 전쟁터에서 인간을 대량 살상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온 이 사회가 왜 인간이 죽이기에는 좋지만 먹기에는 나쁘다고 생각하는지우리는 이러한 모순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폰 부덴브로크의 보고에 따르면 독일의 한 양봉업자가 벌통이 차가워지지 않는 이유를 발견했다.

그의 설명은 그럴 듯하다겨울철에 수만 마리의 벌이 벌통 속에 무리 지어 있다가운데 있는 벌들은 온도가 떨어져도 따뜻하지만바깥쪽에 있는 벌들은 추워진다그러면 벌들은 발을 차며 빠르게 날갯짓을 하기 시작한다추울 때 우리가 몸을 떠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외곽에 있는 벌들의 동요는 1만 마리 이상으로 이루어진 무리 전체에 퍼져나간다무리 전체의 노력이 조화를 이루면 결국 상당한 양의 열이 발생된다그 결과 온도가 올라가고 벌들은 다시 조용해진다다시 온도가 떨어지면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한다. / 165p

 

 

손은 복잡한 유기체다그것은 먼 곳의 근원에서 온 많은 생명이 합류하여커다란 물줄기로 흘러가는 삼각주다손에는 자신만의 역사가 있고자신만의 문명이 있으며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다손에는 스스로 발전할 권리자신만의 희망느낌정서좋아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한다. / 209p

 

 

미뢰라는 이름은미각세포들이 꽃잎처럼 겹쳐져 있는 봉오리를 발견한 19세기 독일의 과학자 게오르크 마이스너와 루돌프 바그너가 만든 것이다미뢰는 1주일에서 10일 정도에 닳아 없어지고 다른 것으로 대치되는데, 45세까지는 이러한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며입천장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닳는다그래서 똑같은 수준의 감각을 느끼기 위해서는 더욱 강렬한 맛이 필요하게 된다. / 243p

 

 

 

  청각은 연인들에겐 구애의 수단이아이들에겐 부모와 화해를사회에서는 가장 고귀한 꿈이나 가장 저열한 편견을 표현할 수 있으며 때로 제국의 흥망을 결정 짓기도 한다심리학자 알렌 브론자프트는 만성적 소음에 노출된 아이들은 공격성이 증가하고 건강한 행동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또한 히틀러는 확성기가 없었다면 우리는 결코 독일을 정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듣는다는 것은 소통에 있어서 큰 축복이지만이렇듯 불협화음을 낳기도 한다는 점에서는 퍽 애석한 일이다. “아름다움이란 어떤 소개장보다 나은 추천서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본다는 것 역시 아주 단순하면서 유용한 기능에서 비롯되었지만 아름다움을 추앙하는 인간의 속성으로 인해 감각에도 이면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흰돌고래는 달콤하고 떨리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옛날의 포경꾼들은 흰돌고래를 바다의 카나리아라고 불렀다지금 흰돌고래의 숫자는 바다의 오염으로 급격히 줄어들어 우리에게 해양의 건강 상태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미신을 믿는 선원들은 선체를 통해 울리는 고래의 구슬픈 노래를 듣고 매혹되고는 했다노래하는 고래들은 한때 지중해에도 살았는데선원들을 유혹하여 난파시킨 그리스 신화의 사이렌은 어쩌면 고래였을지도 모른다. / 349p

 

 

베토펜은 <글로리아>를 작곡했을 때 화산처럼 분출하는하늘을 향해 부르짖고 싶은 환희를 느끼지만 기뻐 춤추는 대신북이 묘사한 대로그것을 영원히 보존되는전달 가능하고 재생 가능한 형태의 에너지로 바꾸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그리고 그것을 사실 전 세계가 들을 수 있는 음악적인 환희의 외침이었고그가 죽은 다음에도 사람들은 그것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었다.” 베토벤인 적어놓은 음표는 그의 영원한 환희의 외침을 울리기 위한 (……그것을 정확히 어떻게 재생할 것인가를 기록한 지시문이었고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예술가들이 작품 속에 살아 있다는 것은 그들의 생애를 관통하는 감정의 징검다리육체를 떠난 정서와 집착감각을 의미한다베토벤은 죽었지만 삶에 대한 그의 감각은 지금 이 순간까지 악보 속에 살아 있다. / 365p

 

 

세잔은 붓질을 한 번 하기 전에 몇 시간씩 생각에 잠기기도 했는데버나드가 말한 것처럼 한 번의 붓질은 공기대상구도성격윤곽양식을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었다존재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무한한 책임이 따르는 일이다. / 461p

