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평범한 심리상담소 - 누구에게나 상담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이원이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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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상담소에 문을 두드려보세요!

살면서 한 번씩은 마주한 적이 있는 삶의 무게와 고통들에 위로를 건네는 책!

 

 

 

  예년에 비하면 정신과 상담심리 상담에 관한 인식이 상당히 높아졌다고는 하지만각종 우울감과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의 고통에 비하면 여전히 문을 두드리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실제로 겨우 몇 분에 불과한 상담 치료와 약물 처방에 불신을 드러내는 내담자들이 많다. ‘치료=문제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 역시 부담스럽다무엇보다 이만한’ 정도로 상담을 해도 되는지자신의 내밀한 사정을 꺼내놓는 일에 용기를 내기보다 혼자서 감내하는 것을 택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이원이공감컴퍼니 심리상담소 대표이자 이상한 나라의 평범한 심리상담소의 저자인 이원이 교수는 어느 날, “선생님청년을 위한 팟캐스트 방송을 해보시는 건 어떠세요?”라는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그렇지 않아도 외롭고 고통스러워도 상담소에 갈지 말지 망설이기만 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열린 상담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그녀였다. ‘평범한 상담소라는 이름을 지은 것도 그런 의미에서였을 것이다많은 청년의 고민을 듣고 다양한 청취자들과 만나 소통하며 상담이라는 형식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한 시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원이 교수는 말한다. ‘상담은 상담사와 내담자가 함께 추는 춤이라고어떤 춤을 추게 될지얼마만큼 추게 될지는 모르지만 한 스텝한 스텝 리드하면서 상담을 시작하고내담자는 자신이 추고 싶어 하는 리듬으로 상담사에게 몸을 맡기다보면 조금씩 서로를 신뢰하게 되고 그만큼 삶도 가벼워지면서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이다누구에게나 상담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그때 쉽사리 드러낼 수 없던 고민을 이야기하고 싶은 곳이 필요하다면이 책으로 자신의 마음을 노크해보시길 바란다.

 

 

 

내가 나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1장에서는 본격적인 상담사가 되기로 결심하기 전교단에서 마주한 수많은 학생들과의 시간들이 담겨 있다견뎌내기가 쉽지 않을 거라던 교무부장의 귀띔대로그녀의 교단생활은 겉은 요란하지만 속내는 서글픈 아이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일의 연속이었다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도 뛰지 않는 의욕 없는 아이들애정결핍을 부정적인 만남으로 해소하는 아이들어른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참담한 선택을 하는 아이들까지하지만 저자는 문제아라 정의되는 아이들에게서도 집과 학교에서 받기 힘든 따뜻한 말 한마디눈빛포옹평범한 학생으로서 누리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뜨거운 동경을 발견한다유해한 관계들사건사고가 아이들의 생각이 달릴 수 있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앞질러서 벌어지는 현실 속에서 그걸 가려서 볼 수 있는 눈과 가려서 달려갈 수 있는 발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문득 오늘 저녁 수업 때 처음 만난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와 밝고 생기 가득한 얼굴이 떠올랐다그 아이들의 몸은 나보다 훨씬 천근만근일 텐데표정만큼은 생기를 잃어버리지 않은 그 생명력에 전율이 느껴진다삶에의 의욕과 솟아날 만한 구멍이 없어 보이는데도 어디선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풋풋한 에너지힘든 상황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꾸는 꿈그 꿈이 오늘 밤에도 내일 밤에도 계속되고 살과 가지가 더 통통하게 붙어 살아 움직이는 실체가 되기를남의 것이 아닌 너희들 자신의 것이 되고너희 자신이 되기를. / 49p

 

 

 



 

 

 

 

  이때부터 저자는 자신의 길은 학교에 남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생활고 등의 문제로 아이들을 제대로 훈육할 수 없는 부모님과 재혼삼혼의 과정 속에서 여기저기 맡겨져 큰 아이들폭력과 가난 때문에 고통 받는 아이들각종 비행과 비정상적인 이성 교제로 몸과 마음에 상처 입은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본격적으로 상담이라는 길에 들어선다책 속에는 평범한 상담소의 문턱을 넘은 수많은 사연과 내담자들과 나눈 따뜻하고 현실적인 조언들이 담겨 있다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빈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법상대방에게 진심을 다해 마음을 전달하는 법막막한 미래와 모호함을 견뎌내는 능력때로는 생과 이별하고 싶을 만큼 괴로울 때 다시 생의 의지를 불어넣는 법 등 우리가 살면서 한 번씩은 마주한 적이 있는 삶의 무게와 고통들에 위로를 건네는 방법들을 배우게 된다.

