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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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무기력은 고쳐야 할 게 아니라 마주보고 쓰다듬고 이해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일러주는 책!

 




 

  ‘다들 괜찮아 보이는 데 왜 나만 이러고 있지? 난 도대체 왜 매번 이 모양이지?’

  나는 줄곧 변화에 취약했다. 학창시절 동안 학년이 바뀔 때마다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참느라 곤란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달라진 환경과 사람들에게 적응하는 데 유독 많은 시간이 걸렸고 대담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자주 비난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무력감에 번번이 주도권을 빼앗겼다. 그래서 새로운 일에서 얻는 활력이나 목적의식보다는, 익숙한 상황 속에 머무름으로써 안정감을 느끼는 데 더 마음을 기울였다. 대체 나는 왜 이토록 변화가 두려운 걸까.

 




우리의 행동에는 늘 이유가 있다

우리가 그 이유를 모른다고 해도 말이다

 





  강도와 빈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자리에서, 인간관계 속에서, 계획한 일 속에서 곧잘 무력감을 느낀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위축되다 못해 수치심을 느끼고 나아가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의욕이 없어.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나는 왜 이럴까. 그런데 무기력의 심리학의 저자이자 임상 심리학자인 브릿 프랭크는 무기력은 결코 당신 탓이 아니다고 말한다. 결코 게으르지도, 약해서도, 둔해서도, 결점이 있어서도, 의지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그동안 문제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만 하는 바람에 계속 휘둘리고 반복된 실패를 거듭하며 무기력을 강화시켰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저자는 자기 본연의 모습을 믿고, 무기력을 치료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 볼 기회로 받아들일 것을 제안한다. 무기력은 문제를 가리키는 징후이지 문제 그 자체는 아니다. 또한 무기력 상태는 생존을 위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뇌의 선택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무기력, 불안, 중독, 나쁜 습관, 트라우마 등의 심리적 상태를 우리의 취약점이나 문제점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시등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내면의 어두움은 집으로 가는 빛이다” “내가 느끼는 불안감은 타당하다. 이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불안해 할 것이다. 모든 것을 이해하거나 지금 당장 바꿀 수 없겠지만 내가 이상한 게 아님을 기억하라는 책의 조언은, 이제껏 우리가 부정적으로 인식했던 심리 상태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불안감에 원인이 없다는 생각은 불안 증세에 시달리는 이들이 흔히 갖는 불만이다. 이는 불안감이 정신 장애라는 미신으로 이어진다. 공황발작을 멈추기 위한 빠른 방법은 원인이 없는 게 아니야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여기엔 이유가 있어라는 생각을 되뇌는 것이다. 모든 증상이 맥락상 이치에 맞는다고 스스로 상기하는 일은 위안이 될 수 있다. 이유가 없는일이란 없다. 불안감에는 늘 근원이 있다. / 37p

 


불안은 장애가 아니라 건강한 신호다.

불안 발작은 공격이 아니다. 증세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쓰는 언어는 그 경험을 바꾸는 능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우리의 몸은 우리를 해치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의 몸이 실제로 자기편임을 깨닫게 되면 더 이상 불안에 떨거나, 수치심과 죄책감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

수치심과 죄책감의 늪에서 벗어나면,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놀라울 정도로 빨리 찾을 수 있다. 때로 불안이란 자신을 등한시한 결과다. 때로 불안이란 외부적 위협의 결과다. 다시 말해, 불안은 내면의 불완전한 무언가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 42p

 


무기력함을 느낀다는 건 우리의 수치심과 미흡함에 관한 이야기를 반영하는 일련의 막연한 신체 감각이라서 무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여러 증상을 추상적이거나 미묘한 게 아닌 구체적으로 생리적인 것으로 볼 때, 그 증상들을 견디기 쉽고 줄이기도 훨씬 더 쉬워진다.

내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내담자들을 상대할 때 가지는 최우선 목표는, 그들이 무기력함을 넓은 개념으로 보고 실재하는 무언가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게 있다. / 61p

 










  지난 주말, 정신의학과전문의 양재진, 양재웅 형제가 <집사부일체 2>에 출연해 관계에 관한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 중 자식은 자라면서 부모로부터 정서적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며, 얼마나 정서적 거리를 잘 유지하느냐에 따라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건강하게 성립될 수 있음을 설명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서도 강조하는 점 역시 건강한 부모는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고, 자녀들에게 보호를 바라거나 친밀감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건강하지 못한 애착과 양육 방식이 무기력에 미칠 수 있는 부분을 지적한다. ‘적당한 거리두기는 부모와 자식 관계뿐만 아니라 친구와 연인 관계 속에서도 무척 중요하다. 상대가 늘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자신의 인생 속에 계속 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릴 것, 유년기의 우정과 다른 성인의 우정과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 때 안정적인 관계가 맺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겠다.

 




개선 방법: 네 가지 O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기(OWN).

내가 했다는 걸/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해.”

2. 자신의 행동이 파트너에게 미친 영향을 살피기(OBSERVE).

당신한테 분명히 한 느낌이 들었을 것 같아.”

3. 그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의 계획을 간추려 말하기(OUTLINE).

앞으로는 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할게.”

4. 자신의 행동과 관련해서 더 공유받을 내용이 있다면 잘 새겨듣겠다고 의지 보이기(OFFER).

당신이 이번 일로 받은 영향에 대해서 내가 더 알아야 할 부분 혹시 있을까? 잘 새겨들을게.” / 153p

 




  책은 자신의 그림자를 직면하면 큰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림자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를 보여주고, 때로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실체다. 그러한 실체를 외면하지 않는다면 그림자는 우리를 집으로 안내하는 지도가 되어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한 사람, 바로 우리 자신에게로 데려가줄 수 있다. , 내면을 스스로 보살피지 않는다면 우리는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없다. 내 모든 감정을 느끼고 크고 작은 모든 상실을 존중하며 애도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무기력에 잠재되는 상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책 속의 메시지를 기억하자.

 









  이 책을 읽고 난 뒤, 변화 앞에서 늘 무기력했던 건 상처와 공격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한 결과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한 건 당연한 거라고. 그건 고쳐야 할 게 아니라 마주보고 쓰다듬고 이해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불안과 무기력, 중독과 트라우마의 늪에서 벗어나 삶의 중심을 잡고 싶은 이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고 말해주는 이 책을 통해 위로와 해결책을 얻을 수 있기를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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