 

 

 




 

 

 

 

  이렇게 우리는 감각으로 이루어진 세계 속을 살고 있지만많은 감각들이 우리 내부의 번역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검열 당한다일부는 침묵하고일부만 반응한다그런 의미에서 보면 감각은 마음속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이에 저자는 가장 멋진 일은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한다삶과의 가장 멋진 연애는 가능한 다양하게 사는 것이라고힘이 넘치는 순종의 말처럼 호기심을 간직하고 매일 햇빛이 비치는 산등성이를 전속력으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이다감각이라는 매력적인 영토가 없다면 우리의 인생은 오직 끝없는 길을 무미하게 걷는 일일 뿐이다그러니 오늘 내가 몽유병자처럼 그냥 지나쳐온 이 세계를 되도록 자주 보고 들으며 가까이 마주하자다가올 찬란한 봄날이 그러라고 손짓하고 있지 않은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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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몸은 너의 것이야 - 경계존중으로 시작하는 우리 아이 성교육 부모 가이드
엘리자베스 슈뢰더 지음, 신소희 옮김 / 수오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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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의 올바르고 건강한 성 의식은 가정에서부터 나온다!

성교육의 기본과 핵심을 다져주고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성교육 책!

 

 

 

 

  매번 느끼는 일이지만 아이들의 신체와 그에 따르는 고민을 능숙하게 마주하기란 쉽지 않다과거에 비해 지금의 아이들은 유아기 때부터 단계적으로 성교육을 받고 있지만정작 성교육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절에 자라난 나로서는 무엇을어떠한 방식으로 얼마나 가르쳐줘야 할지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막막할 따름이다괜히 어설프게 시작했다가 아이 자신은 물론타인의 신체까지 과도하게 관심을 보이지 않을지 우려도 된다너의 몸은 너의 것이야를 읽게 된 건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였다초등 2학년인 첫째 아들은 발육이 하루가 다르게 눈에 띄고무작정 품에 안기던 5살 아들은 이제 선택적 스킨십을 하는 요즘두 아들을 위한 올바른 성교육이 내게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스스로를 소중하게 돌보고다른 사람도 동등하게 존중하며성에 관한 편견이 없는 당당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나와 같은 고민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에 도움을 빌려보자.

 

 

 

누가어떻게 내 몸을 만질지 결정할 권리가 나에게 있다.

나에게는 다른 사람의 경계를 존중할 책임도 있다.

누구든어떠한 경우에도어떤 식으로든나를 불편하게 한다면

언제든 양육자에게 말할 수 있다.

설사 그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이거나 가족이라고 해도 말이다. / 8p

 

 

 

경계와 동의존중으로 이어지는 우리 아이 성교육 가이드

 

 

  와이드너대학교 성교육 교육학 박사인 엘리자베스 슈뢰더는내 몸의 주권자로 곧게 서는 것과 동시에 사람과 사람을 존중할 줄 알 때 아이는 비로소 자기 자신의 성을 온전히 누리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그런 의미에서 경계와 동의’ 그리고 존중을 성교육의 가장 주요한 주제로 꼽는다여기서 말하는 경계란 내 영역을 만드는 울타리아이가 혼자 있고 싶어서 방문을 닫고 들어갔다면가족 혹은 누구라도 그 경계 안으로 들어가고 싶을 땐 일단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뜻이다이때 아이는 들어와도 돼라든가 지금은 혼자 있고 싶어라고 대답할 권리가 있다.

 

 

 

  누군가가 만져도 된다거나 만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누군가가 안아주는 게 좋을 때도 있지만 싫을 때도 있기에 좋다거나 싫다고 말해도 된다어제 누군가에게 안아도 된다고 허락했다고 오늘도 허락해야 하는 건 아니다아이든 어른이든 경계가 분명하게 바로 설 때 남에게 이용당하지 않는 법을 배울 뿐 아니라 자신도 남을 이용해선 안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중요한 건 매순간 결정은 자기 자신이 하는 것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가 경계를 인식하고 자기 세계를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준비시키는 것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아이는 여러분이 한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에 앞서 여러분의 어조와 말투에 반응합니다말의 태도와 표현방식에 유의하세요아이가 자기 성기를 더럽거나 나쁜 것으로 인식하게 되면 자기 자신도 더럽거나 나쁜 존재라고 느낄 수 있어요이런 감정은 어린 시절을 넘어서 십 대 이후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사춘기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도 자기 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면 자신에게 유해하고 불건전한 결정을 내리기 쉽습니다예를 들면 충분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관계를 맺는다든지 말이죠. / 35p

 

 

핵심요약_

호기심은 정상적인 것입니다아이가 자기 몸을 탐구하게 해주세요.