 

 

 

내 마음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바를 잘 정리해서 상대가 잘 알아들을 수 있게 전달해야 한다.

솔직해지기 위해선 상대의 행동을 매의 눈으로 관찰해 이야기하지 말고상대의 어떤 행동이 보일 때마다 내 마음에 일어나는 의 기분을 매의 눈으로 관찰해야 한다문제점이나 해결책들을 급하게 주고받기 전에 먼저 자신의 마음속에 올라오는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내 마음을 진심을 담아 전하면 상대는 자신의 행동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한다누구든 상대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고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으니까. / 90p

 

 

내 안의 나를 작게 만드는 부정적인 신념을 부수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한 실험에서 피험자들에게 철자가 바뀐 말을 교정하는 과제를 제시했는데, ‘이 과제를 해결해야지할 수 있어!(I will~)’라는 주문을 외웠을 때보다 과연 이 과제를 해야 하는 걸까?(Will I~)’라고 자문하게 했을 때 결과가 놀랍도록 향상되었다.

무슨 문제든 질문이 시작이다. ‘왜 이렇게 답답한 거지?’ ‘어떻게 하면 좀 시원해질까?’ ‘뭐부터 하지?’ ‘뭘 하면 기분이 좀 좋아질까?’ ‘어디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이런 사소한 질문들이 마치 나비효과처럼 퍼지고 퍼져 생각지 못한 길목으로 내 삶을 이끌 것이다. / 175p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이별을 경험하고때로는 후회를 하고아쉬움을 안고 갈 수밖에 없으니까요순간순간을 산다는 말은 여러 상황에서 쓰이는데요어쩌면 그 말은 현재를 위한 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유한한 생명체로 살면서 언제고 닥칠지 모르는 마지막 순간어떤 누구와 만나든 결국 맞닥뜨리게 될 마지막 순간을 위해 우리는 순간순간에 충실해야 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 216p

 

 

 




 

 

 

 

  고은 시인은 시는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거예요자기 안에 이토록 아름다운 시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김보람 안무가 역시 제가 동작을 만들긴 했지만 이미 여러분들 몸 안에 동작이 있다고 생각하고그게 뭐 춤이야 생각이 들면 좀 다르게 해볼 수 있죠그게 커지면 그 전체가 다 춤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라고 했다내 안에 20230526_01수 있지 않을까이 책으로 하여금 내 안에 존재하는 감정들의 이유를 확인하고그럼으로써 나를 토닥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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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퀘스천
김병규 외 지음 / 너와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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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떤 빅퀴스천과 함께 살아가고 계신가요?

우리 시대를 보다 현명하게 살아가게 하는 명쾌한 조언과 해답!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우리는 누구인가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빅퀘스천>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30, SBS Biz 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강연 프로그램이다이 시대를 대표하는 학자들이 출연해 그들만의 새로운 식견과 통찰로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에 다가간다빅퀘스천은 그 중에서도 김병규김은혜나태주류재언전영수정호승최연호자청의 강연을 특별히 엮은 책이다중독 경제 시대웰다잉행복의 발견신뢰를 만드는 대화의 기술인구 절벽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법에 이르기까지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돌아보는 이 책은 명쾌한 조언과 해답으로 보다 단단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시대와 다가올 미래를 위한 아주 중요한 질문들

 

 

 

주제와 분야를 넘나들었던 <빅퀘스천>이지만,

결국 화두는 하나였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여러분은 어떤 빅퀘스천과 함께 살아가고 계신가요? / 5p

 

 

 

  보상회로(우리에게 가치 있는 것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이런 것에 반응하는 영역)를 이용해 기업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중독 장치를 만들어 내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는 오늘날은 한 마디로 중독 경제 시대기업들이 음식사람운동광고스마트폰 등으로 하여금 보상회로를 강하게 자극해 이윤을 추구하는 형태를 일컫는다따라서 중독 경제 시대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잘 살아가는 법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호모 아딕투스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이자 경영학자인 김병규 교수는 모든 것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중독 경제 시대에서 오랜 시간 노력을 들이기가 어려워진 만큼그에 따른 자기 관리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아무리 짧더라도 집중의 시간을 만들기광고 추적 허용 버튼을 끄고 SNS 사용 자제하기일시적인 소비 욕구를 줄이기 위해 구매를 미루는 습관 가지기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는 알고리즘에 대한 대항력을 갖게 해주기 등 자기 만의 판단 기준을 세우며 좀 더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준다.

 

 

 

중독 경제 시대의 자녀 양육법_

기다리지 못하는 아이들

부모의 보상이 필요없는 아이들

게임 속에서 사회를 배우는 아이들

…… 기다림노력의 가치를 배우게 하라.

…… 알고리즘에 대한 대항력을 키우게 하라. / 46p

 

 

 



 

 

 

 

  며칠 전응급실에 입원한 어머니를 간호하면서 옆자리에 계신 환자와 호스피스 병동에 관한 설명을 들려주시는 직원분과의 대화를 우연히 들은 적 있다나의 엄마와 비슷한 연세로 보이셨는데 환자분은 옆에 앉은 자식에게 나는 이제 이 길로 들어가면 나올 일 없으니까 걱정 말고 너는 너대로 열심히 살면 돼.” 하고 덤덤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나까지 울컥했다우리에겐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잘 죽기 위한 준비도 그만큼 중요하다. ‘잘 죽기 위한 준비는 결국 인생을 긍정적으로 잘 살아내기 위한 습관을 끊임없이 단련해 나가는 인생의 과정이라던 김은혜 한의학 의사의 말이 더 깊이 와 닿았던 것도 그 때문인 듯하다뿐만 아니라 우리는 늘 행복과 기쁨을 추구하는 일에 몰두하지만우리 삶의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가치인 슬픔이란 감정에 보다 주목해야 한다는 정호승 시인 말씀도 참 귀하다.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잘 죽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죽음의 준비라는 것이 거창한 게 아니다우리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본 게 얼마나 되느냐어떻게든 일상을 지켜내야 된다는 이유로 내가 나를 희생시키면서 마음속에 접어두었던 꿈이 분명히 있을 거다내가 아닌 남을 위한 선택을 하면서 지금까지 후회로 남아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거다이제라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때 못했던 일을 지금 마음 가는 대로 하자그것이야말로 잘 죽기 위한 첫 걸음이다. / 62p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육신이 하는 게 아니에요육신이 하는 것을 마음이 느껴서 하는 것이죠그래서 정서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어떻게 갖고어떻게 운영하고어울려서 잘 사는가이게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오늘날 사회가 복잡해지고 여러 가지 필요가 많고 요구가 많고 선택할 것들이 막 득시글득시글하니까 자기 마음을 갖다 그냥 뭐 어디 서랍 속이나 어디 방구석에 쑤셔 박아버리듯 그냥 내버리고 사는 거예요그래서 이 마음을 잘 좀 들여다보고마음을 관리하고관심을 갖고보살펴주자이것에 내가 하려는 얘기고요이것이 바로 시라고 생각합니다. / 86p

 

 

모든 협상과 설득은 두 가지를 남긴다하나는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고 또 하나는 인간관계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 놓치는 것 없이 이 두 가지 모두를 얻는 것그것이 바로 고수들의 협상 방식이에요. / 126p

 

 

 