아이가 몸을 만질 때 과민 반응을 해서 아이를 수치스럽게 하지 마세요대신 위생 문제와 경계를 가르치세요.

가정에서 알몸은 건강한 행동의 본보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서로의 경계를 존중하고 질문에는 관대하게 대답해주되상대에게 허락받지 않은 신체 접촉은 안 된다는 걸 일러주세요. / 39p

 

 

 

  이처럼 너의 몸은 너의 것이야는 경계와 동의존중을 중심으로 성교육의 기본과 핵심을 다져주고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성교육 가이드다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화하는 법을 비롯하여아이와 부모가 겪는 일상적인 사례를 통해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는 점에서 유용하다이를 테면 코를 코라 부르고 무릎을 무릎이라 부르듯 성기는 역시 항상 정확한 명칭으로 부를 것아이에게 너를 부적절하게 건드리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사람한테는 말대꾸를 해도 혼나지 않는다고 확실히 일러줄 것그리고 불편한 접촉이나 폭행을 당했을 때 부모뿐만 아니라 주위 어른들에게 말해도 결코 너를 혼내지 않을 거라고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가정에서 아이와 몸 놀이나 격투 놀이간지럽히기 등의 놀이를 할 때 혹시나 아이가 중단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면 그 즉시 멈추는 것도 중요하다아이가 자신의 신체 경계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실천과 행동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네 몸은 정말 멋진 거야게다가 너만의 것이기도 해너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 한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접촉할지 네가 결정할 수 있어.” / 70p

 

 

동의란 허락을 하거나 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지만 많은 경우 너의 몸과도 관계가 있어내가 너한테 안아도 되니?’라고 물었는데 네가 싫어요라고 대답했다면 넌 내가 안는 걸 허락하지 않은 거야동의하지 않은 거지그러면 나는 너가 동의하지 않았으니 너를 내 맘대로 않지 않을 거야.” / 90p

 

 

아이가 포옹을 좋아하고 자연스럽게 안겨 뽀뽀받는 걸 즐긴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결국 당신과 아이가 알아서 결정할 문제입니다하지만 자라면서 상황이 바뀔 수도 있겠지요그러니 가끔씩은 아이에게 껴안고 뽀뽀해도 괜찮을지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괜찮다거나 혹은 그러기 싫다고 느끼는 장소나 상황이 있을 수도 있으니 그것도 물어보세요예를 들어 언젠가부터 등교할 때나 차로 데려다줄 때 포옹하고 뽀뽀하며 인사하지 않게 될 수도 있거든요자연스러운 성장 단계인 만큼아이에게 거리감을 느끼더라도 섭섭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165p

 

 

 



 

 

 

 

  부모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아이의 성교육에 임해야 하는지 나름의 큰 그림을 얻을 수 있어 유익했다언젠가는 해야 될 텐데하고 막연하게 두려워하기보다 일상에서 쓰는 언어와 태도에서부터 하나하나 다져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아이가 자기 몸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성을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키우고 싶다면아이의 든든한 양육자가 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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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코퍼필드 S클래식 : 찰스 디킨스
찰스 디킨스 지음, 산티아고 칼레 그림, 윤영 옮김 / 스푼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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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고전 문학 시리즈, S 클래식!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문학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책!

 

 

 

 

  어린이 세계명작 시리즈 ‘S 클래식찰스 디킨스’ 편의 세 번째 책은 데이비드 코퍼필드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 중에 주인공인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가장 마음 속 깊이 사랑하는 자식이라 부를 만큼 찰스 디킨스가 애정을 보인 작품이다가난하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녹아냈기 때문이다산업혁명을 배경으로 가난과 아동학대중산계층의 애환과 같은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어 어린이들에겐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주인공인 데이비드가 시련을 딛고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깊은 감동과 진정한 용기의 힘을 전해준다.

 

 

 

데이비드는 엄마와 친절한 가정부와 함께 서퍽이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종종 집을 찾아왔던 머드스톤이란 남자가 새 아빠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어.

머드스톤 씨는 데이비드를 모질게 대했어.

데이비드가 공부할 때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벌을 줬지.

어떤 날엔 지팡이를 들어 데이비드를 때리고 방 안에 가두기도 했어.

이후 엄격하고 열악한 환경의 학교를 다니게 된 것도 모자라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는 새 아빠의 와인 사업을 돕기 위해 창고에서 일을 해야 했지.

슬플 때마다 데이비드를 위로했던 건 책 속 세상뿐이었어.

과연 데이비드는 새아빠에게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데이비드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데이비드는 늘 책 읽기를 좋아했어.

어릴 때부터 힘든 일이 있으면 책 속 세상으로 도망치곤 했지.

데이비드는 직접 글을 쓰기로 했어.

자기 이야기를 쓰려고 마음먹은 거야.

자기만의 단어로자기만의 이야기를……. / 53p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책을 읽다보면 용기를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나아간 데이비드를 응원하게 된다여기에 교활한 유라이어 힙으로부터 위크필드 변호사와 사랑하는 아그네스벳시 고모할머니를 구해내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통쾌하고 짜릿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뿐만 아니라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늘 밝고 유쾌한 미코버다정하고 충실한 가정부 페고티흡혈박쥐 같은 인상에 뭔가 속셈이 있는 듯한 유라이어 힙과 같은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스푼북의 ‘S 클래식은 찰스 디킨스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문학 세계를 우리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인 시리즈다쉽고 간결한 표현등장인물에 흥미를 더하는 그림체로 찰스 디킨스의 문학이 낯선 어린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만큼우리 아이에게 권하기 좋은 고전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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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김헌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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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읽기란 옛 사람들의 정신적 유물을 매만짐으로써 오늘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가는 일이다!

탁월한 해설자로서 신화와 오늘을 연결하는 책!

 

 

 

 

  “태초에 (가장 먼저 카오스가 생겨났다.”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리스 신화가 그려 주는 세상의 첫 장면으로 우리를 이끌고 간다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카오스애초에 하품을 뜻하는 이 단어가 태초의 공간을 의미하는 이름을 갖게 된 게 흥미롭다저자인 김헌 교수는 우리가 하품을 하면 입안이 넓게 벌어지면서 텅 비게 되듯카오스를 존재의 세계가 잠에서 깨어나 앞으로 생겨날 모든 존재들을 담아낼 넉넉한 공간으로서의 상징성에 주목한다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말처럼아무 것도 없는 텅 빈 공간에 새로운 것들이 차곡차곡 들어서는 광경을 열어 보인 고대 그리스인들의 혜안에 감탄하게 된다.

 

 

 

  반면태초의 카오스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혼돈의 상태로 그려놓은 이도 있다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변신 이야기에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씨앗들이 서로 밀쳐 대고 얽히고설켜 정돈되지 않은 무더기의 상태로 묘사한다이런 혼돈의 카오스에 어떤 신비로운 조화의 손길이 닿으면서 질서가 생겨났고 땅과 하늘바다가 생겨났다는 것이다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신화는 단순히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카오스(혼돈)에서 코스모스(질서)세상이 나름의 질서를 확보해가는 과정을 담은 대서사시 같다낯선 세계와 세상의 수많은 현상들에 대한 놀라움과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고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믿을 만한 이야기를 찾아 나서며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정립해나갔던 옛 사람들신화 읽기란이러한 옛 사람들의 정신적 유물을 매만짐으로써 오늘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가는 일이 아닐까.

 

 

 

신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뜻에서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 까닭은 신화가 놀라운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형이상학』 제 1) / 8p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신화의 세계로 문을 열어준다면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화와 오늘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다시 말해 이윤기가 뛰어난 이야기꾼으로서 신화에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면고전학자인 김헌은 탁월한 해설자로서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신화를 재해석하여 신화와 오늘을 연결한다이를 테면 우라노스와 크로노스 그리고 제우스로 이어지는 친부 살해 신화를 통해기성세대의 권위와 모순에 겁먹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을 때 새로운 시대와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특히 기존 체제에 억압받고 소외되었던 형제들에게 적절한 권력을 나눠줌으로써 협업과 협치를 보여준 제우스에게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적 메시지를 들여다본다무엇보다 제우스의 바람둥이 이미지를 두고 권력을 확장하고 안정시키기 위해 믿을 만한 협력자를 얻으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는 그의 해석은 상당히 설득력 있게 읽힌다.