  이 외에도 절대적인 안목으로 나 혼자만 할 수 있는 어떠한 좋은 것그런 세계를 가져야 한다고 제안하는 나태주 시인의 말씀과전달하는 메시지의 내용보다 메신저(전달자)에 대한 주관적 신뢰도와 호감도가 설득의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류재언 변호사의 조언 역시 인상적이다우리가 안다고 믿는 것이 진짜일지 끊임없이 의심하며 맥락을 이해하는 통찰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연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글과 시작의 동력을 이끄는 뇌 근력 트레이닝의 힘을 보여준 자청의 글 역시 흥미롭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간 역할 분담을 재구성하고그 속에서 균형 발전을 도모해 인구 감소 속에서도 성장의 총량욕구의 증가를 풀어낼 해법을 찾는 작업이 필요합니다또한 교육이라든가 가치관의 전환을 통해 계속해서 늘어나기만 했던고성장 시기에 당연시됐던 생애 모형들도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더 크게더 빨리더 많이를 부르짖기만 하던 데서 벗어나는 탈 욕망의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합니다후속 세대들에게 다양성과 관련된 이슈들을 끊임없이 보여주고그들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해주며균형 잡힌 아이디어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을 찾아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 156p

 

 

다작다독다상량저는 많이 쓰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라’ 이 세 가지를 실천하려고 해왔어요지금도 실천하고 있고요저는 엄청 도파민적인 걸 좋아해서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이에요그래도 하루에 30분 정도는 뭔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30분간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뇌 근력 트레이닝을 하는 거예요. / 247p

 

 

 




 

 

 

 

  다양한 인사들의 식견과 통찰을 통해 우리 시대가 당면한 가장 큰 화두와 삶의 중요한 가치를 돌아보게 한 점이 큰 특징인 책이다시각적 요소까지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어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가방 속에 넣어 다니며 출퇴근길에 틈틈이 읽어보기 좋은 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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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백수린 외 지음, 이승희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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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소통의 방향은 믿음 속에 존재한다!

내 곁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자리를내 마음의 귀중한 한 조각을 마주하게 되는 일곱 편의 단편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두 번째 책 함께 걷는 소설의 주제는 우정이다우리 시대의 대표 작가인 백수린이유리강석희김지연천선란김사과김혜진의 대표 단편작 중 우정과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우리가 가족이라는 품 밖에서 맺는 여러 관계 중 가장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관계가 있다면 바로 친구일 것이다때로는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진솔한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자때로는 나를 비추는 거울로 삶의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공유하기도 한다여기 일곱 편의 단편작들은 우리로 하여금 성장과 이별 사이에서 겪은 따뜻한 우정과 유대감아름답고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펼쳐지는 소통과 공감오래된 추억 속에 남겨진 쓸쓸한 기억부터 서로를 다독이고 미래를 꿈꾸게 만드는 새로운 관계를 발견한다또 이를 통해 내 곁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자리를내 마음의 귀중한 한 조각을 마주하게 된다.

 

 

 

네가 있어 나의 삶은 조금 더 특별한 것이 된다

 

 

  “그래어머니께 대충 들었어요돌이 말을 한다구요?”

  이유리의 작품 치즈 달과 비스코티에는 돌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 등장한다고도 비만으로 여성형 유방 증후군을 앓고 있는 는 어느 날 친구의 집요한 괴롭힘을 당하던 중 던져날 던지라고!” 하고 소리치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그건 날카로운 돌멩이였다어차피 이것저것 잴 것도 없었던 는 돌멩이를 던져 녀석의 이마 한가운데를 정통으로 맞힌다그 사건을 시작으로 는 간혹 돌멩이들이 내는 소리를 듣게 된다이후 의 가장 오래된 친구는 스물세 살 때 만난 조면암이다얼핏 보면 어머니가 종종 굽는 비스코티 과자와 비슷해 스콧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돌은 의 자신의 현명한 조언자이자 재치 있는 절친이다정신병자고도 비만모태 솔로인 와 같이 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으니까하지만 정신 병원 치료실에서 자신의 이름을 쿠커라고 소개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그는 유일하게 가 돌멩이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말을 믿는다심지어 스콧을 잃어버렸을 때 그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준다어딘지 비정상적인 듯하지만 관계에서 일어나는 상처는 다시 관계 속에서 극복될 수 있음을진정한 소통의 방향은 믿음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인터넷에서 미국 정신 의학회가 제정한 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에 따른 망상 장애의 기준을 찾아보았다그 첫 번째 항은 이랬다. ‘기괴하지 않은 망상일 것’. 나를 진찰한 의사가 나를 기괴하지 않다고 판단한 건 썩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만약 일 항이 충족되었다면 나는 망상 장애가 아니라 조현병 진단을 받았을 테니까그렇다나는 기괴하지 않다그리고 기괴하지 않은 정신병은 사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있지 않은가. / 치즈 달과 비스코티」 중에서 55p

 

 

치료사님께 얘기 들었어요돌이랑 대화를 할 수 있다면서요지금 잃어버린 돌도 당신 친구죠정말 미안해요난 당신 말 다 믿어요정말 미안해요당신 친구를 찾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할게요.”

그 순간 내가 차로 달려가려던 발걸음을 멈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비록 녹아내린 아이스크림 같은 꼴을 한 정신병자였지만생전 처음으로 나를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일까? / 치즈 달과 비스코티」 중에서 71p

 

 

 



 

 

 

 

  이 외에도 가늠하고분류하고평가의 대상으로 저울질되곤 하는 얄팍한 관계 속에서 진정한 친구를 발견하게 하는 백수린의 고요한 사건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감정을 잃는 수술을 받은 주인공이 20년 만에 우주에서 돌아온 친구 도아와의 재회로 다시금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한 감각을 느끼는 천선란의 그림자놀이가 눈에 띤다. “용서는 안 해 줘도 되니까 그냥 와.” 서로를 싫어했지만 상처를 준 사람은 용서를 구할 수 있고 상처를 받은 사람은 애써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 속에서 관계의 회복과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여는 김지연의 굴 드라이브」 역시 인상적이다.

 

 

 

하지만 결국 그곳에서도 답을 찾지 못하겠지그렇게 돌아갈 것이다상처만 가득 안았던 본인의 행성으로오직 한 존재만을 바라보기 위해서오직 그 존재에게 위로받고 공감받기 위해서.

그거면 충분하다는 것을이 주인공은 먼 우주에 와서야 깨닫는 것이다끊임없이 그 존재에게 돌아가는 상상을 한다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부터상처뿐인 언어로부터 멀어진 우주에서 제 숨소리를 유일한 소음으로 삼으면서 그림자놀이」 중에서 170p

 

 

상처받지 않는다는 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보호막이었어사람이 사람을 잔인하게 죽일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지쳐 있었으니까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면그래서 나를 비롯해 곁의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을 수만 있다면 감정을 잃더라도 모두가 감내할 수 있다고 믿었어. / 그림자놀이」 중에서 171p

 

 

- 먹으러 와.

뜻밖이었다그 문장을 물끄러미 보면서 나와 다시 만나고 싶다는 건가 의아해하는데 이어서 메시지가 왔다.

용서는 안 해 줘도 되니까 그냥 와.

그건 또 알 수 없는 말이었다반장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를 것이다나는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어서 커튼으로 차창의 습기를 닦고 창밖을 바라보았다어둠 속에서 작은 눈발이 날리고 있어 한참이나 창에 코를 박고 있었다붕붕거리며 바닷속을 떠돈다는 굴 유생들도 저런 모양일까. / 130p

 

 

 




 

 

 

 

  불완전하고 완벽하진 않지만 왠지 우리라는 이름 안에서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도 일어날 것만 같은 기대감을 주는 일곱 편의 작품들이다그 미더움이 사랑스럽고 따스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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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문실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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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쓴 가족을 주제로 한 단편 소설들!

사랑과 갈등상처와 화해를 거듭하는 가족의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나를 발견하다!

 

 

 

  “엄마는엄마는 안 먹어?” “나는 입맛이 없어서 나중에 먹을래.” 식사 시간이 되면 엄마는 꼭 손사래를 치며 자신의 수저를 거두시곤 하셨다내내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열심히 하셔놓고 왜 정작 자신은 먹지 않겠다는 건지 나는 도통 이해를 할 수 없었다먹을 때 같이 먹자고이왕이면 따뜻할 때 먹자고 채근을 하면 마지못해 자리에 앉곤 했지만그마저도 뜨뜻미지근한 표정이라 나로서는 참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그런데 며칠 전큰 아이가 나에게 엄마는 왜 안 먹어?” 하고 묻는데 불현듯 그때의 엄마가 생각이 났다끼니 때 마다 가족의 식사를 챙기는 것은 상당한 노동을 요구하는 일이라는 것을이제는 삼시세끼 아이의 식사를 책임지는 엄마가 되고나서야 얻은 큰 깨달음 중에 하나였다.