 

 

 

이런 신화를 자식들에게 들려주던 그리스인들의 교육을 상상하면 놀랍습니다. ‘엄마나 아빠어른들이나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그래야 성공한다.’ 이런 식이 아닙니다기존의 질서를 절대적인 것으로지고의 가치로 고집하는 대신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젊은 세대를 독려하고 응원하는 교육이지요물론 기존의 질서와 전통을 소중하게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하지만 젊은 세대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독려하고 응원하는 자세 또한 절실하게 필요합니다그리고 우리 자신이 새로운 도전을 할 젊은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합니다스스로에게도 독려해야겠지요기존의 질서에 도전하는 자만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입니다. / 53p

 

 

우리도 에로스처럼 두 가지의 화살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에로스처럼 만나는 사람들을 향해 사랑의 금 화살을 쏘거나 미움의 납 화살을 쏘는 것 같습니다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말과 행동을 하면 그것이 상대의 마음속에 사랑을 싹트게 하는 금 화살이고다른 사람을 미워하고 무시하고 배척하는 말과 행동을 하면 그것이 상대의 가슴에 못을 박고 노여움과 앙심혐오를 낳게 하는 납 화살인 겁니다우리가 어떤 화살을 쏘면서 사람들을 대하고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할 때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랑과 평화로 가득 찰 수도 있고반대로 미움과 다툼으로 어지러울 수도 있는 거지요. / 164p

 

 

 



 

 

 

 

  신들로 가득 차 있던 세상에 언제부터 인간들이 나타난 걸까이 책에서는 여느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본 적이 없는 최초의 인간을 조명한다헤시오도스는 일과 나날에서 다섯 종족의 인간이 세상에 태어났다가 그중 일부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최초의 인간은 황금 종족이었다고 한다불멸의 신들처럼 이들은 아무 걱정 없이풍요와 자유를 누렸다두 번째 인간은 은의 종족이었다황금 종족에서는 볼 수 없었던 범죄 행위와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권리만을 누리려했던 어리석음이 그들을 파멸시켰다세 번째 인간은 청동 종족으로그들은 먹고 살기 위해 힘들게 일을 해야 했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침략과 전쟁을 일삼았다네 번째인 영웅 종족은 반신반인의 존재였지만 테베와 트로이아 전쟁 이후 신들의 외면을 받아 이 땅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마지막 다섯 번째 종족이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철의 종족이다헤시오도스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인간들보다 훨씬 더 사악하며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속이고 고통스럽게 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표현된다저자는 이를 인간들의 품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우화로 해석한다어떤 사람은 황금 종족처럼 선량하며 고귀한 품격을 지키며 살고 있지만어떤 이는 청동이나 철을 품고 포악하게 살 수 있기에 우리는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살고 있는지나는 어떤 종족으로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이다그러면서도 우리는 신의 본성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의 한계를 살아가는 반신반인의 존재일수 있음을 자각하며내 안에 깃든 영웅적 본능을 깨워 세상을 용기 있게 살아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튀폰의 자식들 가운데 스핑크스는 테베의 영웅 오이디푸스에 의해 퇴치되고멧돼지 파이아는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게 죽임을 당합니다고대의 그리스·로마인들은 농부들이 일구어 놓은 농토를 망가뜨리고 가축을 습격하는 야생 들소나 야생 염소멧돼지사자호랑이 등의 맹수들이나 칼과 창으로 무장한 산적 떼야만족들을 튀폰이나 그의 자식들과 같은 괴물로 상상했던 겁니다그리고 이 괴물들을 힘과 지혜로 물리친 전사들을 영웅으로 숭배했는데이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신화의 형태로 오늘날까지 전해진 것입니다아울러 자라나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이런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교육을 했던 것이죠. / 239p

 

 

실제로 옛 그리스·로마인들은 파에톤의 무모한 도전을 일방적으로 비난하지 않았고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그의 도전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공감을 표했습니다비록 비참하게 추락했지만명예를 지키려고 했던 그의 의지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했던 용기를 높이 산 셈이지요그러나 파에톤에 대해 큰 아쉬움이 남는 것은 자신의 분수를 아는 지혜와 중용의 미덕 또한 용기 있는 도전 못지않게 삶에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파에톤의 비극적인 추락을 보면서 그런 멋진 도전에는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준비를 통해 적절한 실력을 갖추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 놓게 됩니다. / 315p

 

 

 




 

 

 

 

  <벌거벗은 세계사>, <신들의 사생활_그리스 로마 신화외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서양고전학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김헌 교수의 책이라 관심 있게 읽었다단순히 이야기로만 풀어낸 게 아니라 신화를 엮어낸 당대의 문화를 비롯해 인간은 왜 이런 신화를 만들었을까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과 통찰을 얻을 수 있어 특별했다그리스 로마 신화를 더 깊이 있게 읽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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