 

 

 

  그래서일까정지아 작가의 말의 온도」 속에서 주인공과 엄마가 나누는 대화가 유독 나를 울컥이게 한다. “엄마는 평생 어떻게 아버지 입맛에 맞추고 살았어?” “내 식성이 워떤지 알기나 했가니니 아부지가 해 달란 대로 해줬제. (그 시절에 여자들은 다 그랬을 것이다어매가 주는 대로 묵고남편이 묵자는 대로 묵고 살았제.” 주인공은 열여섯에 시집와 엄마로 살아온 세월은 육십칠 년엄마가 딸로 살아온 세월은 고작 십육 년이었을 시절을 생각한다엄마가 엄마가 아니고 외할머니의 딸이던 시절에는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먹지 않기도 했었을 텐데그러니까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라 한때는 마음껏 투정을 부려도 되는 딸이기도 했었을 텐데가족 안에 자신의 삶을 온전히 두고 살았을 엄마를 생각하니 목이 막히는 것이었다.

 

 

 

조금은 다르지만 너무도 비슷한 가족이라는 이름의 공동체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맺는 인간관계의 그물가족세상의 모든 가족은 그 가족만의 다른 사연을 갖고 있지만의외로 비슷한 이유로 갈등과 상처를 겪고 또 반목과 화해를 반복한다가족이라는 물리적정서적 공동체는 결국 유사 사회의 문화와 제도권 속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때문에 가족과 관련된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비록 형태는 조금씩 다를지라도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동질감을 얻게 된다끌어안는 소설에 수록된 일곱 편의 작품이 바로 그러하다분명 구성원도 등장인물도 다르지만 그들의 사연 안에 나의 사연을 겹쳐보게 되는 것이다나의 엄마와 세상의 수많은 엄마들 그리고 그들의 모든 딸들을 바라보게 하는 정지아의 말의 온도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어버리고 남은 가족이 느끼는 자책을 시간을 담은 손보미의 담요아버지의 재산을 두고 다투는 형제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윤성희의 소설 유턴 지점에 보물 지도를 묻다」 등으로 비추어본 가족의 모습은 다른 듯 너무나 유사하다.

 

 

 

어머니가 가스레인지를 쓰기 시작한 것은 불과 이십 년 전이었다우리가 가스레인지를 사 준다고 해도 어머니는 손사래를 쳤다그 무렵엔 읍에서 멀리 떨어진 데다 도로 포장도 되지 않은 우리 집에까지 가스 배달을 해 주지도 않았다가스레인지를 들인 뒤에도 어머니는 우리 남매들이 내려오면 굳이 아궁이에 불을 피워 숯 위에 생선이나 고기를 구웠다숯 향기가 배어 훨씬 맛있기는 했지만 볼 앞에 쭈그려 앉아 수시로 석쇠를 뒤집어야 했다그 고달픈 노동으로 어머니는 우리의 배를 채웠다어머니는 자기 앞에 놓인 굴비구이도 그만한 노동을 거쳐 나온 줄 아는 것이다. / 말의 온도」 중에서 17p

 

 

어머니는 달랐다어머니에게 음식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성스러운 의식이었다겨울이면 어머니는 두 시간을 걸어 읍내 장에 갔다자식들에게 비린 것을 먹이기 위해서였다동태 한 궤짝을 머리에 이고 온 어머니는 펌프가 설치된 수돗가에서 차디찬 물로 반나절에 걸쳐 동태를 손질했다동지섣달 칼바람이 휘몰아쳐도 어머니의 칼질은 멈추지 않았다어머니가 손질한 동태로 끓인 국은 콩나물국처럼 맑디맑았다어머니는 꼬막도 일일이 칫솔로 닦았다우리 식구 먹을 양을 하나하나 칫솔로 닦으려면 그 또한 한나절이었다어머니 손은 겨우내 발갛게 곱아 있었다. / 말의 온도」 중에서 24p

 

 

나는 늘 그 아이가 죽은 건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어요알아요당신은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죠많은 사람들이 그 애가 죽은 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했소하지만그렇다면 그게 누구의 잘못일까요그날 죽은 사람은내 아들과 록 밴드의 보컬을 포함해서 여섯 명이었소그건 물론 많은 숫자지하지만 공연장에는 이천여 명의 사람들이 있었소그렇다면 그들 중 유독 그 여섯 명이 죽어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이오그건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 거야?” / 담요」 중에서 47p

 

 

 



 

 

 

 

  창비교육의 테마 소설 시리즈 끌어안는 소설은 정지아손보미황정은김유담윤성희김강김애란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쓴 소설 중 가족을 주제로 한 단편 소설 한 편씩을 수록해 엮은 책이다각자의 온도로 서로를 끌어안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각각의 작품들은 오늘날 가족이 지니는 가치와 의미를 돌아보고독자들에게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하고 질문을 던진다개인적으로는 세 남매의 아버지는 자주 모자가 되었다.’라는 기이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황정은의 모자가 상당히 인상적이다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오마주한 듯하룻밤 사이에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버린 그레고르처럼 어느 날 갑자기 모자가 되곤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다세 남매는 아버지가 언제부터 모자가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다 아버지의 구깃구깃한기울어진 삶의 그늘을 바라본다흥미롭게도 세 남매는 아버지가 모자로 변하는 난처한 현실을 꽤 덤덤하게 서술한다어딘가에 툭 내던져진 듯한그래서 함부로 밟힐 수도 있는너무나 일상적인 물건에서 아버지의 삶을 조망하는 작가의 탁월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 남매의 아버지는 자주 모자가 되었다.

이사를 하면 첫째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장도리를 들고 다니며 벽에 박힌 못을 뽑아내는 것이었다못이 있으면 아버지가 집 안을 돌아다니다가 거기 걸리고틀림없이 모자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일단 모자가 되면 언제 아버지로 돌아올지 알 수 없었다. / 모자」 중에서 67p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단번에 알 수 있었어맑은 날이었는데 아버지는 정말 구깃구깃해서그렇잖아우리 아버지는 셔츠 같은 것을 칼라나 앞섶이 때에 절 때까지 입곤 했으니까갈아입으라고 옷을 챙겨 줘도 말이지이상하게 고집을 부려서 바지도 무릎이 완전히 솟아서 각이 잡혀 버릴 때까지 입고 다니고아버지는 그때 일자리를 잃은 상태였고그것 때문에 어딘가를 가려는 것 같았는데그러다 먼 제서 나를 알아보고 서 있는 듯했어안색이 좋지 않은 상태로 전단지 따위가 잔뜩 달라붙은 전봇대 옆에서부끄러워서모르는 척했어. / 모자」 중에서 77p

 

 

 




 

 

 

 

  나의 가족은 어떤 모습일까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를 대신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은 우리 시대의 어떤 모습을 비추고 있을까창비교육의 테마 소설 시리즈 끌어안는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러한 질문에 다가가게 된다. ‘함께 걷는 소설’ ‘기억하는 소설’ ‘가슴 뛰는 소설’ ‘여행하는 소설’ 등 앞으로 계속될 시리즈 역시 문학을 통해 우리 사회의 여러 지표들을 통찰하는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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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어쩌다 킬러 시리즈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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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웃긴다이 시리즈 계속 또 읽고 싶다!

작가가 주인공인 싱글맘이 킬러로 오해를 받아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로맨틱 서스펜스 스릴러!

 

 

 

 

  지금 나는 누구라도 걸리기만 하면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내 출판 에이전트는 워싱턴 유니언역행 기차를 타고 내가 원고 마감을 얼마나 넘겼는지 정확히 따져보러 오고 있는데메이플 시럽 범벅인 두 살배기와 곧 유치원에 가야 하는 네 살배기는 제 머리를 직접 자르겠다고 야단이다어찌된 일인지 베이비시터는 행방이 묘연하고이제는 전남편이 된 작자는 부동산 중개이자 입주자 협의회 임원까지 맡은 여자와 바람이 났으니 이쯤 되면 누구 한 명 죽여도 시원치 않을 지경이다시시각각 다가오는 마감일연체된 자동차 할부금수금원의 끊임없는 독촉 전화두 아이의 양육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대체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꼬일 대로 꼬인 거지?

 

 

 

로맨틱 코미디미스터리 서스펜스 스릴러를 절묘하게 결합한 유쾌 발랄한 소설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의 주인공 핀레이 도너번은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으로인생 최대의 위기 앞에서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린 현실을 자조하는 중이다잘 나가는 작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내 앞가림도 못하고 아이들을 보살필 능력도 없는 하찮은 사람으로 취급당하기 일쑤다그 와중에 베이비시터는 도망가고 아이들은 울고한 벌뿐인 외출복은 엉망이 되고 에이전시와의 중요한 약속에 늦기까지 한 그날이보다 더한 최악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핀레이에게 뜻밖의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다에이전트와 새로 발표할 스릴러 소설을 두고 나누던 대화를 우연히 옆자리에서 엿들은 퍼트리샤라는 여자가 핀레이를 킬러로 오해한 것이다목표는 그녀의 남편 해리스 미클러그것도 무려 5만 달러라는 거액의 성공 보수를 제안할 줄이야!

 

 

 

당신 벌이로는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하잖아.”

당신이 베이비시터만 안 잘랐어도 벌써 책 한 권은 쓰고도 남았어!”

(좋아해보자 이거지.

그 여자와 약혼했다는 소리를 스티븐의 입으로 직접 듣고 술김에 딜리아의 지점토 덩어리로 테리사의 BMW 배기관을 틀어막은 것이 성숙한 행동은 아니었음은 나도 인정한다하지만 그 여자가 계약금 절반을 가져가는 꼴을 보고만 있던 남편의 처신은 내 쓰라린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 14p

 

 

아름답고 상냥한 비운의 여인을 나쁜 놈한테서 구하면 그만인걸나쁜 놈만 제거하면 가련한 여자는 진심으로 고마워할 테고모두모두 행복해지는 거죠당신은 보상을 두둑이 받고요.

이런 세상에.

1만 5천 달러 이하로는 안 받을 생각이에요…….

다음 건은 이번 건을 해치운 다음에 이야기하죠.

5만 달러그녀는 내가 5만 달러를 원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럴 수가안 돼안 돼안 돼! / 29p

 

 

 



 

 

 

 

  머릿속으로는 거부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5만 달러라는 제안을 선뜻 거부하기 어려웠던 핀레이는 그저 해리스라는 남자에 대해 알아나 보자는 심정으로 뒤를 밟는다그런데 이 남자정말로 살려둘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개자식이지 않은가이렇듯 소설은 작가가 주인공인 싱글맘이 킬러로 오해를 받아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로맨틱 서스펜스 스릴러다자신도 모르게 계속해서 사건에 휘말리며 거듭 위기가 발생하지만 해리스의 죽음에 얽힌 이해관계를 하나씩 풀어가며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유머러스한 상황들이 쉴 틈 없이 전개되어 근래에 읽은 소설 중 가장 강력한 페이지터너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퍼트리샤가 내 점심 쟁반에 끼워놓은 쪽지 이야기부터 시작해 사건의 세부 정황을 최대한 상세히 떠올리기 시작했다내 차 안에서 전화를 걸고러시로 찾아가고해리스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빠져나가고차고에서 죽어 있는 그를 발견한다글을 쓰다 보니 이야기에 푹 빠져 내 기억으로 줄거리의 공백을 베울 수 있었다해리스퍼트리샤줄리언과 내 이름술집 이름을 바꿨지만그날 밤의 사건들은 있는 그대로 쏟아냈다. / 142p

 

 

 




 

 

 

 

  핀레이 도너번 시리즈는 미국에서 이미 3권까지 출판되어 큰 인기를 끄는 중이고드라마화까지 진행되고 있다 하니 앞으로의 시리즈들도 기대가 된다웃음과 긴장감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흥미로운 미스터리 작품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소설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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